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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의 비밀
※ 이 편은 ‘로웨나 블루로즈’와 설정이 약간 다른 스핀오프 격 외전으로, 앞으로 진행될 본편의 흐름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로웨나 블루로즈
김아흔
Spin-Off. “PS의 비밀”
필리다는 기숙사 방에 들어와 신경질적으로 문을 닫았다. 피곤함이 밀려왔다. 여자애들은 너무 시끄럽고 혼란스러웠다. 땍땍거리면서 떠드는 것을 다 받아주고 있으면 끝도 없이 쓸모없는 얘기를 계속해댔다.
매고 있는 래번클로 교복 넥타이를 풀며 생각했다. 이제 이 지긋지긋한 생활도 3년밖에 남지 않았다. 3년만 무사히 잘 버티면, 자유가 기다리고 있다. 호그와트를 들어온 이후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그의 진실을 들키지만 않는다면.
필리다 스포어에게는 비밀이 있다.
어째서 비밀 같은 것이 생겼는지 설명하기엔 너무 길다. 구구절절하고, 애달픈 이야기라고, 필리다는 생각했다.
간단하게 언급하자면, 스포어 집안은 대대로 여자에게만 가문을 물려주는 가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운이 좋지 않게도, 현 가주는 네 번째 아들을 낳으며 그대로 사망했다. 슬픈 이야기지. 이건 마치 앞으로 일어날 비극을 암시하는 예고 아니던가!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필리다는 자신의 손목에 있는 마법사 시계를 흘끗 바라보았다. 그 시계는 보통 시계와는 다르게 시침이 하나밖에 없었고, 숫자 또한 전혀 보이지 않았다. 원래라면 12가 있어야 할 부분에 PS라고 간단하게 새겨져 있을 뿐이었다.
시계침이 PS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곧 마법약의 효력을 다할 때가 되었군. 필리다가 생각했다. 천천히 그가 거울 쪽으로 걸어갔다. 옅은 빛이 번지고, 필리다에게 변화가 일어난 것은 순식간이었다.
단발이었던 그의 머리카락은 목덜미가 그대로 드러날 만큼 짧아졌고, 여자치고는 컸던 키도 더 커졌다. 선하되, 유약해 보이지는 않는 눈매와 흐트러진 잿빛 머리카락은 그대로였지만, 어깨가 조금 더 넓어졌다. 얼굴형에 큰 변화가 있지는 않았으나, 동그랗고 여성스러웠던 얼굴선이 조금 더 날렵하고 섬세하게 변했다. 그는 팔을 뻗어 나른하게 기지개를 켰다. 방금 전보다 훨씬 높아진 시야가 그렇게 기분 좋을 수 없었다.
아, 이제 좀 살 것 같군. 몸을 조여 오는 불편한 정장이라도 벗어 던진 것마냥 그는 만족스레 웃었다.
마침내 필리다가 거울 앞에 섰을 때, 그 속에는 암갈색 눈동자에 장난기를 담은 호감형의 소년이 비쳐지고 있었다.
* * *
머글 책에선가 그런 말을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필리다는 딱 그 말이 제 꼴에 부합한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다.
스포어 가문에서는 네 번째 아들인 필리다를 여자로 키우고 차기 가주의 자격을 주었다. 그렇지만 진짜 가주로서 인정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승계식이 있을 때까지는 여자여야만 했다. 그 후에 설령 그가 남자로서 커밍아웃한다 하더라도, 일단 가주로서 인정받았다면 그를 번복할 수 없었다. 그 말인즉슨, 그가 적어도 열일곱 살이 되기 전까지는 이런 희극인지 비극인지 모를 짓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릴 때야 본인의 성 정체성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했지만, 지금에 와서 필리다는 자신이 명백히 남성임을 자각하고 있었다. 물론 14년이 넘는 생활 동안 공적으로는 여자였기 때문에, 필리다는 완벽하게 여성스러운 애티튜드를 가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여자들에게 익숙함을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짓궂고 장난기 많은 소년 특유의 성향을 가진 그가 또래 여자 무리 내에서의 미묘하고 복잡한 견제와 경쟁구도에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솔직히 말해서, 필리다는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여간내기의 여학생들에게 진저리 날 정도로 질리고 있었다. 자신의 약초를 천장, 책상, 침대 등 방 곳곳에 키우며 기숙사 방을 정원으로 조성하기 시작한 것은 사실 의도된 것이었다. 원체 하나에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하는 애호가적 성정도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겠으나, 이는 오히려 룸메이트를 쫓아내기 위한 모종의 연막전이라는 쪽에 가까웠다. 그가 조성한 약초 친화적인 환경을 환영하는 사람은 없었다. 자신의 수집가적 취미를 드러내놓고 즐긴 덕에 필리다는 결국 편하게 혼자 기숙사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다. 이게 최고지, 암. 자기 때문에 방을 옮긴 다른 여자애들한테 미안한 감정이 들기도 했으나, 그쯤은 금방 잊었다.
