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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499화 (499/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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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 코요테

처남 처제들을 후순위로 미룬 건 내가 공평한 사람이란 걸 알려주려는 의도도 있지만, 우리를 믿고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는 무언의 경고도 포함돼 있었다.

후순위로 밀린 게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번 밀리면 다음에도 밀릴 수 있었고, 내가 미스트 존을 공략하다 죽거나 심하게 다치면 다음은 없었다.

또한, 가족보다 직원을 더 우대하는 걸 보여줌으로써 유능한 직원들에게 언제든 밀릴 수 있다는 걸 심어줘 경거망동하지 말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준 것이었다.

“장인어른이 많이 좋아하셔?”

“그럼요. 아이처럼 기뻐하세요.”

“좋아한다니 다행이네.”

“그런데 나진시에 있는 사람들은 도시를 벗어나지 않으면 표시가 안 나지만, 아빠는 바뀐 게 금방 들통 날 텐데 괜찮아요?”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뉴욕 일 끝나면 공식적으로 발표할 거야.”

한 명은 숨길 수 있어도, 17명으로 늘어나면 반년도 못 가서 들통 날 게 뻔했다. 그렇다면 숨길 게 아니라 더욱 크게 이슈화시킨 후 인공 각성을 무기로 이용하는 게 나았다.

인공 각성을 미끼로 내걸면 목을 맬 사람이 나진시에서 지구를 한 바퀴 돌고도 남았다.

1998년 8월 7일 08:00(미국 시각) 펜실베이니아 주

“박지홍 회장님 손에 수많은 사람의 생명이 달렸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클린턴 대통령을 비롯한 미 연방정부 고위 인사들과 언론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뒤로 한 채 장막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삼중으로 둘러친 장막을 두 개 통과하자 조은영 2공대장과 미래 2공대 1조, 2조가 보였다.

장막은 총 3개로 가장 안쪽인 미스트 존은 미래 2공대가 지키고, 다음은 미래 레드포스 경호팀이, 마지막은 미군이 의료진과 함께 있었다.

스킬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장막을 여러 겹으로 감싸고, 그것도 미덥지 못해 미래 2공대와 경호팀을 동원했다.

이번 펜실베이니아 미스트 존을 처리해주는 조건 중에는 언론에 발표하지 않았지만, 다시는 우리를 감시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만약 이를 어기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미국을 돕지 않겠다는 클린턴 대통령의 서명까지 받았다.

그래도 믿을 수 없어 장막으로 둘러치고, 기계로 훑고, 투시방지 필름을 붙이고, 기감으로 주변을 수색하는 등 불신은 사라지지 않았다.

“들어가면 이브와 구미호는 보스와 결계가 어떤 놈인지 공중에서 확인해.”

“네!”

“하람은 시랑과 함께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모아.”

“알았어.”

“서인이는 동생들 데리고 사람들 보호하고.”

“네!”

“혈풍은 돌아다니면서 히어로 레드몬을 사냥해. 절대 모습을 보여선 안 돼!”

“걱정하지 마. 숨는 건 자신 있으니까.”

“오빠! 소환수는 어떻게 해?”

“으음... 모두 꺼내.”

“걸려도 괜찮아?”

“다치는 것보다 걸리는 게 낫잖아.”

“하긴 그러네.”

은비의 질문에 소환수를 모두 불러내게 했다. 미스트 존에 갇힌 사람들에게 소환수를 들키지 않겠다고 숨기다간 아내들이 다칠 수도 있었다.

매일 훈련을 통해 근접전에 대비했지만, 하급 레드몬도 감당하기 어려운 실력이었다. 그런 실력으로 미스트 존에서 소환수를 감춘다는 건 죽여 달라는 말과 같았다.

그리고 소환수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했을 뿐 미국도 우리가 소환수를 갖고 있다는 걸 알았다. 안다는 건 조만간 정체가 들통 난다는 것으로 더 숨길 것도 없었다.

