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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90의 래번클로 질문교실
저는 어떤 글을 100명이 읽으면 100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다고 봐요. 제 생각과는 다르게 독자님들이 판단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그 나름의 해석 또한 옳은 겁니다. 제가 어떤 방식으로 의도했다고 해서 꼭 그렇게 읽으실 필요는 없어요 :)
3) 등장인물의 심리 및 특성에 관한 질문
■ 리들
Q. 리들은 로웨나를 왜 보내려고 했나? 리들이라면 자신의 플랜에 끼어들어 자신을 헤집고, 그렇다고 도려낼수도 없는 로웨나를 결국 받아들이고 인정했다면 자신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을것 같은데.
A. 로웨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덤비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서 등등의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의 감정 자체를 없애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보는 게 맞겠네요.
여러분은 로웨나 입장이라서 그냥 넘어갔겠지만, 자기 앞에서 로웨나가 스스로에게 지팡이를 겨눈 건 리들에게는 굉장히 충격이었을 겁니다. 지금까지 괴롭혀온 여자에게 애정을 느끼기 시작했는데, 과거 자신이 했던 행동 때문에 이 여자가 보는 앞에서 머리에 권총을 쏘고 자살하려고 하면 어떤 기분일까요? (심지어 쐈습니다!) 로웨나가 지팡이를 머리에 겨눈 것은 리들에게 그런 의미입니다. 그의 인생에 통제 불가능하면서도 동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나타났어요. 리들은 또 로웨나가 그런 식으로 자해행위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느꼈던 것이지만, 로웨나의 리들은 다른 패러디 속에서 그려지는 리들과 조금 다릅니다. 일반적 리들세대에서 그려지는 호그와트 학생인 리들은 단발적 소유욕에 집착할 수 있어요. 아무리 차기 마왕이라고 해도 아직은 학생이니까요.
그러나 30여년 간 자신의 악한 본성을 숨기고 필요에 따라 싫은 사람에게도 웃어보일 수 있을 정도의 인내력과 절제력을 갖춘 것이 로웨나 속 리들 교수입니다. 일단 자신의 본성과 전혀 다른 ‘톰 리들’이라는 인격을 무너뜨린 적이 없다는 것부터 원작 속 볼드모트와 차이가 있지요.
로웨나 속 리들은 이미 많은 경험을 쌓은 어른입니다. 그가 로웨나를 향한 자신의 감정을 깨닫기 전에는 무엇인지 모르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다가, 깨닫고 난 후에는 로웨나를 멀리하는 이유는 그겁니다. 로웨나를 향한 감정적 판단이 자신의 중요한 결단을 그르칠 수 있다는 걸 압니다.
이미 로웨나 때문에 리들은 덤비한테 들키고, 톰 리들로서의 자신이 위협을 받았습니다. 로웨나가 옆에 있으면 본인의 목적을 포기해야 할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로웨나를 옆에 가둬두고 인페리우스를 쓰면서 이 여자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자기 최면을 거는 것이 리들이 원하는 건 아닙니다. 로웨나를 강제로 잡아둔다 해도 결국 로웨나는 자기 머리에 지팡이를 겨누는 것과 비슷한 짓을 할 수 있겠죠. 모든 것을 지배해야하고 예측 범위안에 넣어야 하는 리들은 자기 인생에 통제할 수 없는, 하지만 보호해야 하는,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선택에 제약이 되는 인물이 나타는 게 참을 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감정을 없애버리려고 본인이 떠나는 거죠. 로웨나를 없앨 수 없으니까요.
Q. 크루시오 저주 걸고난 후 등 로웨나에게 심하게 압박을 가하고 난 후의 리들교수님의 심정은?
A.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독자님(chococake님)의 쪽지를 인용하고자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인상깊게 읽은 해석이었어요.
《저는 리들이 하는 행동에서, 아, 리들답지 않은데 리들답게 하려고 정말 노력하는구나.....이렇게 느꼈어요. 크루시오를 쓰고, 임페리오를 쓰는게 어쩌면 그에게는 당연한 일인데 로웨나에게 행하는 것을 보면서 (로웨나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오히려 자기자신에게 각인하는 것 처럼 느껴졌어요. 막 나와 이 아이의 관계를 이거다, 현혹되지 말아라, 이렇게 자기에게 되뇌는 것처럼 느꼈거든요.
