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군두
북소리에 맞춰 다가오는 고트족 전사들의 모습은 그들이 단순히 무기를 든 야만인이 아닌, 어느 정도 훈련받은 군인임을 드러내고 있었다.
비록 저들의 장비는 우리에 비해 형편없는 지라도, 그 기세와 숫자가 가져오는 공포는 연신 함성을 내질러도 쉽게 떨쳐내기 힘든 것이었다.
“적이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
실전을 한 번이라도 겪어본 병사들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지만, 실전이 처음인 신병들은 손을 떨면서 긴장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마음 같아서는 후방으로 보내서 전투를 구경하게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될 정도로 상황이 급했기에 씁쓸한 마음을 뒤로한 채로 지나가던 병사 하나를 붙잡으며 말했다.
“넌 지금 당장 중앙으로 가서 예비대 서른 명만 받아와.”
“누구에게 말입니까?”
“대대장님, 이 멍청한 새끼야!”
“히, 히익 알겠습니다!”
잔뜩 긴장한 탓인지, 병사는 달려가다가 몇 번이나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나 달려가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고트족을 바라보니 어느샌가 훌쩍 거리를 좁힌 고트족 전사들이 천천히 속도를 높이는 게 보였다.
조금 전까지는 가볍게 걷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경보(競步)로 속도를 높이고 있었기에 손을 들어 스콜피오와 궁수 대에 신호를 보냈다.
“첫 사격 이후에는 자유 사격이다. 전원 준비!”
적은 요새밖에 표시해둔 말뚝을 지나치고 있었다.
이제는 본격적인 전투의 시작인 것이다.
나무를 때리는 둔탁한 소리와 활시위가 튕겨 나가는 날카로운 파공성이 울려 퍼짐과 동시에 고트족 전사들이 우수수 쓰러졌다.
반들반들하게 깎은 돌 탄환은 적의 방진을 시원하게 뚫어버렸고, 궁수들이 쏜 화살 역시 어설픈 고트족의 방패 사이를 파고들면서 적에게 피해를 강요하고 있었지만, 고트족의 숫자가 많았던지라 그렇게 큰 피해는 아니었다.
[빈자리를 채워라, 방패를 들어라!]
더군다나 고트족의 족장으로 보이는 어린 녀석은 대열의 맨 앞에서 군대를 이끌고 있었으니, 고트족 전사들은 주변 동료의 죽음에도 굴하지 않고서 목책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궁수들은 맨 앞에 저 애새끼부터 잡아!”
“마리우스 님 아무리 그래도 어린애 같은데···.”
“지금 너희들이 남 걱정할 처지야? 지랄 말고 있는 거 다 날려!”
적의 방진을 향해 가랑비처럼 쏟아지던 화살 세례가 개인을 향해 집중되니, 앞장서서 전사들을 이끌던 소년 족장도 주춤거릴 수밖에 없었다.
물론 곁을 지키고 있던 호위병들이 어린 족장을 보호했지만, 그들도 우리와 같은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이었기에, 쏟아지는 화살들과 스콜피오 공격에 계속해서 쓰러지고 있었다.
“이 답답한 새끼들아 그냥 한 대만 맞추라고!”
“저희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너희가 두 번 노력했으면 로마가 불타오르겠다. 이새끼 들아!”
열심히 병사들을 갈궈봤지만, 그렇다고 적의 기세가 꺾이는 것은 아니었기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 적이 다가오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고트족의 어린 족장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공세를 눈치챘는지, 뒤로 쏙 빠져서 병사들을 지휘하기 시작했고, 저 녀석에게만 신경을 쓰는 사이에 고트족의 전사들이 목책에 도착했다.
“방패 들어!”
이제 얼굴 확인하며 안부 인사도 가능할 정도의 거리까지 도착한 고트족 전사들은 일제히 손에 들고 있던 창을 목책 위로 던져댔고, 안 그래도 가랑비 같던 우리의 화력은 고트족 전사들의 투창에 완전히 침묵해버리고 말았다.
“뜨악-”
“악!”
“씨발, 미트라시여!”
목책에 바짝 붙어있는 병사들은 온갖 곡소리와 비명을 질러가면서 적의 투창 세례를 견뎌내고 있었다. 나 또한 목책에 몸을 바짝 붙인 채로 투창을 피하고 있었고, 어느 정도 투창 세례가 멈추자 고개를 들어 고슴도치처럼 투창이 빽빽하게 꽂힌 목책 아래를 내려다보니, 열심히 벽을 기어 올라오던 고트족 전사와 눈이 마주쳤다.
