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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탑(3) (155/183)

172화. 태양의 탑(3)

발전소 건설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일반적인 화력이나, 수력, 원자력 발전소에 비하면 상당히 심플한 구조였기 때문에, 태양광 반사판의 수가 많다는 것을 제외하면 전체 시설물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었다.

그래서 건설과정도 사막이라는 환경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

***

아사달 시청, 이성우 시장의 집무실.

“이제 태양열 발전탑 1호기는 완공인가요?”

“예,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겁니다.”

“이제, 전력난도 좀 해소가 되겠네요.”

진석도 이성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오아시스 도시의 전력 사정은 그동안 상당히 불안정한 편이었다. 처음에 인구가 적을 때 효율적으로 사용하던 태양광 집열판들은, 도시가 커지면서 한계를 드러냈고, 이후에는 어쩔 수 없이 소규모 화력발전시설을 이용해 부족한 전기를 채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태양열 발전탑이 속속 건설되면서, 이제 전력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도시의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고속도로도 많이 완성된 것 같더군요, 아사달 옆을 지나는 구간은 이미 완공되었지 않습니까?”

“예, 그렇기는 한데, 도로공사는 구간을 나누어서 공사 중이라, 다른 곳이 완성되어야 본격적인 데저트 하이웨이가 개통할 수 있을 겁니다.”

고비 사막을 관통하는 데저트 하이웨이의 내부 구간은 이미 거의 완성단계였다. 아사달과, 각각의 오아시스 도시들을 연결하는 작은 도로들은 거의 완성되어서, 남고비 순환 도로라고 불리는 데저트 하이웨이의 일부 구간은 이미 개통 중이었다.

하지만, 남고비와 중국, 몽골, 북한, 러시아, 중앙아시아, 아시안 하이웨이 등으로 연결되는 도로의 본선은 아직 공사 중이었다.

“하지만, 조만간 완공되겠죠?”

“그렇습니다, 늦어도, 2달내로 남고비 순환도로와, 데저트 하이웨이 본선이 연결될 겁니다. 그러면, 중국이든, 러시아든, 차를 몰고 갈 수 있는 거죠. 물류의 이동도 더 쉬워지고, 본격적인 농산물 수출도 가능할 겁니다.”

지금도 아사달과, 오아시스 도시들에서 생산된 과일이나 일부 곡물들이 한국이나, 중국, 일본 등으로 수출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고비 사막지대를 빠져나가는 방법은 달란자르가드를 통해 몽골로 가는 방법뿐이었다. 거기서 다시, 중국으로 가는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다 보니,

시간적으로도 손해가 많고, 여러 가지 통관 절차의 문제가 생기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직접 외국으로 갈 수 있는 도로가 생길 것이다.

“중국 쪽 국경 지대에, 출입국 게이트가 생길 거라던데요?”

“예, 아무래도, 중국은 몽골과는 다른 나라니까요. 도로가 국경을 넘는 지점에, 통관 절차를 위한 시설이 필요할 겁니다. 중국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더군요.”

진석의 말처럼, 최근에 중국 정부는 진석이나, 남고비의 오아시스 도시들에 굉장히 우호적이었다.

“사실, 저한테도 중국에서 연락이 많이 옵니다.”

“이성우 시장님에게도 말입니까?”

“이진석 사장님에게도 접촉이 좀 있다면서요?”

“예, 그렇죠.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사막 개발에 관심이 많아요. 내몽골 쪽의 고비 사막 상황이 심상치가 않거든요.”

“그러게 말입니다. 듣기로는, 고비 사막이 중국 북동부로 점점 확장되고 있다더군요. 중국 정부도 자체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힘들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하지만, 몽골처럼, 중국이 개발권을 내어 줄 것 같지는 않은데요.”

“그렇다고 봐야죠. 하지만, 몽골 수준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이익을 보장해주는 조건을 걸 수는 있을 겁니다.”

“그럴 수도 있죠.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

“참, 지난 번에 말씀드린, 공항 문제는 어떻게 됐습니까?”

“예, 그 문제라면, 타르한 대통령에게 승인을 받았습니다.”

“음, 다행이네요.”

