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pilogue (10/13)

epilogue

Niccolo Paganini 24 Caprices

No.24 a minor Tema con variazioni. Quasi presto

가단조 주제에 의한 변주곡. 거의 프레스토처럼

비행기가 과속한 덕분에 예정 시간보다 25분 빠르게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심사와 짐 찾기도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나 일찍 게이트를 빠져나가면서 온정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Dan’을 누르려는데 어디선가 다다다 뛰는 소리가 들렸다. 별생각 없이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 돌리는 순간, 대니얼의 품으로 딸려 들어갔다.

“누나!”

“댄!”

온정이 캐리어 손잡이를 놓고 대니얼을 끌어안았다.

“아아아, 누나!”

몸이 터질 것만 같았다. 대니얼이 이렇게 힘이 셌었나 싶을 정도로 팔 힘이 강했다.

“언제 왔어요?”

“두 시간 됐어.”

“네? 두 시가…….”

거기서 온정은 입이 막혔다. 잡아먹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격렬한 키스에 다리가 풀리는 기분이었다. 숨이 막힐 즈음이 되어서야 대니얼이 입을 떼고는 온정의 볼을 감싸고 눈을 맞췄다.

“하루에 한 살씩 나이 먹었어.”

“그래도 나보다 아직 두 살 적어요.”

“그 정도는 유지해야지. 나, 누나라는 호칭 좋거든.”

온정이 대니얼의 볼을 감싸고는 입에 쪽, 쪽, 하고 입을 맞췄다.

“그런데 연주회 전날 이렇게 돌아다녀서 어떡해요?”

“감정 제대로 북돋아지고 있는데, 뭐. 내일 아마 끝내줄 거야.”

“기대돼요.”

대니얼의 표정이 더 밝아졌다.

“그럼 우리 이제 어디로 가요?”

“호텔 나 묵는 방. 누나 냄새 맡고 싶어.”

온정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온정이 캐리어의 손잡이를 잡자 대니얼이 온정의 손을 쥐고 발짝을 뗐다. 그런데 대니얼의 옆에 젊은 여자가 따라붙었다. 온정이 멈칫하자 대니얼이 나직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 내 담당자라는데, 얼굴 보는 건 도착했던 날 이후로 오늘이 두 번째야. 연습 갈 땐 차만 보내 달라고 했거든. 연주 홀에도 사람 있으니까. 오늘은 공항에 혼자 택시 타고 올 생각이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바로 쫓아와선 난리를 치더라고. 자기 잘린다면서. 어쩔 수 없이 같이 왔어.”

“그랬어요?”

온정이 쳐다보니 정면만 바라보고 똑바로 걷는데, 꽤 예뻤다. 어쩐지 가슴이 서늘해졌다.

“그래도 이름 정도는 알아야죠.”

“뭐 하러. 누나가 누군지는 말해뒀으니까 깍듯하게 할 거야.”

“누구라고 했는데요?”

“약혼녀라고. 결혼할 사람이라고.”

온정이 웃음을 터뜨렸다. 여전히 서늘한 가슴 한가운데로 한 줄기 훈풍이 지나갔다.

“혹시 한국어 할 줄 알아요?”

“안녕하세요, 그 말만 안대.”

“그럼 나 댄하고 별말 다 해도 되는 거예요?”

“응. 그리고 우리 룸에 들어가면 내일 리허설 전까지는 볼 일 없어.”

“알았어요.”

밖으로 나서니 리무진이 다가왔다. 대니얼과 온정이 뒷좌석에 자리를 잡는 걸 확인한 젊은 여자가 조수석에 앉자마자 고개를 뒤로 돌려 온정을 빤히 쳐다보았다.

“I’m please to meet you.”

만나서 반갑다는 인사에 온정이 자동으로 대꾸했다.

“Likewise.”

“I’m Cheyenne.”

‘샤이엔. 이름이 예쁘네.’

“I hope you had a good trip.”

온정이 대답하려는데 대니얼이 입술로 온정의 입을 또 막았다. 입술을 찍어 눌린 채로 웃자 대니얼이 속삭였다.

“신경 쓰지 말라니까?”

“인사는 받아야죠.”

“응. 그러니까 이젠 됐어. 나만 쳐다보면 돼.”

“알았어요.”

대니얼이 온정의 어깨에 이마를 대고는 온정을 옆에서 끌어안았다.

“살 거 같다.”

“그새 조금 말랐어요.”

“응. 나 정말 죽는 줄 알았어. 전화로는 반도 안 되게 전해졌을걸?”

온정이 대니얼의 손을 토닥토닥했다. 그러다 “아!” 하고는 물었다.