“놈들이 벽을 기어오른다.! 전부 떨어트려!”
“중앙 성채로 물러나시죠, 이미 벽에 붙은 이상 못 막습니다!”
“폴로, 지랄하지 말고 네 자리나 지켜! 후퇴는 무슨 놈의 후퇴!”
“마리우스 님 적이 너무 많습니다!”
“후퇴는 없다. 자기 자리에서 전부 뒤지거나, 저 고트족 새끼들 머리통을 깨부술 때까지는 움직이지도 마!”
“마리우스 님!”
지난 5개월 동안의 군 생활을 함께한 내 검을 뽑아 들며 소리쳤다.
“저 새끼들이 벽을 넘지 못하게만 해!”
그 말과 함께, 이제 막 벽을 기어 올라온 고트족 놈의 가슴팍에 칼을 박아넣으며, 그대로 밀쳐 떨어트렸다.
비명소리와 함께 적이 떨어지자, 병사들도 용기를 얻은 것인지 아니면 삶을 포기한 채로 악을 쓰는 것인지는 몰라도, 검을 뽑아 들고 올라오는 병사들을 떨어트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전투라고 해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애초에 주둔지가 그렇게 큰 편이 아니었던지라, 벽을 기어 올라오는 인원은 제한적이었고, 그 정도의 숫자는 병사들 또한 간단하게 처리할만한 수준이었다.
다만, 문제는 전투가 길어질수록 우리 병사들은 쉬지 못한다는 것이었고, 적은 많은 머릿수를 바탕으로 전선을 밀어붙이며 쌩쌩한 녀석들이 기어 올라온다는 게 문제였다.
“으악!”
“폴로, 저 머저리 새끼 데려와.”
“후우···. 알겠습니다!”
중간중간, 아무것도 모르는 신병이 고트족의 손에 붙잡혀 휘청거리거나, 벽 아래로 떨어질 뻔한 상황이 여럿 나왔지만, 그때마다 곁에 있던 병사들을 보내 구하면서 간신히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한창 어두웠던 시간이 지나고, 달이 떴지만, 적의 공세는 멈출 기미가 안 보였다.
병사들은 차례대로 부상이나 다른 이유로 뒤로 빠져나갔고, 전선 곳곳에 생기는 구멍을 막는다고,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목책 위를 뛰어다녔다.
“씨발, 예비대 부르러 간 새끼는 언제 오는 거야!”
“마리우스 님, 이제 정말로 더는 못 버팁니다!”
이제는 한계였다.
더는 못 버틴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고, 병사들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이 전선을 울리고 있었다.
60명이 조금 넘었던 휘하 병사들은 부상 등의 이유로 후방에 빠진 병력 때문에 채 40명을 넘지 못했다.
‘씨발, 후퇴명령도 안 떨어졌는데.’
고개를 돌려 중앙 성채를 바라보니, 대대 깃발은 멀쩡히 달린 것이 대대장은 현 위치를 사수할 것을 명령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선의 병사들에게 그런 말을 했다가는 지금 당장 칼 맞고 고트족 사이로 던져질 것이 분명했기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리우스 님!”
“후우···. 씨발···. 진짜 끝인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한숨을 내뱉었다.
병사들을 돌보러 다닐 때는 잘 몰랐지만, 슬슬 내 몸도 이곳저곳에서 비명을 질러대는 것을 보니, 한계점까지 혹독하게 굴린 여파가 드러나고 있었다.
팔은 납덩이를 올려놓은 것만큼이나 무거웠고, 숨은 이제 곧 삶을 마감할 노인의 숨소리보다 거칠었으며, 두 다리는 절름발이보다도 느렸다.
* * *
“대대장님, 동문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예비대를 투입하시지요.”
“흠···. 티투스, 아직 동문에는 여력이 있지 않을까?”
“대대장님, 저들은 이미 한계입니다. 동문이 뚫리면 다른 쪽의 병사들도 위험해지는 걸 기억해주십시오.”
티투스의 정중한 말에도, 대대장의 고민은 깊어져만 갔다.
전투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직전에, 동문의 마리우스가 보낸 전령이 예비대를 요청했을 때도 시작부터 무슨 지원이냐는 생각에 무시했던 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동문은 이미 붕괴 직전이었고, 제법 거리가 덜어진 이곳에서도 형세가 크게 불리함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예비대를 보내기에는 이미 늦은 듯이 보였기에 대대장의 고민은 깊어져만 갔다.
