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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90의 래번클로 질문교실
3) 등장인물의 심리 및 특성에 관한 질문(계속)
Q. 아이작 흑막설에 대해서 더 구체적인 것들은 없나?
미공개 외전에만 나오는 유령플롯을 조금 풀자면, 아이작은 호그와트 급행열차에서 로웨나에게 첫눈에 반했습니다. 세 남자 주인공 중에 유일하게 로웨나를 본 순간 ‘시선을 뗄 수 없을 만큼 예쁘다’라고 생각했어요. 아이작은 자신이 로웨나의 가치를 가장 먼저 발견했다고 여기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애착을 가집니다.
로웨나 입장에서는 아이작이 가장 처음 만나는 마법사인데, 본인에게 호감을 가지고 친절하게 대하니 그에게 신뢰가 쉽게 생겼을 겁니다. 게다가 머글 출신에 마법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로웨나는 아이작에게 모든 지식을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로 정립되었습니다.
친구 관계라는 것은 꾸준히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사이입니다. 여러분은 물론 가장 친한 친구에게 자신의 취향을 추천하고 강요한 경험이 있을 거에요. 그게 영화든, 드라마든, 소설이든지요. 아이작-로웨나 사이에 있어서는 이러한 관계가 아이작 일방적이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이작이 꾸준히 주입하고 로웨나는 꾸준히 받아 들이기만 했겠죠. 그러는 과정에서 아이작이 로웨나의 취향을 자신과 흡사하도록 만든 것 같아요.
로웨나는 자신이 처음 만난 마법사이자, 능력도 갖추었으면서, 설득력 있기까지 한 아이작의 말을 다 수긍하고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생각해오기 시작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자연스러웠던 것은, 아이작이 로웨나의 취향과 성향을 섬세하게 관찰해서 되도록 거부감 없이 다가가고 맞춰왔기 때문이라고 봐요.
이렇게 자신의 취향으로 로웨나를 만들어 놓은 아이작은 동시에 로웨나 주변에서 그녀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방어막을 쳐왔을 겁니다. 로웨나에게 자기보다 친한 친구가 생기는 것이 싫어서요. 게다가 누군가가 로웨나를 좋아한다는 소리를 로웨나 본인이 듣지 못하게 손 써왔을 거구요. 로웨나가 여자 친구들과도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지만, 남자 관계에까지도 다소 둔감한 것은 아이작의 그간 꾸준한 노력 덕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럴수가.. 여기까지 썰을 푸니 아이작이 개 나쁜 흑막같네요. 제가 여기서 설명하는 것은 이 아이가 모르는 무의식 깊은 곳의 이야기입니다. 분명 아이작은 이렇게 해야지! 하고 그러진 않았을거에요.. 후...;; 뭔가 좋은 얘기를 해줘야겠다. 지금 2회차 연속 아이작의 나쁜 점만 구구절절하게 풀어놔서 뭔가 기분이 이상해요. 거기다가 후기 마지막까지 와서!
여러분, 아이작 좋은 아이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
아이작의 래번클로 성향은 어딘가에 편향되지 않고 공정하며 이성적으로 판단할 줄 안다는 겁니다. 판사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실제로 아이작은 아멜리아 본즈처럼 위즌가모트에서 일하고 싶어합니다) 판사는 사건 당사자들에게 두루두루 평등하게 대하여 판결을 내리지만, 이 모든 것의 전제는 판사 본인의 상황 판단이 보통 일반인들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이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작은 동시에 슬리데린 성향도 있습니다. 순수혈통으로서 자신이 다른 마법사들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자아를 증명합니다. 그러나 아이작의 우월감의 근본이 되는 ‘가문’은 그의 굴레이기도 해요. 아마 내심으로는 자유에의 갈망이 있을겁니다. 초반부 로웨나가 시리우스와 친하게 지내자 아이작은 “시리우스는 책임감이 없다”라면서 그를 비난하죠.(시리우스를 부러워하는 기색을 약간 보이면서요) 이 부분이 아이작의 가치관과 관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남들보다 우월하다, 그러므로 특권을 누리는 대신 그만큼의 책임도 져야한다, 라는 쪽이 아이작의 가치관입니다. 저는 이것이 슬리데린의 성향이 좋은 방향으로 발현된 것이라고 봐요.
