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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495화 (495/505)

00495  미스트 존 공략  =========================================================================

495.

“오빠! 사라진 다섯 그루 중 한 그루는 동쪽으로 18km 떨어진 지점에, 한 그루는 남쪽으로 16km 떨어진 지점에 나타났어요. 나머지는 탐지 거리 밖으로 이동한 것 같아요.”

“순간이동 능력까지 있어? 이러다 보스도 사라지는 거 아니야?”

“그렇지 않아. 새끼인 결계를 옮기는 스킬이지 보스인 자신까지 움직일 순 없어.”

“그나마 다행이네.”

아리가 간파 스킬로 보스가 사용한 순간이동 능력에 대해 알려줬다. 만약 보스까지 마음대로 자리를 바꿀 수 있다면 온종일 따라다니다 날이 저물 수도 있었다.

다행히 결계만 옮기는 스킬로 놈을 찾아 미스트 존을 헤매는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됐다.

“상아야! 이브에게 달아난 놈들의 위치를 알려주고 모두 처리하라고 해.”

“네, 오빠!”

“소환수들을 모두 내보내. 지금부터 보스를 공격할 거니까 포스를 아끼지 말고 쏟아 부어.”

“네에~”

새끼 다섯 그루를 멀리 보내자 소모되는 에너지와 사용하는 에너지의 균형이 맞는지 보스가 안정을 찾았다.

보스의 능력과 스킬을 충분히 알아낸 만큼 더는 시간을 끌 이유가 없었다. 소환수들이 공격에 가담하자 다시금 에너지 균형이 마이너스로 돌아갔다.

“위이잉~”

또다시 보스가 몸을 떨자 음울한 진동음과 함께 새끼들의 몸이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기회가 오자 힘차게 파멸의 창을 던졌다. 손을 떠난 파멸의 창이 한 줄기 빛이 되어 보스에게 날아갔다.

“쒸우웅~“

거친 바람 소리를 내며 날아간 파멸의 창이 가지를 뚫고 들어가 보스의 몸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었다.

파멸의 창이 버드나무의 중단 부분 왼쪽을 뚫고 나가자 허리가 두 동강 날 것처럼 위태롭게 흔들렸다.

소멸의 힘이 가지를 뚫는 건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B급 상급 히어로 레드몬의 몸통까지 단번에 뚫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렇다고 당황해 기회를 놓칠 만큼 전투 경험이 미숙하진 않았다. 생사의 고비를 수도 없이 넘기며 생각한 것과 다른 결과도 수도 없이 경험해 이 정도 일에 놀라진 않았다.

파멸의 창이 손을 떠난 순간 재빨리 소환한 두 번째 파멸의 창을 절반도 남지 않은 허리 부위에 던지고 피의 저주를 사용했다.

호랑이가 토끼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하물며 미스트 존의 최종 보스인 버드나무를 상대로 여유를 부릴 순 없었다.

두 번째 파멸의 창이 날아들자 보스의 허리에 검은 소용돌이가 생겼다. 블랙홀 같은 검은 소용돌이가 파멸의 창을 삼키고 감쪽같이 사라졌다.

“젠장!”

파멸의 창만 사라진 게 아니라 뚫렸던 구멍도 빠르게 차올랐다. 놈은 검은 코뿔소가 상처를 복원한 것보다 100배는 빠르게 상처를 치료했다.

그것도 소멸의 기운으로 타버린 상처를 잘린 가지를 다시 자라나게 하듯 아주 손쉽게 치료했다.

“치료가 아니라 잘린 가지를 재생하는 것처럼 사라진 몸통을 재생하는 거야.”

“재생이나 치료나 같은 거 아니야?”

“치료는 병이나 상처를 다스려낫게 하는 거고, 재생은 상실된 생물체 일부가 다시 자라나는 거야. 당연히 다르지.”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놈이 파멸의 창을 미스트 존 밖으로 보내버리는 게 문제지.”

“미안!”

아리가 치료와 재생의 차이점을 알려줬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놈이 결계 밖으로 통하는 문을 만들어 파멸의 창을 갖다 버린 게 문제였다.

