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키가이-33화 (33/120)

<-- 33 회: 럭키 가이! -->

<약 19금 포함. 스킵 불가.>

* 이 글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혀 생각 없이 쓰는 가벼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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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으음!”

내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환한 햇살이 창가 사이로 비치고 있었다. 이미 우리가 함께 나눈 밤은 꿈인지, 환상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오래 지나가버렸을 때였단 말이다.

“으…….”

간밤의 일이 꿈결 같이 멍하고 기운이 없는 가운데.

“잘 주무셨나요? 멋쟁이 주인님!”

“음?”

그 일은 환상이나 꿈이 아니라 부정이라도 하는 마냥, 내 셔츠를 걸친 주미 원장이 내 곁에서 인사를 건넸다.

남자 셔츠 105 사이즈로도 그녀의 가슴을 가리긴 역부족이었던 모양이다. 가슴팍에서부턴 단추를 잠글 수가 없었던지 골을 그대로 드러낸 그녀가 사랑스러운 얼굴로 인사를 건네자 나는 멍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 어어.”

아니, 내가 싸고 난 이후에 그대로 실신해버린 건가?

“어제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코피를 쏟으면서 기절 해버리셨어요. 주인님이 쓰러질 줄도 모르고 난 너무 기분이 좋아서…….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피가 흥건하기에 정말 깜짝 놀랐어요, 주인님!”

이내 내게로 와락 안기며 걱정했다 이야기 하는 주미 원장!

“그……래?”

“네,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가 걱정을 계속 했었어요!”

와, 나 정말 목숨 걸고 섹스했구나! 남자의 자존심을 건 한판이었지, 정말! 계범도, 이 자식! 역시 사나이다. 남자들이 목숨 거는 쓸 데 없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1, 2위를 다투는 것이 게임과 섹스다.

다른 건 다 참아도 ‘씨발, 너 게임 좆밥! 왜 이렇게 못하냐?’ 혹은 ‘오빠, 벌써 다 한 거야? 선 거 맞아?’ 라는 소리만큼은 절대로 참을 수 없는 게 남자의 이치가 아니겠냐?

왜 인터넷에서 그리 많은 싸움과 다툼이 생기며, 심지어는 현피란 게 생겼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후자의 경우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타고난 부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해 돌이킬 수 없는 멘탈의 상처를 입기도 한다만……. 아무튼 남자는 경쟁에서 승리를 한다거나,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서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때 가장 큰 쾌감을 느끼는 동물이다. 그러니 단순히 했다, 넣었다, 쌌다 이것만으로는 성취감을 느낄 수가 없거든.

그러니까 막말로 나이트 가서 진짜 엘프 급 여잘 데리고 모텔 가서 섹스를 했다 하더라도 넣고 3초 만에 싸버렸다면……? 3초 만에 끝이 나서 여자가 ‘다신 연락 하지 마!’ 라고 했다면 그건 성공이 아니다. 진짜 성공은 원나잇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내 아래에 깔려 있는 여자가 ‘미치겠어! 왜 이렇게 잘 해? 오빠, 선수지?!’ 정도는 해줘야 성취감으로 직결 되는 거 아니겠냐? 후후훗……!

아무튼 넘기되, 넘겨서도 완전히 그 위에 올라서야 하는 것이 남자의 본능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 하고 코피를 쏟고 기절했단 건 좀 쪽팔리긴 하지만 그래도 주미 원장이 너무 좋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니 흐뭇하다.

“절 위해서 그렇게까지 해주시다니! 정말 감동 받았어요.”

게다가 주미 원장은 그 덕분에 내게 더 빠진 모습이었다. 물론 미약의 효과일 테지? 그리고 나 또한 주미 원장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남자의 존심을 지키기 위해서였지만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이겠지만.

“잘 해주려고 그런 게 아니야. 난 모든 일에 최선을 다 하는 남자니까.”

그런 것에 흔들리지 않고자, 그리고 쿨 가이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서 대사 한 마디를 던지며 나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내 나이가 이제 슬 꺾여가는 시점에서 어제는 너무나도 새하얗게 모든 것을 불살랐던 터라 그 여파가 어마어마하게 내게로 날아드는 것만 같았다.

아, 죽겄다. 온 몸이 다 뻐근하네. 이게 원래 하고 나면 개운해야 하는데 어제는 정말 내 정력을 모두 다 쏟아 부은 것 같다.

“역시 주인님! 너무 멋져!”