게다가 아이작은 참을성 있고 인내심이 강하며 배려있는 사람이기도 해요. 로웨나에게 정말 편하고 특별한 존재이기도 하구요. 헝... 아이작 나쁜놈 아닙니다 T_T
4. 스토리에 관한 질문
⒜ 본편 관련 질문
Q. 리들을 어디서 본 적이 있다고 느꼈던 것은?
A. 89회차에서 부활절 휴가당시, 집에 돌아온 로웨나는 리들 교수와 엄마가 함께 있는 사진을 발견하죠. 로웨나는 어릴 적 얼마 남지 않은 엄마 사진을 몇 년 간 책상 위에 올려놨다는 서술이 있습니다. 그 때 봤던거에요. 그래서 저렇게 잘생기면 기억을 못할 리 없는데... 하면서 기억이 어렴풋한 느낌을 받는 겁니다. 어릴 때 봤을뿐더러, 리들 교수가 어릴 때의 모습이었으니까요.
Q. 리들은 로웨나가 토끼로 변한걸 어떻게 알았나?
A. 로웨나 속 레질리먼시는 17-18회차에 걸쳐 묘사했듯,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기억 깊은 곳에 있는 것’까지 읽을 수 있는 마법입니다. 그러므로 리들은 로웨나의 기억 일부를 읽어서 알아냈습니다.
Q. 로웨나 엄마랑 리들이랑 무슨 사이고 어떻게 된건지, 로웨나 엄마는 왜 머글세계로 갔는지?
A.
ⓐ 로웨나 엄마와 리들은 무슨 사이인가?
해리포터에서는 리들의 본질을 파악했던 사람이 덤블도어죠. 로웨나 속에서는 리들의 악한 본질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에밀리의 엄마였습니다. 리들은 고아원에서 했던 짓과 비슷한 행동을 셀윈 가에서 했고, 그와 비슷하게 악한이라고 볼 수 있는 ‘알렌 셀윈’과 살아가면서 아버지의 무자비한 면모에 진저리를 치던 에밀리는 본능적으로 그가 알렌과 비슷한 부류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호그와트에서 만나게 되고, 처음에 에밀리는 리들을 피합니다.(아마 저학년에는 별로 친하지 않았다는 말을 키이라 벨이 슬러그혼 클럽에서 했을거에요) 그러다가 이전 후기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에밀리는 같은 수업을 듣게 된 리들을 어떻게든 좋은 방향으로 바꾸려고 시도합니다. 하지만 애정이 없는 갱생은 결국 실패했고, 오히려 리들을 더 이성적인 사람으로 완성시켰을 뿐이었지요.
ⓑ 로웨나 엄마는 왜 머글세계로 갔는가?
알렌 셀윈이 리들을 죽이려고 했다는 이야기가 잠깐 언급되었을 겁니다. 필요에 따라 어린 애를 길거리의 물건 주어오듯 데리고 와서 자신의 쓸모가 없어지니 애를 죽이려는 그런 아버지 아래에서 자란 래번클로 에밀리는 어땠을까요. 로웨나의 엄마가 집에서 도망나온 것은 로웨나의 할아버지인 알렌 셀윈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로웨나의 아빠를 만났고, 마녀로 사는 것보다 머글 세계에 숨어있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에밀리는 자신의 아버지가 죽었다는 사실을 몰랐으므로, 로웨나가 셀윈 가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머글 출신의 마녀로 남기를 바랐을거에요. 그래서 로웨나에게 자신이 셀윈가의 후손임을 말해주지 않은 겁니다. 말하기 전에 죽은 것도 있겠네요.
원작 리들이 그대로 태어나서 똑같은 인생을 살았다면 호크룩스를 만들고 볼드모트가 되었겠지요. 저는 그냥 “교수가 되었다”가 아니라, “왜 원작 리들이 ‘로웨나 블루로즈’ 속에서는 톰 리들이라는 인격을 유지하고 교수가 되었나?”라는 부분까지 설정되어야 현재 그의 사고방식이 뚜렷하게 드러날 수 있다고 보았어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아래에 깔려있던 유령플롯이 드러나는 것 뿐, 사실 에밀리는 ‘로웨나와 리들의 관계’에 있어서는 그렇게 중요한 키워드가 되지는 않습니다. 로웨나가 언젠가 언급했듯, 로웨나는 에밀리와 그렇게 닮은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버지를 닮았다는 이야기가 나오죠. 그러므로 리들이 에밀리를 투영해 로웨나를 보지도 않았어요.
만약 이를 본편에서 사이드 외전 식으로 풀었더라면, 한 사람의 인생을 그대로 보여주는 만큼 길고 복잡한 이야기가 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로웨나 블루로즈’의 프레임은 로웨나의 감정과 성장이지, 리들의 과거와 로웨나의 엄마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프레임의 초점을 흐리지 않고 온전히 로웨나에게 맞추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리들에 대한 부분은 리들 이야기를 하게될 때 언급하겠다고 예정하고 있었구요.