여자든 남자든 래번클로의 학생들과 두루 친하게 잘 지내긴 해도 그는 철저한 자발적 아웃사이더였다. 특유의 재기 있는 입담과 상황을 제대로 판별하고 행동하는 눈치를 가진 덕에 많은 여자들이 그를 자신의 그룹에 집어넣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곤 했으나, 그는 그럴 때마다 미꾸라지처럼 피해왔다. 왜?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이 귀찮으니까.
4학년이 될 때까지 로웨나 블루로즈 또한 그의 관심사 밖의 존재였다.
그녀는 그렇게 눈에 띄는 타입은 아니었다. 블루로즈는 창백하리만치 피부가 흰 편이었지만, 얼굴선 자체가 그렇게 진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나가고 나면 얼굴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묘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깔끔하게 입고 다니긴 했어도 그 나이 또래 여자애들이 그러했듯 화장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본인을 치장하는 것에도 딱히 관심은 없어 보였다. 물론 동년배 여자아이들과 비교해 봤을 때 뒤떨어진다고 평가할 외모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글쎄, 그렇다고 해서 빼어나다고 볼 수도 없었다. 그녀에 대한 관심이 생길 유인이 없는 것은 당연했다.
성격 또한 그랬다. 필리다와는 달리 그녀는 다소 소극적인 성격이었다. 주변 친구들과 친해지려고 딱히 노력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 필리다가 중심부에 있을 능력이 있음에도 주변부에 머무르는 타입이라면, 그녀는 애초부터 주변부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로웨나 블루로즈의 래번클로 내 포지션이 너무 치명적이었다. 래번클로에서 님부스1500 취급을 받는 본즈를 혼자 꿰차고 있는데, 문제는 서로 사귀는 게 아니에요, 라는 거다. 내가 여자라도 싫겠다. 필리다는 그렇게 생각했다.
블루로즈에 대한 여자애들의 여론이 부정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4학년이 되어서였다. 여자아이들 사이에 모르는 척 감추어져 있었던 반감이 공론화된 것에는 확실히 ‘스테이시 파울리’의 역할이 컸다.
필리다는 1학년 때부터 그녀가 썩 성정이 좋지 않은 여자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파울리 집안은 순수혈통이라고 말하기도, 그렇지 않다고 하기에도 조금 애매한 구석이 있었다. 부모님이 둘 다 마법사이긴 하지만, 집안의 명맥이 그렇게 길지도 아니했거니와 두 사람 다 그렇게 뛰어난 마법사인 것 같지는 않았다. 파울리는 자기를 두고 분류 모자가 오히려 슬리데린에 넣으려고 했다는 사실을 필리다에게 귀띔한 적 있었다. 필리다는 분류모자가 옳은 판단을 내렸음을 단번에 알아차렸지만, 겉으로는 너처럼 래번클로스러운 애가 어디에 있냐고 능청맞게 대꾸했다.
그들의 부정적 여론은 래번클로 추격꾼인 루카스 랭포드가 블루로즈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하면서 더 심해졌다. 더욱이 요즘은 블랙과 어울리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었다. 쯧쯧. 필리다는 깃펜 끝을 문 채 과제에 집중하고 있는 로웨나를 바라보며 혀를 찼다. 저렇게 공부나 하는 애가 뭔 매력이 있는 거지. 이쯤 되면 남자들을 홀리고 다닌다는 스테이시의 날 선 어조가 뭔가 설득력 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조금 위기의식을 느껴야 할 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다시 자신의 원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 * *
아이작 본즈가 덤스트랭으로 떠난 이후로 로웨나 블루로즈는 조금 더 집단에서 소외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필리다에게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일이었다. 그가 정성을 다해 키워야 할 약초의 종류만 해도 열 가지가 넘었다. 그들 모두에게 쏟을 관심도 부족해 죽겠는데 평범한 동급생 여자애가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스프라우트 교수가 약초학 시간에 블루로즈와 자신을 짝지어줬을 때도 필리다는 별생각이 없었다. 로웨나보다는 구근에 대한 관심이 컸다. 튀어오르는 구근은 기숙사에서는 키우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지금껏 한 번도 길러본 적이 없었다. 호그와트 학생 모두가 인정하는 약초애호가로서, 그는 며칠 전부터 이 수업만 고대하고 있었다. 필리다는 구근의 팔딱거림을 마치 예술작품이라도 되는 것처럼 황홀하게 바라보며 어떻게 손질할지 머릿속으로 구상했다.
