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그 날 하루는 평범하게 궁을 돌아다니면서 놀았다. 친절하게 다음 날에 공격 할 거라고 예고장까지 날아왔는데, 기운 빠지게 하루 종일 긴장하고 있기는 싫었다.
여기 저기 구경하다가 올라오는 성찬까지 즐기니 어느 새 밤이라 정신 없이 잠들었더니 아침이었다. 관광 온 거 아닌데 이렇게 내가 즐겨도 되나. 약간의 자기반성을 했지만 아침으로 먹은 음식에 잠깐 또 고민을 잊고 한껏 여행객 분위기를 즐겼다.
너무 긴장감이 없는 걸지도? 이리하의 배려로 여행을 함께 다녔던 하닐들과 함께 점심을 같이 먹고 오수도 즐기고 나서야 요한이 이리하와 나갈 준비를 하자며 내 채비를 도왔다. 나중에 수업시간에 조는 거 아냐, 이렇게 약 먹은 병아리처럼 졸다니. 옷을 갈아입고 나갔더니 가마가 준비되어 있었다.
바퀴도 없고…
도대체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 고민했는데 움직이는 걸 보고 바로 깨달았다. 와, 사람이 드는 거야, 이거?! 흔들흔들하고 움직였는데 드는 사람이야 무척 힘들겠지만 오히려 인력거보다 흔들림도 없고, 아주 편했다. 얼마를 갔을까, 한참을 움직인 것 같은데 가마가 속도를 늦추더니 멈췄다.
"도착했습니다, 레이디."
천천히 가마가 낮아지더니 문을 가린 휘장에서 손이 나왔다. 나는 그 손을 잡으며 다른 손으로 휘장을 걷으면서 바깥으로 나왔다. 햇빛이 쨍하게 내 머리를 눌렀고 바닥에서 뜨거운 기운이 올라왔다.
이리하가 내게 하사 한 옷은 베노암 기준에서는 무척 과감하기 그지없는 옷이었다. 일단 소매가 없어서 팔이 어깨부터 모두 노출된 데다가 치마는 무릎의 4센티 정도부터 걸을 때마다 갈라져서 다리가 살짝 살짝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척 시원했기 때문에 과연 현지인의 옷이군 싶었기도 했다.
맨발도 처음 내보이는 거였지만, 만약 베노암에서 신던 양말이랑 구두를 신으라고 했으면 분명히 땀띠가 날 거였고, 샌들이라는 신발자체가 퍽 마음에 들었다. 기왕 어제 시녀가 물도 들여준 거 보이는 게 훨씬 낫지, 그럼. 사실 숄도 있고 머리에도 베일을 두르고 있어서 그다지 노출한단 기분이 안 들어서 그리 부담스럽지도 않고.
보이는 건물이 엄청나게 컸다. 과연 오르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만한 규모였다.
여기가 대체 어딘가 했지만, 이리하는 아무 말도 해주지 않고 나를 데리고 왔다. 햇빛이 무척 강해서 나도 모르게 하늘을 바라보고 이마에 손을 두었다. 그런데 내 손으로는 만들어질 수 없는 그늘이 드리워졌다.
고개를 들자 베노암국에서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들고 왔던 내 양산이 머리 위에 올라와 있어서 일단 받았긴 한데, 스스로 생각하기에 너무 안 어울릴 것 같아서 웃음이 좀 났다. 이런 나와 달리 이리하는 뭔가 부드러워 보이는 동물의 깃털로 만들어진 커다란 부채를 두개나 두 남자종이 들고 있었다.
그는 나를 보고 노골적으로 피식, 하고 웃었다.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군, 그 옷."
나는 그냥 그를 향해 미소를 짓고는 가슴을 폈다. 나중에 적당한 때가 되면 사막의 모래를 담아서 가져가고 싶다는 딴 생각을 하면서 그의 뒤를 따라갔다.
목걸이가 꽤 무거웠는데, 베노암국에서 목걸이는 반짝거리는 종류의 광물로 만들어지는데 반해 이 곳의 목걸이는 뭐랄까… 다양한 종류를 사용하는 것 같았다. 게다가 꽤 커서 가슴까지 가리는 형식이었다.
목걸이라고 하기도 좀 애매하달까. 요한은 이걸 칼라라고 했다. 새삼 옷에 관심을 가지며 걷고 있는데 이리하가 갑자기 멈춰서 나도 멈췄다.
그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말했다.
"내 옆에서 가지, 레이디."
그의 입에서 레이디라는 말은 참 어색했다. 나는 총총히 걸어서 그의 옆에 섰다. 그는 내게서 양산을 받아들더니 옆에 따라오는 여종에게 그걸 건넸다. 그러더니 나를 끌어당겨 내 손을 자신의 팔에 올렸다.