그러므로 에밀리와 리들의 관계에 대해서는 리들 외전에서 부분적으로 공개될 것 같습니다.
Q. 리들이 계속 수석인 와중에 유독 4학년 때만 에밀리가 수석을 한 설정은?
A. 예상했겠지만 로웨나의 수석을 위한 복선이 맞습니다. 원작 리들은 4학년 이 당시 비밀의 방 및 호크룩스에 몰두하고 있지요. 저는 이 당시 리들과 에밀리가 ‘서로의 것이 옳다’라고 싸웠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에밀리가 기어코 리들을 이겼습니다.
Q. 에밀리를 리들이 죽였나?
A. 아닙니다^^;
Q. 리들이 셀윈 가에서 지냈었다는 설정은 단지 후에 로웨나의 상속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함인가?
A. 로웨나의 숨겨진 비밀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 리들이길 바랐어요. 또 셀윈 성이라는, 로웨나와 리들이 공유하는 의미있는 공간이 필요하기도 했구요. 셀윈 가라는 장치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일단 리들을 덤블도어의 감시망으로 벗어나게 만들기 위한 장치이면서(알렌) 리들을 볼드모트와는 다른 어떤 이성적인 사람으로 만들고(에밀리) 그에게 감정을 느끼게 만들지요(로웨나).
Q. 리들과 에밀리의 관계가 궁금하다. 굉장히 단짝친구처럼 보이는 것으로 묘사되었는데 왜 이런 설정이 있었던 건지? 단지 친구였는지, 약간의 연애감정도 있었는지?
A.
ⓐ 리들과 에밀리의 관계 & 단짝친구인 것에 설정이 있는가?
에밀리는 굉장히 예쁩니다. 제가 에밀리는 꽤 눈에 띄는 미녀라는 점을 강조했던 것 같아요. 호그와트 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미녀였다는 설정입니다. 그래서 리들과 있을 때 키이라가 “두 사람이 있는 모습이 좋았다”라고 표현하는 것이구요.
두 사람은 같이 있을 때 눈에 띄었을 뿐 실제로 단짝 친구는 아니었습니다. 같은 수업을 듣고 같은 조였어요. 둘 다 뛰어난 미남 미녀고, 우수한 학생이므로 함께 있을 때 빛이 났겠죠. 왕자와 공주가 만나듯, 보기 좋다는 이유로 두 사람이 사귀길 바랐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 연애감정이 있었나?
글쎄요, 에밀리는 분명 리들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싫어했습니다. 그리고 리들은 에밀리가 자신의 본질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꾸준히 경계해오고 있었습니다. 마치 원작 리들이 호그와트를 다닐 때 덤블도어를 경계하듯이요. 그 속에 끌림의 감정이 있었을까요?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써봐야 알 것 같지만, 파해치고 싶지는 않네요.
Q. 로웨나 동생들은 마법사인가?
A. 아닙니다. 머글이에요. 부활절 휴가에서 로웨나가 동생들에게 마법세계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자중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동생들이 머글이라서 그런 겁니다. 셀윈 성이 로웨나를 유일한 후계로 인정한 것도 셀윈의 피가 흐르는 마법사는 로웨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Q. 완결 후기에 S.L.C가 무엇인가?
A. Sirius Lover's Club입니다. 작중 호그와트 내 시리우스 팬클럽 이름이에요^^; 시리우스 외전에 잠깐 등장하고, 그 이후에도 몇 번 등장했답니다.
Q. 필리다의 마법사의 돌 이야기 보니까 필리다가 트리퍼인 것 같다?
A. 마지막 연회장 장면은 다양한 내포가 담겨 있습니다. 필리다가 하는 말은 그냥 제가 여러분께 건네는 농담이자, 완결을 위한 장치였습니다. 한 학년이 끝나면 한 권이 끝나는 해리포터 원작처럼요^^; 로웨나도 학년이 시작하면서 시작되고, 학년이 끝나면서 끝났으니까요. 슬리데린이 결국 기숙사 우승을 하게 되는 것도 리들을 의미하는 거였습니다. 시리 루트였다면 그리핀도르가 우승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다 부가적인 것들이랍니다. 마지막 연회장 씬에서 가장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그 날이 로웨나와의 마지막이라는 것을 아는 리들 교수가 로웨나를 오랫동안 응시하는 장면이었어요.
