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 드디어 찾아온 내일 >
생수 넣어라!
“네!”
감독님의 외침에 대답하고 천천히 컨베이어 벨트 위에 20리터 생수병을 올렸다.
턱.
간격을 조금 띄우며 천천히 올렸다. 너무 빨리 집어넣으면 안쪽에서 일하는 항공사 직원이 화낸다. 우리 같은 택배회사 직원은 그 사람들 비위를 잘 맞춰줘야 한다. 그 사람들이 열 받아서 일부러 태업하면 우리만 힘들어지니까.
“와. 보기와 다르게 힘 좋으시네요. 그 무거운 걸 가볍게 한 손으로 들어 올리시고. 그거 한 손으로 들려면 근육이 우락부락하거나 덩치가 커야 가능한 줄 알았는데.”
“네? 아.”
깜빡했다. 드디어 맞이한 ‘내일’에 들떠서 힘 조절을 안했네. 전에는 무거운 거 들 때 무거운 척은 했었는데 이번에 너무 쉽고 가볍게 들어 올렸다. 20리터 생수통을 무슨 인형 들어 올리듯 들었으니 놀랄 만도 하지.
“원래 팔 힘이 좋았어요. 요즘 운동을 열심히 하기도 했고요.”
진짜 운동 했다. 공원에서 쇠파이프 열심히 휘둘렀지. 물론 쇠파이프 휘둘렀던 날은 리셋 되었기에 운동 효과는 전혀 없었겠지만.
“어떤 운동요? 헬스요?”
“네. 헬스 했어요.”
대충 대답했다. 뭘 했다고 해도 괜찮다. 얘랑 같이 가서 보여줄 것도 아니고.
“겉으로 보기엔 티가 잘 안 나는데.”
“제가 근육이 잘 안 나오는 체질이더라고요. 그런데 희한하게 힘은 세져요.”
“부럽네요. 저도 헬스 다녀야겠어요.”
수많은 거짓말 중 이 말은 진짜다. 근육이 안 나온다. 빌어먹을... 내 배에서 영원히 王자를 보지 못하는 건 아닐까하고 농담 비슷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요즘은 정말 그럴 것 같아 무섭다.
“어. 차 들어온다. 물건 적었으면 좋겠다.”
나한테 열심히 말 걸던 녀석이 바깥쪽을 보며 말했다.
우리 회사 11톤 트럭이 막 화물청사 입구를 통과해 주차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평소엔 차 두 대 분량 정도만 오는데 오늘은 세 대째다. 원래의 나라면 일 많다고 짜증냈겠지만 오늘의 나는 뭘 하든 기분 좋다. 얼마든지 와라. 네 대, 다섯 대도... 아냐. 다섯 대는 좀 힘들겠지.
좋아. 네 대까지는 웃으며 받아주마!
“오. 적네요. 다행이다.”
정말 네 대까지 가는 일은 없을 거 같다. 물건은 11톤 트럭의 반의반도 안 차 있었다. 저렇게 비어있는 걸 보면 오늘 물량은 이게 끝이다.
“끝이다!”
마침 11톤 트럭을 운전하는 아저씨가 차를 대놓고 나오며 말했다. 이게 오늘 물량 끝이란 걸 확인해줬다.
큰 거 넣어!
생수 넣은 후 잠깐 멈췄던 컨베이어 벨트가 감독님의 외침과 함께 다시 가동되었고 우리도 물건을 올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들어오는 물량이 없었기에 금방 일을 마칠 수 있었다. 일을 마치고 컨베이어벨트 주변을 정리한 후 잠깐 쉬러 사무실로 들어갔다. 정말 잠깐이다. 잠시 쉰 후 근처에 있는 다른 지사로 가서 거기 일도 마쳐야 제대로 쉴 수 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나와 다른 직원 둘이 사무실로 들어가며 인사했다. 사무실엔 이미 퀵 소장과 아저씨들이 나와 일거리가 들어오길 대기하고 있었다.
소장은 다른 두 직원의 인사는 받아주면서 나는 보지도 않았다. 뭐. 그러든 말든 상관없다.
“여. 한상아. 일 끝났냐?”
“아뇨. 옆 지사 갔다 와야 해요.”
“그래? 그럼 갔다 와서 잠깐 보자.”
보자고? 왜?
“할 말 있으세요?”
“이따 이야기하자. 밥 안 먹었지?”
“네.”
“그럼 같이 밥이나 먹자.”
“네.”
밥 사준다는 데 먹어야지.
사무실에서 잠시 쉰 후 다른 지사에 가 일을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아저씨는 날 기다리고 있었는지 내가 오자 바로 일어나 밥 먹으러 가자고 했다. 알겠다고 대답한 후 아저씨와 함께 밖으로 걸어갔다.