그 와중에 그런 나를 보며 사랑에 빠진 여자답게 미소 짓는 주미 원장! 지금 주미 원장은 내가 뭔 소리를 해도 다 멋지고 좋을 것이다. 이런 여자가 곁에 있다니 마음이 든든하기도 했다만 이게 다 미약의 힘 덕분이겠지?

약빨이라 좀 아쉽기도 하고 그렇긴 하지만 또 이게 그렇게 나쁘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뭣 보다 서른 줄 넘어서 아침마다 느꼈던 공허함도 없었고, 오히려 포근함이 나를 반겨주니 행복하단 기분이 먼저 들었다.

“멋지다면 이걸…….”

그리고 동시에 다시 아침이 되자마자 고개를 쳐드는 성욕. 어제 그렇게 격하게 하고도 아침이 되니 반응이 오는 것이! 아, 계범도! 아직 죽진 않았다!

뿌듯함을 느끼며 주미 원장의 어깨를 꾹 누르자 이내 주미 원장이 알아차렸다는 듯 미소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녀가 바지를 벗은 채로 잠이 들어 여전히 휑한 나의 아래로 고개를 숙였다.

“으음.”

“읏!”

음미하듯이 입으로 다시 한 번 더 분신을 문 주미 원장이 능숙하게 고개를 흔들기 시작했다. 아, 일어나자 마자 펠라치오를 받는다는 건 정말인지…….

“으음, 음…….”

정말로 날 음미하기라도 하는 마냥 주미 원장이 깊숙하게 분신을 빨아 들였다. 으, 으어 뭐야?! 입으로 하는데 이런 조임이 있을 수 있나?! 그냥 흉내 낸다고 혀로 깔짝이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의 목구멍 깊숙이까지 빨아들인 그녀의 맹렬한 극 딜에 눈 뜨자마자 쌀 것 같은 기분이 몰려왔다.

“조아요?”

돌 더하기 돌은 돌돌이~ 입에 나의 돌돌이를 물고서 장난스럽게 물음을 던지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마자 주미 원장이 무서운 기세로 고개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 어억!”

이렇게 거칠게 목구멍을 찌르면 구토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의 오럴은 거칠고 과감했다. 진짜 대단하다! 이건 정말 내가 다녀본 어떤 업소 아가씨의 스킬보다도 강력하다. 입으로 해주는데 1분도 못 버티고 쌀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것은! 오, 맙소사! 또 다시 제로의 영역에 도달해야 한단 말인가?

“자, 잠깐! 그만!”

하지만 아침부터 그랬다간 오늘 하루 넋 빠진 상태로 살아야 할 것이다. 흔히 남자가 사정하고 나서 욕정이 사라진 상태를 현자의 시간이라고 하는데 나는 여기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한다.

왜냐! 현자의 시간에 이른 남자는 ‘무의미한 짓’이라 딸딸이를 규정짓고 평균 300기가, 혹 누군가는 1테라바이트에 해당하는, 사나이들의 의리와 우정이 담긴 씨앗 공유로 모아온 야동들을 한 순간에 날려 버린다.

그리고 이 사나이는 이튼 날 눈을 뜨면 피를 토하며 후회를 한다. 과연 후회 할 선택을 하고 마는 이 순간을 현자의 시간이라 할 수 있겠는가?

정확히 이 시간을 규정하자면 정력을 소모한 끝에 판단력 자체가 흐려진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렇게 애타게 모아왔던 소중한 영상 자료들을 한 순간에 날려 버릴 수 있는 것이다. 그것들을 날린 만큼 또 그만한 시간을 들여 영상들을 모을 게 뻔하지 않은가? 그건 시간과 효율의 낭비다.

그 낭비를 초래한 시간을 과연 우리는 현자의 시간이라 주장 할 수 있을까요?

“왜 갑자기……?”

아, 다시 현실로 돌아오자!

나의 외침에 어느 샌가 주미 원장이 나의 분신을 입에서 빼낸 채 의문 가득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아침이라 그런지 화장기 전혀 없는 얼굴과 헝클어진 머리카락, 그리고 열린 셔츠 사이로 훤히 드러난 가슴이 너무나도 자극적이었다.

아,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아……. 하지만…….

“오늘 하루를 위해서야. 아침부터 너무 기력 낭비하면 안 돼.”

