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웨나 블루로즈-42화 (42/115)

0042 / 0115 ----------------------------------------------

Part 3

로웨나 블루로즈

김아흔

Part 3 - (12)

아빠가 생일 선물을 보내왔다. 사실 엄마의 드레스가 훼손되었다는 이야기를 차마 할 수가 없어 그간 아빠에게 답장을 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정성이 담긴 손편지와 함께 가족들의 선물이 왔을 때, 나는 눈물이 핑 도는 것을 애써 참아야 했다. 아빠는 심지어 엄마의 드레스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다. 나에게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미 다 알고 배려해준 것 같았다. 하마터면 같이 아침 식사를 하는 올리비아 앞에서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

“로웨나, 너 생일이었니?”

그녀는 내가 가족들에게 받은 선물들을 보며 깜짝 놀랐다. 이틀 후가 생일이라는 내 말에 왜 진작 말하지 않았느냐며 가볍게 타박했다. 올리비아는 내 선물을 사주고 싶다는 이유로 오늘이라도 당장 호그스미드에 함께 가자고 제의했다. 급작스러운 호그스미드 행이라 조금 당혹스러웠지만, 선물을 사주고 싶다는 그녀의 마음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호그스미드에 가면 블랙이 좋아할 만한 장난감이라도 사올 수 있을 것 같았다. 행동력이 빨랐던 그녀는 내 수락이 있자마자 바로 외출 신청을 했다.

몇 주 만에 방문한 호그스미드였으나, 할 일도 많은 이 시점에 내가 그렇게 즐겁게 보낼 수 있을 리 없었다. 나는 블랙과 함께 가지고 놀만 한 장난감 몇 개만 사고 더 이상 둘러보지는 않았다. 올리비아 또한 내 선물 외에는 다른 용무가 없는 것 같았다. 볼일이 끝난 우리는 금방 호그와트로 돌아왔다. 그녀는 무엇을 샀는지 가르쳐주지 않았다. 생일 당일에 전해 줄 모양인 것 같았다.

* * *

비밀의 방을 찾는 일을 언제까지 끝내라는 말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좀 더 마음이 조급해졌다. 시간적 제한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나를 괴롭혔다. 마치 언제 해결될지도 모를 과제를 온종일 안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번 연휴가 끝나기 전까지 어떤 성과라도 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학기가 시작되면 공부를 시작해야 했고, 호그와트를 멋대로 돌아다닐 만큼 여유 있지도 못했다. 그가 굳이 연휴 동안 아무도 없는 호그와트에 나를 붙잡아 놓은 이유는 이 시기에는 여기에만 전념하라는 것임이 틀림없었다.

오늘은 1층 외부를 돌기로 마음먹었다. 혹여 외부 건물에 비밀의 방 입구가 있을 가능성 또한 검토했기 때문이다. 호그와트 바깥으로 나오니 생각보다 날씨가 추웠다. 몇 겹의 옷을 입고 망토까지 둘렀는데도 찬바람이 파고들었다. 이렇게 추운 날에는 그냥 기숙사의 따뜻한 벽난로 가에 앉아서 책이나 읽고 있는 게 편한데. 그냥 들어갈까, 하고 일던 마음이 리들 교수를 생각하니 쏙 들어갔다.

날 선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물이라도 끓이면 바로 얼 것 같이 살갗을 에는 추운 날씨였다. 2층 내부나 둘러보고 끝낼 걸 그랬나. 춥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서인지 울컥 부아가 치밀었다. 차마 내뱉지는 못하고 속으로 리들 교수 욕을 엄청 했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나에게 떠넘긴 게 틀림없었다. 나는 얼어붙은 호그와트 성 외부 벽면을 쓸며 혹여 수상한 표식이라도 있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추위까지 감수해가며 섬세하게 살폈으나 딱히 이상해 보이는 것은 없었다.

곧 나는 1층 내부부터 호그와트를 둘러보았다. 1층에 있는 대연회장과 현관 홀, 벽장, 현관 복도의 돌벽까지 모조리 만져보았다. 맥고나걸 교수의 연구실, 병동 등 다소 구석진 곳까지 손으로 훑어가며 수상한 점이 있는지 발견하려고 애썼다.

1층의 11호 교실 옆의 벽 가에서 슬리데린의 기숙사 문양을 발견했다. 조금 놀란 나는 유심히 살펴보았다. 여기에 비밀의 방 입구가 있다 하더라도 뭔가 방이 있을 만한 공간이 확보되나? 하긴, 마법 공간은 물리적 공간과 다르니까. 어쨌든 수상해 보이긴 했다. 손으로 조금 만져보다가, 잠금을 해제하는 마법도 시전해 보았다. 아무 일도 없었다. 설령 비밀의 방 입구라고 해도 내 같잖은 마법 실력 정도로 덜컥 열릴 것 같지는 않았다.

