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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더 오크-34화 (34/228)

34 무리구성

전쟁은 끝났다. 우리들은 전쟁에서 승리함과 동시에 평야 끝에 있는 드워프 마을까지 돌격했고 순식간에 마을 안 모든 드워프를 학살했다.

그리고 카록의 축복이 찾아왔다.

“크흐.. 카록이시여.”

수만의 시체 곳곳에 서 있는 붉은 안개에 휩싸인 형제들. 26명의 오크가 동시에 카록의 축복을 받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허공에 천천히 붉은 점이 찍히기 시작하더니 곧 안에 있는 형제의 모습이 희미해질 정도로 안개가 짙어졌다. 곧 사방을 빨갛게 물들여 완전히 감싸는 붉은 안개.

멋지군. 나도 저번에 축복을 받을 때 저런 식이었나.

나도 붉은 안개에 둘러싸였기에 곧 밖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아쉽다. 안개가 흡수되는 순간을 보고 싶었는데. 붉은 안개는 나를 둘러싸고도 더욱 짙어지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나를 향해 모여들기 시작했다. 흡수 되는 것이다.

붉은 안개가 내 몸에 스며들기 시작했지만 뭔가 들어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진짜 안개가 아니라 카록께서 주신 힘이라 그런 건가?

저번에는 당황해서 느끼지 못했던 축복의 순간. 최대한 집중해 내 몸의 변화를 관찰했다. 난 강해지고 있다. 그런 순간을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느끼고 싶다.

꾸득꾸득.

몸이 조금씩 커진다. 살만 불어나는 것이 아니라 근골, 내장 등 모든 것이 함께 커져갔다. 신기하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몸이 커지고 있는데도 변화에 대한 느낌이나 고통 같은 것이 없다. 역시 카록이시다. 오직 그분이기에 가능한 기적이다.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강해지고 있다. 몸 구석구석 힘이 박혀드는 것 같다. 난 강해지고 있다. 우드록, 캄스니에 가까워지고 있다.

온몸을 찌르르 울리는 강렬한 쾌감이 찾아왔다.

강해진다는 것. 명예로운 오크 전사에게 그것 이상으로 기분 좋은 일이 있을까.

-카록의 축복이 내려졌습니다.

빅 오크 전사에서 블러드 오크 전사로 승급했습니다.

스킬 ‘군주의 위엄’을 얻었습니다.

붉은 안개의 흡수가 끝났다. 주변을 봤다. 어느새 수천의 형제들이 축복받은 형제들 주변을 에워싼 채 이름을 연호하고 있었다.

그락카르! 그락카르! 그락카르! 그락카르!

나를 연호하는 형제들도 있다. 이런 함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니. 강해지는 것에 너무 심취해있었다.

붉은 안개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몸을 살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붉은색이었다. 피부색이 변해 있었다. 녹색이었던 피부가 연한 빨간색으로 변해이었다.

피를 닮은 색이라.

“크흐..”

마음에 듭니다. 카록이시여.

구와아아아아아악!

형제들의 목소리를 뚫고 나와 장내를 뒤덮는 강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엠그엔이다. 살아있었군. 엠그엔. 그 또한 축복을 받았는지 덩치가 꽤 커져 있었다. 저 정도면 우드록보다 조금 작은 정돈가? 캄스니보다는 많이 작다. 피부색은 그대로 녹색이군. 축복을 받은 다른 형제들을 살펴도 피부색이 변한 것은 나 혼자다.

“크흐..”

난 특별하다는 증거다. 카록께서 주시하고 특별함을 부여해주신 거다.

카아아아아아아악!

구워어어어어어억

축복을 받은 형제들이 하나 둘 엠그엔을 따라 고함을 질렀다. 내가 빠질 수 없지.

“쿠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억!”

***

한차례 승리의 함성을 지른 후 엠그엔이 나서서 장내를 수습했다. 캄스니가 죽은 지금 가장 덩치가 큰 자는 엠그엔이었다. 그는 애초에 나보다 덩치가 컸었으니까. 축복을 받은 후에도 나보다 조금이지만 더 컸다.

일단 그 자리에서 식사를 했다. 전투 전엔 굶기 때문에 형제들 대부분이 굶주린 상태였다.

까드득.

드워프 고기는 꽤 별미였다. 단단한 뼈와 육질. 큰 뿔 누의 앞다리 비슷한 강자의 음식이다. 괜찮군.