"…설마 이것도 귀빈을 대하는 예라고는 하시지 않겠지요?"
"그렇다고 해도 안 믿겠지?"
이리하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 얼굴을 보자 갑자기 그의 나이가 떠올랐다.
"이리하께서 저와 동갑이셨던가요?"
"한두 살 많아. 그래도 지위란 게 참 놀랍지 않나? 그대는 학생이고, 나는 황제고 말이지."
그가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을 때, 그는 정말로 어려 보였다. 내 나이또래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성숙한 카리스마에 압도되어 그를 동갑이라고 나는 생각할 수 없었는데.
"지나치게 황제다우셔서, 제 동년배라고는 믿기지 않네요…"
그가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그거 고마운 소리로군."
그에게 농담이라도 소년 왕이라고는 못하겠다. 이 사람들의 신하들은 그를 대체 몇 살로 보고 있을지 좀 궁금하기도 했다. 나는 은근슬쩍 그의 팔에서 손을 내렸다.
"내 팔에 손 올리면 하늘에서 번개라도 떨어지는 줄 아는 건가? 여긴 사막인데 말이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겠네, 아주."
참으려고 했다가 웃음이 터져서 깔깔깔 웃었다. 그가 체신 없이 웃는 나를 보고 미소를 짓더니 팔을 내밀었다.
나는 웃음을 참으며 그의 팔에 손을 올렸다. 들어선 건물의 웅장함에 우선 압도됐고, 다음에는 빽빽하게 들어찬 사람들에 압도됐다.
세상에. 이렇게 큰 연무장은 처음봤다. 아니, 이걸 연무장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 돔에 가득한 사람들이 나와 이리하가 들어오자 목소리를 높여 환호했다. 그 환호에 이리하가 손을 들었고 그에 반응하듯이 환호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이리하. 대체 여기가 어디예요?"
나는 그에게 조금 붙어서 입을 최대한 적게 움직이면서 말했다.
"보면 모르나? 전사들의 대련장이지."
"대련장이요?"
"일 년에 4번, 각 가문의 이름을 걸고 위대한 전사를 뽑아. 그대는 앞의 토너먼트전을 모두 놓쳤지만, 뭐 아슬아슬하게 결승은 볼 수 있을 것 같군. 이것 때문에 그렇게 빨리 올라오라고 한 건데, 그대는 별 관심이 없더군."
…애초에 그런 이유가 있다는 걸 알려주지도 않은 쪽이 나빴잖아, 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입에 올리지는 않았다. 그는 나중에 이야기 하지. 라고 하더니 나를 에스코트해서 가장 상석에 올라갔는데 어찌나 계단이 많고 사람들이 나와 이리하에게 집중하던지 몹시 부담스러웠다.
이상할만도 하겠지. 나는 그들 중 거의 유일하게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으니까…. 가장 상석에 도착한 이리하가 내 손을 놓더니 앞에 섰다. 그가 오른 손을 들어서 옆으로 주욱, 선을 긋자 그 수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순간, 소름이 돋았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어림잡아도 한 도시의 인원과 맞먹었다. 한 도시의 인원을 수용하는 크기의 건물도 놀라웠고, 이 전사를 뽑는 자리에 모인 인원자체도 나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진짜 나를 경악하게 한 건 이 수십만 명을 한 사람이 손동작 하나로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뭘 원하는지 모르지만, 내게 본인의 힘을 알려주고자 한 거라면 의도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나는 다른 어떤 방법보다 이 단 하나의 제스쳐로 그가 그만한 힘을 가졌다는 것을 실감했다.
"최고의 전사를 뽑는 자리를 빛내준 오르의 제국민들에게 감사한다. 오늘은 강록진과 듀르헷의 결승이 있는 날이다. 두 전사의 용맹이 오르엘의 가호아래 최고로 빛났으면 한다."
그의 목소리가 마법의 힘으로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제국민들 모두가 소리를 질렀다. 그가 내게 손짓했다. 천천히 그의 옆에 섰다.
"베노암 국의 샤펜공작의 둘째 딸, 라시아 클레이만 샤펜이다. 그녀는 내가 초대한 내 개인적인 손님이며, 오르제국의 귀빈이다."
나는 스르륵, 하고 내 베일을 끌어당겼다. 내 목소리에 마법을 넣어주지 않을지도 몰라서 일부러 입을 떼지 않았다.
오르 제국의 방식으로 예를 취하기가 애매해서 베노암 식의 절을 그들에게 했다. 이리하는 가만히 그런 나를 바라보더니 내게 미소를 지었다.