아사달의 한국인들에게는 전부터 숙원 사업이 하나 있었다. 바로, 공항이었다. 아사달에는 많은 한국인 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었는데, 대부분은 혼자 일을 위해 온 사람들이었고, 가족이 있는 한국에 주기적으로 돌아가야 했는데,

아사달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이 울란바토르였던 것이다. 그래서 아사달에 공항이 생기면, 직항 노선도 생길 것으로 기대를 하고, 전부터 공항 건설을 요청하는 민원이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항공기가 이착륙을 해야 하는 공항, 특히 한국과의 직항노선은 국제노선이라, 출입국 관리 문제도 있고, 복잡한 행정절차로 몽골 정부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결국, 진석이, 데저트 하이웨이 개통식에 타르한 대통령을 초청하러, 울라바토르의 대통령궁을 방문해서 그 문제를 담판을 짓고 나서야, 몽골 정부의 허가가 나게 되었다.

“타르한 대통령도 개통식에 오는 거죠?”

“예, 몽골 정부에서도 큰 기대를 갖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렇겠죠. 몽골 입장에서도, 고비 사막을 관통하는 길이 중국으로 열리면 여러 가지 메리트가 있을 겁니다. 거기에 아사달에 공항도 생기면, 한국으로 가기에도 좋겠군요. 직항로도 생기는 거겠죠?”

“물론입니다. 항공사와 논의를 해야겠지만, 마침, 송도에 제이에스 본사 있으니까요. 인천과 아사달 직항로를 연결해서 제이에스 그룹의 직원들의 수송만 해도 직항편을 개설할 수준은 될 겁니다.”

“일이 착착 진행된다는 느낌입니다. 발전소에, 고속도로, 거기에 공항까지, 점점 현대적인 도시가 되어 가고 있어요.”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지만 말이죠.”

***

데저트 하이웨이 본선, 개통식.

“KBC, 박소담 기자입니다. 여기는 몽골 남부의 남고비라는 곳인데요. 몽골 공화국의 남부지역과 고비 사막이 만나는 지역입니다. 보시다시피, 사막의 모래가 보이는 그런 전형적인 사막기후 지역입니다.”

카메라는 황량한 모래 사막을 보여주다가, 장면이 전환되며, 수박과 멜론이 자라는 농경지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런 사막의 모래땅에, 한국기업, 제이에스 그룹이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사막에 나무가 자라고, 물이 가득한 오아시스, 그리고, 쌀과, 수박도 재배가 됩니다. 포도가 주렁주렁 열리는 나무들도 보이고요. 도저히 사막 한가운데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이곳, 바로, 한국기업이 개발한 사막의 파라다이스, 사막의 도시 아사달입니다.”

카메라는 다시, 진석과 박소담 기자를 비추어주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KBC 박소담입니다. 옆에는 바로 이 사막의 기적의 주인공, 제이에스 그룹의 이진석 사장님을 모셨는데요.”

“예, 이진석입니다.”

“나이가 상당히 젊으세요. 그래서 회장님이라는 호칭도 안 쓰신다고 하던데요?”

“예, 저는 그저 사장이 좋습니다. 호칭이 중요하지도 않고, 회장님은 뭔가 일선에 물러난 느낌이라, 저는 아직도 현장을 뛰어다니고 있거든요.”

“와, 아주 에너지가 넘치시는 CEO이신데, 오늘이 데저트 하이웨이의 개통식 날이죠?”

“그렇습니다. 데저트 하이웨이는 말 그대로, 사막을 관통하는 고속도로인데요. 그동안, 사람들이 고비 사막에 막혀, 몽골과 중국 사이에 하나의 교통의 공백이 있었거든요.”

“사막이 가로막아서, 현실적으로 우회해서 다녀야 했는데, 좀 더 거리가 단축되는 효과가 있겠네요?”

“예, 거리 단축이라는 효과도 있고요, 그 외에도, 몽골 남부의 고비 지역이 많이 개발이 되면서 특히 농업 생산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이런 농작물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테고요. 더 멀리는 한국이나 일본, 동남아시아까지, 또 중앙아시아도 마찬가지고요. 시장이 크게 확장되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그에 따라서, 이곳 아사달도 많이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는데요. 와서 취재를 하다보니까, 신기한 것들이 많습니다. 특히 태양열 발전탑이라는 게 인상적이더라고요.”

방송 화면은 다시, 태양열 발전탑을 찍은 녹화 화면으로 전환되고 있었다.