“타라.”
“네?”
화물청사 내에 있는 식권으로 먹을 수 있는 식당에 가는 줄 알았는데 아저씨가 갑자기 자기 차에 타라고 했다.
“밖에 나가요?”
“저 앞에 괜찮은 순대국밥 집 있거든. 가서 그거나 먹자. 순대국밥 먹지?”
“네. 잘 먹죠.”
또 순대국밥인가. 저번에 고 전무랑 순대국밥 먹고 퍽치기를 만났었는데 말이야. 오늘도 설마 무슨 일 생기는 건 아니겠지?
“어. 이런데 식당이 있었어요?”
“유명하다. 여기.”
한산한 공항 가는 도로 옆, 아무 것도 없는 작은 산등성이 중간에 간이 건물로 지어진 식당이 있었다. 여기 매일 지나가는데 왜 못 봤지? 손님도 엄청 많다. 아저씨나 나처럼 작업용 허름한 옷을 입고 있는 블루칼라도 있고 와이셔츠에 정장바지를 입은 화이트칼라도 보였다.
“국밥 두 개랑 모듬 하나 주소.”
점심시간이라 미리 준비해뒀는지 음식은 금방 나왔다. 국밥은 한 그릇에 8,000원, 모듬은 15,000원으로 제법 비쌌고 식당도 분위기가 좋아서 뭔가 엄청난 걸 기대했는데 평범한 국밥과 수육, 순대 모듬이 나왔다. 양도 그리 많지 않다.
“여기 맛있다. 함 먹어봐라.”
“네. 잘 먹겠습니다.”
밥을 말아 한 숟갈 떠먹었다. 수육과 순대도 하나씩 집어먹었다. 음...
“맛있지?”
“네. 맛있네요.”
“여기가 참 괜찮아.”
사실 그냥 평범했다. 국밥도 평범했고 수육과 순대도 평범했다. 하지만 일부러 데려와서 맛있는 거 사준다고 하는 사람 성의를 무시할 수 없어 맛있다고 대답했다.
밥 먹다보면 아저씨가 왜 불렀는지 용건을 말해줄 줄 알았는데 묵묵히 국밥만 먹고 있다. 어쩔 수 없지. 궁금한 내가 물어봐야지.
“그런데 무슨 일로...”
“그냥 어제 일 도와준 거 고맙기도 하고 할 말도 있어서 말이다.”
“할 말이요?”
“그래. 니 그 최면이란 거 또 걸 수 있냐?”
“하려면 할 수야 있죠. 그런데 어제 보셨다시피 한 번 걸면 멈출 수가 없어서요. 웬만하면 안 해요. 위험하잖아요.”
“위험하긴 뭐가 위험해. 약속만 지키면 만사형통인 걸. 그 인간이 약속 안 지키니까 당한 거지. 소장 때문에 부담감 하나도 갖지 마라. 혹시 소장이 뭐라하면 나한테 이야기하고.”
“네. 그럴게요.”
아저씨가 날 지켜줄 수 있을 거 같지는 않지만 상관없다. 소장이 나한테 할 수 있는 게 없을 테니까. 내가 소장 사무실에서 퀵을 할 것도 아니고 말이야. 다시 둘 다 말없이 식사에 집중했다.
아저씨가 분명 나한테 뭔가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 것 같은데 그걸 쉽게 꺼내지 못하고 있는 거 같다. 아마도 최면 관련이겠지.
“그런데 최면은 왜요? 또 돈 안 주는 데 있어요?”
“아니. 내 일은 아냐. 친구 놈 일인데... 그 최면 아무한테나 걸 수 있는 거냐?”
그렇겠지? 스킬 설명에 대상을 제한한다는 말은 없었으니까.
“그럴걸요? 저도 모든 사람한테 걸어본 건 아니니까 확실하진 않은데 실패한 적은 없어요.”
2번밖에 안했지만 말이야.
“음... 내 친구가 조명설치일을 하거든.”
“조명설치요?”
“그래. 방에 달린 등이나 외벽에 달린 LED 같은 거 설치해. 그런데 이놈이 최근 건물주한테 대금을 못 받아서 힘든 모양이더라고.”
“아. 네...”
좀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하기 힘든 모양이구나.”
“그게 아무래도... 아저씨는 제가 좋아하는 분이니까 했지만 괜히 다른 사람 일에 나서서 좋을 것 없는 능력이라서요. 몇 번 도와줬는데 좋은 말 들은 적이 거의 없거든요. 적은 적대로 생기고.”
“하긴 그렇겠지.”
