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0 연이은 기적 >
-긴급 속보입니다. 비텔교 교주가 텔레파시로 공지를 했다고 합니다. 공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텔레파시라니. ‘비텔의 목소리’를 텔레파시라고 하는군. 차라리 텔레파시면 좋겠다. 그러면 한 마디 할 때마다 포인트 안 날려도 되잖아. 이건 뭐 한 마디 할 때마다 천만 포인트씩 사라지니 살 떨려서 말을 못하겠다.
-‘23시간 후, 저녁 10시 12분. 기적이 일어날 예정이다.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며 준비하도록.’입니다.
그런데 내가 말한 게 속보로 나올 정도가 되다니. 분명 예능프로그램이 방송 중이었는데 갑자기 뉴스로 바뀌었다. 이게 비텔교가 언론에 공개되고 7일 만에 벌어진 결과다. 지금 임시전당과 주변 도시엔 수십만 명의 사람이 몰려들어서 난리다.
거의 국가재난상태라고나 할까.
그래도 여기저기서 뻗쳐온 도움의 손길 덕분에 나는 좀 편해진 거 같다. 100대 기업 중 30%가 지원 나왔고, 지자체와 각종 협회에서 많은 지원을 해줬다. 그들이 알아서 신도들관리를 해준 덕에 난 좀 편해졌달까.
매일 수천 명의 신도를 만나는 것은 여전하지만 그들이 자고, 먹고, 싸는 것을 책임지지 않아도 돼서 말이야.
-알려진 비텔교의 기적은 ‘어떤 언어든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과 ‘재능강화’, 두 가지입니다. ‘재능강화’는 아직 효력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떤 언어든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은 바로 그 효력을 확인할 수 있기에 비텔교 교주가 말하는 기적이란 것이 정말 ‘기적’이란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에 내일 일어날 기적이 어떤 것일지에 대해...
사실은 기적이 한 번 더 있었는데 말이야. 1만 명일 때 내려주셨던 ‘비텔의 걱정’, 단 한 번이지만 그 누구에게든 질병의 저주를 걸 수 있는 능력이었지.
이건 최초의 1만 명이 입을 열지 않는 이상 그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을 거다. 웬만하면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텔교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가 퍼질 수도 있으니까.
-이에 대해 저희 xxx방송은 1시간 뒤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가들을 모시고 어떤 기적이 일어날지, 그리고 기적 이후 사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에 대한 예측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특별프로그램씩이나. 저런 걸 왜 하는 거야? 지들이 아무리 생각해봤자 못 맞출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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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 행운의 아이들 : 고위 교단 스킬. 모든 신도에게 스킬 ‘악의와 행운의 등가교환’을 적용한다. 신도 1인당 50의 교단 기여 포인트가 소모된다.
교단이 존재하는 한 효과가 지속되며, 새로운 신도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신도 1인당 50의 추가 교단 기여 포인트가 소모 된다.
(악의와 행운의 등가교환 : 사용자에게 악의를 품은 자의 행운을 빼앗는다. 빼앗는 행운의 양은 악의의 크기에 비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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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 어떻게 예측해?
전문가 100명을 데려다 앉혀놔 봐라. 아무도 못 맞추지. 비텔교 최고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나도 상상조차 못한 기적인데 말이야. 그런데 비텔교 전문가는 또 누구야? 만들어진지 1년도 안 된 종교인데 전문가도 있어?
속보가 끝나고 다시 예능프로그램으로 바뀌었다. 아씨. 중간에 잘려서 뭔 내용인지 모르겠네. 속보를 내보낼 거면 잠깐 멈췄다가 틀던가. 왜 속보가 나온 만큼 예능 내용도 잘리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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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텔교
교주 : 한상
신도 : 10,731,833명
교단 기여 포인트 : 351,82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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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돌파한지 1시간 조금 지났는데 벌써 70만 명이 더 늘어났다. 정말 엄청나다. 이게 다 방송 덕분이다. 방송에서 ‘바벨탑 이전의 세계’에 대해 며칠 전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로 폭발적으로 신도수가 증폭하기 시작했다.
아마 수험생들은 전부 비텔님께 기도하지 않았을까? 일단 영어듣기평가 때문이라도 웬만큼 수능 포기한 애들이 아니면 이야기 듣자마자 믿든, 안 믿든 비텔님께 기도했을 거다.
흠... 아까 기도하라고 말한 보람이 있네. 빠른 속도로 교단 기여 포인트가 채워지고 있다. 딱히 저번처럼 밤샘기도 하라고 할 필요 없겠어.
이미 내가 기적을 공지한 것으로 예상했겠지만 1시간 전이 신도가 천만 명이 되면서 역시나 또 축복을 받았다. 매번 하는 일 없이 축복을 받아서 비텔님께 송구스럽다. 정말.
-비텔이 크게 기뻐합니다.