시리외전에서 리들이 약점과 적에게 대하여 말한 적이 있었는데, 전 그거 읽으면서 시리우스보다는 리들이 걱정이었습니다. 야, 너 지금 약점 만들어졌어;;; 문제는 당신이 그 약점을 약점인걸 알면서도 부정하고 안놓으려고 하는거야!;;;;이랬거든요. 시리우스는 로웨나로 인해서 더 강해졌다고 볼 수 있는데, 리들은 로웨나로 인해서 약해진것 같이 비춰져서 정말 안타까웠어요ㅠㅠㅠㅠ완벽주의자, 약점을 안보이는, 그래서 그것으로 자기 기반을 쌓아가던 리들이 결국 인간적인 감정에 의해서 약점을 보이고 그 덕에 좀더 인간적인 '톰 마볼로 리들'이 탄생했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그에게 정말로 행복한 것인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저에게 리들로즈는 언제나 'lead us not into temptation and deliver us from the evil one' 이었어요. 리들교수의 나이대의 사람들이 감정이라는, 추상적인 그것을 위해 손안에 쥔 것을 내려놓는 것이 굉장히 괴로운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사람들은 흠없는 완벽주의자를 우러르면서 비인간적이다, 라고 비난하기도 하는데, 그 인간적인 요소 하나로 무너지게되는 캐릭터를 보면 정말 안쓰럽습니다.
전 이것이 나쁜남자캐릭터성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적어도 로웨나 블루로즈에서 제가 느꼈던 톰 마볼로 리들은 나쁜남자는 아니었어요. 물론 '악인'은 맞습니다만, 감정으로 인해 고통받고 괴로워하는 남자로 비춰졌거든요.》
Q. 리들은 로웨나를 왜 좋아하나?
A. 제가 리들이 로웨나에게 초반부 부터 끌림을 가지고 있었다고 얘기를 했었는데요, 이건 결코 로웨나를 좋아한다는 감정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수업 시간에 다른 학생들에 비해 눈에 잘 들어오는 정도의 끌림이었을 겁니다. 리들이 로웨나를 살려둘 때 “얘를 살려두기 위해 이유를 만들자”하고 생각했던 것은 아닙니다. 저번 후기에도 말씀드렸지만, 리들은 그 당시에 로웨나가 이용 가치가 있는 도구가 될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이성적 판단이 아니라 감정적 판단이라는 것을 나중에 와서야 깨달은 것 뿐이에요.
그 후에 그 감정이 깊어져가는 과정은 행동과 태도를 통해 조금씩 드러내려고 노력했습니다.
Q. 리들이 사랑에 빠지게 된 결정적 순간은?
A. Part 4 마지막, 뮬시버들에게 당하고 온 로웨나를 리들이 안아주는 순간에 강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 전에도 계속 로웨나가 거슬리고 신경쓰였습니다만, 그때 특히 감정적 동요가 가장 컸어요. 하지만 본인이 이를 무시했습니다.
Q. 시리우스에 비해 리들은 어떻게 저런 깊은 감정이 생겼는지 왜 나오지 않나?
A. 저는 애초에 리들과 시리우스를 꾸준히 대비시켜 왔습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리들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숨기고 시리우스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드러내는 거였어요. 굳이 시리우스 시점까지 쓴 이유는 (특히나 로웨나를 향한 마음에 있어서) 리들과 대비해 모든 것을 드러내기 위한 목적이었답니다.
Q. 리들이 로웨나에게 키스를 하면서 “네가 어디를 좋아하는지 알고 있어”라고 말한 대사의 의미는? 그간 오블리비아테를 써왔던 게 아닌가?
A. 1) 오블리비아테에 대해서
제가 생각하기에 리들이라는 인물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지배’입니다. 리들은 모든 것을 지배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누군가를 지배함으로써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에’는 아닙니다. 오히려 ‘타인에게 지배받는 것에서 불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내가 올라서겠다는 쪽이 리들의 본능에 더 부합하죠.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 그는 일반 보통의 사람이라면 거리낄 수 있는 온갖 수단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리들이 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 “톰 리들 교수”로서의 삶이고, 또한 “볼드모트”로서의 삶입니다. 둘 모두가 ‘온전히 타인을 내 아래 두고 하기 싫어하는 것 까지 명령할 수 있는 강한 힘’인 지배라는 최종적인 목적을 위해 유지하는 인격이지요.
그랬던 리들에게 ‘톰 리들’과 ‘볼드모트’를 둘 다 알고 있는 로웨나가 등장합니다.