아직까지 구렁이가 있고, 또 출근도 해야 한다. 사정과 함께 연 하루의 피로함은 가히 농본기 모내기를 거들고 나서 출근한 날에 대적 할 정도 아니더냐? 그런 일들을 앞두고 이렇게 무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나는 천천히 주미 원장을 일으켜 세웠다.

“우리 주인님께 좋은 것들을 챙겨 드려야겠어요.”

못내 아쉽단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속삭이는 주미 원장. 와, 세상에! 이거 잘못하다가 내가 기가 다 빨리겠는데? 어마어마하다, 정말! 이 요망한……!

“그, 그러게. 몸에 좋은 건 이제 닥치는 대로 다 먹어야겠어…….”

“운동도 하구요! 후후!”

그리고 주미 원장이 다시 내게 안겨왔다. 뭔가 아쉬운지 자꾸만 나를 바라보는 모습에 나는 그녀가 입맞춤을 갈망하고 있단 걸 어렵잖게 알 수 있었다.

“으음…….”

아무리 내 것이라지만 그걸 빨다 마주한 입술은 좀 찝찝한 느낌도……. 셀프…… 아, 아니다. 이런 생각하지 말아야지! 난 나를 사랑하니까! 그리고 입맞춤은 좋은 거잖아!

-쪽!

가볍게 입술을 맞추자 주미 원장의 얼굴에 미소가 피었다. 어제보다 훨씬 더 생기 있어 보이는 것이 정말 내 원기를 흡수해 가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

“아무튼 시간이…….”

“6시 30분. 일찍 일어나셨어요.”

“아, 아아……. 일찍도 아냐. 이제 출근을 준비 해야 하니까.”

그 말에 주미 원장이 미소 지었다.

“주인님만 원하시면 그런 것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될 텐 데.”

“응?”

“난 많은 재물들을 가지고 있어요. 오랜 세월 인간들과 어울려 살면서 많은 보물들을 얻었거든요. 일 같은 건 하지 않아도 돼요.”

워우! 이거 정말 장난이 아니네! 구렁이 잡아먹는 요괴에다, 몸매는 초특급이요! 섹스 스킬은 카마수트라로 단련되어 정말 북창동 언니들을 아가로 만드는 수준! 거기다 재산까지 많이 있다니!

운이 좋아도 이렇게 좋을 수 있단 말이냐!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고 나는 빙구 미소를 짓고 말았다. 여전히 바질 입고 있지 않아서 상의만 입은 채 바보 같이 웃고 있으려니 좀 이상하단 기분도 들었지만 이런 럭키 가이를 본 적이 있냔 말이다. 후후훗!

“원하신다면 일은 당장 그만두고 저와 함께 세상을 즐기며 살아가요.”

그리고 주미 원장이 나를 유혹하듯이 다시 안겨 왔다.

-뭉클!

아, 안기자마자 먼저 느껴지는 게 이 폭신한 볼륨감이라니! 어젠 좀 무섭기도 했지만 감격스러운 존재였다. 물론 내가 주미 원장을 감당 할 체력이 되느냐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안 돼. 남의 재물을 함부로 탐하면 패가망신한다 했어.”

어쨌거나 그건 아니다. 물론 선물이나 해주면 땡큐요 하지. 하지만 사나이 갑빠가 있지, 어떻게 내가 그 말에 단번에 넘어 가겠냐? 뭐, 주미 원장이 한 3번만 더 애원해주면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도 있을 텐 데…….

“역시 주인님은 멋져요……!”

하트가 뿅뿅 피어 오르는 눈을 보니 절대로 내 의사를 꺾을 생각은 없어 보였다. 아, 젠장. 야속한 요괴 같으니! 내 마음 하나를 헤아리지 못한단 거야?

“주인님의 뜻대로 하겠어요! 저는!”

……응.

“……고마워.”

내 맘도 모르는 바보 같으니!

하지만 이내 피식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 생각해보니 어제만 하더라도 정말 천당과 지옥을 오갔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이렇게 기분이 좋다니! 사실 이것도 행복한 고민 아닌가? 물론 일을 해야 하고, 여전히 회사라는 생활에 묶여 있긴 하지만 이전과는 달랐다. 군 전역하고 한 살 두 살 먹을 때 마다 줄어가던 선택지가 30살 이르러서는 더 이상 선택지문도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고 느끼게 됐거든?