식사가 끝나고 전부 짊어질 수 있을 만큼의 장비와 드워프 시체를 챙겨서 부락으로 돌아갔다. 8,000명이나 되는 형제가 있었다. 한 명당 2명 정도의 드워프 시체와 장비를 들면 되었기에 전리품을 챙기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마을에 있는 광물이나 장비들이 꽤 무겁긴 했지만 부피가 작기에 문제없다. 우리 오크는 힘은 넘쳐나니까. 전리품을 전부 옮기지 못하는 것은 부피가 커서이지 힘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부락이다!”

“드디어 돌아왔다!”

그래도 무거운 짐을 들고 며칠간 이동하는 건 꽤 힘들었는지 부락이 가까워지자 형제들이 즐거워했다. 승리와 복귀를 알리는 8,000 형제의 함성이 터졌고 부락에서 작지만 환영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난 곧바로 캄스니의, 아니 이젠 엠그엔의 부락이군. 엠그엔의 부락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소문난 장인 형제를 찾아갔다. 이 부락은 기형적으로 전사가 많고 암컷과 장인이 부족하다. 그래서 암컷과 장인에게 용건이 있다면 빨리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난 강자니까. 어떤 형제보다도 먼저 장인 형제를 찾아갈 수 있었다.

“더 단단한 도끼가 필요하다. 형제.”

드워프의 장비와 광물을 장인 형제의 천막 한쪽에 던져두곤 양손도끼와 쌍도끼를 내밀었다. 세 개의 도끼 모두 날이 상해있었다. 양손도끼를 사용하다가 중간에 던져버려서 쌍도끼를 들고 싸웠는데 전쟁이 끝나고 보니 상당히 망가져 있었다.

역시 드워프의 장비는 질이 뛰어나다. 그렇다고 내가 쓰기엔 너무 작으니 그걸 재료로 내 도끼들을 강화해달라고 하는 수밖에 없다.

“좋은 전리품이다. 그리고 강한 형제군. 최선을 다하겠다. 형제. 내가 만든 무기를 형제처럼 강자가 써준다면 그 이상의 영광은 없지.”

“얼마나 기다리면 되나.”

장인 형제는 내 도끼 세 개를 신중하게 살폈다.

“좋은 무기다. 실력 좋은 형제가 만든 것이 틀림없다. 내가 이런 무기들을 처음부터 만든다면 4달도 모자라겠지만 이미 완성된 무기를 강화하는 것이니 한 달이면 된다.”

“한 달. 알겠다. 한 달 후에 오겠다. 형제.”

그리고 내가 가져온 드워프의 전리품 중 작지만 쓸 만한 도끼 하나를 들고 나왔다. 전사가 무기 없이 돌아다닐 수는 없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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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카록의 시야(1단계)

비텔의 귀(1단계)

불가사의한 힘

착취하는 손

군주의 위엄

스킬 목록 열람

교단스킬

세력 현황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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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지?

“그락카르! 함께 사냥 갈 텐가?”

“아니. 지금은 힘들겠군.”

저번 전투 후 유난히 친해진 엠그엔이 같이 사냥가자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그와 함께하는 사냥은 즐겁지만 그보다 갑자기 눈앞에 보이기 시작한 뭔가가 우선이다. 왜 보이는 거지?

“나랑 같이 있어주려는 건가? 기쁘다.”

함께 있던 암컷이 착각하고 기뻐했지만 정정하진 않았다. 인기 있는 수컷이 되려면 상황에 따라 말을 하지 않기도 해야 하지. 우드록 부락에서 만났던 이르크 못지않은 단단한 근육과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진 좋은 암컷이다.

잠깐 암컷과 대화해주고 다시 눈에 보이는 것으로 신경을 돌렸다.

으음... 봐도 모르겠다. 도대체 뭐지? 그림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야.

......

........

..........

모르겠다. 신경 끄자.

“형제! 같이 가자!”

그냥 사냥가야겠어.

***

“쿠워어어어어어억!”

또 한 무리의 형제들이 부락을 떠났다. 부락을 떠나는 형제들의 무운을 비는 고함을 질러주었다. 별 수 없다. 이미 예정된 상황이다. 부락에 비슷한 강자들이 너무 많다. 엠그엔이 가장 크긴 하지만 다른 강자들을 이끌 만큼 독보적으로 강하지 않다.

1,500~2,000명 정도의 부락을 이끌던 우드록보다도 작은 덩치를 가지고 있는데 전사만 8,000에 달하는 무리를 이끌 수 있을 리 없다.

축복을 받아 대전사급의 전사가 되었던 26명의 형제 중 14명이 떠났다. 그리고 그들을 따르는 일반 형제 3,000명도 같이 떠났다.

