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3 / 0115 ----------------------------------------------
Part 3
로웨나 블루로즈
김아흔
Part 3 - (3)
중간시험이 시작되었다. 나는 어느 때보다 더 긴장해서 시험을 치렀다. 필기시험을 칠 때는 손이 떨려서 글자를 제대로 적지도 못할 정도였다. 나는 깃펜을 들지 않은 왼손으로 오른손을 잡으며 떨림을 억제하려 노력해야 했다.
첫 번째 시험은 어둠의 마법 방어술이었다. 이미 리들 교수가 예고했듯 방어마법의 구상능력을 평가했다. 교수가 무장해제 마법을 걸면 학생은 그것에 맞게 방어마법을 시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는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한 듯 평소보다 약하고 느린 타이밍으로 마법을 걸었다. 나는 완벽하게 방어에 성공했지만, 리들 교수는 나에게 칭찬 한마디 없이 자신의 양피지에 내 점수를 기록할 뿐이었다.
두 번째 시험과목이었던 변신술에서는 딱정벌레를 쥐로 바꾸는 시험을 치렀다. 쥐의 색깔이 다양하고 총천연색일수록 점수가 가산되었다. 내가 주문을 외우며 지팡이를 휘두르자, 무수히 연습한 것처럼 딱정벌레는 완벽한 쥐의 형태로 변했다. 나는 지팡이를 한 번 더 휘둘러 쥐의 귀를 머글 만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새까맣게 바꾸어 버렸다. 심지어 등에는 무지개 색으로 그라데이션을 만들고, 꼬리에 스트라이프 무늬까지 주었다. 맥고나걸 교수님은 섬세한 컨트롤에 매우 만족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칭찬에 짠 교수님이 완벽한 변신술이라고 평했을 정도이면, 최고점임이 분명했다.
조금 걱정했던 천문학 시험은 생각보다 쉬웠다. 영국에서 봄에 볼 수 있는 별자리 지도를 그리는 문제였다. 나는 너무 열심히 외운 덕에 사진을 찍은 것처럼 머릿속에 그대로 남아 있던 기억을 바탕으로 별자리를 그렸다. 다 그리고도 시험 시간이 한참 남았지만, 나는 혹여 별자리의 이름을 잘못 적었을까 봐 몇 번이고 재확인했다. 그래서인지 누구보다도 먼저 별자리 지도를 완성했음에도 가장 마지막에 제출하고 나왔다.
마법과 약초학 또한 괜찮은 성적을 받을 것 같았다. 특히 약초학은 필리다에게 집중 과외를 받은 덕에 평소보다 더 좋은 점수를 기대해도 좋을 듯했다. 나는 그녀가 족집게처럼 집어주는 몇 가지 중요한 사항들을 몇 번이고 재점검하며 숙지했는데, 다행히도 필리다가 정해준 범위였던 ‘마법적 타격을 치료하는 것에 쓰이는 약초들’ 챕터 내에서 모든 문제가 출제되었다. 나는 외운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감 있게 문제를 풀었다.
고대 룬 문자처럼, 머글 연구 또한 시험이 없었다. 빌헬름 교수님은 발표과제가 시험을 대체해 성적으로 들어간다고 말씀하셨다. 그때 시리우스와 했던 발표과제는 좋은 평가를 받았었으므로 그렇게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마지막 시험이었던 마법약까지 완벽하게 마치고 교실을 나오자, 나는 여느 때보다도 길게 느껴졌던 중간시험이 이제야 끝났음을 절감했다. 내가 실수라도 하지 않았다면 평소보다 월등하게 잘 친 것이 분명했다. 시험 성적은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나야 알 수 있었다. 그전까지 계속 마음을 졸이며 기다려야 하겠지만, 어쨌든 나에게 가장 스트레스였던 것 하나를 잘 마무리 지은 것 같았기 때문에 마음은 홀가분했다.