반갑게도 로웨나는 구근에 그렇게 흥미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가만히 서 있던 그녀에게 예의상 필리다가 물었다.
“내가 먼저 할까?”
야, 내가 장갑 끼고 있는 거 보이지? 필리다는 속으로 그렇게 말하며 권유라기보다는 명령조로 말했다. 그녀는 오히려 필리다가 먼저 하는 것을 반기는 것 같았다. 구근이 조금 무섭게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필리다는 신이 나서 가죽 장갑을 팔꿈치까지 올리고 구근에 다가갔다.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운지! 얌전히 앉아 고상한 자태를 드러내 보이는 약초들도 매력이 있지만, 진짜 매력은 이렇게 정신없이 날뛰는 야생적인 놈들에 있지. 그는 눈을 빛내며 잡아먹기라도 할 기세로 구근에 다가갔다.
로웨나는 물을 뿌리고 구근을 다루는 필리다를 아주 유심히 바라보는 것 같았다. 장갑을 끼고 구근을 달래는데 그녀가 먼저 물어왔다.
“물을 왜 뿌렸어?”
뭘 저리 당연한 걸 묻지? 필리다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구근은 식물이잖아. 물을 매우 좋아하거든.”
“그래?”
로웨나가 엄청난 사실이라도 들었다는 듯 경이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마치 필리다가 약초학 분야의 학술지에 논문을 몇십 개 투고한 바 있는 저명한 학자라도 되는 것처럼. 필리다는 그녀를 흘끔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독수리 여왕님도 모르는 게 있구나.”
“언제 때 별명이야.”
어허, 겸손도 참. 예의상 해준 말에 그녀의 얼굴이 조금 붉어지는 것 같아서 필리다는 헛웃음을 지었다.
“어떻게 그렇게 잘해?”
“식물도 동물과 같아. 애정 어린 손길은 느껴.”
필리다는 건성으로 대답하며 구근을 살폈다. 로웨나는 튀어오르는 구근에 관심이 생긴 것 같았다. 조금 흥이 일어 필리다는 구근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로웨나는 그의 말을 경청해주었다. 그녀는 확실히 뛰어난 청자임이 틀림없었다. 논지를 파악하고 제대로 이해할 줄 아는 능력 덕분인지 하나를 설명하면 여러 가지를 응용하며 질문했다. 새삼, 호그와트 교수진들이 왜 그렇게 로웨나 블루로즈를 싸고도는지 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초학이 이렇게 재밌는지 몰랐어.”
그와 한참 대화를 나눈 로웨나가 감탄을 담아 말했다. 그녀의 한마디에는 진심이 담겨있었다. 필리다 덕분에 약초학을 달리 보게 되었다는 어조였다.
어떤 종류의 애호가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네 덕분에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라고 하는 것만큼 감동적인 말은 없었다. 필리다는 씨익 웃었다.
얘, 생각보다 괜찮은 애인 듯?
약초학 수업이 끝나고 필리다는 자연스럽게 로웨나와 어울려 마법약 교실로 향했다. 별 시답지 않은 농담에도 로웨나는 빵빵 터졌다. 원체 잘 웃는 건가 싶기도 하고, 뭐 피브스가 공중에서 한 바퀴 돌기만 해도 웃겠네. 하긴, 애가 나쁜 애 같지는 않아 보였다. 필리다는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필리다 너, 정말 재밌어.”
로웨나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필리다는 어깨를 한 번 으쓱일 뿐이었다. 뭐 아무렴 어때.