리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야욕과 이기적인 본성을 ‘톰 리들 교수’라는 가면 하에 다 숨겨놓았습니다. 그러나 로웨나 앞에서는 자신의 본질적인 모습을 보여줘도 아무 상관 없습니다. 동시에 리들은 로웨나를 모조리 읽을 수 있죠. 두 사람 관계의 가장 역설적인 부분은 서로에게 가면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리들은 지금까지 로웨나에게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예전에 필요의 방 밀크티 장면에서도 보여드렸다시피, 그럴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저는 이와 더불어 ‘그러고 싶지 않다’라는 것이 리들의 욕구라고 생각합니다. 리들이 입을 다물거나, 대답하지 못하거나, 회피하거나, 알 필요가 없다고 하는 부분들은 로웨나에게 거짓말을 하기 싫으니 말하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거짓말을 하는 리들이 로웨나에게만큼은 진실되다는 것이 제가 표현하고 싶은 두 사람 사이 관계의 축이자 아이러니입니다.
민달팽이 클럽 오블리비아테 사건 후 리들은 “내가 오블리비아테를 쓸 바에는 널 죽이겠다”라고 단언합니다. 그러면서 쓸대없는 것에 호기심을 가지지 말라고 충고하죠. 제 소설속에서 로웨나와 리들이 서로 대화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면, 그 장면에서 리들이 하는 말은 다 믿어도 되요. 오블리비아테 장면에서 리들의 의도를 굳이 단축하자면 “나는 너한테 오블리아테 따위 쓰지 않으니, 나 말고는 하나도 믿지 마” 정도겠네요.
그러므로, 리들은 로웨나에게 한 번도 기억삭제 마법을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오히려 ‘워플’에게 기억삭제 마법을 썼다는 사실에 굉장히 중점을 두고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왜 지극히 이성적이고 계산적인 리들이 타인에게 들킬 정도의 위험성을 감수해서 로웨나에게 접근했을까요? 그럼으로써 리들은 워플 작가의 기억을 삭제해야 했습니다. 지극히 리들답지 않은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2) 연구실 키스장면
저는 파티의 장미 장면이나, 임페리우스, 포옹 장면 등 로웨나와 리들 사이에 성적 긴장감을 조성해왔습니다. 로웨나는 그럴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하지요. 여러분은 이걸 오직 로웨나의 입장에서만 봐왔습니다. 리들은 어땠을까요. “네가 어디를 좋아하는지 알고 있어”라는 대사는, 그간 그때마다 리들이 어떻게 느껴왔는지를 그대로 드러내기 위한 대사였습니다. 저는 리들과 로웨나가 접촉할 때마다 로웨나가 느끼는 성적 자극을 긍정적으로 묘사해왔죠. 리들은 그런 로웨나를 보면서 아무 생각도 없었을까요? 과연 로웨나의 시선으로 보는 것처럼 무심하고 싸늘하기만 했을까요?
Q. 리들은 이제 행복한 기억이 있으니 패트로누스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패트로누스는 큰 심경의 변화를 겪을 때에 나오는 동물이 변하기도 한다. 통스의 동물은 늑대(리무스)였고 스네이프는 암사슴이었다. 그럼 이제 리들이 익스펙토 패트로눔을 하면 토끼가 튀어나오나?
A. 리들이 익스펙토 패트로눔! 했는데 토끼가 나온..다....구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코멘트 보고 한참 웃었습니다. 글쎄요, 그런 것까지는 생각을 안해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또 생각해도 웃기네. ㅋㅋㅋ 긍정하고 싶기도 하고 부정하고 싶기도 한 묘한 기분입니다... 이건 그냥 여러분의 상상에 맡겨 둘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Q. 리들은 호크룩스를 만들지 않았나? 그렇다면 왜?
A. 여기에서 로웨나의 엄마 에밀리 셀윈이 등장하겠네요. 아시겠지만 로웨나 속 리들은 근본적으로 슬리데린적 성향이나, 거기에 래번클로적 이성이 가미되었습니다. 저는 이 이유가 에밀리 셀윈이었다고 봐요. 극중에서 대사가 잠깐 등장하지만 에밀리는 호그와트를 다닐 당시 리들을 갱생시키려고 했었습니다, 이성적으로요. 그러나 에밀리의 래번클로적 이성은 오히려 리들의 합리적 판단을 강화시켜 주었을 뿐입니다. 저는 이게 이성의 한계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자신의 충동, 악의와 욕구를 절제할 줄 아는 리들은 호크룩스같이 위험성이 높은 마법을 단지 호기심이 생긴다는 이유로 스스로에게 쓸 것 같지 않아요. 만약 로웨나 속 리들이 호크룩스를 만든다고 한다면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보고, 성공적이다 싶으면 자기도 해보겠죠.