주변을 서성이며 고민했다. 보고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엊그제 청소하는 도중 진행사항이 조금이라도 있느냐고 질문하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혹여 잘못 찾은 것이라 하더라도 뭔가 하고 있다는 티라도 내야 하지 않을까?

그 고민은 리들 교수의 연구실에서 벌 청소를 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나는 창틀을 닦으면서 그의 뒷모습을 흘끔 쳐다보았다. 리들 교수는 서가 앞에 서서 팔짱을 낀 채 공중에 펼쳐져 있는 두 권의 책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는 가끔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저렇게 책장 앞에 서서 몇 권의 책을 띄워놓고 동시에 읽곤 했다.

내가 세 번쯤 리들 교수 쪽으로 고개를 돌렸을까, 그가 책에서 눈길을 떼지 않고 말했다.

“할 말이 있으면 하지그래.”

절로 몸이 경직되었다. 내가 그를 쳐다보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말투였다. 책에 집중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동시에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도, 나에게 신경 쓸 여력이 있단 말이야? 나는 조금 우물쭈물하다가 1층의 슬리데린 문양 이야기를 꺼냈다.

“저어, 1층 11호 교실 벽면에서 슬리데린의 문양처럼 보이는 것을 발견했어요.”

나는 위치가 어디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간단하게 설명했다. 담담한 태도로 내 말을 듣던 리들 교수는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손을 살짝 휘둘렀다. 공중에 띄워져 있었던 책들이 책장 원래 자리에 가지런히 꽂혔다.

“지금 가보도록 하지.”

그는 그대로 연구실 문 쪽으로 향했다. 나는 엉겁결에 리들 교수를 따라갔다. 그는 내 짧은 설명만으로도 내가 말하는 장소가 어디인지 알아차린 것 같았다. 교수의 연구실에서 한 층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에 금방 도착했다.

그는 얇게 양각된 문양을 손으로 쓸더니, 지팡이를 한 번 휘둘렀다. 내가 했던 단순한 잠금 해제 마법 정도가 아니라 어둠의 마법까지 포함한 여러 종류의 해제마법을 시전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내 앞에서처럼 벽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 일련의 검증과정이 굉장히 능숙해 보였던 탓에, 나는 한걸음 떨어져 신기한 눈으로 그를 지켜보았다. 숨겨진 공간에 대한 해제 마법의 종류가 저렇게 많을 줄 몰랐다. 한참을 이것저것 시도하던 그는 파셸 통크를 사용해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단언했다.

“쓸모없는 것을 찾았군.”

그가 볼 것도 없다는 듯 지팡이를 다시 갈무리해 망토 속으로 집어넣었다.

“제대로 좀 할 수 없나.”

그는 무감각한 어조로 한마디만 던지고 인사도 없이 싸하게 떠나버렸다. 수상한 곳이 있으면 어디든지 보고하라는 건 자기가 한 말이었으면서. 뒤에서 몰래 혓바닥이라도 내밀고 싶은 것을 참으며 나는 고개를 숙였다.

* * *

몸이 마치 물이라도 먹은 것처럼 축 늘어져 나는 아침 늦게까지 침대에만 붙어 있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호그와트를 돌아다닌 게 독이 되었던 것 같다. 결국 아무런 성과도 없었는데.

그리고 보니 오늘이 내 생일이구나.

매년 항상 생일날 아침에는 루카스와 미아가 품에 안겨들어 나를 깨웠다. 그 아이들은 서로 자기가 먼저 생일 선물을 주겠다고 경쟁하곤 했다. 지난 생일 전날에는 열두 시가 되면 선물을 먼저 주겠노라고 자지 않고 버티는 바람에 고생 좀 했는데. 결국 그 아이들은 열한 시도 되기 전에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더니 둘 다 금방 잠들었다. 오늘따라 동생들의 부재가 더욱 허전하게 느껴져 나는 마치 루카스와 미아를 안기라도 하듯 베개를 꽉 껴안았다.

조금 누워 있다가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뭐라도 먹고 힘을 내야지. 거기다가 매일 아침은 올리비아와 먹기로 했으니, 그녀가 나를 기다릴지도 모른다. 나는 대충 씻고 휴게실로 향했다. 올리비아는 이미 휴게실에 앉아 있었다.

“짠! 생일 축하해, 로웨나.”

올리비아가 선물을 내밀며 나의 생일을 축하해줬다.

“내가 제일 먼저 축하하는 거 맞지?”

“고마워요.”

