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키가이-4화 (4/120)

<-- 4 회: 럭키 가이! -->

* 이 글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혀 생각 없이 쓰는 가벼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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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채 대답을 하고,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오묘한 느낌이 온 몸을 엄습했다.

“우, 우어어!”

그리고 마치 청룡열차를 탔을 때처럼! 그래, 아까 창문을 열고 택시를 탔을 때처럼 바람이 내 몸을 스쳐가는 듯 한 느낌이 온 몸을 엄습했다.

“우어어어어어! 뭐야! 이게 뭐야!”

다른 게 있다면 지금 나는 내 손목 잡은 하얀 소복 여자와 함께 아무런 장치 없이 하늘을 날고 있단 것일 것이다.

“조용히 해요! 저 구렁이에게 잡아먹히고 싶어 그래요?!”

“아, 아니 지금 이게……!”

“설명은 나중에 할 테니 입 다물라구요!”

입가에 피를 흘리며 소리친 여자. 은은한 달빛 아래 드러난 새하얀 피부는 매끈하게 깍아 만든 백옥 같았고, 그 아래 오밀조밀 자리 잡은 얼굴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미인이라 칭송 받을 만큼 아름다움이 가득했다. 그런 고운 얼굴로 피를 흘린다는 게 차마 안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용모를 나는 그제야 알게 되었다.

“아…….”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멍해져 입을 다물자 여자가 조금 더 속도를 냈다. 그리고 아까 우리가 있었던 곳이 어딘지도 모를 정도로 먼 곳으로 왔단 느낌이 들었을 때 비로소 아래로 내려오더니 ‘쿨럭!’ 하고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대체 이 상황이 뭔지 알 수가 없는데…….

“저, 저 괜찮으……?”

아직도 술이 안 깬 건가? 상식적으로 이해하지 못 할 일들이라 묻다가 나도 모르게 볼을 꼬집어보았다.

“지금 괜찮아 보여요?”

나의 물음에 짜증을 내는 여자! 왜 그런지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할 말은 다 해야겠다.

“안 괜찮아 보이니까 물어본 거지…….”

그 말에 여자가 조금 뻘쭘 해졌던지 손으로 입을 막고 기침을 꾹 참고는 피를 닦아냈다. 이내 숨을 고른 여자가 다시 나를 돌아보았다. 수풀 사이 은은히 비추는 달빛에 드러난 얼굴이 정말 아이돌, 여배우? 그런 것들 하등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워 보였다.

특히나 눈빛이 뭔지 모를 눈빛. 호박색 같기도 하고, 보름달의 환한 빛깔 같기도 한 오묘한 눈빛이 매력적이었다. 승미 개 년에게 상처 입은 내 맘도 순간 흔들릴 정도로 말이다.

“아무튼…….”

“그 여잔 대체 뭐고 이건…… 무슨 일이……?”

여전히 현실감 없어 어벙한 얼굴로 물음을 던지자 여자가 어깨를 으쓱했다.

“어차피 얘기해도 당신은 모를 거예요. 그러니 묻지 마요.”

“……뭐 그럽시다.”

상식선에선 이해 할 수 없는 일인지라 그 편이 맞을 것 같았다. 아니, 상식적으로 이해가 불가능한 일이지 않은가? 지금도 현실이라는 게 정말 우습고 이상한데 말이다.

“아무튼 은혜를 입었군요. 당신에게.”

“예……?”

그것조차도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어벙한 내 표정이 재미있었던 것일까? 그 순간 그녀가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고마워요. 덕분에 목숨을 부지했어요.”

“아니, 뭐……. 그냥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인데…….”

정말 이거 꿈 아닐까? 술 취해서 미친 게 아닌 이상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날 수가 없잖아? 안 그래?

끊임없이 내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며 이해를 구하는 나였지만 꿈은 깨지 않았다. 여전히 현실감 없는 현실 속에서 여자가 싱긋 웃으며 다시 물음을 던졌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구요?”

“아니, 뭐 내가 정의로운 편은 아니지만 사나이 된 입장으로써 그런 장면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여전히 현실성 없어 이야기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런 나를 보며 여자가 덩달아 웃음 지어 보였다. 그게 어찌나 예쁘던지 순간 넋이 나갈 뻔 했다. 하지만 꿈이 아닌가? 게다가 지금은 여자의 여자도 듣기 싫은 상황이다. 예쁜 용모에 끌리는 건 결코 영리한 짓이 못 된다.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여자가 마치 날 유혹하는 마냥 가늘게 눈을 떠보였다.

“남자다운 분이시네요.”

“사나이답게 살고 있긴 하지.”

“멋진 남자네요.”

갑자기 분위기가 이리 바뀌니 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진짜 이거 꿈 아닐까?

“아니 뭐. 아무튼……. 내려갑시다. 여기 그 미친 여자가……. 아, 근데 진짜 이게 지금 내가 술을 많이 마셔서 상황이 좀 정리가 안 되는 것 같은데……. 빨리 저기 산 내려가서 경찰 부르던가 합시다. 지금 여긴 너무 위험하잖아요?”

“지금 날 걱정해주는 거예요?”