⒝ 엔딩 자체에 관한 질문
Q. 둘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야기는 여기서 해피앤딩이지만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덤블도어교수가 반세력파를 모으고 있다던가, 시리가 아직 로웨나를 사랑한다던가, 아이작의 이야기라던가, 로웨나가 톰을 바꿔나가는 이야기라던가, 쓴다면 마치 지금부터가 시작점인 것처럼 하나의 이야기를 쓸만큼 많은, 풀리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그런 모든 것 들은 다 내려놓고 둘이 이어졌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열린 결말로 끝냈는가?
A. 이야기를 여기서 끝낸 것은, 아름다울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려면 그 이후의 플롯을 쭉 꺼내야 하는데, 아무래도 여러분 각자에게 상상할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 제가 말하지 않은 뒷 이야기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겠습니다.^^;
Q. 결말이 급작스러운 것 같다.
A. 로웨나라는 인물이 애초에 리들에 대한 감정을 인지하는 건 그가 떠나가는 순간일겁니다. 자기가 좋아한다 하더라도 리들이 옆에 있는한 절대 그 끌림을 인정하지 못해요. 그리고 그걸 깨닫게 만든 것이 리들이 떠나면서도 로웨나에게 준 자유이고, 그렇기 때문에 로웨나는 자유를 버리고 리들에게 종속되기로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본편 분량에서 조금 더 늘어난다 하더라도 한, 두회차 늘어났을 겁니다. 아마 마법약 제조법 이런거 공부하면서 리들 생각하는 거, 밥먹다가 리들 생각하는거, 기숙사에서 자기전에 리들 생각하는 거 정도겠지요. 그리고 리들은 쭉 로웨나 피했을 겁니다. 굳이 이런 것들까지 더 서술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왜냐하면 100회가 되는 내내 로웨나가 리들을 신경쓰고 있다는 점을 풀어왔으니까요. 한 회차에도 로웨나가 리들 생각을 안 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결말 이후의 이야기가 없는 것은 윗 질문에 대한 대답 이상으로 드릴 수 있는 게 없네요ㅜ
⒞ 엔딩 이후 질문
로웨나 리들은 어떻게 되느냐, 시리 아이작, 마루더즈 등 엔딩 이후에 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소설 본편에서 드러나는 것 이상으로 제가 말해드리는 것은 각자 독자님들이 생각하는 결말의 여운과 상상의 여지를 없애는 것 같네요. 그리고 질문 중 일부는 개인지에 들어가는 외전과 관련된 것들도 있구요. 그래서 엔딩 이후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드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5) 작가에 관한 질문
Q. 김90은 리들이 최애인가.
A. 아뇨, 해리포터 오리지날 인물 중에서는 리무스가 최애입니다. 리들이라는 캐릭터는 로웨나 쓰기 전까지는 별 관심 없었습니다. 도리어 로웨나를 쓰면서 애정이 생겼어요.
Q.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와 가장 쓰기 쉬운 인물, 가장 쓰기 어려운 인물은?
A. 최애 이야기를 이미 했으니 쓰기 쉽고 어려운 정도를 말하자면,
사실 처음에 소설을 시작할 때에는 시리우스를 표현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리들은 걍 개객끼고 아이작은 성실하고 착한 친군데 얘는 ⓐ정의를 수호하는 용기 넘치는 그리핀도르면서도 ⓑ성격은 더럽고 ⓒ로웨나에게는 적절한 조언자의 선배 역할을 하면서 ⓓ장난기가 넘치고 ⓔ성장기 청소년이라 생각이 짧은 구석이 있으면서 ⓕ그게 점점 교정되고 ⓖ매력까지 있어야 하는 캐릭터였거든요. 근데 이걸 로웨나의 시점에서 서술해야 하니 그야말로 난해.. 시리우스가 등장할때마다 끙끙댔음. 하지만 시리우스는 외전 후 넌 내 손안에 있는 아이가 됐구요.
로웨나는, 리들을 향한 로웨나의 심리상태 보시면 왜 어려웠는지 아시리라 믿습니다. 그래도 100화 넘게 연재하는 동안 이제 로웨나는 난이도가 많이 떨어졌어요.
리들은 저주 쏠 때, 개인 교습할 때, 명령할 때 기타 등등 지극히 이성적이고 차가운 태도를 보일 때는 매우 쉽게 써지는데.. 여기에 감정이 섞이면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말미로 갈수록 계속 난이도 급 상승...
아이작은 처음부터 끝까지 쉬워요. 그런데 아이작은 도리어 리들과 다르게, 슬리데린 적 면모를 보일 때 살짝 더 어려워집니다. 방금 쓰면서 깨달았는데 아무래도 ‘감정을 가진 리들’과 ‘슬리데린스러운 아이작’이 자칫 잘못 서술했다가는 캐붕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그랬던 것 같네요.