내가 희미하게 웃으며 답했다. 올리비아는 다양한 색상의 잉크가 포함된 깃펜 세트를 선물했다. 내가 스크리벤샤프트의 깃펜가게를 지나갈 때, 진열되어 있던 깃펜을 유심히 살피던 모습을 기억해 두었음이 틀림없었다. 나는 감동한 기색을 역력히 드러내며 고마움을 표했다. 나는 그녀에게 다음 생일 때에는 올리비아가 놀랄 준비하라고 호언장담을 했다.

나는 그녀의 선물을 챙겨 들고 연회장으로 향했다.

래번클로 테이블에 도착하자마자 셰벗이 이쪽으로 날아왔다. 나를 기다리며 깃대에 앉아있었던 것 같았다. 그는 작은 상자와 양피지를 내 앞으로 떨어뜨렸다.

아이작이 보낸 것이 틀림없었다. 나는 양피지를 펴서 그의 편지를 읽어 내리기 시작했다.

───────────────────

로웨나,

잘 지내고 있어? 난 방에서 너에게 보낼 편지를 쓰고 있어. 창밖의 보름달을 보니 어쩐지 너와 천문학 탑에서 달의 지도를 그렸던 2학년 때가 생각나. 우리 그때 달의 바다와 산을 거꾸로 그려서 거의 밤을 샜었잖아. 결국, 제대로 해서 냈던가? 기억이 나지 않네.

셰벗이 도착할 때쯤 호박 주스를 마시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나도 저번 주까지는 거기에 있었는데 말야. 곧 다시 볼 수 있겠지?

그건 그렇고, 생일 축하해! 다음 연휴에는 나도 호그와트에 남을 거야. 내년에는 네 생일을 직접 축하해줄게.

요즘 호그와트 많이 추울 텐데 감기 조심하고, 남은 연휴도 잘 보내길. 내년에 보자.

너의 소중한 벗,

아이작

───────────────────

반대편에 앉은 올리비아가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어머, 본즈가 보낸 거니?”

“네. 생일 선물인 것 같아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선물 상자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선물이 무엇인지 궁금한지 그녀는 고개를 내밀어 선물상자 쪽을 바라보았다. 포장을 뜯자, 안에는 얇은 체인의 시곗줄이 달린 회중시계가 있었다. 한 손에 들어갈 만큼 작은 회중시계는 한눈에 보기에도 고급스럽게 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친구에게 주는 생일 선물치고는 너무 값비싸 보이는 느낌에 나는 살짝 놀랐다.

“마법사 시계로구나!”

올리비아가 말했다. 나는 안에 있던 시계를 들어 올렸다. 생각보다 가벼웠다. 옆의 단추를 누르자, 똑딱 하는 소리와 함께 회중시계의 덮개가 열렸다.

“이거 얼마 전에 다이애건 앨리에서 봤었어.”

회중시계의 유리덮개 부분을 한 번 쓸어봐. 그녀의 말에 내가 다른 한 손으로 덮개를 쓸었다. 시곗바늘의 색깔이 바뀌며 세 개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 개의 새빨간 바늘과 두 개의 흰색 바늘이 각자 숫자를 가리켰다. 그녀는 이 시계가 급한 일이 있음을 알려주는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바늘의 색깔은 해야 할 일의 경중을 나타내고, 숫자는 남은 시간을 나타내는 거지.”

바늘의 색깔이 빨간색에 가까울수록 중요한 일이고, 흰색에 가까울수록 가벼운 일인 모양이었다. 바늘은 보통의 시계와는 달리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올리비아는 바늘이 0에 가까워질수록 급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너 매우 중요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나 봐?”

6쯤을 가리키는 새빨간 바늘을 보며 올리비아가 지나가듯 물었다. 아무래도 이게 리들 교수의 명령인 것 같다. 내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올리비아에게 물었다.

“무슨 일인지는 알 수 없어요?”

“리멤브럴과 비슷한 작동원리일걸? 너 스스로가 알고 있는 거 아냐?”

빨간 바늘이 괜히 신경이 쓰였다. 나는 다시 유리덮개를 손으로 문질러 원래의 시계로 되돌려놓았다. 올리비아가 지나가듯 꽤 비싼 물건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조금 부담스럽기도, 고맙기도 한 마음이 동시에 생겼다. 가끔 이것저것 잘 까먹는 나를 생각해서 사준 것이 분명했다. 나는 곧바로 아이작에게 답장을 쓰기 시작했다. 그의 생일이 언제더라. 신경 써서 챙겨줘야 할 것 같았다.

* * *

오늘은 어제보다 더 춥게 느껴졌다. 몸이 조금 으슬으슬해서, 나는 종종걸음으로 정원을 향했다. 시리우스와 약속한 대로, 나는 일찍부터 블랙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블랙!”

그를 정원에서 만난 나는 반가움을 숨기지 못하며 살며시 다가갔다. 블랙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바짝 다가가 앞에 웅크려 앉았다.