필리다는 마법약 교실에 도착할 때까지 자신이 가진 모든 재치를 동원하여 로웨나를 웃겼다. 그녀가 중간에 차마 걸어가지도 못하고 주저앉아 정신없이 웃었을 때는 본인의 유머감각에 대한 자부심이 절로 생길 정도였다. 내가 보통 사람들보다 유머러스한 줄은 알았는데, 이렇게 웃길 수 있는 사람이었나! 인정받았다는 느낌에 필리다는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
그 후로 필리다는 로웨나와 자주 어울렸다. 호그와트 4년 동안 서로가 데면데면 인사도 제대로 주고받지 않았던 사이였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신기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대답과 호응을 잘 해주는 타입이었기 때문에 원체 말이 많은 그와 의외로 궁합이 잘 맞았다. 필리다는 자연스럽게 아이작의 빈자리를 꿰찼다. 그녀는 여자인 친구가 생긴 것이 매우 기쁜 듯했다. 필리다는 평소와는 다르게 여자친구로서의 역할에 열과 성의를 다했다.
필리다는 그녀와 친해지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로웨나에 대한 평가를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로웨나는 그렇게 눈에 띄는 여자애는 아니었다. 그러나 한 번 쳐다보면, 마치 진흙탕 속에 피어있는 한 송이 수선화마냥 고아한 매력이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었다. 분명 쉽게 잊어버릴 인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로웨나와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나눈 날이면, 그녀의 옅은 눈동자가 머릿속에 오랫동안 잔상처럼 남곤 했다.
필리다는 또래 여자들 사이에서 로웨나가 미움을 받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했다. 그녀는 확실히 똑똑했다. 특출난 지적 능력이 일종의 정체성으로 여겨지는 래번클로 속에서 견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녀와 비슷한 수준인 아이작 본즈같은 경우 선천적으로 마법적 재능을 타고난 것에 더해 집안도 좋고, 거기다가 성격까지 좋았다. 본즈는 애초에 보통 사람들에게 열등감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동경의 대상에 가깝다. 근데 로웨나 블루로즈는?
머글 출신에, 성격도 그다지 적극적이지 못했다. 그리핀도르의 릴리 에반스처럼 통솔력이 있고 사회성이 넘치는 것도 아니었고. 괴롭혀도 큰소리하나 못 낼 것 같이 생긴 데다가, 마침 같은 학년에는 래번클로에 보기 드문 퀸비가 계시는군. 래번클로 학생들의 습성상 그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있든 다들 관심도 없고.
그는 한숨을 쉬었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 * *
파동덤불! 파동덤불! 필리다는 속으로 울부짖듯 소리쳤다. 그것도 갓 태어난 싱싱한 아이로! 필리다는 그 덤불의 매끈한 잎사귀와 늘씬한 줄기에 감탄을 숨길 수 없었다. 이토록 진초록색의 선명한 잎맥이라니! 마치 금방이라도 비상할 것 같은 힘찬 움직임은 또 어떤가! 필리다는 어떠한 표현으로도 자신의 만족감을 온전히 드러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올해의 약초학 커리큘럼이 아주, 매우, 마음에 들었다. 감사합니다, 포모나 스프라우트 교수님, 제가 가주가 되어 약재상의 정식 운영권을 승계받게 된다면 교수님께는 특히 서비스로 스네어갈러프의 씨주머니를 듬뿍 드릴게요.
“이 기세가 어떻게 어린 덤불인 거지.”
로웨나는 반쯤 넋이 나가서 중얼거렸다. 필리다는 그녀에게 묻지도 않고 직접 나섰다. 그가 능숙하게 지팡이를 휘둘러 파동덤불 주변에 열기를 만들어내자, 로웨나가 궁금증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온도를 높이는 거야?”
“원산지가 적도 부근인 것으로 알고 있어.”
필리다는 한참을 덤불에만 집중했다. 파동 덤불은 잎맥의 아랫부분이 연약하기 때문에 거기를 쓰다듬어 주면 마치 어린 고양이처럼 갸르릉 거리는 몸짓을 보인다고 약초학 책에서 읽은 것 같은데. 그는 마치 갓 태어난 아기라도 다루듯 조심스레 파동덤불을 쓰다듬었다. 반항기의 소년마냥 사나운 기세로 날뛰던 파동덤불은 필리다의 부드러운 손길에 조금씩 움직임이 잦아들었다. 필리다는 이럴 때가 제일 좋았다! 마치 거친 야생의 동물을 제 손으로 직접 길들인 것 같은 뿌듯함이 느껴졌다.