로웨나 속 리들의 궁극적 목적이나 관심은 원작 속 볼드모트처럼 ‘영생’이나 ‘죽음’이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에 대한 진정한 지배이죠. 그리고 리들은 자신의 지배적 야욕을 발휘할 수 있는 쪽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로웨나 속 리들이 호크룩스를 만드는 대신 마법부에 들어가고, 교수가 될 수 있던거라 생각해요.
Q. ‘아모텐시아로 태어나서 진정한 사랑을 모른다’가 리들의 설정 아닌가?
A. 이 점에 있어서는 로웨나 블루로즈의 설정 구멍을 인정합니다^^;
리들을 가지고 로맨스를 쓰자고 마음 먹었을 때부터 이 설정을 비틀기 위해 메로프 곤트는 물론 아모텐시아까지 다 알아봤는데, 그렇다고 해서 아모텐시아 없이 태어났다고 하기에는 너무 과거가 구구절절해지더라구요. 메로크 곤트와 톰 리들1세가 만나는 과정부터 모든 것을 다 수정해야 하니까요.
게다가 그냥 과거 없이 “톰 리들은 아모텐시아로 태어나지 않았습니다!”하고 설정 파괴라고 미리 명시하면 여러분이 리들과 이어질 거라고 생각할 것 같아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 독자제보로 추가합니다.
사랑의 묘약으로 태어난 사람은 무조건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공식 설정은 아니네요. 롤링은 설령 사랑의 묘약으로 태어났다 하더라도, 환경적인 변화로 인해 리들이 감정을 가지게 될 여지를 두었습니다.
Ravleen: How much does the fact that voldemort was conceived under a love potion have to do with his nonability to understand love is it more symbolic
J.K. Rowling: It was a symbolic way of showing that he came from a loveless union – but of course, everything would have changed if Merope had survived and raised him herself and loved him.
출처 : J.K. Rowling Webchat - The Leaky Cauldron - 7.30.07
http://www.the-leaky-cauldron.org/2007/7/30/j-k-rowling-web-chat-transcript/
* * *
리들이라는 인물에 대한 질문에는 전부 답변을 드린 것 같군요. 여기에서는 제가 리들이라는 인물을 만들어 낸 이유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하도 결말에 의견이 분분하셔서..^^;
리들은 애초에 도덕적 결여감 자체가 아이덴티티였습니다. 언젠가 후기에서 한 번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는 개객끼”라고 말씀드린 적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일부러 리들을 집어넣을 때 이러한 입장에서 인물의 비도덕성을 극단적으로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매력적인 부분들을 부각시켰죠. 이렇게 나쁜 놈인데요? 임페리우스 썼다구요? 크루시오도 썼는데? 그렇지만 매력적이죠. 어때요? 라는 것이 제 의도이자 독자님들을 향한 질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의도를 캐치해주시고 개객낀데 멋있어.. 멋있는데 개객끼야.. (무한반복)하며 댓글을 남겨주신 독자님들의 반응에 너무 기뻤습니다.
리들을 통해 제가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은 애초에 “부도덕한 미”였습니다. 만약 어떤 인물이 도덕적 결함과 미적 가치(여러가지 이유로 설명될 수 있는)를 동시에 가진다면, 이런 인물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궁금했어요.
제가 미학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어떤 작품을 평가할 때 그것이 아름다우면 그냥 그 자체로도 미적이라는 관점이 있고, 아무리 아름다워도 도덕적이지 못하다면 그 부도덕성 자체가 미적 가치를 떨어뜨리는 관점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게 심미주의적 관점/도덕주의적 관점이죠.
만약 어떤 인물에 도덕적 결함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응징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인물에게 응징대신 행복(이라고 정확하게 말할 수도 없겠지만)을 주었고, 이것은 어찌보면 절대 도덕적이지 못한 결말이라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여기에 어떤 종류의 만족감과 기쁨을 느끼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리들과 이어지는 것을 보고 분노하시는 분들은 도덕주의적 관점에 가까우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작품 속 인물이 나쁜놈이기 때문에 여기에 어떠한 미적 가치도 느끼지 못할 뿐더러(도덕적 잣대가 이런 미적 가치 평가에 중요한 역할을 하시리라 봅니다), 공감도 하실 수 없는 것이지요. 반면 리들과 이어지는 것에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심미주의적 입장에 가까운 분들이라고 봐요. 소설이기 때문에 도덕적 결여감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죠. 혹은, 각자가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 인물의 도덕적 결여감을 무시하거나, 모르는 척 할 수도 있는 법이구요. 갱생의 여지가 있는 결말이니까요.