Q. 본인은 로웨나와 가까운가?
A. 후기 중에 한 번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만, 전 스스로가 필리다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필리다의 가치관과 행동양식이 저와 매우 비슷해요. 저는 좋은게 좋은거고 싫은게 싫은거며, 누가 어떻게 생각하든 뭐라고 말하든 제 방식대로 결정합니다. 그래서 아마 극중 필리다가 본 성격에 비해 꽤 미화되었을 거에요.
Q. 로웨나를 쓰게 만든 연중된 소설이 무엇인가?
A. 친세대 소설이며, 작년에 연중되었고 지금은 습작되었습니다. 제목까지 언급하는 것은 작가님께 조금 죄송스럽네요.
Q. 김90은 전공이 심리학과인가?
A.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전공은 심리학과는 무관합니다:)
Q. 기숙사 배정 테스트를 한 적 있나?
A. 네. 전 슬리데린이 나왔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뜬금 말포이 사진이 나와서 당황...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스스로가 후플푸프쪽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호그와트에 들어가서 가장 가고싶은 기숙사도 후플푸프입니다. 같이 으쌰으쌰하면서 학교생활 열심히 할 것 같아...
Q. 처녀작인가?
A. 예. 저는 인물을 구상하고, 그들의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며, 그걸 글로 옮기는 게 이렇게 재밌는 건지 처음 알았어요. 아마 그래서 더 열심히 썼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더 재밌는건 누가 제 소설을 읽어주고 거기에 이렇다 저렇다 반응을 해주는 겁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6) 기타 질문
Q. 서로의 영역(일부 독자님들에게만 배포한 이벤트 외전)은 연재 계획이 없나?
A. 아.. 아직 기억하신 분들이 계셨어^^;; 당황ㅋㅋㅋㅋ 아직은 연재 의사가 없습니다!
Q. 본편에서 셀윈이 등장하는 걸 아는가?
A. 넵. 이에 대해서는 뜰의 유령플롯 게시물에서 썰을 푼 바 있습니다. 복붙할게요.
(88회차 유령플롯)
- 셀윈 가는 옛날 전쟁 공적을 세운 적이 있는 마법사 가문이라는 것이 제 소설 속 설정입니다. 원작에서는 순수혈통이며, 이름도 나이도 밝혀지지 않은 죽먹자 ‘셀윈’이 한 사람 등장할 뿐입니다. 저는 그를 로웨나의 할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원작과는 달리 죽먹자로 거듭나기도 전에 죽었지만요.
Q. 개인지 공지는 언제 올라오나?
A. 15일 정시(00시)에 올라갈 예정입니다.
Q. 개인지에 후기를 싣을 생각이 없나?
A. 제 후기를 이렇게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시다니;ㅁ; 지금 개인지 퇴고를 하는 중인데, 본편 분량만 1,200페이지가 넘네요. 울 것 같음... 여기에 개인지 분량 외전을 더하고 나면 아무래도 후기를 싣는 것은 힘들 것 같습니다. 대신 구매자 중 원하시는 분들에 한해서 후기 부분은 따로 파일로 보내드리도록 할게요.
* * *
이제 정말 마무리 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추후 개인지에 관련한 공지를 꾸준히 드릴테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제가 로웨나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 입니다.
이렇게 장문의 후기임에도 불구하고 열의있게 읽어주신 독자님들, 감사드립니다. 독자님들 한 분 한 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요. 비록 익명의 작가와 독자로 만났지만, 여러분이 저에게 건네주신 응원 한마디가 저에게는 과분한 행복이었어요. 시간이 너무 부족해 쪽지, 메일, 코멘트, 팬아트, 서평 등 여러분의 모든 피드백에 다 답변드리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는 언제나 아쉽고도 죄송스럽습니다. 그래도 그 모든 것들이 저에게는 빛과 소금이었답니다 :-)
저는, ‘로웨나 블루로즈’를 연중 및 습작을 한 제 최애 핼포 패러디의 작가님께 바치고 싶습니다. 필명과 소설 제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 부담이 되실 것 같아서 그냥 이 정도로만 말씀드릴게요. 항상 저는 자기 전에 불 끄고 침대에 누워서 앱으로 그 작가님의 소설을 읽고 잠들곤 했습니다. 나름 힘들고 괴로웠던 시기, 저에게 힐링이 되었던 순간들이었어요. 제가 로웨나의 일일연재를 지양했던 것은, 장기 연재가 힘들었던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그때의 기억 때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설을 읽는 그 순간이 행복했듯, 단 5분이라도 제 소설이 독자님들의 하루에 즐거움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부디, 제 소소한 소망이 달성되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02월 13일
김아흔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