그때, 로웨나가 뭔가 놀란 듯 뒤로 물러섰다. 필리다는 파동 덤불에 쏟던 관심을 거두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볼을 살짝 만지고 있었다. 방금 뭐가 튄 것 같은데? 스테이시가 호들갑을 떨며 다가왔다.
“어머, 로웨나! 괜찮아? 잔가지가 너에게 잘못 날아갔어!”
파동 덤불의 잔가지라니. 미친 거 아닌가. 필리다는 열이 확 오르는 것을 느꼈다. 파동 덤불은 잔가지를 치고 나서도 움직이는 데다가 독을 품고 있는 부분도 있으므로 몸에 함부로 맞았다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 있었다. 저 머리 빈 멍청한 것들이. 그는 욱한 상태에서 욕이라도 할 뻔했다.
“좀 조심하지그래?”
필리다의 목소리에는 짙은 분노감이 스며들어 있었다. 평소 필리다는 스테이시에게 호의적인 모습만 보여 왔었다. 보통 때와 다른 그녀의 쌀쌀맞은 태도가 조금 낯설었는지, 스테이시가 당황스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아, 그래…… 앞으로 조심할게.”
필리다는 스테이시 무리들을 쏘아보며 로웨나를 본인의 쪽으로 당겼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딴 건 몰라도 저런 멍청한 애들한테 블루로즈가 당하는 건 참을 수가 없다. 나라도 나서줘야지. 그는 로웨나를 제 옆에 앉혀두고 마치 제 여동생이라도 되는 것처럼 하나하나 챙겨주었다.
* * *
“나는 졸업하면 아버지의 약재상을 물려받을 거야.”
필리다는 하품을 하면서 말했다. 마법약 수업에 가기 싫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가 만든 마법약은 항상 색깔이 묽거나, 지독한 냄새가 나거나, 터지거나, 끓거나, 뭐 온갖 종류의 수상함을 풍겼다. 필리다는 투덜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약초학을 제외한 과목들은 아무 쓸데가 없다고 생각해. 내가 목성의 위성을 알아서 어디다 써먹어?”
“마법 과목 정도는 쓸모 있지 않을까?”
얘가 약초학을 모르네. 필리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글쎄, 윙가르다움 레비오우사 정도만 외울 줄 알면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을걸.”
필리다는 지팡이를 꺼내 신나게 마법을 외웠다. 이거 하나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그는 능숙하게 지팡이를 휘둘러 들고 있는 책을 머리 위로 띄웠다. 필리다는 자신의 능숙한 부양마법을 자랑하며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복도 반대쪽에서 시리우스 블랙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필리다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필리다는 항상 로웨나가 블랙과 같은 시정잡배와 어울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순수혈통 명문가 출신이라는 것만 빼면 뭐 볼 게 있나. 시종일관 삐뚜름한 자세나 반쯤 장난스럽게 로웨나에게 집적대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남자의 직감으로 말하건대, 블랙은 딱히 로웨나를 행복하게 해줄 것 같지는 않았다. 저놈은 진중함이 없다.
인사라도 하면 옆에서 꺼지라는 눈빛을 쏘아 보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로웨나와 블랙은 마치 서로 모르는 사이인 양 스쳐 지나갔다. 엥? 뭐야? 필리다는 조금 당황했다.
“너 시리우스 블랙과 아는 사이 아니었어?”
“딱히. 과제를 같이 하긴 했지만, 그렇게 친하지는 않아.”
로웨나는 블랙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어찌 된 진 몰라도 사이가 틀어진 것 같았다. 눈치 빠른 필리다는 더 이상 캐묻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을 돌렸다. 뭐, 그와 멀어지는 건 환영할만한 일이지.
두 사람은 마법약 과제 이야기를 하면서 움직이는 계단을 올랐다. 로웨나는 양피지 15인치 분량의 마법약 과제를 이제 반쯤 썼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 과제를 시작했어? 그는 아직 책도 제대로 펴본 적이 없었다.
그때, 움직이는 계단이 위쪽으로 살짝 이동했다. 빠르게 계단을 오르던 로웨나는 갑작스러운 반동에 몸을 휘청였다.
“조심해.”