비텔의 축복이 내려졌습니다.
스킬 ‘교주의 명령 - 축복’을 얻었습니다.
스킬 ‘비텔의 귀’의 단계가 상승해 3단계가 되었습니다.
스킬 ‘자유를 수호하는 자’의 단계가 상승해 3단계가 되었습니다.
1회용 스킬 ‘기적 – 행운의 아이들’이 내일 이 시간까지 활성화됩니다.
이번 축복은 정말 엄청났다.
순조롭다. 정말 순조롭다. 이렇게 순조로워도 되나 싶을 정도다. 그락카르가 날 보며 화내지 않을까? 자기는 매번 죽기 직전까지 싸워가며 축복을 받는데, 그것도 매번 받는 게 아니라 몇 번 쌓여야 받는데 난 가만 있어도 축복을 받으니 말이다.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한다.
수련은 예전에 잠깐 양손검병의 움직임을 따라했던 게 전부고 그 뒤론 따로 수련을 한 적이 없는데,
지지지지지지직.
이렇게 스치기만 해도 사람 잡을 거 같은 전기를 몇 십 미터 뿜어낼 수 있게 됐고, 누구든 내 손에 잡히기만 하면 1초 만에 생명력 다 빨아들일 수 있고, 몸은 총알도 튕겨낼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졌고... 뭐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능력이 생겼고 강해졌다.
그 중 백미는 단연 ‘자유를 수호하는 자’.
이번에 받은 축복에서 3단계로 단계가 오르면서 다섯 전부를 불러낼 수 있게 됐다. 싸움 시켜본 적 없지만 절대 그락카르에게 뒤지지 않을 것 같은 강자들이 다섯이 되는 거다. 내가 그락카르였으면 내 욕 무진장 했을 거다.
특히 ‘교주의 명령 - 축복’을 보면서 쌍욕을 아주 그냥 엄청나게 퍼부었겠지.
아까 이번 축복이 엄청났다고 말했는데 이게 ‘자유를 수호하는 자’가 3단계가 되어서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다. 바로 ‘교주의 명령 - 축복’ 때문에 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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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주의 명령 - 축복 : 신도에게 축복을 내릴 수 있다. 신도 1만 명 당 1명에게 내릴 수 있으며 1인당 1번으로 제한된다. 기본적으로 교단 기여 포인트 100만이 소모되며 대상의 상태에 따라 추가 교단 기여 포인트가 소모된다.
현재 축복받은 자의 수 : 1 / 1,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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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적혀 있는 축복이 비텔님께서 내게 내려주셨던 축복 맞다. 이미 나 자신에게 써봤다. ‘현재 축복받은 자의 수’에 적혀있는 ‘1’이 바로 나다. 따로 생기는 스킬이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 비텔님께서 내려주신 축복과 효과가 동일했다.
신체능력이 소폭 강해졌다. 아마 스킬의 위력도 상승했겠지.
유나, 김해역, 맹연을 불렀다. 이 세 명은 현재 내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 이들에게 축복을 내리지 않으면 누구에게 내릴까.
-스킬 ‘교주의 명령 – 축복’를 사용합니다.
대상을 선택하세요.
모아놓고 따로 설명 없이 바로 셋 모두에게 ‘교주의 명령 – 축복’을 사용했다.
-축복을 완료했습니다.
교단 기여 포인트 1,000,000이 차감되었습니다.
대상의 현재 상태에 따라 추가로 교단 기여 포인트 625,721이 차감됩니다.
-축복을 완료했습니다.
교단 기여 포인트 1,000,000이 차감되었습니다.
대상의 현재 상태에 따라 추가로 교단 기여 포인트 382,522이 차감됩니다.
-축복을 완료했습니다.
교단 기여 포인트 1,000,000이 차감되었습니다.
대상의 현재 상태에 따라 추가로 교단 기여 포인트 981,870이 차감됩니다.
차례대로 유나, 김해역, 맹연이다. 김해역에게 가장 적은 추가 포인트가 소모되었고, 맹연이 가장 많은 추가 포인트를 소모했다. 어떤 기준으로 추가 포인트가 결정되는 걸까. 3명에게 한 것만으로 아직 잘 모르겠다.
“이건... 처음 비텔님을 만났을 때와 비슷해요. 몸이 건강해진 것 같고, 스킬도 하나 얻고.”
유나가 말했다. 스킬을 하나 얻었다고?
“스킬도 얻었어?”
“네. 스킬 ‘폭발하는 업보’를 얻었어요. 한 번 사용할 때마다 교단 기여 포인트란 걸 1,000씩 소모한다고 하네요. 교단 기여 포인트가 뭐지?”
‘폭발하는 업보’라니. 아무한테나 질병에 걸리는 저주를 걸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이잖아. 그거 교단 기여 포인트를 소모하는구나.