근데 이제 새로운 선택지가 내게 주어진 기분이다. 인생을 헤쳐 나가는 데 있어서 그러한 새로운 선택지를 맞이한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를걸? 아니, 다들 어렴풋이는 알 거다. 이제 평생 이 일만 해서 먹고 살고 해야 되는구나 하는 맘을 느끼기 시작하는 사람들 모두가 다. 그리고 원래 룸도 초이스 할 때가 제일 설레고 즐겁잖아! 누굴 고르던지 그 다음은 물고 빨고 똑같으니까.

“아무튼 빨리 씻고 나갈 준비를 해야겠네. 주미…… 원장은 어떻게 할 거야?”

내 노예라고 하지만 이런 게 익숙해야지 말이다. 주미 원장이란 게 익숙한 표현이니 그리 하도록 하자! 화장실로 들어가 세면대에 물을 켜며 물음을 던지자 그 밖에서 무릎 꿇고 앉아 나를 바라보던 주미 원장이 미소 지었다.

“주인님이 일을 하시는 동안 저도 돌아가서 제 일을 해야지요.”

“음, 그래? 그 요가 학원?”

“네. 그래도 즐겁게 하고 있는 일이니까요.”

사실 그게 자연스러운 것일 것이다. 하지만 그건 주미 원장이 보통 사람일 때 해당되는 이야기고!

이내 얼굴을 물로 적신 나는 힐끔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 눈빛을 느낀 그녀가 나를 빤히 쳐다보다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뭔가 시키실 일이 있으신가요?”

그래, 사실 부리는 거야 익숙하진 않지만 부탁은 할 수 있지. 주미 원장의 정체가 뱀을 잡아 먹는 새 요괴라는 것을 알았으니 후환을 제거하는 게 맞지 않겠어? 후후후!

“만약 시간이 된다면 그 청령이라는 요괴를 어떻게 좀 처리 해줬으면 하는데……. 가능하겠어?”

“청령을 말인가요?”

주미 원장의 물음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회사야 뭐 문제 될 게 없다. 오히려 구슬이가 있으니 오늘 가서 결과를 확인하거든 어떤 결과가 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할 정도다. 문제는 오로지 하나! 구슬이를 노리는 구렁이 년이렸다!

“내가 구슬이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날 못 살게…….”

“절대로 그렇게 두지 않아요! 그 간악한 뱀은 제가 처리 할 게요! 걱정 하지 마세요. 이미 청령과 싸울 방법은 인도에 있을 때부터 준비를 해왔던 것이니까!”

내게 뻑이 가 있는 주미 원장은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었다. 이게 상성 상 구렁이 청령이 주먹이라면 주미 원장은 보자기쯤 되는 게 아닌가? 거기다 구슬을 얻기 위한 대적 상대로 일찌감치 구렁이 청령을 점찍어 놓았던 모양이다.

“미리 준비를 해왔다?”

“금시조 새에는 독특한 향이 있는데 여우들은 냄새에 민감해서 먼발치에서도 내가 왔단 걸 알고 도망을 쳐요. 그래서 청령이 구슬을 빼앗으면 바로 그때 구슬을 빼앗을 작정이었어요.”

“그래?”

아무래도 이 상성이란 게 제법 맞아 떨어지는 모양이다. 구미호가 주미 원장에 대해서 그렇게 우위를 가지는 건 아니었지만 코가 예민해서 일찌감치 도망을 쳐 잡기가 쉽지 않았고, 반대로 청령은 구미호에겐 강력하더라도 주미 원장에겐 상대도 되지 않는 게 아닌가?

물론 구렁이가 준 미약이 주미 원장에게 어마어마한 효과를 보였던 터라 그렇게 자신하기엔 좀 걸리는 것이 있지 않을까 했지만 이미 당한 독에는 내성이 생긴다 했다. 오히려 지금 이 상황 자체가 주미 원장에게는 이로운 상황인지도 몰랐다. 내게 귀속되긴 했지만 결정적으로 목숨에 위협을 당하지 않고서 구렁이의 독에 대한 내성까지 생긴 게 아니냐?

“혹시 그 향은 냄새를 지우려고?”

“후훗, 네! 역시 우리 주인님, 머리도 좋으셔요. 그 향은 요괴들은 맡을 수 없는 향인데, 사람들에겐 다소 강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요괴들의 냄새를 지우는 데엔 제 격이에요.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 직접 여우를 잡을 준비도 하고 있었어요.”