그에게 답례로 미소를 지었지만, 입가에 어쩐지 경련이 일어날 것 같았다. 부, 담스러워.
"오르제국에 머무는 동안 그녀는 나와 같은 대우를 받을 것이다. 내 아름다운 금빛 손님에게 어떤 무례도 용납치않겠다."
그리고 그가 손짓을 하자 돔의 가운데 있는 연무장 양쪽에 있던 문이 서서히 열리더니, 그 안에서 각각 남자가 한명씩 나왔다. 전투의 시작에 사람들의 흥분은 더욱 거세졌고 나는 자리에 앉으면서 겨우 숨을 내쉬었다.
모든 곳이 보여지는 자리지만, 모두에게 감시당하는 자리에 최대한 긴장하지 않고 자리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라 급격한 피로가 나를 덮쳤다.
“긴장했나보군.”
“안 하는 쪽이 비정상이에요.”
이리하는 여유롭게 준비된 잔에 천천히 따라지는 포도주를 받아들더니 입에 가져다 댔다.
“지금 그대는 날 비정상이라고 불렀어.”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나신 분과 제가 같아요? 전 그냥 평범한-”
평범한, 귀족 가문의 여자에 불과한 걸까, 아니면 평민에 불과한 걸까. 스스로의 정체성에 순간 답을 머뭇거리자 이리하가 말했다.
“세상에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난 자는 없어, 라시아.”
그 말에 저절로 얼굴이 아연해졌다. 그가 할 말은 아니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다투는 자가, 가장 높은 자리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내게 하는 말 치고는 얄궂기 그지 없었다.
“나를 보고 그대를 봐. 지금 그대의 위치가 어디지?”
“…저는, 저는….”
왜 그 순간 샤펜 공작가의 차녀, 라는 말이 튀어나오지 않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내 당황과 머뭇거림을 지켜보던 이리하가 말했다.
“내 위치가 어디지?”
그 눈이 내 심장을 관통하는 듯 했다. 빛이 알을 깨트리듯이, 그 순간 충격으로 나는 입이 굳었다.
그는 지금, 자신과 나를 동일시 하고 있었다. 서자로서 황제의 자리에 오른 그와 서자로서 공작의 후계자에 자리할 나. 내가 만약 여기서, 그저 코르티잔의 딸이라고 한다면 이는 그를 모욕하는 것이 되는 동시에, 다니엘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었다… 이는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이다.
“당신께서는… 이 나라의 살아있는 신, 유일무이한 오르안이십니다.”
그 말에 그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었다. 내게 상냥하게 웃으며 그가 말했다.
“그대는 누구야?”
“샤펜 공작의 차녀입니다.”
이리하는 마치 잘 했다는 듯이 손짓을 해 시종을 불렀다. 시종이 다가와 컵과 주전자를 쟁반에 들고 왔다. 이리하는 직접 민트티를 우려내 내 앞에 내려놓았다. 꽉꽉 채워진 민트잎이 향긋해 보였지만, 어쩐지… 마음이 복잡했다.
"그대에게 보여주고 싶은 게 시작되는군."
그의 시야를 따라 고개를 돌렸더니 남자 둘이 서로를 마주보고 가만히 서있 게 보였다. 한 명이 먼저 시합의 준비가 됐다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그것을 보고 다른 한명이 비슷한 자세를 취했다.
"어느 쪽이 누구인가요?"
"강록진이 하얀색 옷을 입은 쪽이지. 오르에서 한참 떨어진 자치령에서 올라온 사람이야. 옷이 특이하지 않나?"
"그러게요."
"그대보다 3살 많지만, 오르제국식으로 이름을 바꾸면 라젠 강. 어디서 들어본 적 없나?"
머릿속을 온통 뒤져도 도대체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었다. 라젠 강? 강이라는 특이한 성이라면 한번이라도 들어봤으면 기억할 법도 한데.
"전혀요. 제가 알 만한 사람인가요?"
“사관학교의 3학년 학도장이야. 뭐 늦은 입학이긴 했지만. 어째서 굳이 알트라로 갔는지 모를 인재지. 강 가는 오르에서도 굉장한 힘을 가진 가문이라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틀렸군."
"사관학교를 별로라고 생각하나요, 오르제국은?"
"우린 학교를 그다지 인정해주지 않아. 개인 스스로의 깨달음을 중시하지. 누가 교육해주는 것은 한계가 있어. 특히 검술은 말이야."
사실 난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비유하자면 검을 배우는 자가 창에 대해 알 수 있는 곳이 사관학교였다.
물론 검을 가장 보편적으로 무기로 사용하긴 하지만, 언젠가 싸우다보면 창병을 만날 수도 있는거고, 실제로 창을 주로 쓰는 나라도 있다. 아니면 활을 쓰는 자의 습성도 알아야 할 필요도 있고 말이다.