하긴 유나도 교단 기여 포인트가 있겠지. 스킬 ‘세력 현황판’이 없어서 보질 못할 뿐이지 그동안 비텔교를 위해서 한 행동들에 대한 포인트가 상당히 많이 쌓여 있을 거다.
그런데 내가 내리는 축복도 스킬 주는 거구나. 그런데 난 왜 안 준거야. 치사하게.
“너희들도 스킬 얻었어?”
“네. 새로운 능력을 하나 얻었습니다.”
“네. 스킬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가라앉는 정신’이라는 걸 하나 얻었습니다. 그리고 몸이... 상당히 강해진 거 같군요.”
억울하다! 왜 나만 빼고 전부 스킬을 얻는 거냐! 나도 스킬 줘라!
라고 하면 그락카르가 짜증내겠지. 이미 내가 받은 게 몇 갠데 이걸 짜증내고 있어. 전에 노르쓰 우르드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축복을 받았다고 해서 매번 스킬을 받는 게 아니라고 했던 말.
나나 그락카르나 매번 축복을 받을 때마다 스킬을 받아서 우리에겐 해당사항이 없나했는데 내가 겪는구나.
“그런데 어떻게 아저씨가 비텔님의 힘을...”
“이번에 신도가 천만 명이 되면서 비텔님께서 내려주신 능력이야. 아직 1,000명에게 더 축복을 할 수 있어.”
“오오. 그러면 제대로 된 ‘비텔의 방패’를 조직할 수 있겠습니다. 원래 ‘비텔의 방패’는 축복을 받은 성전사만이 들어올 수 있는 조직이었는데 어쩔 수 없이 그렇지 않은 자들로 구성했는데 말입니다.”
김해역이 엄청 좋아한다. 축복받은 성전사들로 이루어진 무력 단체라... 한 100명 정도만 되도 정말 무섭겠다. 막 앞에서 사라지고 옆에서 나타나고 그러면서 싸우는 초인들이라니. 힘 좋으니까 두꺼운 전신방탄옷도 입혀두면 사람 vs 사람의 싸움에서는 거의 무적이겠는데?
“잘됐다. 본부장님 그 동안 교단 일을 너무 열심히 해서 건강 나빠지셨는데 축복을 내려주면 되겠어요.”
그것도 좋은 생각이다. 교단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에겐 응당 대가가 따라야지. 축복이면 충분한 대가가 될 거다. 초인으로 만들어주는 거니까.
“본부장님 어디 있지?”
기다릴 필요 있나. 바로 축복 내려주지 뭐. 김진서라면 자격은 충분하다. 비텔교가 세워질 초기부터 거의 모든 궂은일을 도맡아서 했으니까. 그가 아니었다면 임시전당도 없었을 거다.
“신도들을 보살피고 계실 테니 임시전당 안에 있을 거예요. 전화해볼게요.”
유나가 전화해보더니 ‘예배실에 있대요.’라고 한다. 바로 여기로 오라고 말하라고 했다. 가깝다보니 김진서가 바로 도착했다.
“축복... 말씀이십니까?”
김진서는 당연히 축복이 뭔지 몰랐다. 비텔님께서 자신의 힘의 일부를 내리는 것이며 내가 대리로 내릴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비텔님 힘의 일부라니... 그런 거라면 제가 아니라. 제 동생에게 내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동생이요?”
“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부끄럽지만 제가 비텔교를 위해 처음 일을 시작했던 이유는 제 사소한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동생때문이었죠.”
동생이라면... 예전에 고은형이랑 결혼하려고 했던 여동생을 말하는 건가?
“동생이 실은 중증 근무력증 환자입니다. 최근엔 심해져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었지요. 그러던 아이가 비텔교를 믿고 나서 조금이지만 걸을 수 있게 되었었습니다.”
그랬었나. 몰랐네...
“그때 희망을 봤습니다. 정말 신이 있구나. 내가 헌신한다면 소원 한 가지 정도는 들어주시지 않을까. 그래서 사제님을 찾아갔던 겁니다.”
그런 거였군. 그래서 아무도 비텔교를 키울 생각을 안 할 때 스스로 나서서 유나와 함께 비텔교를 키울 생각을 한 거였어.
“동생도 비텔교 신도겠군요.”
“그렇습니다.”
“그럼. 데리고 오세요. 축복을 내리겠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본부장님에게도 축복을 내리겠습니다.
지체하지 않고 김진서의 머리에 손을 올려 축복을 내렸다.
“아. 아아. 이게 축복... 온 몸에 힘이 넙칩니다.”
비텔교의 초석부터 지금까지 다져온 김진서라면 이정도 자격은 있지.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 받은 이 힘이 부끄럽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믿음직하네.
“그런데 이 스킬이란 건 도대체 뭔지...”
아. 젠장. 정말 나만 빼고 전부 스킬 얻는 건가?
< 140 연이은 기적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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