작가인 저는 심미주의적 관점에 가깝습니다. 저는 리들을 좋아하는 독자님들이 도덕적 판단을 할줄 모르는 사람이라거나 정신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장 저만해도 스스로 자부하건데 아주 건전하고 양심적인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건 작품일 뿐이고, 여기에까지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면서 제가 느끼는 미적인 행복을 억압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그래서 리들의 키워드가 길티 프레져인 것이구요.
반면 독자인 저는 도덕주의적 관점에 가깝습니다. 리들보다는 시리우스나 아이작을 좋아하구요. 아마 제가 제 소설의 독자였다면 (비록 아이작이 최애캐이긴 하지만) 시리루트 지지자였을 것 같네요.
완결 마지막 회차에서 개객끼 리들이랑 왜 이어주냐는 공격성 댓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것도 여러분 나름의 판단이기 때문에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리들 루트로 이야기를 끝맺음 했다고 해서, 이 사람의 가치관까지 옹호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쁜 놈과 이어질 때 항상 남주가 후회하고 개과천선해서 여주와 결혼하고 애도 낳고 하는 결말이 일반적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렇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시리 외전 후기 때와 같은 말을 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개과천선의 로맨스 소설, 많습니다. 꼭 저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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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기까지가 인물에 대한 질문의 끝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시리와 아이작 루트로 가지 않았다고 두 사람에 대한 질문은 왜 하지 않는거죠? 시리와 아이작에 대한 질문은 “앞으로 어떻게 되느냐!”라는 스토리에 관한 질문밖에 없었어요. 흑흑. 그래서 제가 썰을 좀 풀겠어요.
■ 시리우스
시리우스 같은 경우는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로웨나도 흔들흔들 했지만, 무엇보다도 쓰는 저 자체가 시리우스를 로웨나와 이어주고 싶어서... 그게 자꾸 글에 나타나는 것 같아서 참 감정조절 하기가 어렵더군요. 비록 시리우스라는 캐릭터에 밉고 모자란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외전을 쓰고 나니 시리맘이 되어서 얘에게 원하는 것을 쟁취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들었어요.
저는 글을 쓰면서도 무수히 고민했습니다만, 완결이 나서 생각해보면 가장 마음에 드는 커플은 역시 시리로웨나입니다. 가장 마음 편하게 만들어주는 커플이거든요. 주변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보이는 썸이기도 하구요. 저는 시리로웨나를 통해서는 가장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일반적인 그 나이대의 연애감정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리들을 쓸 때에는 자꾸 서술이나 해프닝이 엄해지는 것(!)을 절제하려고 노력했고, 시리우스를 쓸 때에는 언제나 스스로의 감정이 격해지는 것을 절제하기 위해 노력했네요.
첨언을 덧붙이자면, 50화 차 즘 나오는 ‘시리우스의 고백’의 경우는, 사실 시놉상 조금 뒤에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시리우스가 먼저 로웨나한테 말을 꺼냈음. 로웨나도 놀라고 나도 놀랐다... 너 왜이래 시리ㅠㅠㅠㅜ하고 제가 엄청 당황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컨트롤 못했던 장면이 몇몇 있는데 그 중 하나에요....50화.. 시리의 고백.....
ⓐ True Love
시리로웨나를 통해서 제가 표현하려고 했던 것은 True Love였습니다.
제 마음속 진엔딩은 로웨나 시리입니다. 둘 다 너무 귀여워서... 심지어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깨닫고 뽀뽀하는 장면은(시리루트) 너무 쓰고 싶어서 연재 도중에 미리 써봤습니다. 그리고 혼자 행복해했어요. 미안해요, 여러분...
저는 True Love라는 것이 청소년기에 가장 강력하게 발휘할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저것 재는 것 없이 정말로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거요. 다들 그 나이의 아이들이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풋사랑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저는 가장 감성이 발달하고 감정적인 이 시기의 폴인럽이 가장 강력하다고 봐요.
시리우스 외전은 이런 저의 의도를 그대로 반영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리는 로웨나를 통해 난생 처음으로 누군가를 진심으로 지켜주고싶고, 함께 하고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로웨나도 시리를 볼 때 자신을 향한 진실된 애정을 느끼죠. 자신을 이렇게 좋아해주는 사람은 로웨나에게는 처음이니까요.