개인으로서 뛰어난 것은 물론 위대하다. 하지만 단체전에서 개인이 아무리 잘나봤자 소용이 없을 때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베노암제국의 가치관이었다. 오르제국은 개인이 뛰어난 전사로 성장하는 것을 중시여겼고, 그들 나름의 단체전 전술이 있을 것이다. 굳이 그에게 내 가치관을 말해 언쟁을 일으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었다.
"그런데 왜 그를 저에게 보여주시고 싶어 하시는 거죠?"
그러자 이리하가 잘 봐. 라고 하며 강록진과 듀르벳의 대결을 응시했다. 나도 가만히 둘을 바라봤다.
어라? 그들의 전투를 보고 있자니, 이상한게 눈에 띄였다. 말도 안돼. 이건 마법사들의 전투가 아닌데… 어째서….
“마력의 흐름이 보이나?"
이리하가 그대가 마력 예민자라는 소리를 하닐들에게 보고받았다고 덧붙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저게 가능한 거죠?"
"베노암제국에서는 무척 특별한 일이라 그대가 볼 일이 없었겠지. 저게 바로 소드마스터의 기본 자질이야. 라젠은 아직 소드마스터까진 아니지만 마력을 일으킬 수 있으니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지.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지겠어."
"왜요?"
"가능성과 승률은 다르지. 개인의 발전가능성과 현재의 성취가 같은 건 아니니까."
"왜…저한테 이걸 보여주시는 겁니까?"
"그대도 그대의 나라가 진정 대륙의 패자(覇者)라고 보나?"
그는 자신의 장난감을 자랑하는 아이의 얼굴로 내게 말했다.
"내 나라가 움직일 수 있는 소드마스터는 13명…. 그대의 나라는 어떻지?"
왜 제게 이것을 보여주시는 겁니까. 당신은 내게, 무엇을 바라고.
*
괜한 것을 봐서 머리가 복잡했다. 한 나라의 소드마스터의 수나 대 마법사의 수는 극비였다.
엄연히 남의 나라의 고위 관직의 자녀인 나에게 알려줄 일도 아니었고… 가장 높은 자의 마음이란 이렇게나 헤아리기 힘든 걸까, 원래. 하긴 높은 사람이 아니라도 사람 마음 헤아리는 게 쉬운 일이겠냐만은…. 한참을 뒤척댔지만 역시 잠이 오지 않아서 두꺼운 담요를 칭칭 두르고 귀빈궁의 앞뜰로 나갔다. 딱히 할 일이 없어서 내 마음대로 주저앉은 후 가만히 있었다.
하늘이 아름다웠다.
낮은 뜨겁고, 밤은 차가운 이곳이 나는 좋았다. 베노암을 오르만큼만 자세히 봤으면, 베노암도 좋아졌을까. 아니, 아마 그렇지는… 않았을 것 같다.
자유롭지 않았으니까. 신분이 무거웠고 가난이 무거웠고, 그리고나서는 가문이 무거워졌다 … 쓸 데 없는 생각이지. 고개를 젓다가 눈 앞의 모래에 시선을 주었다. 베노암에 돌아가면 몰래 라도 신발을 벗고 잔디를 걸어봐야지. 이렇게 잔디가 그리워질지 몰랐네.
커다란 나무도 지저귀는 작은 산새들이 보고 싶었다. 그리고 풍부한 연못과, 분수도… 새파랗고 구름이 많은 하늘도, 흠뻑 내리는 비와, 진흙 같은 것들이 까마득하게 멀어진 기분이 들었다. 멀리 떨어진 것을 그리워 하는 건 어쩌면 어리석은 일일지도 모른다.
눈 앞에 펼쳐진 정원도 나름대로 만족스럽지 않나. 최대의 오아시스인 오르에는 작지만 나무들이 굉장히 많은 편이었고, 꽃들도 상당히 많이 볼 수 있는 편이었다. 물론 모래도 많았지만, 사막에서 나는 식물들로 정원은 상당히 잘 꾸며진 편이었다.
앉은 곳 옆에 꽃을 피운 분홍색 빛깔을 지금에서야 보고 금세 즐거워졌다.
"뭘 그렇게 보고 있어?"
들리는 목소리에 귀를 의심하다가 곧 그러려니 했다. 베노암이 그리웠던 차에 찾아온 손님에 타이밍도 좋지, 싶어서 웃으면서 목소리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인사했다.
"여긴 어떻게 왔어, 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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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오픈 일이네여! ^*^.... 이번에는 용량을 줄여 왔습니다!!!! 는 18kb.. 내 어디가 잘못 된걸까...(심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