<-- 42 회: 럭키 가이! -->
* 이 글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혀 생각 없이 쓰는 가벼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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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폭의 그림처럼 그녀의 등 뒤를 지키던 달은 사라졌고, 대신 빛나는 아침 햇살이 정면에서 그녀의 얼굴을 비쳤다. 그래서인지 밤보다도 더 하얀 피부는 정말 빛이 나는 것만 같았고, 그 빛 덕분인지 호박색 눈동자의 색깔도 오묘하게 변화해서 꼭 엄청난 기술력의 CG를 보는 기분이었다.
“아…….”
아름다움도 무기가 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 말을 온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던 건 EMP 폭탄을 맞은 도시마냥 나도 순간 정전 상태로 접어들었기 때문이었다. 와, 사람보고 넋이 나간다는 게 이런 것인가?
내 지현이나 주미 원장, 심지어는 구렁이 청령도 대단한 미인이라고 생각은 해왔다만 눈앞에 있는 이 존재는 그것들과도 격을 달리 하는 것 같았다. 그 날 뇌리에 남았던 모습이 워낙에 강렬해서 그런지 몰라도 정말 얼이 빠질 정도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용모였다.
“잘 지냈어요?”
그녀의 입가에 걸친 미소는 아주 따스한 봄 날, 낮잠을 절로 불러오는 봄을 연상케 했다. 세상에, 어쩜 이렇게 사람이 따사로워 보일 수 있을까?
“넋이 나간 사람 같군요. 정신 차려요.”
후후 웃으며 다시 말을 건네는 그녀. 그래, 그녀의 정체는 바로……!
“구미호!”
멍한 정신을 일깨우며 내가 그녀를 부르자 호박색 눈동자의 절세미녀가 이번엔 눈웃음마저 더했다. 반달 같이 길고 가느다란 눈매가 동양적인 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듯 했고, 그 사이로 비치는 호박색 눈동자는 아름다움을 넘어서서 신비로움마저 전해주고 있었다.
아, 안 돼! 정신 차려야지! 계범도! 구미호의 주특기는 남자를 홀리는 거잖아! 정신 차려!
전설의 고향으로 단련된 구미호 대처법을 떠올려 내 정신을 온전케 하리라! 어린 시절 즐겨본 전설의 고향 제작진에게 땡 큐를 날리며 간신히 정신을 차린 나는 구미호를 아주 수상쩍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금조를 조심스럽게 진정시키며 물음을 던졌다.
“이제 구슬이를 찾으러 온 건가요?”
금조가 보는 건 주미 원장도 모두 보고 있다 했던가? 생각해보니까 이게 또 보호와 감시를 동시에 당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급하게 이야기 할 것 있나요?”
그런 내게 구미호가 다시 산뜻한 미소와 함께 물음을 던졌다. 오 마이 갓! 이거 이뻐도 너무 이쁘잖아? 와 진짜 진심으로 내가 33년 살면서 상대가 너무 예뻐서 떨리긴 처음이다. 그 날 만났을 땐 시간이 너무 짧아서 이런 걸 느끼지 못했던 것일까?
아, 아냐! 정신 차려! 여우한테 홀리면 안 된다, 범도야!
“아니, 뭐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빨리 가져 갈 거면 이거 가져가요.”
이 여우 구슬 덕분에 내가 득 본 것도 많지만 구렁이라는 어마무지한 적도 생겼고, 내 일상이 사실 상당히 많이 망가졌다. 아니, 뭐 일상이 완전히 바뀌고 말았지. 그 날 이후론 모든 것이 말이다.
그리고 나는 목에 걸고 있던 구슬이를 손으로 들어 올려 보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구미호가 이내 구슬이를 보고 활짝 웃으며 내게로 다가왔다.
-움찔!
“까악!”
나는 움찔하고 금조는 절로 경계 태세! 하지만 그녀는 결코 내게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었던 모양이다.
“아……!”