필리다가 그녀의 손을 잡아 주었다. 넘어지지 않도록 지지해준 것에 불과했으나, 기분이 묘했다. 여자아이의 손이란 따뜻하고, 부드럽구나. 꽉 쥐면 바스라질 것 같이 연약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조심스레 로웨나를 당겼다.
고마워. 넘어질 뻔했던 것이 다소 부끄러웠던 것인지 로웨나가 조금 민망한 듯 웃으며 그의 손을 놓았다. 그녀는 계단 바로 아래에서 그녀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키가 더 큰 것 같아, 필리다.”
그럴 만도 했다. 그가 키가 커질수록, 어쩐지 여자 필리다도 함께 커졌다. 성별을 바꾸는 마법약의 원리까지는 알 수 없어도, 그와 그녀 사이에 일정 비율의 키 높이는 항상 유지되고 있었다. 근래 들어 정신없이 키가 크고 있었으므로, 여자 필리다 또한 쭉쭉 성장했다.
그녀는 계단을 한 칸 올라와 필리다의 옆에 섰다.
“너도 좀 커야겠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필리다는 의 키가 더도 덜도 말고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로웨나와 어울리면서 새삼 느낀 것이지만 그녀는 몸매의 비율이 매우 좋았다. 사실을 말하자면, 남자아이들이 으레 그러하듯, 몸매를 드러내지 않은 옷 속의 굴곡을 상상해 본 적도 있었다.
필리다는 고개를 휘저었다. 로웨나에 대해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어쩐지 미안해진 까닭이다. 무엇인가 나쁜 짓을 하는 것 같기도 했고. 자제하자고 생각하면서도 문득 본능적으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바라보려 하다가 필리다는 괜한 죄책감에 고개를 돌렸다.
* * *
필리다는 도서관에 앉아 있는 로웨나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독한 것. 그녀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도서관에 틀어박혀 있었다. 며칠 전부터 로웨나는 중간시험을 준비해야 한다며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가 기숙사로 데리고 가지 않으면 아예 도서관에서 밤을 새울 기세였기 때문에 통금 시간이 가까워지자 필리다는 평소에는 절대 가지 않는 도서관을 직접 찾았다. 사람이 거의 없는 도서관 열람실 구석에 혼자 앉아 있는 로웨나가 보였다.
필리다는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로웨나를 자세히 관찰했다. 한참을 뚫어지게 책을 바라보던 그녀는 실타래처럼 쏟아지는 암갈색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었다. 새삼 필리다는 랭포드가 로웨나를 마음에 두고 있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골똘히 책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그렇게 매력적일 수 없었다. 조금 멍하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필리다가 천천히 로웨나에게 다가갔다.
“로웨나, 들어가자.”
고개를 든 로웨나가 환하게 미소 지었다.
“데리러 온 거야?”
그녀는 읽고 있던 두꺼운 장서를 덮었다. 약초학을 공부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필리다는 조용히 그녀가 짐을 챙기는 것을 기다려주었다.
둘은 함께 래번클로를 향하는 복도를 걸었다. 로웨나는 필리다에게 팔짱을 끼며 참새처럼 조잘거렸다. 필리다는 그의 팔뚝에 느껴지는 보드라운 느낌에 일순 경직되었다. 이 아가씨는 위기감도 없나, 어딜 외간 남자에게 함부로 이런 식의 접촉을 하나. 필리다는 곧 로웨나에게 자신이 여자처럼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지금까지 호그와트에서 여자인 척 행동하면서, 자신이 남자라는 것을 이렇게 선명하게 절감한 적은 없었다.
얘한테 난 여자니까 당연한 거겠지. 필리다는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려고 애썼다. 그래도 몽글몽글한 그녀의 가슴이 닿는 팔뚝에 온 신경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필리다가 폭발할 것 같은 내심의 갈등을 겪는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로웨나는 그에게 바짝 붙어 신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늘 나 책에서 ‘파파베르 솜니페룸’이라는 약초를 봤는데 말야, 그건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황홀할 정도의 환각작용이 있대.”
그는 애써 대화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로웨나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지.
“한 번 맡기 시작하면 중독이 돼서 없이는 살 수 없다더라.”
필리다는 정신을 바짝 차리며 그녀에게 대답했다.