“우우우우웅~”

짐승처럼 울어대던 파멸의 창이 직선이 아닌 비스듬히 하늘을 향해 날아갔다. 구멍이 뚫리자 구미호와 이브가 재빨리 미스트 존으로 날아 들어갔다.

직선이 아닌 하늘을 향해 비스듬히 파멸의 창을 던진 건 우리 앞에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어 먼저 구미호와 이브를 보내 주변을 정찰하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진입한 곳은 필라델피아 서쪽의 고급 주택가로 건물의 거의 없는 지역이었다.

미국 정부는 사람이 가장 많은 맨해튼으로 진입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숨을 곳이 많은 빌딩 숲에서 레드몬과 싸운다는 건 매우 위험한 짓이었다.

또한, 전투가 벌어지면 건물 피해도 엄청났고, 고층 빌딩에 숨은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어 한적한 곳을 택했다.

구미호를 통해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왼손에 소환한 파멸의 창으로 구멍을 뚫고 안개 지대를 통과했다.

“시작해!”

명령에 구미호와 이브가 직선으로 날아갔고, 하람과 시랑은 왼쪽으로 혈풍은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소환수를 내보내서 주변에 살아있는 사람이 있는지 찾아봐.”

“네!”

아내들이 소환수로 주변을 찾는 동안 나는 기감을 최대한 넓게 펼쳐 특이한 게 있는지 찾았다.

이스턴 시 외곽이 발원지란 얘기를 듣고 식물형 레드몬이 미스트 존의 주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정체불명의 검은 돌이 강력한 상급 레드몬과 미스트 존을 만든 원인이지만, 레드몬을 단번에 상급 레드몬으로 탈바꿈시키지는 못했다.

이는 최정준 박사와 장인어른인 차영철 박사가 실험을 통해 알아낸 사실로 에너지 180의 최하급 레드몬 레드마우스에게 검은 돌을 먹이자 이틀 만에 250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급 레드몬 붉은사슴 암놈도 마찬가지로 매우 빠르게 성장해 검은 돌이 비정상적으로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단번에 상급 레드몬으로 진화시킬 만한 힘은 없었다.

이는 검은 돌을 삼킨 레드몬이 상급 레드몬으로 진화한 후 결계를 만들 힘을 얻었거나, 엘리트 레드몬에서 상급 레드몬으로 진화하며 결계를 만들었다는 뜻이었다.

그도 아니면 자신만의 영역을 갖고 싶어 미스트 존을 만들었을 수도 있었다. 이 때문에 식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식물이라면 눈에 발견되지 않을 수 없었다. 뉴욕과 필라델피아 인근은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레드몬 사냥팀이 주기적으로 순찰해 엘리트 레드몬으로 진화한 거대한 나무를 발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돌아다니던 레드몬이 진화하며 미스트 존이 생긴 것으로 그 안에 갇힌 사람들은 재수가 더럽게 없다고 봐야 했다.

“오빠! 우측으로 간 혈풍 오빠가 레드몬을 발견했어요. 이쪽으로 몰아오고 있어요.”

“뭔데?”

“모양으로 봐서 코요테 같아요.”

“한 마리야?”

“네!”

“지난번 로스앤젤레스에서 잡은 놈들보다 더 커?”

“몸길이가 8.55m에 꼬리 길이가 4.1m 정도니까... 조금 커요.”

크기로 봐선 A급 엘리트 히어로 레드몬일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면 새끼인 결계란 뜻이었다.

13일 만에 결계를 만든 것으로 보아 미스트 존이 생기는 순간 결계용 새끼도 자동적으로 만들어 지는 것 같았다.