순간적으로 좋은 향이 맴도는 구미호가 나를 꼭 끌어 안자 와 다리에 힘이 풀린 것 같았다. 이런 기분이 들어도 되는 거야? 정말? 아니, 이런 기분이라는 게 세상에 존재하긴 한 거야?
“고마워요. 무사히 잘 지켜줬군요.”
색기 넘치는 끈적한 주미 원장의 목소리보다도 더 치명적인 목소리가 있을 줄이야! 달콤하기도 하고, 부드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청순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촉촉함이 느껴져 색기 마저! 와, 이런 세상에! 미친! 심야 FM 라디오 디제이라면 목소리만으로도 여러 남자들 모두를 녹여버릴 듯 한 기세다!
“아, 아니 뭐. 그냥 그래. 맡긴 거니까 당연히.”
“정말 듬직해요! 믿음직한 사람이에요.”
“뭐, 그냥 기본이라니까…….”
와, 내가 여자 앞에서 이렇게 쪼달리는 사람이 아닌데! 왜 좆밥 같이 이런 걸로 허세를 부리고 있는 거냐? 아, 안 돼! 계범도! 여우한테 홀리지 마!
“자, 아무튼!”
이성을 회복한 나는 여우와 거리를 두었다. 그런 나를 다소 아쉽다는 듯, 그리고 의문이라는 듯 한 눈으로 바라보는 여우. 와, 이런 잔망한 것 같으니! 내가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이네! 잠깐 떨어졌을 뿐인데!
“목걸이를 빨리 가져가요. 난 이제…….”
“구슬이 싫던가요? 대부분은 구슬을 가지고 싶어 안달이 날 텐 데.”
나의 말에 구미호가 의외라는 듯 한 미소와 함께 물음을 던졌다. 미치겠네! 와, 진짜 이건 너무 환상적이네! 김태희니 뭐니 이런 게 전혀 생각이 나지를 않아! 아니, 그건 주미 원장 정도만 되어도 충분히…….
아, 내가 왜 이러지? 아냐, 범도야! 씨발 정신 차려! 너 지금 이러다 훅 가는 거야, 이 미친 놈아! 나 스스로를 이렇게 셀프호구화 해본 적은 처음이다. 호구왔뜨 학원에 수강 등록 신청을 한 것 마냥 자꾸만 약해지는 내 자신을 간신히 붙잡고 소리쳤다.
“그 구슬 덕분에 그 무서운 구렁이가 날 죽이려고 안달이 난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가지고 가요. 나는 그런 물건 더 이상 부담스러워서 못 가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구슬이가 짱이긴 하지. 이게 얼마나 좋은데! 운대 맞춰서, 내 마음의 상태를 바꾸기만 해도 운대가 열리는 물건이다 보니 뭘 하던지 자신감이 있다. 그리고 확률상의 문제를 다루는 일을 하는 내게는 최적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내 취미 생활이자 일상의 여흥거리인 토토까지도 정확하게 짚어 주지 않냐?
그러다 보니 정말 구슬이가 탐이 나지 않을 수가 없지만 까딱 잘못하단 객사 당 할 수도 있단 거다. 지금은 아닐지 몰라도 구렁이 같이 무서운 요괴와 적이 되었단 사실 자체가 그렇게 유쾌하지도 않다. 설령 주미 원장이나 금조가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이미 당신은 금시조의 보호를 받고 있잖아요? 구슬이 천운을 열어준 덕에 나나 청령은 상대도 되지 않을 막강한 가루라 새를 부릴 수 있게 되었는데도요?”
주미 원장! 와, 주미 원장이 그 정도로 세단 말이야? 그 이야기를 듣자 마자 왠지 모르게 또 운수가 좋긴 좋았단 생각이 들었다. 구미호도 그리 이야기 할 정도라면 주미 원장이 이 먹이 사슬의 꼭대기에 있었단 말이겠네?