형제들을 배웅하고 바로 장인을 찾아갔다.

“도끼는 아직인가?”

“부락을 떠나려는 모양이군. 형제.”

장인 형제는 나의 마음을 바로 알아챘다.

“엠그엔이 강하긴 하지만...”

“그대를 이끌기엔 약하지.”

엠그엔은 분명 나보다 덩치가 크다. 하지만 우드록이나 캄스니에게서 받았던 압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강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거다. 왠지 싸우면 이길 것 같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엠그엔은 정말 좋아하는 형제지만 나보다 약하다는 느낌이 드는 형제를 따를 수는 없는 법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전쟁. 벌써 몇 주가 지났다. 좋은 암컷, 강한 형제와 함께하는 사냥. 둘 다 즐겁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투에 비할 바는 아니다.

전투를 하고 싶다. 수백, 수천의 적에게 돌진해 도끼를 휘두르고 싶다. 적의 머리를 부수고 적의 피로 몸을 적시고 싶다.

하지만 이곳에 있으면 적어도 몇 달은 전투다운 전투를 할 수 없을 것이다. 부락이 안정될 때까지는 엠그엔이 하고 싶어도 전쟁에 나설 수 없을 테니까. 그저 식량 조달을 위한 사냥이나 작은 규모의 전투 정도만 할 수 있겠지.

그래서 떠나고 싶다.

“이틀을 다오. 그 안에 어떻게든 완성시켜 두겠다. 형제”

“고맙다. 형제.”

“크르... 고맙다니. 영광이다. 형제.”

그러고 보니 난 항상 장인 형제에게 ‘고맙다’고 하는군.

***

장인 형제는 약속을 지켰다. 나는 그에게서 더욱 단단하고 날카로워진 도끼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엠그엔에게 부락을 떠나갔다고 통보했다.

“그렇군. 알겠다. 형제.”

엠그엔은 예상했다는 듯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이미 이틀 사이에 셋의 대전사 형제가 더 떠나 나까지 대전사는 9명만 남았다. 이제 내가 떠나니 8명만 남겠군. 얼마나 더 떠날까. 떠나는 건 어쩔 수 없다. 현재 엠그엔의 강함이 그 정도인 것이니까. 엠그엔은 좋은 형제지만 좋은 족장은 아니다. 좋은 족장은 강한 족장이다.

지난 3년간 떠돌며 보아온 족장들을 생각하면 엠그엔은 약 1,000명 규모의 부락에 어울리는 족장이었다. 보통 그런 규모의 부락 대전사의 수는 1명. 그래도 남아있는 8명의 대전사급 형제들은 이번에 대전사가 된 형제들이니 경험을 쌓을 동안 엠그엔의 부락에 남을 지도 모른다.

공터로 향했다. 그리고...

“쿠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억!”

고함쳤다.

나를 뽐내는 것이다. 내가 이만큼 강하니 날 따르고 싶은 형제가 있으면 찾아와라. 이런 뜻이다. 전쟁은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형제들이 함께 해야 가능한 것이 전쟁이고 함께하는 형제의 수가 많을수록 더욱 규모가 크고 강렬한 전투를 치룰 수 있다. 이제까지 떠난 대전사 형제들도 자신을 뽐냈고 그들을 따라 2~300명의 형제가 함께 떠났다.

나를 따라올 형제들은 몇이나 될까.

많이 따르면 좋겠다. 그래야 더 강한 적과 싸울 수 있을 테니까.

천천히 부락 밖으로 걸었다. 형제들이 하나둘 자신의 무기를 들고 뒤에 붙었다. 식사 중이었는지 고기조각을 문 채 허겁지겁 달려오는 형제도 있었다.

“크흐..”

기분 좋은 일이다. 식사까지 팽개치고 날 따라오는 형제라니. 나를 따르기로 애초에 결정하고 있었다는 뜻 아닌가.

엠그엔과 남은 형제들의 함성이 들려왔다. 그들의 축복을 받으며 나와 날 따르는 형제들은 부락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세력이 형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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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락카르의 무리

우두머리 : 그락카르

무리 구성원 : 73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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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알 수 없는 것들이 보인다. 그리고 동시에 힘이 더 강해진 느낌이다. 왜 그런 거지?

-군주의 위엄 : 세력 형성 시 세력의 크기에 따라 군주와 구성원의 신체능력을 향상시켜준다.

현재 9% 향상 적용 중.

또 다시 알 수 없는 게 보인다.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그냥 카록께서 힘을 더해주신 거겠지. 깊게 생각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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