맞아, 그러고 보니 그 도사님이 내게 구미호와 구렁이를 만난 것은 귀신같이 알아차렸지만 주미 원장은 알아차리지 못했지! 오히려 구렁이보단 주미 원장의 냄새가 더 강하게 남아 있어야 할 텐 데 말이다.

“그렇군. 향이라……. 그런 게 있다면 내게도 필요하겠는걸.”

“그것보단 이게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응?”

그리고 무릎을 가지런히 꿇고 앉아 있던 주미 원장이 이내 내게 오른손을 내밀었다.

“하이파이브?”

“손을 내밀어 보세요, 주인님.”

“손을?”

그 말에 나는 대강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주미 원장 앞에 손을 내밀어 보았다.

“그 쪽 말고 반대로. 그 물건은 우리들이 가장 싫어하는 벼락 맞은 대추나무예요.”

그러자 주미 원장이 그건 아무리 내가 가지고 있어도 싫다는 듯 고개를 흔들어 보였다. 문득 내가 내민 손이 도사님에게 받은 팔찌가 있는 쪽이란 것을 안 나는 앗차 싶어 고개를 끄덕이곤 반대쪽 손을 내밀었다.

아, 이게 벼락 맞은 대추나무 였구나! 그 귀한 것을! 그 분은 참 된 도인이었군! 정말!

“지금은 주인님께 이게 더 필요할 것 같다 느꼈어요.”

그 사이 그녀가 내 손 위로 무엇인가를 살짝 올려다 놓았다. 무게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뭔가 따스한 것이 느껴졌다.

“이건……?”

그리고 뭔가 싶어 손바닥을 바라보는 순간 환하게 빛이 나는 환약 같은 것이 보였다.

“오랜 기간 영기를 쌓는다고 한들 그것들 모두를 쌓아둘 수는 없어요. 그릇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정제된 영기 이외의 불순물들을 이런 식으로 배출 하는데, 이것이 인간들에겐 큰 도움이 될 거에요. 영단이라고 해요.”

“영기……?”

더 좋은 걸 드리고 싶지만 지금 당장은 이게 최선이예요, 주인님.“

정말로 내게 모든 것을 다 내어줄 듯 한 얼굴로 미소 짓는 주미 원장! 아, 이런 사랑 받으면 정말 행복 할 거야! 매일 밤이 좀 무섭긴 하겠지만……!

“영단이라니. 신기한 걸……? 먹는 거야?”

아마 영기라는 것도 불순물이 있는 모양이다. 불순물이라기보다는 고르지 않은? 왜 와인도 오래 되면 부유물 혹 침전물이 생기곤 하지 않나? 그렇다하더라도 그걸 나쁘다곤 하지 않는 것처럼 이것 또한 자연의 법칙이지 않을까?

“네. 이걸 섭취하게 된다면 원기의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혹시라도 이게 독 같은 건 아닌가 순간 불안감이 스쳤다만 미약의 효과는 확실했다. 만약 주미 원장이 일부러 미약에 취한 척 했다면 내 목에 걸려 있는 구슬이를 가지고 가버렸거나 내가 잠든 사이 영영 잠 재워 버렸을지 모르니까.

“음……. 알겠어.”

그녀에 대한 믿음을 애써 가지며 나는 빛이 나는 영단을 짚어 보았다.

-꿀꺽.

저도 모르게 긴장이 된다만 내가 해가 되지 않는다면이야! 그리고 천천히 영단을 입으로 가져다 오독 하고 한입 깨물자 뭔지 모를 청량한 기운이 온 몸으로 퍼지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맛있는데?”

-오도독.

꼭 우황청심원 같다. 씁쓸한 맛을 제외한 우황청심원 말이다. 의외로 개운한 맛에 오도독 영단을 씹던 나는 부담 없이 그것을 목구멍 안으로 삼켰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약빨이 정말 즉빨로 도는지 순간적으로 아직 멍하던 것이 사라지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오!”

이게 어릴 때 드래곤볼에서나 보던 선두의 효과인가?! 믿을 수 없는 개운한 기분에 입이 귀에 걸린 채 주미 원장을 돌아보니 그녀가 환하게 미소 지었다. 그리곤 뭔가 갈구하는 듯 한 야릇한 표정을 띤 채 내게 말했다.

“이제는 코피 흘리며 기절 하실 일 없으실 거예요!”

============================ 작품 후기 ============================

휴먼 딜도 계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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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의 시간 5권(1부 완)이 나왔습니다.

마지막 사인본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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