리들 교수는 시험이 끝난 당일이라 그런지 나를 부르지 않았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호출해 시험을 잘 봤느냐고 닦달할까 봐 걱정되었는데, 그럴 생각이 없어 보여 다행이었다. 내 존재를 잊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이대로 그가 영원히 나를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생들은 크리스마스 파티 준비로 부산했다. 저학년들이야 다들 짐을 챙겨 바로 집으로 가는 듯했지만, 대다수의 고학년 여학생들은 모였다 하면 파티 때 입을 드레스나 파트너 이야기뿐이었다. 필리다 또한 파티에 참석하는 것 같았다. 래번클로의 5학년인 데이비스 선배가 그녀에게 파트너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필리다는 조금 얼떨떨한 표정으로 승낙했다.
“정말 내가 좋아서 파트너 신청을 한 걸까?”
그녀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두며 데이비스가 자신에게 파트너 신청을 한 이유에 대해 어떻게든 밝혀내려고 애썼다. 거기에는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시리우스가 나를 좋아하는 것이 틀림없다며 놀려대던 그녀가 자신에게 파트너를 신청한 남학생은 한없이 불신하는 것을 보니 너무 웃겼다.
“관심도 없는 사람에게 파티의 파트너가 되어 달라고 부탁하는 사람은 없어, 필리다.”
나는 그녀를 북돋아 주려고 노력했다. 위로차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확신하건대 그 선배는 상대가 없어서 필리다에게 파트너 신청을 할 사람은 아니었다.
아이작은 그리핀도르의 5학년 제인 아보트의 파트너 신청을 받아주었다. 그녀는 이목구비가 시원스러운 미인에 순수혈통이었으므로 사실 아이작이 아니더라도 그녀를 노리고 있는 남학생들은 많았다. 퀴디치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카리스마를 고려해본다면 굳이 그런 배경과 외모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그녀 자체가 매력적인 사람임은 분명했다. 여하튼 그 많은 남학생들의 제안을 물리치고 직접 아이작에게 파티 참가를 권한 것을 보니 그에게 마음이 있어 보이기도 했다.
요한은 아보트 가와 본즈가 간의 정략결혼에 관한 소문을 언급하며 제인의 파트너 신청을 이에 대한 연장 선상으로 해석했다. 벌써부터 결혼이라니. 나는 그런 소문을 짐짓 모르는 척 아이작에게 미녀와 함께 파티에 가게 되어서 좋겠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내가 파티에 참석한다는 이야기를 듣자 다이애나 선배가 이것저것 메이크업을 위한 도구를 빌려주며 말했다.
“파티 당일 내 방으로 찾아오면 메이크업을 도와줄게.”
그녀는 나에게 호의를 베풀어주고 싶은 것 같았다. 다이애나의 제안이 반갑긴 했지만, 어제 리들 교수에게 그렇게 데이고 나니 사실 뭔가 화려하게 꾸미고 파티에 참석할 흥이 생기지는 않았다.
“고마워요, 다이애나. 기회 되면 찾아갈게요.”
말은 그렇게 했어도 나는 다이애나의 방에 찾아갈 생각은 없었다. 나는 그녀의 마음만 고맙게 받기로 했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나는 엄마의 드레스를 한 번 입어보았다. 다행히도 내 몸에 딱 맞았다. 기숙사 방 옆면에 걸린 거울에 드레스를 입은 내 모습이 비쳤다. 사진 속에서 보았던 엄마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 같기도 했다. 비교적 일찍 결혼하신 편인 아빠가 드레스를 입은 엄마의 모습을 보고 반했다고 말했으니, 아마 나와 비슷한 시기에 이 드레스를 입지 않았을까 싶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드레스를 벗고 옷장에 걸어두며, 파티에 어울릴 만한 머리 모양을 이리저리 만들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혼자서 머리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호그스미드에 가서 마녀용 잡지 같은 거라도 하나 사 와야 하나. 한참을 고민하다가 파티 당일 다이애나 선배에게 물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 * *
시험을 끝낸 다음 날 나는 오랜만에 느지막이 일어나 하루를 여유롭게 보냈다. 크리스마스 파티가 직전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학교 전체가 뭔가 들떠 있었다. 아침부터 아이작이 호그스미드에 가자고 보챘지만, 나는 간만에 찾아온 휴식을 방해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거절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호그스미드에 가거나 내일 있을 파티 준비에 여념이 없는 것 같았다. 덕분에 나는 혼자서 저녁을 간단히 먹어야 했다.