ⓑ 모든 것을 터 놓을 수 있는 사람 (=Black)
역시 시리우스하면 패드풋이죠. 저는 로웨나를 쓰면서 제가 했던 발상 중 가장 빛이 나는건 로웨나와 패드풋이 만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인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로맨스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풋풋함 아닌가여...!! 너무 귀여워...!!! 제가 정말 꺄꺄 하면서 썼던 장면은 패드풋이 검은 잉크를 뒤집어 쓴 로웨나의 얼굴을 핥아주는 장면이었습니다. 하, 남주가! 애니마구스여야만! 할 수 있는! 이벤트라고...
아 흥분했군요. 저는 정말로 시리 로웨나를 애정합니다. 진심으로요. 저 막 리들 쓸 때와는 달리 업 되어 있지 않나요? 시리 너무 귀엽... 귀엽다고... 내가 써놓고도 내가 너무 귀여워서 미치겠다고..! 코멘으로 블랙같은 개 어디 없냐고 물어보는 분들 계시던데 오히려 제가 묻고 싶습니다. 애완동물 싫어하는데 시리라면 정말 잘 키울 자신 있습니다.
어느 독자님이 코멘트로 말씀하신 것처럼, 리들이 강제로 로웨나를 오픈했다면, 시리같은 경우는 로웨나 스스로 자신을 오픈한 케이스이죠. 로웨나와 블랙의 관계는 ‘비밀친구’같은 느낌으로 묘사하려고 했습니다. 왜 온라인 상으로 친하게 지내던 가장 친한 비밀친구가 알고 보니 같은 반 짝이었다, 뭐 그런 뉘앙스였어요.
ⓒ 용기
로웨나가 내향적이 아니라 외향적으로 변하게 된 계기는 리들도 아이작도 아니라, 시리입니다. 래번클로 기질이 섞여있는 리들은 로웨나와 다르면서도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리우스는 철저하게 로웨나와 반대적 인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에게 변화를 시킬 수 있는 영향을 엄청 많이 주고 받죠.
참고로 로웨나는 리들에게 슬리데린의 교활함을 받았고, 시리우스에게는 그리핀도르적 용기를 받았습니다. 독자님이 지적을 해준 바 있지만, 로웨나가 지팡이를 머리에 겨눌 수 있던 것은 로웨나가 그리핀도르스럽고도 슬리데린스럽게 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 시리에 대한 로웨나의 희망고문
시리가 블랙이라는 것을 로웨나가 알아차리기 전까지, 몇몇 독자님들이 로웨나가 시리에게 자꾸 희망고문한다고 비판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그 당시 로웨나의 태도는 희망고문이 맞습니다. 옳고 그름을 따진다면 시리를 위해서는 그르다는 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판단을 좌우하는 두 축을 ‘이성’과 ‘감성’으로 잡는 것에는 그 이유가 있을 겁니다. 사람의 판단에 있어 감정적인 결단을 무시할 수 없지 않을까요. 로웨나가 시리를 쉽사리 밀어내지 못했던 것은 이런 감정적인 영향이 큽니다. 로웨나는 리들 교수에게 억압당해왔을 뿐 시리에 대한 호감은 쭉 있었습니다. 그간 자기에게 힘이 되어 주었던 선배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걸 모르는 척 하겠어요.
로웨나가 시리를 밀어내면서도, 시리가 나에게 다가왔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런 맥락입니다. 자신의 감정이 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로웨나는 스스로 방어기제를 작동시켜서, 시리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안타까움’ ‘동정’ ‘미안함’쯤으로 치환합니다만, 저는 이 모든 것이 시리에 대한 호감이라고 봐요. 그게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회차가 필리다가 ‘신경쓰이는 거 그거, 좋아하는거야!’라고 말하는 부분이구요.
그럼에도 이를 제대로 억압하지 못하는 것은 아직 로웨나가 어려서겠지요. 그리고 이성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판단과 실제로 감정적 행동은 다르기도 하구요.
■ 아이작
아이작이라는 인물은 사실 누구와 붙여놔도 무난하게 잘 어울릴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작 본즈-제인 아보트 커플링을 밀던 독자님도 계셨던 것 같네요. 아이작은 극중 그냥 ‘착한 친구’ 정도의 이미지 메이킹이 되어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작이야말로 진정한 흑막의 기질이 있다고 생각해요. 로웨나가 4학년 내내 친구 없이 지냈던 것은 과연 로웨나가 문제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일까요?... 크리스마스 아이작 외전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분류모자가 아이작을 슬리데린과 래번클로 둘 중 하나로 고민하고 있었다는 걸 아실겁니다. 어쩐지 유일하게 멀쩡한 인물이라고 조명받던 아이작마저 흑막이면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작은 전반적으로 평가가 좋습니다. 그러니 뜬금없지만, 아이작이 로웨나에게 끼친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 말씀드려볼까 해요^^;
ⓐ 불변성(로웨나를 변하지 못하게 막는 존재)
저는 아이작이 로웨나를 그 상태 이상으로 변하지 못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작은 로웨나를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 방어막임과 동시에, 외부 환경에 면역력을 형성할 기회 자체를 차단해버립니다.