“야, 그거 말고 내가 방에서 키우는 금련초 풀줄기는 진짜 향기 장난 아니야. 그걸로 마법사 전용 마약도 만들 수 있는 걸.”
“아, 정말?”
래번클로 특유의 눈빛을 빛내며 로웨나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한 번만 맡아볼 수 있을까?”
자신을 올려다보는 로웨나의 눈망울을 마주한 순간 일순 일었던 욕구에 필리다는 하마터면 스스로에게 욕을 내뱉을 뻔했다. 저런 눈빛으로 요구하면 뭔들 못 들어줄 수 있겠나? 본즈가 그녀를 챙기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혼자서도 뭐든 잘해낼 것 같이 보이면서도, 가끔 그녀는 남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호본능을 자극하곤 했다.
필리다는 홀린 듯 그녀의 요구를 수락했다. 사실 누군가가 자신의 기숙사 방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의 방에 조성된 평화롭고 아름다운 약초 정원을 마치 금지된 숲이라도 되는 것처럼 기피했기 때문이다.
필리다는 로웨나를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가 방문을 열 때쯤 되어서야, 필리다는 자신의 방이 노르웨이 리지백의 사육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마냥 어질러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문을 열다 말고 황급히 등으로 열린 문 사이를 막았다.
로웨나가 의문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미안, 로웨나. 방 치우는 걸 깜빡했네.”
“괜찮아. 내 방도 항상 어지러운걸.”
로웨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가려고 했다. 절대 들여보내면 안 된다! 그는 청소에 딱히 연연해 하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어쩐지 로웨나에게는 이런 방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잠깐만 기다려줘. 금방 치울게.”
필리다는 그녀를 바깥에 내버려두고 한참을 방을 치우는 것에 몰두했다. 그가 능숙한 마법사였다면 사실 지팡이 몇 번을 휘두르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었겠지만, 필리다는 아직 어렸고, 약초학에 특화되어 있지만 딱히 마법에는 큰 재능을 보이지 못했다. 덕분에 그는 꽤 오랜 시간을 청소하는 것에 소모해야 했다.
으아, 못살아. 그는 어제 다듬다 잠든 맨드레이크의 뿌리를 쓰레기통에 버리며 자책했다. 치워야 할 것이 성질나게 많았다. 하지만 본인이 제때 청소하지 않은 것을 자책해야 하는지,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로웨나를 자신의 방에 초대한 것을 후회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필리다는 잿빛 머리카락를 한 번 거칠게 흐트러뜨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아주 중요한 사실을 잊어버렸다.
인생은 많은 우연들이 겹쳐 때로는 필연적인 결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가 어젯밤 청소를 하고 잠들었다면, 그 날 정량의 마법약보다 조금 덜 마시지 않았더라면, 그가 오늘따라 로웨나를 도서관으로 데리러 가지 않았더라면, 그가 금련초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더라면, 로웨나가 예상치 못한 방문을 요청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가 대충 청소를 끝내고─그건 이미 청소라기보다는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마법 옷장에 쓰레기들을 다 집어넣은 것에 불과했지만─주변을 둘러볼 때까지, 그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이쯤 되면 뭐 로웨나도 딱히 나의 청결의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진 않겠지. 필리다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방문 근처로 향했다.
“이제 들어와도 돼, 로웨나.”
그녀가 방문을 열었다.
그의 변화는, 순식간에 일어났다. 사실 변화했다는 사실조차도 인지 못 할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온 그녀가 눈을 깜빡이며 필리다를 바라보았다. 오, 맙소사. 뭔가 까먹었다 했었더니. 그가 자신의 손목시계를 흘끗 바라보았다. 하나뿐인 시침이 PS에 도달해 있었다.
‘그’가 된 필리다는 멍하게 그녀와 마주쳤다. 호그와트를 다녔던 4년 동안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실수였다.
그는 황급히 로웨나를 잡아당겨 방으로 데려와 문을 닫았다. 그녀가 비명이라도 지를까 봐 불안해진 그는 그녀의 입을 막았다. 로웨나는 덫에 걸린 토끼처럼 깜짝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좆 됐……. 온갖 상스러운 욕들이 머릿속을 휘저었다. 그는 그녀를 품 안에 두고 조용히 속삭였다.
“조용히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로웨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셔츠가 살짝 열려 있었던 탓에 그녀의 흰 목덜미에서 내려오는 어깨선이 내려다보였다. 필리다는 그 안쪽까지 쏠리는 시선을 애써 돌리며 그녀의 입을 틀어막은 손을 치웠다.