기숙사 휴게실을 지나가는데, 스테이시를 비롯한 같은 학년의 여자애들 무리가 나를 보더니 단발적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나를 비웃는 것 같았다. 기분이 나빴으나 한, 두 번 있는 것도 아닌 일이었다. 나는 가볍게 그들을 무시하고 기숙사 방으로 향했다.
방문을 연 순간, 나는 내가 뭔가를 잘못 본 줄 알았다. 어머니의 드레스가 조각난 채로 침대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아 방문을 잡고 서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드레스의 목 부분의 연녹색 레이스는 다 뜯어져 있었고, 팔 부분에 달려 있던 프릴은 찢겨 너덜너덜한 상태였다. 스커트에 달린 러플은 가위로 자른 것처럼 조각나 있었다. 스커트의 풍성한 아랫단은 반쯤 탄 상태였다.
나는 침착하게 머릿속으로 이 상황을 타개할 만한 해결책을 생각해내기 시작했다─ 수선 주문이 ‘레파로’였던가? 주문을 외우며 지팡이를 휘둘러보아도 찢어진 조각 몇 개가 이어 붙어질 뿐이었다. 마법으로 인해 발화가 일어난 물체의 경우 원래 상태로 돌아가게 만들 방법이 없다는 것을 배운 것도 같은데. 나는 1학년 마법 교과서를 꺼내 다시 내용을 확인했다. 내 기억이 확실했다. 태워진 부분은 마법으로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이를 알고 일부러 발화 마법을 사용한 것 같기도 했다.
마법 책을 모조리 훑어봐도, 이미 조각난 드레스를 되돌릴 수 있는 마법은 존재하지 않았고, 마침내 내가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나는 이런 짓을 할 만한 사람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스테이시와 안나, 데이지. 그들이 주도했음이 분명했다. 드레스를 복구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속에서부터 끓어오르듯 격한 분노감이 일기 시작했다. 나는 조각난 드레스를 꽉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에서 나와 휴게실을 향했다. 스테이시 무리들은 방금 전 나를 비웃었던 그 자리 그대로 앉아 있었다. 내가 올 것을 예상이라도 하고 있었다는 듯한 눈치였다.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시침을 떼고 있는 것을 보니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나는 그들에게 저주 주문을 퍼붓고 싶은 욕구를 겨우 내리눌렀다.
“너희들이 그랬지.”
나는 드레스를 내밀며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극도의 분노감에 목소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무슨 소리야?”
모르는 척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녀의 뒤에서 나를 쳐다보는 무리의 눈빛만 봐도 알았다. 내가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안나는 내 분노에 대한 기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너희가 내 드레스를 이렇게 만든 거잖아. 아냐?”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기 위해 나는 되도록 차분하게 말했다. 저 애들은 내가 화내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아니거든. 엉뚱한 사람한테 누명 씌우지 말아 줄래?”
스테이시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뻔뻔하게 말했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발뺌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누가 보면 정말 본인이 하지 않은 줄 알 정도로 능청스럽게 연기하고 있었다. 나는 짜증을 억누르며 그녀에게 한마디 던졌다.
“그럼 자기 혼자서 찢어지고 태워졌단 말이야?”
“어머.”
스테이시가 동의를 구하듯 주변 친구들 쪽을 한 번 쳐다보며 말했다.
“너 스스로 찢어놓고 우리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일지도 모르지.”
나는 말문이 막혔다.
“너 이게 뭔지 알아?”
나는 이게 돌아가신 엄마의 얼마 남지 않은 유품 중 하나라는 것을 얘기하려고 했다. 그들이 자신들이 행한 장난의 무게를 절감하길 바랐다. 하지만 그 애들에게 최소한의 양심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짓이라는 사실을 이내 깨달았다.
“내가 왜 알아야 하는데?”
스테이시가 코웃음을 치며 한마디 했다.
“무슨 누더기 같은 걸 들고 와서 난리야, 진짜.”
스테이시가 나만 들으라는 듯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동조하듯 뒤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그녀의 뺨을 때렸다.
“꺅!”
맞은 것은 스테이시였는데 옆에 있던 안나가 비명을 질렀다. 래번클로 휴게실에 있던 모든 학생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렸다. 2학년 후배 두 사람이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몇몇 학생이 웅성거리더니 기숙사 방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나는 역겹다는 기색을 감추지 않고 스테이시를 노려보았다. 나는 이 일의 주도자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한쪽 손으로 내가 때린 뺨을 감싸고 있던 스테이시가 나를 쳐다보며 코웃음을 쳤다.