정말 최면이라면 도와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교단 기여 포인트를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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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텔교
교주 : 한상
신도 : 52명
교단 기여 포인트 : 1,453
헌금 : 1,39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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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가 열심히 전도하는지 신도가 늘어서 교단 기여 포인트가 쌓이는 속도가 늘기는 했지만 아껴야 한다. 언제 어떻게 무슨 일에 얼마만큼 써야 할지 모르니까. 쌓이는 속도가 정해져 있는 만큼 낭비하지 않고 모으면 모을수록 좋은데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낭비하고 싶지 않다.
“음... 그 놈이 사례금을 준다고 하긴 했는데...”
아직 아쉬운지 사례금 이야기를 꺼내는 아저씨. 하지만 사례금 몇 십만 원정도로 내 마음을 돌릴 순 없다. 기본으로 100 포인트가 들어가고 정하는 기한과 벌칙에 따라 추가로 기여 포인트가 소모된다.
“돈만 받을 수 있으면 사례금으로 절반도 줄 수 있다고 하더라고, 상대가 워낙 악질적인 인간이라 돈 받는 걸 거의 포기하고 있나봐.”
절반이라. 절반이라면 몇 백 정도는 되겠지만 그래도 그 정도를 위해 귀한 교단 기여 포인트를 쓸 수는 없...
“밀린 공사대금이 1억 넘는다고 했으니까 사례금도 몇 천쯤 되겠지만... 미안하다. 자꾸 미련이 남아서 말이야. 그냥 못 들은 거로...”
생각을 멈추고 반사적으로 말을 뱉었다.
“도와드릴게요.”
“으응? 아니 힘들면...”
“아뇨, 꼭 하게 해주세요.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분이 있으면 도와드려야죠.”
열정을 가득 담아, 하겠다고 아저씨에게 말했다.
그래. 아무리 기여 포인트가 아까워도 어려운 사람은 도와줘야지. 그게 교단이 하는 일 아니겠어? 비텔님도 사람을 도우라고 이 능력을 준 걸 거야.
“세상에 공사대금을 1억이나 안 주다니. 세상에 그런 인간이 있네요. 그런 인간은 좀 고생해도 괜찮아요.”
“그.. 그러냐?”
“그렇죠. 건물주라면 돈도 많을 텐데 현장일 하는 사람의 돈을 떼먹다니요. 세상에 그런 인간이 어디 있어요. 대체.”
“그렇지. 질이 나쁜 사람인가 보더라고. 친구 놈만 아니라 그 사람 건물 지은 사람들 대부분이 대금을 못 받고 있다고 들었다.”
“무조건 제가 도와드려야겠네요. 제가 최면을 배운 것도 그런 일에 쓰려고 배운 거거든요.”
흠.. 흠흠. .... 절대 돈 때문이 아니다. 정말이다.
***
급했는지 내가 허락하자 그날 저녁 바로 약속이 잡혔다. 처음엔 삼겹살집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내가 술 먹는 걸 별로 안 좋아하니 카페에서 이야기만 나누고 헤어지자고 했다. 잘 모르는 아저씨 둘이랑 술 마시는 게 얼마나 피곤한데.
일이 끝나고 아저씨의 차를 타고 약속장소로 나갔다. 커피 마시며 10분쯤 기다리고 있으니 아저씨의 친구가 도착했다. 그 사람은 나를 보자마자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명구야. 너무 어린 거 아니냐?”
“보자마자 헛소리하지 말고 앉아라. 겨우 부탁해서 데려왔다.”
아저씨 이름이 명구였구나. 꽤 오래 본 사람인데도 이름을 몰랐다. 그냥 아저씨라고만 불러도 불편할 일이 없으니 통성명을 한 적이 없다. 아저씨가 내 이름을 아는 건 감독님이 매번 이름으로 부르니까 그런 거고. 그러고 보니 감독님 이름도 모르네...
“여긴 기우형, 여긴 한상.”
“한상입니다.”
“기우형이오.”
통성명을 하고 자리에 앉았다. 우형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 억지로 끌려나왔든가 내 모습을 보고 신뢰가 가지 않든가 둘 중 하나겠지.
“표정 안 풀래? 나 난처하게 할 거냐?”
“아. 말이 안 되잖냐. 최면술은 무슨 최면술이야. 너 저번에 무당한테 속아서 사업 말아먹은 거 잊었어? 사장님 소리 듣던 니가 지금 왜 운전대 잡고 있는데. 다 그 빌어먹을 무당 때문이잖아. 그런데 이번엔 최면술이냐? 그리고 너무 어리잖아. 저렇게 어린데 뭘 배웠겠어.”