“대대장님···!”
“다른 곳들의 상황은 어떠한가?”
“북문과 서문은 생각보다 적의 공세가 심하지 않은 수준인지라,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군, 확실히 동문이 문제야···.”
“지금 고민하시는 그 순간에도 아군 병사들이 죽어 나간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티투스의 날 선 말투에 대대장이 잠시 당황했지만, 헛기침하면서 다시 무게를 잡았다.
“흠흠···. 자네의 말이 일리가 있군, 그럼 서른 명 정도를 보내면 적당하겠지?”
“서른 명으로는 안 됩니다. 못해도 60명 정도는 보내서 전선을 틀어막고, 적을 밀어내야만 합니다.”
“60명씩이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동문으로 적이 몰렸다고는 해도 그렇게까지 예비대를 투입할 필요가 있겠나?”
“대대장님, 지금 설명해 드릴 시간이 없습니다. 우선 적을 쫓아내는 게 우선임을 잊지 마십시오.”
“흠···.”
“대대장님!”
대대장은 티투스의 큰 소리에 화들짝 놀라면서 성을 냈다.
“자네, 누구 앞에서 큰 소리를 내는 건가! 보내면 될 일이 아닌가!”
“죄송합니다. 마음이 급했습니다.”
“큰 흠···. 자네가 병사들을 이끌고 동문을 구원하도록 하게나, 군단병 서른과 반달족 보조 기병대 스물을 붙여주지.”
“기병대를 어디 쓰라는 말씀입니까.”
“어차피 기병이라는 게, 결국은 말을 탄 보병 아닌가? 결국엔 똑같은 셈이지.”
티투스는 울화통이 치밀어 올라, 온갖 쌍욕을 내뱉을 뻔했지만, 대대장의 팔에 둘린 넓은 띠를 보며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아냈다.
그리고는 군례를 올리면서 회의실을 나오니, 중앙 성채에서 대기 중이던 병사 몇 명이 이쪽을 돌아봤다.
“반달인들을 깨우고, 말에게 당근을 먹여라. 이제 형제들을 구하러 가야 하니.”
대대의 제1 백인대는 명령이 떨어지자, 민첩하게 움직이며 준비를 마쳤다.
반달족 보조 기병대들 또한 말에 오르니, 불과 몇 분 사이에 준비를 마친 병사들 앞에 선 티투스는 검을 뽑아 들었다.
“가자!”
지축을 뒤흔드는 말발굽 소리와 함께, 동문을 구원할 지원병들이 움직였다.
* * *
목책 아래에 쌓인 시체들이 훌륭한 사다리의 역할을 해줬던지라 시간이 지날수록 목책 위로 올라오는 고트족 전사들이 늘어만 갔으나, 반대로 우리 병사들은 빈자리조차 제대로 채우지 못할 정도로 손이 모자랐다.
[전사들이여 앞으로! 이곳은 우리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것이다!]
“후우... 저 씨발새끼는 뭐라고 중얼거리는거야.”
“앞으로.... 빨리 가라고... 하아...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후우...”
“그럴 듯 하네.”
잠깐의 숨 고를 틈도없이, 고트족 전사가 괴성을 지르면서 달려들어 마구잡이로 도끼를 휘둘러댔다. 지친탓에 몸이 생각처럼 잘 따라주지 않았지만, 이름모를 고트족 전사의 도끼가 나무기둥에 박히는 소소한 행운덕에 질긴 목숨을 이어갈 수 있었다.
잠깐 생긴틈을 이용해서, 숨을 고르며 주변을 둘러보니 이제는 적을 베어넘기는 병사들보다, 적에게 끌려가거나 적의 무기를 막기에 급급해 보이는 병사들이 더 많아 보였다.
“씨발, 재집결! 전원 재집결!”
“재, 재집결!”
“후우... 씨발 모여!”
여기저기 흩어진채로 싸우던 병사들은, 재집결이라는 구호에 맞춰 복창하면서 하나둘씩 모여들었고, 별다른 명령도 내리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사각방진을 만들어냈다.
병사들은 방패를 들고서는 하나같이 거친숨을 내뱉고 있었고, 그 중의 일부는 손을 심각하게 떠는 것으로 보아, 심각한 탈진상태 같았다.