“킹은 오셨어요?”

대니얼이 소리 내서 웃기 시작했다.

“왜 웃어요?”

“누나 모습 보이기 직전에 제이슨이 전화했었어. 다른 때는 나하고 상관없이 자기들끼리 다니는데, 이번에는 킹하고 같이 온다고 특별히 연락했나 보더라고.”

“그래서요?”

“막 내렸대. 그러면서 어디냐고 묻는 거야. 공항이라고 했더니 킹 마중 나온 줄 알고 엄청 놀라더라고. 그래서 아니라고, 기대할 걸 기대하라고 딱 끊는데 누나가 나타난 거지.”

온정이 피식했다.

“아마 제이슨은 대강 짐작할 거야. 내가 직접 공항에 마중 나온 사람이 누구인지.”

“영광이네요.”

“내가 더 영광이야. 나 보러 여기까지 와줬잖아.”

그러는 동안 리무진은 싱가포르의 도심을 부드럽게 가로질렀다. 잠시 창밖을 확인하던 온정이 백미러를 통해 샤이엔의 눈과 마주쳤다. 바로 돌아가는 눈.

온정이 ‘흠!’ 하고는 자신에게 밀착해있는 대니얼을 가만가만 쓰다듬었다. 그러자 대니얼이 몸을 기울여선 온정의 다리에 머리를 얹고 허리에 팔을 둘렀다. 언뜻 보기에도 불편한 자세였지만 온정은 내버려 두었다.

“누나.”

“네.”

“진심으로 내일, 내일모레, 끝내주게 연주할 수 있을 것 같아.”

“네.”

대니얼이 “참!” 하고는 고개를 들었다.

“자리 맡아놨어.”

“자리요?”

“응. 맨 앞줄 가운데 자리.”

“그게 돼요?”

“응. 여기 오자마자 내가 그것부터 조정했거든.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어.”

“킹 옆자리기라도 해요?”

댄이 몸을 일으켰다.

“그걸 어떻게 알았어?”

“하하하하!”

“누나 웃네?”

“그게 뭐가 문제에요. 상관없어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니얼이 온정의 입술에 키스를 퍼부었다.

입술을 떼고 온정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대니얼의 머리카락을 사락사락 넘겨주며 온정이 입꼬리를 올렸다.

“머리가 아주 예뻐졌어요.”

“그래?”

“네. 요 정도로 계속 다듬으면 되겠어요.”

“안 길러도 돼?”

“다시 기르고 싶어요?”

“아니. 없이 살다 보니까 너무 편해서.”

“그럼 됐네요. 연주회 일정 때는 숍에서 말끔하게 다듬어야겠지만, 평소에는 내가 살짝살짝 만져줄게요.”

“누나가 직접 만져준다고?”

“네. 짧을수록 손이 자주 가거든요.”

“할 줄 알아?”

“예전에 훈정이 부상당해서 집에 있을 때 바리캉 좀 휘둘러봤네요. 긴 머리를 짧게 하는 건 못해도 이미 짧은 상태를 비슷하게 유지시키는 건 웬만큼 해요.”

“허! 누나는 못 하는 게 뭐야?”

“하하하하!”

그러는 동안 리무진이 호텔 앞에 도착했다. 두 사람이 내리자 샤이엔이 따라 내려 다가왔다.

“Mr. Daniel Do.”

대니얼이 온정을 막아섰다.

“See you tomorrow.”

그러고는 바로 온정의 캐리어를 챙겨선 온정을 데리고 호텔 안으로 향했다.

“댄.”

“정말 질색이야. 다음부터는 강 실장님 같은 사람을 담당자로 해달라고 계약서에 못 박아야겠어.”

“무슨 일 있었어요?”

“그냥 싫어. 너무 진해.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무시하면서 지내왔는데, 이번엔 힘들어. 너무 역해.”

온정은 놀랐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소름 끼쳐 하는 것으로 보였다. 일단 온정은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그런데요, 댄.”

“응?”

“내가 댄 에이전트 되면 킹한테서 룸 결정권도 받아올 수 있어요?”

대니얼이 몸을 휙 돌려선 온정을 쳐다보았다.

“지금 우리 가는 룸, 너무 과해요. 공간에 체하겠어요. 그런 데서 계속 자다가는 없던 속병도 생기겠어요.”

대니얼의 눈동자가 화등잔만 해졌다.

“결정했어?”

“네.”

“정말 하기로?”

“네.”

대니얼이 온정을 와락 끌어안고 빙글빙글 돌았다. 그러다 멈추고 대답했다.