“그럼. 어제 안한다고 하지 왜 한다고 한 거야? 그리고 이럴 거면 나오질 말던가. 어제는 돈만 받아주면 사례금으로 반도 줄 수 있다며.”
“어젠 술 취해서 그런 거고. 여기 나온 건 우리 순진한 친구 속여먹는 놈이 누군지 궁금해서 나온 거다.”
우형의 직설적인 말에 명구 아저씨가 난처해했다.
“한상아. 미안하다. 그냥 가자. 나와라. 집에 데려다줄게.”
아저씨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나가자고 손짓했다.
“어딜 가. 앉아봐. 뭐라고 했기에 우리 명구가 또 속았는지 들어나 보자.”
우형은 자리에 앉아 날 노려보며 이야기했다. 이해는 된다. 말을 들어보면 명구 아저씨는 예전에 무당한테 사기 당한 적이 있는 것 같다. 친한 친구가 무당에 속아 인생이 힘들어졌는데 이번엔 최면술이라고 한다. 그러면 당연히 저런 태도를 보일 것 같다.
저런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내가 5,000만원을 포기할 것 같... 흠흠. 아니지.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을 돕는 것을 포기할 것 같아?
“왜 제가 사기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최면술. 세상에 최면술이 가당키나 해? 최면술로 떼인 돈 받아준다고? 허 참...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아저씨. 이번에 제가 소장님에게 최면을 어떻게 걸었고 어떻게 됐는지 말해주셨나요?”
“... 그래.”
나가자고 재촉하던 명구 아저씨는 내가 우형과 대화를 시작하자 어쩔 수 없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도 사기라고 생각하세요? 겨우 5만원 받겠다고 사기를 쳐요?”
“다음에 큰 거 하려고 그러는 거겠지. 원래 사기는 작은 거부터 시작하는 법이거든.”
“흠... 생각해보세요. 전 계약 사항을 지키라고 최면을 걸어요. 그게 끝이에요. 만약 그렇게 해서 돈을 받지 못한다면 전 아무 것도 받지 않습니다. 일을 성공했을 때만 중개 수수료를 조금 받을 뿐이에요. 여기 어디에 사기가 있어요.”
“착수금 달라고 하겠지.”
“안 달라고 합니다.”
“그럼 식비, 교통비, 숙박비 등 갖가지 명목으로 돈 받아가겠지.”
“안 받아갑니다. 대금을 돌려받기 전까진 한 푼도 안 받아요.”
“... 정말 대금을 못 받아내면 아무 것도 받지 않겠다고?”
“네. 아무 것도요.”
우형 아저씨... 표정이 너무 솔직하네요. 방금 솔깃하신 게 그냥 보였어요. 이 아저씨 표정을 못 숨기네.
“이제 그만해라. 썩을 놈아. 한상이도 더 설득할 필요 없어.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안한다고 하면 저놈 복인거지. 어떡할 거냐. 빨리 결정해라. 한상이한테 미안해서 밥이라도 사 먹여서 보내야 하니까. 시간 끌지 말고.”
우형이 고민하고 있으니 명구 아저씨가 나서서 재촉했다.
“으음...”
“가자. 한상아. 할 생각 없는 모양이...”
“잠깐. 잠깐. 할게. 하면 되잖아.”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명구 아저씨를 우형이 말렸다.
“정말 대금을 받기 전에는 돈 한 푼 안 줘도 되오?”
우형이 날 보며 말했다. 이제 반말은 안하네.
“네. 한 푼도 받지 않겠습니다.”
“좋아. 합시다.”
‘진짜면 대금 받고 한 10%정도 주면 되겠지. 반은 무슨...’
속마음이 들려온다. 허. 이 아저씨가 내 뒤통수를 치려고 하고 있네.
“그럼 명구 아저씨 말대로 대금만 받으면 중개 수수료로 50% 주시는 건가요?”
“50%가 많긴 한데... 뭐 그럽시다. 어차피 포기했던 돈 받는 건데 뭐. 난 자재 값만 받아내도 충분하니까.”
‘역시 어리네. 이런 건 계약서를 적어야하는 거다. 잘하면 돈 안줘도 되겠는데?’
이런 인간이 명구 아저씨 친구라니. 차라리 이런 인간이라 다행이다. 나도 가책 없이 일을 저지를 수 있어서.
악수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우형이 내 손을 마주 잡았다.
“그럼. 제가 대금을 받아내면 50%를 중개 수수료로 주시는 거 약속 하는 겁니다.”
“약속하지. 내가 약속하면 무조건 지키는 사람이오.”
-스킬 ‘약속의 무게’를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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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냥 어리기만 한 인간이 아니라서요. 나름 철저하답니다.
< 49 드디어 찾아온 내일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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