학교에서 우리가 배우는 것은, 자기와 ‘놀고 싶은 사람’과 노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나,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들과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것이 사회성 아닐까요? 하지만 아이작이라는 친구가 있는 로웨나는 굳이 그럴 필요성을 못느끼죠. 만약 아이작이 없었더라면 로웨나는 스스로의 성격을 조금 죽이면서라도 다른 친구들에게 맞춰줬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아이작을 덤스트랭으로 보내버렸습니다. 아이작이 없어야 로웨나가 호그와트를 제대로 볼 수 있으니까요.
저는 세 남주중 아이작이 개인적으로 가장 취향이라는 이야기를 후기에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아이작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저 자신이 성인이라서 그럴 거에요. 이미 가치관과 생각이 뚜렷하게 잡혀있는 상태이므로, 아이작같이 저를 존중해주는 남자를 만나고 싶은 심리인 거지요. 하지만 저는 아이작과 함께해서는 성장의 요소가 거의 없다고 봅니다. 딱히 충돌을 할 일도 없을뿐더러, 상대방을 보호할 뿐 변화시키려고는 하지 않으니까요. 만약 로웨나와 만나게 된다면, 오히려 성인이 된 이후가 더 적절하다고 봐요.
ⓑ 열등감
로웨나는 ‘머글 출신의 마법사’입니다. 비슷하게 묘사하자면 저는 이것이 영국에서 태어난 한국인같은 경우라고 봐요. 꾸준히 영국에서 영국 교육을 받아왔겠지만, 황인종인 한국인의 생김새 때문에 쉽게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는 못하겠죠.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넌 한국인이야’하고 한국에 데려와서 교육을 시킨다고 합시다. 얘가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요?
해리와 로웨나가 다른 점이라면 해리는 마법사 세계를 일종의 “머글 세계로부터의 탈피”로 본다는겁니다. 해리는 더즐리 부부로부터 불합리한 양육과정을 거쳐와서, 머글 세계에 별로 애정이 없습니다. 기존 머무르던 머글 세계에 소속감이나 정체성이 없기 때문에 마법사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도 쉽죠. 하지만 로웨나는 머글 세계에도 애정이 있습니다. 심지어 가장 강한 소속감을 느끼고 있는 가족들이 자기만 제외하면 다 머글이죠. 초반부에 로웨나가 ‘그냥 다 때려치고 가족들이랑 머글 세계에서 살고싶다’라는 이야기도 할 겁니다.
그러나 새로이 소속된 마법사 세계에서도 머글 출신이라는 이유로 위치가 어정쩡합니다. 저는 이 상황에서 아이작의 존재는 로웨나의 열등감을 부채질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이작 외전에서도 보셨다시피 아이작은 로웨나가 처음 본 마법사이자, 가장 친한 마법사입니다. 가장 친한 친구가 외모, 혈통, 사교성, 성격, 성적, 마법 등 모든 분야에 있어 자신보다 우월하다는 건 로웨나에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스트레스일겁니다. 로웨나가 기어코 차석을 유지하는 것은 아마 로웨나 본인이 똑똑하기 때문도 있지만 적어도 아이작과 동류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로웨나가 머글 세계에 있을 때 불안정한 마력으로 머글 학교에서 문제가 많았다는 점을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마녀로서의 특징이 자주 드러난 로웨나는 머글 세계에서 그렇게 잘 융화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마법세계에서는 머글 출신이라는 이유로 주눅이 들어있죠.
그런 과정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자의식은 발달한 반면 사회적 자존감은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겠죠. 덧붙여 로웨나가 자존감이 낮은 것에는 마법사 세계에서 머무르는 동안 꾸준히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친 아이작도 그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마 로웨나 같이 심성이 여린 아이는, 아이작을 향한 질투심을 계속 부정해왔을겁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더욱이 자기 부정을 해왔을 거고ㅡ아이작같이 좋은 애를 왜 나는 질투하는걸까ㅡ이것도 로웨나의 자존감을 깎는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요.