‘개놈의 새끼! 그게 얼마짜리 스킬인데 갔다 버리고 지랄이야.’

“보스의 반응 속도로 봐서 검은 소용돌이를 피해 맞추기가 쉽지 않겠어.”

“오빠!”

“응?”

“파멸의 창은 무조건 한 번에 하나밖에 못 만드는 거예요? 포스만 충분하면 두 개를 만들 수도 있지 않나요?”

“해본 적이 없는데.”

“시도를 안 해봤다고 못 한다는 건 아니잖아요?”

“으음...”

블랙 카이만의 파동주얼에서 시작된 파멸의 창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 처음 얻었을 땐 내가 가진 포스를 모두 쏟아 부어야 간신히 한 개를 만들었다.

흡기를 사용해 에너지를 채우면 다시 소환할 수 있지만, 극심한 피로에 최소 6시간은 지나야 다시 사용할 수 있었다.

이후 능력이 향상하며 체력적 부담도 줄었고, 아영의 4단계 정화수도 큰 도움이 돼 10자루까지는 연속으로 소환할 수 있었다.

물론 이렇게 무리하면 며칠 침대에 누워 시체놀이를 해야 하는 건 예전과 다름이 없었다.

이 때문에 파멸의 창은 하나씩 소환해 사용했지 두 개를 한꺼번에 소환해 사용한 적이 없었다.

또한, 엄청난 파괴력도 두 개를 한꺼번에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한 요인이었다.

능력의 향상과 더불어 소환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10초에서 3초로 단축되며 여러 개를 한꺼번에 소환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 하게 만들었다.

“알았어. 한 번 해볼게.”

“네!”

상아의 조언대로 파멸의 창을 한 개 소환한 다음 다시 한 개를 추가로 소환했다. 원래부터 소환하는 건 숫자에 상관없는지 아니면 파동주얼을 흡수하며 제약이 사라졌는지 너무도 쉽게 또 하나가 손에 생겼다.

“이렇게 간단한 걸 시도도 안 해보고 뭐 한 거지?”

“원래 장기를 두는 사람보다 옆에서 훈수하는 사람이 더 잘 보는 법이에요.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깨우쳐줘서 고마워! 상아 아니었으면 평생 한 자루만 사용했을 거야.”

“그렇지 않아요. 제가 얘기하지 않았어도 조만간 생각하셨을 거예요. 히히히히~”

상으로 상아의 예쁜 입에 입을 맞춰준 후 파멸의 창 두 자루를 동시에 던졌다. 두 자루가 마치 한 자루인 양 일렬로 나란히 서서 보스에게 날아갔다.

파멸의 창이 날아오자 또다시 검은 소용돌이가 생겼다. 소용돌이를 피해 파멸의 창이 방향을 틀어 상단을 노리자 소용돌이도 그에 맞춰 상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선 파멸의 창이 검은 소용돌이에 진입한 순간 뒤에 바짝 붙어 있던 창이 수직으로 방향을 틀어 소용돌이 바로 아래를 파고들었다.

“부르르르~”

중단 바로 위에 지름 20m짜리 커다란 터널이 생겼다. 이번 공격으로 놈을 처리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어 파멸의 창을 던지는 즉시 두 자루를 소환했다.

공격이 성공하자 보스가 구멍을 메꾸지 못하게 하람과 혈풍, 소환수들이 스킬을 쏟아 부었다.

중단에 첫 번째 상처를 입었을 때 재빨리 뚫린 구멍을 회복했지만,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했다.

그것을 알기에 공격수들이 포스 소모를 아까워하지 않고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 파워로 보스를 공격했다.

“왜 저러는 거야?”

“어미가 새끼의 생명력을 몽땅 빨아먹어서 그래.”

“뭐라고?”

“엄마가 새끼를 잡아먹어? 정말이야?”

“응!”

“저놈은 엄마도 아니야. 야이 개만도 못한 새끼야~ 어떻게 새끼를 잡아먹을 수가 있어.”