생뚱맞게 생글 생글 웃으며 물음을 던지는 여자의 모습. 뭔가가 이상했다. 하지만 뭐 이상한 년 한 두 번 보냐?

“지금 이 시간이 이런 야산에 있단 자체가…….”

하아……. 얘기 하려다 다시 이 여잘 살펴보니 지금 이 여자도 결코 정상은 아니다. 여러 가지로 너무 걸리는 것들이 많은 가운데 가장 유력한 것이 느껴졌다.

혹시 내가 귀신에 홀린 건 아닐까?

“아무튼 빨리 내려갑시다. 택시비는 줄 테니까…….”

순간 오싹한 기운이 맴도는 것 같아 그리 이야기를 하자 여자가 후후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난 지금은 여길 벗어날 수 없어요.”

응? 그게 또 무슨…… 소린지는 모르겠다만 이 여자도 이상한데 굳이 억지로 데리고 갈 필욘 없지 않을까?

“그럼…….”

“하지만!”

하지만?! 순간적으로 여자가 말을 바꾸려 하는 듯 보이자 나는 저도 모르게 움찔하고 말았다. 이거 귀신 아니야? 그러고 널 보내 줄 것 같으냐 하고 변신이라도?!

-두근두근두근!

그 생각에 저도 모르게 심박이 빨라진 사이 여자가 후후 웃으며 목에 걸고 있던 목걸이를 벗었다.

“어……?”

그리고 예상과 달리 목걸이를 내 목에 걸어다 주자 나는 크게 당황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건……?”

“은혜는 갚아야죠. 이 아래로 내려가면 금방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을 거예요.”

거기다 친절한 안내까지 더하자 귀신도 아니거니와 대체 정체 무엇인가 싶은 생각이 퍼뜩 들었다.

“이건…….”

“아주 소중한 보물이에요. 다시 찾으러 갈 때 까지 잘 맡아 줘요. 도움이 될 거에요.”

“아니 굳이 안 그래도…….”

“은혜는 반드시 갚으라고 배웠어요.”

내 말을 슥 잘라버리고 뒤돌아선 그녀. 그 모습에 나는 저도 모르게 목에 걸린 파란 구슬을 바라보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달빛을 받아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자체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럼 내려 가봐요.”

그리고 여자가 다시 나를 돌아보며 미소 지었다. 얼룩진 피마저도 붉은 꽃처럼 보이게 만드는 절대적인 아름다움이 피어올랐다. 달을 등진 채 미소 짓는 여자의 모습은 정말 무어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아름다웠다. 실연의 상처에 아파하고 있는 내가 이런 감정을 가질 거라 생각도 못 할 정도로 말이다.

-후웅!

그러기 무섭게 다시 아까처럼 허공으로 날아오른 여자.

“저, 저기요!”

대체 정체는 무엇이며 이게 대관절 무슨 일이란 말인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 가운데 나는 손을 뻗어 그녀를 불렀지만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대로 사라져 버린 여자를 뒤로한 채 나는 우두커니 서서 그녀가 사라진 허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게 대체 뭐냐……?”

너무 말이 되지 않아 허탈한 웃음만 터져 나오는 가운데 기운이 쪽 빠져 금방이라도 기절 할 것만 같았다.

“환상 같은 걸 봤겠지……?”

현실적으로 너무 말이 안 되잖아, 이건. 그리고 나는 머리에 각인되어 있는 여자의 모습에 피식 웃음을 터뜨린 채, 환상일 것이라 생각되는 목걸이를 어루만지며 걸음을 옮겼다.

“미쳤어, 미쳤어. 계범도. 이제 아주 별…….”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 것일 것이다. 술까지 마시니까 몸이 버티질 못했던 것일 것이다. 그렇게 산 아래를 내려가서 얼마나 걸었을까? 10분 정도를 내려오니 과천 유원지 근처의 등산로가 보였다.

“아…….”

뭐가 뭔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훨씬 일찍 산을 내려왔단 안도감에 나는 미소 짓고 말았다. 어쩜 정말 이게 환상 같은 게 아니라 정말 날아온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참 나. 생각해보니까 이걸 어떻게 찾으러 오겠단 거야?”

분명히 현실은 아닌데, 왜 목걸이가 계속 있는 거지? 만져지는 느낌은 또 뭐지? 의문이 가득한 가운데 나는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었다.

“여기 과천유원지 쪽 등산로 입구인데요. 예, 택시 한 대만 보내주세요.”

이내 콜센터에 전화를 해서 택시를 부르고 그 옆 바위에 주저앉아 있으니 기절 할 것처럼 잠이 밀려왔다. 아, 하품이 계속해서 나온다만 도저히 잠은 잘 수 없었다.

“대체 이게 뭐다냐……?”

그런 가운데 아직도 목에 걸려 있는 목걸이를 어루만져볼 수밖에. 손끝에서 느껴지는 탐스러운 구슬이 왠지 모르게 온화한 빛을 품는 것 같다 생각하며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이게 도움이 된다고……? 무슨 도움이 되려나 모르겠네.”

============================ 작품 후기 ============================

현자의 목걸이 아닙니당... 히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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