“당연하지. 나도 계속 싫었어. 그 넓은 데 혼자 있다 보면 꼭 낯선 도시에 혼자 낙오된 기분 들었거든. 그나마 오디세이에선 누나가 있었으니까 견뎠지, 나도 그런 데서 자는 거 진짜 싫어.”

맞춤한 표현에 온정은 감탄했다.

“하지만 서른 살 되기 전까지는 킹이 하라는 대로 하기로 약속했다면서요.”

“알 게 뭐야. 계약서 쓴 것도 아닌데.”

“그래요?”

“응. 엎어. 누나가 도와주면 엎을 수 있어.”

“알았어요.”

대니얼이 온정을 부서질 듯 부둥켜안으며 입술을 겹쳤다. 온정도 기꺼이 화답했다.

***

갖은 체액으로 끈적끈적해진 몸에 얇은 배스로브를 두르고 발코니에 섰다. 몸의 열기 때문인지 야외의 열기가 외려 시원하게 느껴졌다.

“누나.”

고개를 돌아보니 알몸의 대니얼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뭐 마실래?”

“시원한 탄산수 부탁해요.”

“난 그거 목 따가워서 못 마시겠던데.”

“목 따가우려고 마시는 거예요.”

“푸하. 기다려. 금방 갖고 갈게.”

“네.”

다시 시선을 밖으로 돌렸다. 53층이라는 높이가 피부에 와 닿았다.

‘이번까지만 이런 데서 묵는 거야. 다음부터는 마음이 안정될 수 있는 데로.’

마음 같아서야 당장이라도 룸을 옮기고 싶었다. 총 공간의 10분의 1 정도밖에 사용하지 않는데, 도대체 왜 여기 있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 어쩌다 한 번 묵는 거라면 모를까, 호텔 생활이 잦은 대니얼로서는 굳이 이럴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대니얼의 아버지 준수가 직접 챙긴 숙소였다. 게다가 그가 근처의 다른 호텔에 묵고 있기까지 했다. 모든 면에서 룸 변경은 예의가 아니었다. 대니얼에게 수행원을 붙이지 못하는 대신 연주 여행 때 묵을 숙소만큼은 자신의 뜻대로 골라야 직성이 풀린다는 그를 무안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말로는 반부친연대 어쩌고 했으나, 그를 부정할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래서도 안 될 일이었다.

‘정식으로 계약서 내밀고 차근차근 하는 거야.’

그때 대니얼이 온정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탄산수를 내밀었다.

“누나랑 있으니까 정말 좋아.”

“연주회 전날에 정신없게 만들어서 미안해요.”

“그런 거 없어. 누나는 그냥 있기만 하면 다 돼.”

온정이 대니얼의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추고는 환하게 웃었다.

“인수인계가 생각보다 오래 걸렸어요.”

“언제 결정했어?”

“댄 떠난 날에요.”

대니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

“충동적이라는 걱정도 들긴 했는데, 그러면 또 어때 싶더라고요.”

솔직히 인생사의 많은 부분이 충동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온정의 생각이었다. 다만 그 충동을 바로 실행하느냐, 묵혔다 실행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말이다. 아울러 바로 실행했다고 반드시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묵혔다 실행했다고 반드시 만족스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며, 후자의 경우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기회까지 날아가는 몹쓸 결말도 종종 생긴다고 말이다.

온정이 예쁘게 생긴 병을 쳐다보았다.

“이 탄산수 말이에요. 톡 쏘는 맛을 느끼려면 뚜껑을 따자마자 마셔야 해요. 그냥 두면 시간이 지날수록 탄산수로서의 가치가 떨어져요. 이번 일이 나한테 탄산수였어요. 그래서 그랬어요.”

그러곤 병을 대니얼의 이마에 살짝 대며 “톡!” 하고는 거침없이 마셨다.

대니얼이 온정의 어깨에 고개를 얹었다.

“누나는 옳은 말만 해.”

“고마워요.”

대니얼이 고개를 마구 비볐다.

“누나 냄새.”

온정이 대니얼을 빤히 쳐다보았다.

“많이 힘들었어요?”

“응. 전엔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어.”

온정이 몸을 돌려 대니얼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내가 아이디어가 있어야 계약한다고 했던 말 기억해요?”

“당연히 기억하지.”

“연주회 끝나고 그 아이디어에 대해서 나하고 상의해요.”

대니얼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이디어 나왔어?”

“네. 조금씩 느낌만 있던 건데, 구체화해봤어요.”

“누나 진짜 끝내준다.”

“하지만 댄의 동의가 있어야 진행할 수 있어요.”

“무조건 동의지. 누나가 하라는 건 다 할 수 있어.”