“정말 너무 하네요. 어떻게 자기 새끼를 먹죠. 레드몬이라고 해도 저건 아니죠.”

“오빠! 잘게 썰어서 죽여주세요.”

“아니야. 믹서에 갈아서 죽여.”

새끼들에게 에너지를 나눠주던 착한 어미가 가슴에 커다란 상처를 입고, 집중포화로 궁지에 몰리자 새끼들의 에너지를 빨아먹었다.

보스는 공격이 집중되자 에너지 소비가 극심해 상처를 치유하지 못했다. 그러자 자상했던 모습이 돌변해 마냥 귀여워하던 자식들의 생명력을 뽑아 자신의 상처를 치료했다.

파멸의 창을 던지려던 순간 다섯 그루 중 한 그루가 순식간에 말라비틀어지며 고사목으로 변했고, 상처도 사라졌다.

그 이유를 은비에게 말하자 아내들이 보스를 죽이라고 악을 썼다. 조만간 엄마가 될 아내들에게 그 모습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짓이었다.

자식을 대신해 부모가 희생해야 옳다고 생각하는 아내들에게 버드나무의 행동은 갈아 마셔도 용서가 안 될 행동이었다.

‘애들의 앞날이 눈에 선하다. 하아~’

자식 한 그루를 잡아먹고 상처가 아문 보스를 향해 파멸의 창 두 자루가 다시 날아갔다.

이번에도 역시 페이크에 속아 하단에 지금 20m의 구멍이 뚫렸다. 그러자 또다시 새끼 한 그루를 잡아먹고 상처를 치료했다.

“상아야! 이브에게 몇 그루나 처리했는지 물어봐.”

“텔레파시가 도달하는 거리 밖에 있어요.”

“탐지 범위 안에 있는 두 그루는 잡았어?”

“네!”

“은비야! 상아와 제니퍼, 소희 데리고 가서 남은 새끼들 있으면 모두 처리해.”

“알았어.”

보낼 수 있으면 다시 돌아오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내들을 보내 새끼들을 처리하게 했다.

아내들이 떠나자 보스가 아닌 남은 새끼들을 공격했다. 새끼 한 그루당 보스의 목숨 하나와 같아 새끼을 모두 잡고 보스를 상대해야지 파멸의 창이 적게 들었다.

새끼를 공격하자 놈도 내 계획을 눈치챘는지 줄기를 길게 뻗어 보호막을 직접 공격했다.

“쾅쾅쾅~”

하지만 아리와 마샤, 아영이 생명의 나무에 손을 대고 포스를 불어넣자 보호막이 더욱 견고해져 뚫리지 않았다.

또한, 구미호와 설표, 퓨마, 불곰이 돌아와 보호막을 두드리는 가지를 잘라내자 아까운 포스만 날리며 견제는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 했다.

그사이 남은 세 그루를 모두 처리하고 보스를 노렸다. 이미 파멸의 창을 아홉 자루나 소환했고, 피의 저주도 너무 오래 사용해 몸에 무리가 왔지만, 지금 끝을 보지 않으면 최소 일주일은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그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다행이지만, 뜻하지 않은 변고가 생길 수도 있었다.

아내들과 하람을 믿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내 손으로 끝낼 수 있을 때 끝내야 마음 편히 쉴 수 있었다.

[오빠! 모두 처리했어요.]

[수고했어!]

순간이동으로 흩어진 놈들까지 모두 처리하며 이제 남은 건 보스 한 그루밖에 없었다.

‘두 자루를 소환할 수 있다는 건 세 자루, 네 자루도 소환할 수 있다는 뜻이잖아. 안 그래?’

생각이 정리되자 파멸의 창 두 자루를 소환해 공중에 띄워 놓고, 한 자루를 더 추가로 소환했다.

‘윽!’

체력부담이 심한 상태에서 연달아 파멸의 창 세 자루를 소환하자 극심한 두통에 머리가 터질 것처럼 아팠다.

웬만한 고통은 웃으며 넘기는데 이번 두통은 누군가 내 머리를 절구통에 넣고 찢는 것처럼 아파 참기가 무척 어려웠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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