확실히 그랬던 것 같다. 그저 상성 상 구미호가 주미 원장을 피해 다니기 유리했던 것 뿐이겠지. 구미호는 냄새에 민감하고, 주미 원장은 특유의 향이 굉장히 강하다고 했으니까. 아직도 그 향이 무슨 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음…….”
“까악!”
그러고 보니 금조에게서 무슨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유황 냄새 비슷한 그런 향 말이다. 아주 뜨거울 것 같은…….
“그건…….”
“우선은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 하는 게 어때요? 손님이 오면 차라도 한 잔 내어주는 게 인간들의 예의 아닌가요?”
그 순간 구미호가 네게 차를 달라 요구했다. 아니,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럼 뭐 잠깐 안으로 들어와서 이야기 하도록 하죠.”
아, 왠지 또 아침부터 집안에 여자를, 그것도 진짜 절세미녀를 들인다고 생각하니까 엄청 기분이 므흣하다. 어제는 안 좋았다가 오늘 아침은 또 길로 열리는 걸 보니 역시 난 럭키 가이가 틀림없다. 그렇게 생각을 하다보니 안에 들어가면 구미호와 오붓한…….
어? 허허, 녀석 참. 진정해. 빳빳해질 시간은 좀 지났잖니? 일어 난지도 이만큼이나 됐는데! 워워, 착하지?
-띠릭.
“자, 안으로…….”
두근두근 설레는 맘으로 문을 열자 구미호가 후후 웃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정말 너무 예쁘다……. 내가 이 소리를 몇 번이나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진짜 한 수억번을 해도 아깝지가 않을 정도로 예쁘다. 세상에나. 만약 지금 이게 드라마라면 구미호 말곤 구미호 배역을 아무도 못 할 거야.
“집이 굉장히 조용하네요.”
“혼자 사는 집이니까요.”
그 말인 즉 이 안엔 우리 둘 밖에 없단 겁니다. 구미호님. 그러니까 여기서 난 늑대로 돌변 할 지도…….
-띠리릭. 철컥.
우리가 들어오자마자 닫힌 자동문 소리에 다시 정신을 차린 나는 먼저 집 안으로 들어와 구미호에게 안내의 손을 내밀었다.
“까악!”
그랬더니 금조 요 놈이 건방지게 먼저 날개 짓을 해서 소파 끄트머리에 자리를 잡았다.
“귀여운 새네요.”
“성격이 엄청 사나우니 조심해요.”
“금시조 새는 원래 사나워요. 그 무서운 용도 잡아먹는 새인데 작다고 한들 본성은 사라지지 않을 거에요.”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는 구미호의 말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전기 포트에 물을 올렸다.
“커피 드실래요?”
“같은 걸로 줘요. 혹시 그 안에도 뭔가가 담겨 있는 건 아니겠죠?”
의미심장한 구미호의 말에 나는 크게 놀라 움찔하고 말았다. 그런 나를 보며 구미호가 가늘고 긴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오랜 세월 싸우다 보니 청령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고, 무서운 금시조 새가 왜 당신의 수하가 된 것인지도 예측 할 수 있었을 뿐이에요.”
“아…….”
“결과적으론 득이 된 일이니까 괜찮아요. 나에게도.”
이해심이 풍부한 것인지 의외로 털털한 구미호의 말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아마도…….
“청령만으로도 벅찼는데 그보다 훨씬 더 무서운 가루라가 이제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 구슬보단 당신에게만 집중을 할 테니까.”
그래, 그런 이유 아닐까?
“게다가 덕분에 지금 청령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죠! 아마 청령도 설마 당신이 그걸 금시조 새에게 사용했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을 거에요.”
그래, 설마 요괴가 하나 더 있을 줄 누가 알았겠냐! 그것도 그렇게 짱 센 보스급 요괴가 말이다. 야, 근데 이거 들으면 들을수록 주미 원장이 장난이 아니네? 얘기 들을수록 나 완전 안전하게 느껴지는데? 왜 주미 원장이 그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지 슬슬 이해가 되니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져왔다. 역시 계범도! 럭키 가이!