이대로 가면, 전멸은 확실해 보였기에 눈앞의 고트족을 베어내면서 젖먹던 힘까지 짜내면서 소리쳤다.
“전원 재집결!”
내 목소리가 생각보다 컸는지, 아니면 병사들의 청각이 생각보다 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목소리를 들은 병사들은 한명도 빠짐없이 목책에서 물러나 목책뒤의 작은 공터에 집결했다.
병사들은 하나같이 거친숨을 내뱉으면서, 떨리는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고, 다들 내 입에서 후퇴라는 말이 나오길 기대하는 듯 보였다.
“오늘 고생많았다. 너희들과 같이 싸운 것이 내 인생에서 유일한 영광이었다.”
“헥, 헥... 무슨 헛소리십... 후우... 헛소리십니까.”
“하아... 하아... 마리우스님... 이제 중앙성채로 물러나시죠.”
“쯧, 이새끼들은 좀 감동적인 말을 하려고 해도, 그새를 못참고... 이새끼들아 후퇴는 없다. 전부 싸우다가 뒤지던가, 저 야만인들을 전부 죽일때까지는 못벗어난다고 몇 번을 말하냐!”
“그게,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제군들, 그동안 존-나게 고생많았다. 어차피 저 무능한 대대장새끼가 도망친다고 우릴 받아주기나 하겠냐? 차라리 티투스님이 지원군을 데리고 오는게 더 말이 될거다. 그러니 나를 믿지말고 티투스님을 믿고 버텨라.”
“아니... 아무리 그래도...”
“티투스님은 우릴 버리지 않으실거다. 믿어라!”
“씨발, 미트라시여...”
“마르스시여...”
병사들은 이제 완전히 삶을 포기해버렸는지, 아니면 공포에 먹혀버렸는지는 몰라도. 자신이 믿는 신에게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고, 그런 짧은틈도 기다려 줄 수없다는 듯이 고트족 전사들이 목책위로 올라와 하나둘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방패벽을 세워라, 조금이라도 더 버텨야한다!”
“방패벽!”
일사분란하게 움직인 병사들이 방패벽을 세웠음에도, 고트족의 전사들은 미동도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저새끼들 왜저런답니까?”
“낸들 알겠냐.”
“거기 둘, 쓸데없는 잡담할 체력있으면 아껴둬.”
“마리우스님, 저기!”
고트족 전사들이 자리를 비켜주면서, 조금전에 봤던 어린 족장이 걸어나왔다.
한눈에 보기에도 자신의 절반도 안될 것 같은 키에, 수염도 안난 솜털이 보송보송한 애송이였지만, 그 어린놈이 자신보다 커다란 병사들을 수족 다르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로마인들이여!”
“뭐여, 저새끼 우리말도 할 줄 알았네?”
“그게 뭐가 중요해, 그냥 좀 닥쳐.”
“우리는 용감한 전사들을 존경한다네, 자네들은 그 훌륭한 전사들이고 말이야! 길을 비켜준다면 목숨을 보장해주겠다. 비켜라!”
“떽떽거리지 말고, 가서 엄마 젖이나 더먹고와라 애송아!”
“목도 안튀어나온 애새끼가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나왔냐!”
“이익... 이 모든 것은 너희들이 자초한것이다!”
소년 족장은 병사들의 욕설에 화가났는지 얼굴이 붉어지더니, 이내 뒤에 서있던 병사들에게 신호를 보내려고 고개를 돌렸다.
“폴로, 다트 남은거 있나?”
“던질틈도 없어서 4개정도 있습니다.”
“하나만 줘봐.”
폴로에게 다트를 건네받고서는 온 힘을 오른손에 모아서, 눈앞의 어린놈에게 던졌다.
힘찬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간 다트는 조금 조준이 잘못되었는지, 아니면 힘이 빠졌는지는 몰라도, 원래 조준했던 심장이 아닌 대퇴부에 꽃혔다.
“끄아아아악!”
소년 족장의 찢어지는듯한 비명소리를 신호로 나는 검을 뽑아들고 소리쳤다.
“ROME INVICTA!!”
고트족 전사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했지만, 내 병사들은 아무런 생각없이 내 행동에 맞춰 온갖 기괴한 함성을 지르면서 내달리기 시작했다.
“마리우스가 훌륭하게 버티고 있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보병대를 먼저 보내서 중앙을 비워두라고 해, 이제 놈들을 밀어버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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