A급 엘리트 히어로 레드몬 코요테(결계 레드몬)

전투력 : 8512 +2554

지  능 : 129

상  태 : 적대감 최대 상승

효  과 : 순발력·민첩성·전투력 0% 하락

에너지 : 46889

스  킬 : 알 수 없음

혈풍이 결계이자 미스트 존의 보스의 새끼인 코요테를 끌고 오자 냉기탄을 날렸다. 그래도 A급 엘리트 히어로라고 전광석화처럼 날아든 냉기탄을 입에서 녹색 예기를 쏘아 막았다.

“지지지지직~”

그 사이 철갑으로 몸을 보호하며 바람 스킬로 번개같이 뒤로 돌아가 엉덩이에 뇌전탄을 꽂아 넣다.

고기 익는 냄새가 진동하며 한방에 놈이 그로기상태에 몰리자 가시창으로 가볍게 머리에 구멍을 하나 뚫어줬다.

“어디서 발견했어?”

“필라델피아 중심부에서 북서쪽으로 뻗어 있는 벤저민 프랭클린 공원도로에서 찾았어.”

“살아있는 사람은 있어?”

“있긴 하겠지만, 얼마 없을 거야.”

“왜?”

“이놈이 보이는 족족 잡아먹었는지 도시가 온통 피바다였어. 건물에 숨어 있던 사람들도 잡아먹었는지 부서진 곳도 한두 곳이 아니야.”

“흐음...”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사태가 더 심각했다. 레드몬은 지능이 높을수록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가 드물어 일말의 기대를 했는데, 미스트 존은 밖과 환경이 달라서 그런지 닥치는 대로 사람을 잡아먹었다.

죽은 코요테의 배를 가르고 심장에서 레드스톤과 각성의 씨앗을 꺼냈다. 이놈도 역시 버드나무 결계처럼 레드주얼이 없었다.

나머지 결계도 다 잡아봐야 확실하겠지만, 버드나무 결계에서 단 한 개도 얻지 못했다는 것과 A급 엘리트 레드몬에서 레드주얼을 얻지 못한 적이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결계는 깡통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았다.

“하람 오빠와 시랑이 돌아오고 있어요.”

“레드몬은 없어?”

“하람 오빠가 한 마리 메고 있어요.”

“그 놈도 코요테야?”

“네!”

첫 번째 결계를 잡을 때 뉴욕의 미스트 존 보스가 코요테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혹시 몰라 한 번 더 물어봤다.

대답하는 상아는 귀찮을지 몰라도 이런 일은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게 반드시 필요했다.

군대에서 복명복창하는 건 군기가 들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었다. 명령이 확실하게 전달됐는지 확인하는 절차이자, 명령받은 사람이 자신의 임무를 잊지 않고 수행하기 위한 절차였다.

평상시라면 시끄럽게 복명복창을 할 필요가 없지만, 군대는 항상 전시라는 가정 아래서 훈련하는 곳이었다.

전시는 총과 포탄이 날아다니는 상황으로 시끄러운 소리에 묻혀 명령 전달이 쉽지 않았다.

이를 염두에 두고 하는 훈련으로 정숙을 요하는 레드몬 사냥에서 큰소리를 칠 순 없지만, 맞는지 반복적으로 물어보는 건 군대와 다를 것이 없었다.

“어디까지 갔다 왔어?”

“레딩 시를 지나 30km쯤 더 올라갔는데, 사람은 한 명도 없고 이놈 하나 잡았어.”

“거기도 코요테가 다 잡아먹은 거야?”

“이놈 말고는 아무도 없었으니 아마도 그렇겠지.”

“결계 안에 먹을 게 없어?”

“이곳은 밀림이 아닌 도심이잖아. 레드몬이 먹을 게 뭐가 있겠어.”

“그래서 사람을 잡아먹는 건가?”

“그럴 수도 있고, 자기 영역을 침범해 응징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

“응징이 잡아먹는 거야?”

“동족도 아닌데 물어 죽이고 끝내겠어?”

“하긴 육식 동물인데 맛난 먹이를 버릴 이유가 없겠지.”

============================ 작품 후기 ============================

오늘도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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