“필리다 너, 남자였어?”
“바로 알아보네.”
완전 똑같으니까. 로웨나가 얼떨떨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다소 혼란스러운 얼굴이었다.
“변신 마법이었단 말이야?”
생각보다 그녀의 어조가 의연해서 필리다는 걱정을 조금 덜었다. 꺅꺅거리면서 요란스럽게 굴 줄 알았는데. 로웨나는 놀란 것 같긴 했지만,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가든가, 덤블도어 교수에게 말하겠다고 협박한다든가 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어.”
그가 대답했다.
“설명하기는 조금 길고. 집안 사정상.”
로웨나는 평소보다 깊고 낮은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약간 중성적이다 싶었던 필리다의 익숙한 목소리와 닮았지만 미묘하게 달랐다.
“너 원래 목소리가 정말 좋구나.”
사실 필리다는 남자로서의 본인의 목소리를 누군가에게 평가받은 적이 없었다. 뜬금없는 칭찬에 필리다는 귓불에 열이 오르는 것 같아 부끄러워졌다.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서 필리다는 괜스레 말을 돌렸다.
“놀라진 않았어?”
“놀랍긴 한데, 뭐. 사정이 있겠지.”
네가 아무 이유 없이 여자인 체하고 다닐 것 같지는 않아. 로웨나는 여상스럽게 말했다. 항상 그가 전전긍긍 우려해왔던 것과는 다르게 너무 태연한 어조라 필리다는 조금 감동했다. 마치 그가 ‘그녀’이든 ‘그’이든 별로 신경 쓰지 않겠다는 느낌이었다.
“로웨나.”
조금 긴장한 채, 필리다가 물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한테 말할 거야?”
그는 조심스레 로웨나의 눈치를 보았다. 자기 전 가끔 떠오르곤 했던 연갈색의 옅은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필리다는 생각했다. 어쩐지 로웨나라면 그의 비밀을 알고 있어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아니, 알고 있는 게 더 좋을 것 같았다.
로웨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었다.
“아니.”
로웨나가 단호하게 대답했다.
“넌, 내 친구잖아.”
로웨나가 필리다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순간, 그녀의 말랑말랑해 보이는 입술에 키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작품 후기 ============================
참고로 필리다 여자에요!!! 이건 걍 TS버전일 뿐입니다.
이 외전을 LSH에게 바칩니다:)
사실 스핀오프를 쓸 예정은 없었습니다. 친구와 카톡으로 제 소설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제 말을 오독한 친구가 ‘읭? 필리다가 여장을 했다고?’하고 혼자서 핵스포라고 멘붕하길래... 의외로 그 설정이 재밌을 것 같아 적기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완성했네요.
부제는 ☆숨겨진 공략루트 필리다 스포어(PS)☆ 입니다.
생각 없이 썼으니 편하게 읽고 넘기시면 될 것 같아요. 스핀오프라 하더라도 원래대로라면 10편 정도의 분량이어야 할 내용을 압축했더니 이야기가 쑥쑥 지나가는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추후 여력이 된다면 수정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TS만 되었을 뿐 이게 본편에서의 필리다의 성격과 굉장히 흡사하답니다.
누군지 아무도 못 맞출 줄 알았는데 그래도 대답이 나왔어요. 래번클로 여학생이라고 대답해주신, 타로트님! 축하합니다. 굳이 애정 배송 드리지 않아도 될 듯. 제가 매번 코멘트 확인할 때마다 듬뿍듬뿍 보내드리고 있으니까여. 잘 받으시고 계시져?ㅋ_ㅋ
그 밖에 의견들도 꼼꼼히 다 확인했답니다. 나중에 본편 외전을 쓸 기회가 된다면 고려하도록 하겠습니다!
@chococake 하하, 이전에 한 번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리들의 컨셉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수단도 가리지 않는 개객끼’입니다. 맘껏 욕해주셔도 되염.ㅎ_ㅎ
@Anarkh 방금 리들 시점의 외전을 쓰는 기분은 어떨까? 했는데 진심 벌써부터 심장이 뛰어요... 외전은 완결 직전 쯤 쓸 예정은 있습니다. 기대해주세요!
낼 본편에서 뵙겠습니당.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