온정이 부드럽게 웃었다.

“그래도 상의는 해야 해요.”

“응. 귀담아들을게. 그런데 미리 귀띔해주면 안 돼? 궁금해 죽겠어.”

“연주에 집중해야죠.”

“무대에 서면 저절로 집중돼. 게다가 누나가 앞에서 나 봐줄 거잖아.”

“그래도 연주회 끝나고 나서 느긋하게 이야기해요.”

대니얼이 온정을 껴안았다.

“알았어. 그럴게. 와, 설레. 그럼 나 앞으로 유명해지는 거야?”

온정이 웃음을 터뜨렸다.

“내 생각엔 그래요. 하지만 움직이는 건 댄이니까요.”

“누나가 하라는 대로 움직인다니까?”

“믿어줘서 고마워요.”

온정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대니얼이 믿는다고, 자신이 하라는 대로 다 한다고 하지만,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어쩌면 대니얼의 아버지 준수와 격렬하게 충돌할 수도 있었다.

‘그래도 댄. 난 확신해요. 유명 이런 걸 떠나서 당신 정말 빛날 거예요.’

온정이 대니얼의 손을 잡고 실내로 들어왔다. 잠자코 따라 들어오던 대니얼이 온정을 멈춰 세웠다.

“누나네 킹이 화 안 냈어?”

“안 내셨어요.”

“갑자기 회사 그만둔다는데도 화가 안 난대?”

“네.”

“누나한테 그렇게나 관심이 없어?”

온정이 소리 내서 웃었다.

“어차피 회사 운영 체질 아닌 거 아는데 억지로 끼고 있으면 뭐 하겠냐고 하셨어요.”

“와!”

“전에 말했잖아요. 성격이 괴팍하게 변하시긴 했어도 공감 능력은 높은 편이라고.”

대니얼이 “후우!” 했다.

“나도 수월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 킹이 그냥 내버려 둬 줬으면 좋겠어.”

온정이 대니얼의 손을 다정하게 감쌌다.

“잘 될 거예요. 그리고 댄. 잠깐만요. 따라오지 말고 잠깐만 있어요.”

그 말만 두고 사라진 온정이 자신이 입고 있는 것과 똑같은 배스로브를 들고 나타났다.

“계속 알몸으로 돌아다니다가는 병나요.”

그러면서 대니얼의 몸에 배스로브를 입혀주었다. 이어서 허리끈을 예쁘게 묶어주며 빙긋, 웃었다.

“역시 잘 생겼어요.”

대니얼이 뭔가를 깨달은 듯 “아!” 하고는 활짝 웃었다.

“그게 그 뜻이었어?”

온정이 모르는 척 되물었다.

“무슨 뜻이요?”

대니얼이 배스로브를 젖히고 중심을 드러냈다.

“이거 잘 생겼다고 한 거지?”

온정이 큭큭큭, 웃다가 입을 열었다.

“얼마나 깜짝 놀란 줄 알아요? 알몸으로 성큼성큼 다가오는데 심장이 내려앉았다니까요?”

“그랬어? 난 내가 발가벗은 줄 몰랐거든.”

“알아요. 그래 보였어요.”

“어쨌거나 내 페니스가 첫인상 하나는 확실하게 심어줬네.”

온정이 피식했다.

“그렇게나 잘생겼어?”

“엄청 잘 생겼어요.”

“뿌듯하네.”

온정이 까르르, 하고 웃자 대니얼이 온정의 배스로브를 젖히고 손으로 다리 사이를 덮었다.

“여긴 엄청 예뻐.”

“그래요?”

대니얼이 온정을 덥석 안아 들었다.

“우리 할 거 생겼어.”

“겁나는데.”

“우리 반대로 누워서 서로 거 관찰하자.”

“네?”

대니얼이 빠른 속도로 침실로 이동했다.

“누나는 잘생긴 내 거 보고, 나는 예쁜 누나 거 보고.”

“좋아요.”

“그럴 줄 알았어.”

대니얼이 온정을 침대에 조심스럽게 내려놓고는 온정의 중심에 얼굴을 댄 자세로 누웠다. 자연스럽게 대니얼의 중심이 온정의 얼굴 앞에 펼쳐졌다.

“누나. 이참에 우리 몇 가닥인가 세 보자.”

온정이 “하하하하!” 하고 큰 소리로 웃었다.

“연주회 전날에 딱 어울리는 일이네요.”

“내 생각에도 그래. 집중력 높아질 거 같아.”

대니얼이 온정의 다리를 벌리고는 고개를 들이댔다. 온정도 똑같이 했다.

두 사람은 이내 무아지경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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