“어쨌거나 이제는 금시조 새도 청령의 독에는 면역이 생겨서 다시 먹히지는 않을 테고, 청령으로써는 용이 된다 그 자체로 금시조 새와 싸워 이길 수 있는 보장은 없을 거에요. 상황이 꽤 재미있게 돌아가고 있어요.”
“그 말은 안전하니까 나더러 걱정 하지 말란 말을 하고 싶은 거죠?”
“그런 셈이죠!”
말도 어쩜 저렇게 조리 있게 할까? 아, 예쁘면 뭘 해도 예뻐 보인다더니 구미호가 딱 그 짝이다. 하긴, 내 얼굴에 똥을 싸도 예뻐 보일 판국에…….
그 말에 나는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구미호에게 모닝 커피를 내밀었다. 믹스긴 하지만 뭐……. 설마 구미호가 이런 걸 가리기야 하겠어?
“고마워요! 범도씨.”
“어……? 제가 이름을 가르쳐 드렸던가요?”
“사는 곳도 아는데 이름이라고 왜 모르겠어요?”
하긴 그런가? 참 21세기 신상정보 유출이 심하다더니 요괴들한테 사람 신상 하나 캐는 건 일도 아니구나. 휴, 나도 프라이버시 보호를 받아야 할 권리가 있는데 말이다.
“그럼 그쪽은 이름이 뭐예요?”
“아리.”
“아리?”
아주 심플하게 대답을 한 구미호 아리.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혹시 W를 누르면…… 아, 아닐거야.
“예쁜 이름이네요.”
“고마워요. 어머니가 지어준 이름이에요.”
그리고 다시 환하게 웃음 짓는 구미호 아리의 웃음에는 뭔가 아릿한 기운이 맴돌고 있었다. 아, 맞아! 그러고 보니 청령 덕분에 가족들이 모두 목숨을 잃었다고 했던가?
“아…….”
“괜찮아요. 고마워요. 그때도 느꼈지만 마음이 참 따스하신 분이네요.”
“아니, 뭐. 흠흠!”
아, 나 진짜 자꾸 사람 홀리네! 이 요망한 것이! 정말 내가 웬만하면 여자한텐 떠는 사람이 아닌데……!
“아무튼 오늘 찾아온 이유는 바로 이 목걸이겠죠?”
“네, 맞아요.”
“그럼 이제 구슬이를 다시 돌려주면 되는 게……?”
“아뇨!”
응? 아리가 나를 찾아온 건 분명히 구슬을 되찾아가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참 당연한 일이라 생각을 해왔건만 그게 아니라고? 순간 의문을 표하는 나의 모습에 아리가 뭐가 그리 좋는지 환하게 웃으며 모닝 커피를 입으로 가져 가다. 아, 정말 미치겠네. 뭐 저런 게 다 있냐? 너무 예뻐서 울컥하는 경우는 진짜 살다살다 처음 경험해본다!
“그럼 대체?”
“계속 구슬을 맡아 줬으면 해서요.”
“응? 내가?”
왜? 아니, 왜 구슬을 안 찾아가고 나한테?!
“말 그대로에요. 여기가 이제 구슬을 두기 가장 안전한 곳이 되었으니까.”
의외로 아리가 밝힌 이유는 심플했다. 안전한 곳……. 내가?
“아, 아니 구렁이도 아직 있고 난 아무런 힘이 없는데……?”
“만약 내가 구슬을 가져간다면 금시조 새도 다시 움직일 거에요.”
“아……!”
그 순간 나는 아리가 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인지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 주미 원장이 내가 들고 있는 구슬도 아닌데 그걸 노리지 않을 리가 없겠지! 물론 노리지 마라 명령을 내리면 되겠지만…….
그건 또 좀 그렇잖아?
“도망을 다닐 순 있겠지만 결국 그건 한계가 있을 거에요.”