→ 다음이 마지막 후기입니다.
============================ 작품 후기 ============================
《독자님이 요청하여 공개하는 소설의 미공개 플롯 및 후일담》
1. 김90이 생각하는 결말부 각 인물의 특징
슬리데린 베이스에 래번클로가 섞인 = 리들 교수
그리핀도르 성향이 약간 완화된 = 시리우스
강한 래번클로에 슬리데린 후추, 그리핀도르 후추 = 로웨나
래번클로 반, 슬리데린 반 = 아이작
개성있는 래번클로 = 필리다
(그러고 보니 후플푸프가 없다. 후.. 후플푸프는 제가 관심이 없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후플푸프라서 별 매력을 못 느끼나 봐요.)
2. 리들의 주문 대사는 모두 마침표(.)처리가 되어 있어요. 느낌표(!)처리가 된 건 로웨나가 자신의 머리에 지팡이를 겨누었을 때 리들이 쏜 무장해제 주문이 유일합니다.
3. 로웨나와 리들이 마법부 가는 장면을 쓰던 김90의 생각 : 아, 날씨도 풀렸는데 리들한테 얇은 갈색 트렌치 코트 같은거 입히고 싶다. 하지만 마법부니까 망토를 두르고 가야겠지? 언젠가 트렌치 코트를 입힐 수 있는 날이 오기나 할까... (그리고 결국 못 입혔다고 한다)
4. 작중 리들의 복장 중 받은 팬아트 속의 리들의 옷을 그대로 묘사한 회차들이 몇몇 있습니다.
5. 전 개인적으로 Part 4(비밀의 방) 쓸 때 제일 기빨렸어요. 그런데 완성된 걸 보면 Part 4가 제일 마음에 드는 이유가 뭔지 알 수 없음. 제일 즐겁게 쓴건 Part 3(크리스마스 파티).
6. 시리가 연회장에서 강제 볼밍아웃 시키고 난 후 계획했던 리들루트의 시놉시스 하나 :
사실 덤비는 리들에 의해 임페리우스로 조정당하고 있었음. 리들은 이미 호그와트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던 거임. 시리의 도발에 열받은 리들은 그 자리에서 시리, 덤비는 물론 연회장 모든 학생들과 교수들 다 즉살해버림. 다 죽어버리고 혼자 살아남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로웨나를 응시하며 리들이 싸늘하게 한마디.
“네가 원한 게 이런 거였나?”
로웨나 그 자리에서 기ㅋㅋㅋㅋㅋ절ㅋㅋㅋㅋㅋ 리들은 쓰러진 로웨나를 안고 유유히 연회장을 빠져나감. 끝. 감사합니다. The end.
완벽한 리들루트군ㄲㄲㄲㄲㄲㄲ
이 얘기를 친구에게 해줬더니, 너무 자기 취향이라며 엔딩 이렇게 내달라고 조르더군요. 해리포터 패러디계의 하이킥이 될 것이 분명하다며. 기승전병 엔딩가서 이번에 욕 코멘 천개 한 번 달성해보자고 엄청 저를 꼬셨어요. 그러나 저 리들은 제 소설 속 리들보다는 원작 볼드모트의 성격에 가깝다는 생각으로 기각되었습니다.
7. 후일담을 쓰느라고 컴퓨터를 뒤지다가 발견한 로웨나의 초기 플롯 :
1) 처음에는 레귤러스가 머글 출신인 로웨나를 아주 우아하고 악질적으로 괴롭히다가 좋아하게 되는 내용으로 구상했었습니다. 리무스가 외톨이가 된 여주인공을 위로하는 역할이었구여. 근데 둘 다 메인 주인공으로 삼기에는 조금 약해서 이 시놉시스는 포기.
2) 그러다가 제임스가 주인공 후보로 올랐어요. 이 때는 로웨나가 마루더즈와 동갑이 되고 성격도 좀 변했어요. 지적 호기심 때문에 판단을 그르치는 개성 넘치는 래번클로 장난꾸러기 역할. 마루더즈가 중심이 되었고, 같이 애니마구스로 변해 깽판치는 내용이었음. 그렇지만 이런 패러디는 이미 너무 많아...
∴ 결론적으로 ‘톰 리들을 교수님으로 하자’ 하고 다 뒤집어 버린 것이 현재의 플롯입니다. 이전 플롯을 고려하면서 잡았던 굵직한 메인 에피소드들을 다 포기해야 해서 조금 가슴이 아프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