“잘 지냈어?”

나는 그의 털을 쓰다듬으며 눈을 마주쳤다. 안 본 지 일주일쯤 넘은 것 같은데. 내 말에 대답은 없었지만, 블랙은 그간 잘 지낸 듯해 보였다. 나는 그의 털을 만지작거리며 그간 있었던 일을 이것저것 이야기해주었다.

“아, 깜빡 잊을 뻔했어!”

이야기를 하다 말고 나는 들고 왔던 작은 상자를 꺼냈다.

“너를 위한 선물을 사 왔거든.”

상자를 열자 조금 사이즈가 작은 골든 스니치가 튀어나왔다. 강아지용으로 나온 장난감이었다. 낮게 나는 데다가 크기도 크지 않았기 때문에 입으로도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파드득 날아오른 스니치가 블랙의 주변을 맴돌았다. 그의 시선이 골든 스니치에 꽂혔다. 그가 이렇게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반응하는 것은 처음 보았다.

블랙은 자신의 근처에서 팽팽 선회하고 있는 골든 스니치를 예리하게 바라보았다. 순간 그가 컹, 하고 짓더니 입으로 스니치를 물려고 시도했다. 골든 스니치는 그를 약 올리듯 옆으로 피했다. 블랙은 기회를 노려 몇 번 더 도전했으나, 번번이 스니치를 놓쳤다. 그것이 그의 승부욕이 불붙게 만든 것 같았다. 블랙은 골든 스니치를 깨물기라도 할 기세로 폴짝폴짝 뛰었다. 스니치는 잡힐 듯 말 듯 그를 피했다.

한참을 방방 거리던 블랙은 곧 작전을 바꾸었다. 마치 먹이를 노리는 맹수라도 되는 것처럼 가만히 서서 골든 스니치를 응시했다. 스니치의 동선을 파악하려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흥미 어린 시선으로 그가 하는 모양을 지켜보았다.

가만히 서서 공이 자신의 쪽으로 다가오기를 기다리던 블랙은, 골든 스니치가 바로 옆까지 다가오자 잽싸게 폴짝 뛰더니 입으로 스니치를 낚아챘다. 골든 스니치가 블랙의 이빨 사이에서 날개를 파르르 떨었다.

“성공했어!”

나는 마치 퀴디치 경기라도 이긴 것처럼 소리쳤다. 블랙은 골든 스니치를 물고 칭찬해 달라는 듯 의기양양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나는 만면에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그에게 다가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말 눈에 안 보일 정도로 빨랐어! 대단해!”

내 앞에서는 항상 무엇인가 심드렁했던 블랙이었는데. 나는 그의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반응이 반가워 계속 그를 칭찬해 주었다. 그는 내 요란스러운 감탄사에 기분이 좋아진 같았다. 시종일관 시크한 척하던 블랙이 약간 고양되어 있는 것이 나에게까지 느껴졌다.

나는 피로감도 잊어버리고 블랙과 노는 것에 몰두했다. 종코의 장난감 가게에서 산 마법사 부메랑도 날렸다. 기특하게도 그는 내가 부메랑을 날리는 족족 잽싸게 받았다. 나는 더 신이 나서 블랙이 부메랑을 입으로 잡을 때마다 방방 뛰며 좋아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일찍 장난감을 사 올걸. 조금 아쉬울 정도였다.

나는 그 후로도 한참을 그와 놀았다. 블랙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영특하고 내 말을 잘 알아들었다.

“너 진짜 천재인 것 같아!”

그전에는 제법 똑똑한 개구나, 정도로 생각했던 내 판단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마법사들의 놀이를 몇 번 해보는 것만으로도 룰을 체득하는 것을 보고 나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웬만한 마법사들보다 더 지능이 높을지도 몰랐다.

“역시 리무스의 개 답네.”

나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했다.

오래 정원에 머무르면 좋겠지만, 곧 해가 질 것 같았다. 더 놀고 싶은 마음을 누른 채 나는 그를 데리고 래번클로 기숙사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한유주님, 지지난화 리플 잘못 봐서 리리플을 못해드렸네요. 쪽지 보냈으니 확인해보세요!

1.바늘이 바뀌는 마법사 시계/강아지용 골든스니치 원작에 없습니다!_!

2.요즘 양질의 코멘트들이 많아서 너무 행복합니다. 여러분들이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서 좋아요... 전개에 대한 추측성 댓글도 너무 재밌습니다. 제 선에서는 이미 다 정해져있는 흐름이지만, 헐! 저렇게 가는게 더 재밌겠는데? 하는 코멘들도 자주 보이네여. ‘로웨나 블루로즈’ 평행세계라도 하나 더 만들어서 다른 이야기로 하나 더 써야할 느낌이에여 ㅋ_ㅋ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