“아니, 그……. 냄새가 나서 도망을 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난 내 가족들이 묻힌 자리를 벗어나지 못해요. 그 자리를 지켜야만 해요.”
“예?”
“우리 일족은 구슬 뿐 아니라 사체 또한 영험한 효력이 있다고 전해져 와서 무덤을 파헤치고 신체를 훼손하는 녀석들이 종종 있어요. 나는 마지막 남은 생존자인 동시에, 묘지기에요.”
아……. 그런 사연이 또 있다니! 왠지 모르게 구미호 아리의 말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저게 사실이든 아니든 그러면 홀로 남은 구미호가 일족을 지키기 위해서 이 관악산 등지를 떠나지 못하고 고군분투하고 있단 것 아닌가?
“그랬군요…….”
어쩐지 주미 원장이 왜 그런 엄청난 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관악산과 인접해 있는 그런 낡은 건물에 터를 잡은 것인지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또한 그녀가 얼마나 치밀하고 무서운 존재인지도 말이다.
진짜, 난 완전 왕재수였구나! 럭키!
“그런 탓에 지금은 범도 씨에게 구슬을 맡기는 게 가장 안전해요. 위협이 될 수 있는 청령은 힘을 회복하는데 급급할 테고, 그 계집한테는 내가 반드시 복수 해줄 거에요.”
들뜬 기분도 잠시! 말을 이은 아리의 목소리에는 원한이 서려 있었다. 그래, 꼭 구렁이 청령이 내게 원한을 가졌을 때처럼 서슬퍼런 기운이 목소리에 스민 것 같았다. 앙 다문 입술과 어느 샌가 촉촉해진 눈망울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아 보여 저도 모르게 “울지마! 울지마!” 하고 연호를 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청령에게…… 말인가요……?”
“청령이 죽게 만든 일족만 셋이 넘어요.”
“셋……?”
“언니와 동생. 그리고 어머니.”
“아…….”
가족 셋을 죽인 대상이라니……. 나로써는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었다. 세계 여기저기에서 벌어지는 이해 못 할 일들, 이런 잔인한 일들도 있다지만 이런 경우는 어떻게 봐야만 하는 것인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힐끔 아리를 쳐다 보니 그녀가 순간 결연한 눈빛을 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왜, 왜 그런 눈으로 날……?”
“오늘 범도씨를 찾아온 건 부탁을 하기 위함이에요!”
“부탁?”
너무나도 비장한 기세에 놀란 나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목걸이를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그런 건가? 하지만 그런 건 좀 아니지 않나 싶은 생각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해보이자 아리가 다시 한 번 더 비장한 음성으로 말했다.
“제 복수를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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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 호구왔뜨 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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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저거 예쁘지 않아? 엄청 엄청 엄청 예쁘지? 이런 거 가지고 있는 여자는 진짜 좋겠다~ 아, 진짜 좋겠다~ 저런 거 선물해주는 남자 친구 있는 여자는. 그치? 오.빠?"
2 매일 아침 저녁으로 그녀의 출퇴근을 책임지는 멋쟁이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어 보자!
"오빠, 차 뭐야? 국산?"
3 매 순간 진심어린 사과로 그녀의 마음을 풀어주는 힐링의 대가가 되어 보자!
"미안해? 뭐가 미안한데?! 뭐가 미안한 줄은 알아?!"
"...미안해... (너랑 같이 이 땅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나의 존재 자체가...)"
4 메이드 인 강남역 8번 출구! 인공미의 찬양가가 되어 보자!
"어머, 나 쌍꺼플 밖에 안 했어, 오빠! 다른 덴 손 하나도 안 댔어~!"
"진짜? 코가 어쩜 이렇게 예뻐?"
"코 건드리지마! 손모가지 날아가붕께!"
직장인 대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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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만년대리 2라고 보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편하게 쓰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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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실에서 뭐 꺼내다 얼어붙은 대구가 발목에 떨어지는 바람에 발목이 붓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부어올랐네요 헐... 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