“하는 짓도 머글스럽고 천박하구나.”
그녀가 마치 주변 래번클로 학생들이 들으라는 듯 말했다.
“내가 했다는 증거라도 있어?”
뒤에서 안나 무리들이 나를 비웃는 것이 느껴졌다. 명백하게 그들의 짓임을 나는 알 수 있었지만, 그들이 말하는 물증은 없었다. 나는 더욱 화가 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나에게 보여줬던 행동이 그 증거야!”
“둘 다 그만둬!”
6학년 여자 반장 올리비아 애컬리 선배가 우리 쪽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그녀를 불러온 래번클로 후배들이 올리비아의 뒤를 따랐다. 그녀는 이미 학생들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것 같았다. 아직도 뺨을 쥐고 있는 스테이시를 한 번 흘끔 바라보고 올리비아가 나에게 말했다.
“블루로즈, 휴게실에서 머글식 폭력을 휘두른 것은 징계감이야. 플리트윅 교수님께 보고하겠어.”
평소에는 나를 아꼈던 올리비아가 이번에는 내 편이 되어주지 않았다. 나는 그녀가 공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오늘만큼은 너무 얄미워 보였다.
“증거도 없이 무턱대고 머글식 폭력부터 행사하는 것은 래번클로답지 않아.”
나는 그녀의 입을 꿰매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래번클로 답다는 게 뭔데?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럼 스테이시가 했다는 증거라도 수집하고, 래번클로식 위즌가모트라도 열어서 학년 반장으로 이루어진 위원회들이 정당한 처벌을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어야 했나? 나는 분노감에 올리비아까지도 사납게 노려보았다.
이제까지 자랑스러웠던 래번클로가 너무 미웠다. 지금껏 나를 방치해두었으면서, 이제 와서야 공정성이니 정당함이니 운운하는 그들이 가증스러웠다. 평소와는 다른 내 차가운 눈빛에 올리비아는 조금 움찔했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비꼬았다.
“그래, 내가 다 잘못한 거겠죠. 나는 어머니의 유품을 저 정신 나간 애들이 가지고 놀든 찢든 태우든 지혜로운 래번클로답게 말로서 해결해야 했네요.”
“저 봐요, 올리비아 선배.”
안나가 그녀에게 말하는 것이 여기까지 들렸다.
“그렇게 얌전한 척하더니 본색을 드러낸 거라니까요.”
내가 안나를 노려보며 한마디 했다.
“그 입 다물지 않으면 너에게도 머글식 폭력을 휘두를지도 몰라.”
내 적의 어린 말투에 그녀는 약간 놀란 듯 말을 더듬었다. 수준이 낮니 천박하니, 뭐 그런 이야기였는데 잘 들리지는 않았다.
래번클로 학생들이 나를 바라보며 웅성거렸다. 내가 다짜고짜 스테이시의 뺨을 때린 것도 모자라 공격적인 어조로 그들을 비난하는 것이 놀라운 모양이었다. 순식간에 나는 별 쓸모없는 것에 화를 내며 제멋대로 행동하는 여왕벌이 되었고, 스테이시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불의의 피해를 받은 가련하고 불쌍한 소녀가 되었다. 그녀의 주위를 같은 학년 학생들이 둘러싸고 위로하고 있었다. 화를 주체할 수 없었다. 찢어진 드레스를 한 손에 쥐고 그대로 래번클로 기숙사로 걸어갔다. 내 뒤로 나를 쫓는 시선이 느껴졌다. 여기에서는 견딜 수 없었다. 더 이상 기숙사에 머물러 있고 싶지 않았다.
기숙사 밖으로 나와 한참을 정처 없이 호그와트 성 주변을 걸었다. 내 꼴이 너무 우습게 느껴졌다. 엉망진창이 된 드레스를 든 채, 망토도 두르지 않은 실내복 차림으로 호그와트 성을 헤매고 있다니. 조금 추웠지만, 다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래번클로 기숙사에서 최대한 멀어지고 싶었다. 나는 입술을 깨물고 좀 더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한유주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