“이진석 사장님, 한국에서 태양광 발전 시설은 많이 본 적이 있는데 발전탑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예, 좀 다른 개념이죠. 한국 가정에서도 농촌이나, 전원주택에 흔히 있는 태양광 집열판은, 그 패널 안에서 자체적으로 빛을 열로, 열을 다시 전기로 바꿔주는 시설인데요. 간단하게 전기의 생산과정을 다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규모 자체가 작은 장치다 보니까, 대규모의 전력 생산은 오히려 비효율적인 문제가 생깁니다.”

“음, 그렇군요.”

“그에 비해서 지금 시청자분이 방송 화면으로 보시는 태양열 발전탑은, 저 중앙에 탑으로 주변의 반사판들이 태양광을 모아주게 되고, 그렇게 한곳에 집중된 태양광이 탑의 물을 끓이는 겁니다. 마치 화력발전소에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고, 그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음, 그러니까, 화력이든, 수력이든, 터빈을 돌리는 게 전력 생산의 핵심인데, 이 태양열 발전탑도 원리는 같군요?”

“그렇습니다. 단순한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죠. 마치, 사막을 가로지르는 데저트 하이웨이의 직선적인 단순함이 가장 효율적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태양열 발전탑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전력을 생산해서 그런지, 아사달에 건물들에 들어가 보면, 에어컨이 다들 빵빵하게 돌아가고, 굉장히 시원해요. 그래서 사막이지만 더워서 힘든 건 잘 모르겠어요.”

“하하,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아사달로 이주하고 싶어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텐데, 사막이라고 하니까, 뜨겁고, 덥고, 미리 겁먹는 분들이 많은데, 여기 방송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제 많이 개발이 되어서, 서울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안 그런가요? 박소담 기자님.”

“예, 맞습니다. 아사달은, 지금 데저트 하이웨이가 개통하면서, 교통도 좋아졌고, 좀 있으면, 아사달 국제 공항도 개항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또 한국의 인천과 직항 노선도 운행이 될 예정이고요. 그리고 이곳은 지금 태양열 발전소가 계속 또 건설 중이라, 전기 공급이나 통신 이런 설비들도 굉장히 우수하고, 무엇보다, 제이에스 그룹이 한국에서 이주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집과, 상가도 무상으로 분양할 거라는데 맞습니까? 사장님.”

“하하, 예. 지금 이곳 사막의 도시 아사달은 막, 건설되고 발전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그래서 특히 젊은, 꼭 젊은 분은 아니어도 되겠네요, 아무튼,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집도 주시는 거죠?”

“아, 그렇죠. 가장 중요한 건데, 한국에서 이주를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무상으로 주택을 분양해 드립니다. 상당히 좋은 집이고요. 필요한 상가도, 임대료를 10년 이상 면제해주는 혜택도 드리고 있으니까. 다양한 사업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이 아사달로 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와, 집도 공짜, 상가도 공짜라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와 보니까, 이곳도 너무 괜찮아요. 무슨 휴양지 느낌도 있고, 또 더우면, 건물로 들어가면 굉장히 시원합니다. 그리고 사막이라 건조해서 햇볕이 뜨겁기는 해도 습하지가 않아서 그렇게 덥지가 않다는 점, 이렇게 현지에서 직접 생생하게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제이에스 그룹의 이진석 사장님 모셔서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저는 박소담이었습니다. 서울 나와주세요.”

카메라는 서울의 스튜디오를 비추었다.

“휴우, 생방송이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잘하셨는걸요.”

“하하, 그런가요? 박 기자님이 잘 리드한 덕분이죠.”

“와, 그런데, 집이 공짜라니 저도 이주하고 싶어져요.”

“박 기자님이요?”

“예, 서울에서 전세로 사는데, 주인이 자꾸 전세를 올려달라고 해서, 너무 힘들어요. 이참에 저도 아사달에 올까 봐요. 오면 집 공짜로 주시는 거죠?”

“하하, 이주민들에게는 언제나 무상으로 주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누구라도 환영입니다.”

생방송 인터뷰를 마치고는, 데저트 하이웨이의 개통을 축하하는 행사가 있었다. 몽골의 타르한 대통령도 참석한 성대한 행사였고, 타르한 대통령과 진석이 나란히 도로의 개통을 기념하는 리본을 컷팅하며 행사는 절정에 이르렀다.

데저트 하이웨이와, 태양열 발전탑, 그리고 아사달의 국제공항까지, 아사달의 모든 영역에서 빠르게 발전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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