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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492화 (492/505)

00492  미스트 존 공략  =========================================================================

492.

“아영아! 아정 처제 요사이 별일 없지?”

“네! 아주 잘 지내요.”

“음... 다른 게 아니라... 이브와 하람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그러는데...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하잖아. 그래서 말인데... 내가 엮어줄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그러세요.”

“너도 하람과 처제가 엮이는 건 싫지?”

“네?”

“하람이 좋은 남자지만, 애도 낳아야 하고, 성격적인 부분도 있으니까 아무래도 아정 처제와 엮이는 건 좀 그렇잖아.”

“그런 뜻 아닌데요.”

“어? 그런 뜻 아니라니 무슨 말이야?”

“아정이 하람 오빠 관심 끊은 지 오래됐어요.”

“뭐라고?”

“요사이 한석규, 정우성, 류시원 좋아해요. 그래서 학교 끝나면 매일 단국 방송국에 출근하다시피 해요. 하람 오빠에게서 마음 떠난 지 오래됐어요.”

“컥!”

“제가 그랬잖아요. 잠시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고요.”

“이런... 젠장! 나는 그런 것도 모르고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고민했잖아.”

“아정이 나이 때는 감성이 풍부해 쉽게 호감을 느끼고 쉽게 질려요. 아정이에게 물어보면 하람 오빠를 누군지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하람은 그런 줄도 모르고 아정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는 줄 알고 있으니...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고 하더니 그 말이 농담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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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7월 20일

“중앙에 높이 100m가 넘는 커다란 버드나무 있어요. 주위엔 절반 정도 크기의 버드나무가 열 그루가 있고요.”

“아무런 반응 없어?”

“네.”

상아가 탐지 스킬로 미스트 존의 보스를 찾아내자 구미호를 보내 육안으로 놈을 확인했다.

그린란드의 미스트 존을 만든 버드나무는 높이 121m, 둘레 32m로 상급 레드몬으로 진화하기 직전 사냥한 은행나무보다 훨씬 더 크고 거대했다.

동토의 땅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파란 잎이 가득한 버드나무는 땅에 끌릴 듯 길게 늘어진 가지로 인해 흡사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음침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보스를 호위하듯 주위를 둘러싼 열 그루의 버드나무도 모양이 똑같아 새끼인지, 결계인지 알 순 없지만, 보스처럼 가지를 축 늘어뜨리고 있어 분위기를 더욱 을씨년스럽게 했다.

먼저 주위에 있는 레드몬을 모두 잡고 놈을 사냥하기로 했다. 보스 한 마리만 상대하면 히어로 레드몬을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호위가 있어 최악엔 앞뒤에서 적을 상대할 수도 있었다.

싸움에 나서 지나치게 조심하는 것도, 지나치게 적극적인 것도 바람직하지 못했다.

조심이 지나치면 승기를 잡고도 적을 섬멸할 수 없고, 너무 적극적이면 상대의 함정에 빠져 낭패를 볼 수도 있었다.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후자로 막강한 전력을 믿고 방심하다간 공략은 고사하고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이틀을 할애해 보스가 있는 반경 10km 밖의 레드몬을 한 마리도 남기지 않고 모두 소탕했다.

레드몬을 잡는 동안 놈이 버드나무가 기습을 가해올 수 있어 이브를 공중에 올려놓고 레드몬을 사냥했다.

식물형 레드몬이라 그런지 다행히 움직임이 없어 히어로 몬스터 52마리와 중급 레드몬 3,958마리를 사냥했다.

히어로 몬스터는 A급 5마리, B급 16마리, C급 31마리로 레드주얼 8개와 4명을 인공 각성시킬 씨앗을 얻었다.

중급 레드몬 3,958마리에서도 6명 분량을 얻어 3일간 총 12명 분량의 인공 각성용 씨앗을 얻었다.

레드주얼 8개 중 6개는 구미호와 설표, 현무, 불곰, 딩고, 프롱혼이 각각 하나씩 흡수해 능력이 한 단계 향상됐고, 2개 중 하나는 제니퍼가 목 빠지게 기다리던 소환수 주얼로 하얀 족제비를 얻었다.

하얀 족제비는 강력한 눈보라를 입으로 뿜어내 전방 100m를 꽁꽁 얼리며 결빙 데미지와 함께 상대를 느리게 만드는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1개 남은 A급 히어로 레드주얼을 흡수해 C급 상급 레드몬의 힘을 갖춘 소환수로 진화하며 블리자드 한방에 주위를 얼음창고로 만들었다.

레드주얼을 흡수한 구미호도 꼬리가 7개로 늘어나 C급과 B급 상급 레드몬의 중간 정도의 힘을 발휘하는 소환수로 거듭났고, 설표와 불곰, 딩고, 프롱혼도 C급 상급 레드몬에 육박하는 힘을 얻으며 버드나무 사냥에 청신호를 밝혔다.

“오빠! 이러면 보스를 잡을 필요가 없잖아요.”

“왜?”

“두고두고 인공 각성 재료를 얻는 용도로 사용하는 게 낫잖아요.”

“으음... 그것도 좋은 방법이네.”

미스트 존을 공략하는 이유는 인공 각성 재료 씨앗을 구하는 것이었다. 목표가 보스가 아닌 만큼 상아의 말처럼 주기적으로 레드몬을 사냥해 씨앗을 구하는 게 유리했다.

“그래도 버드나무는 공략해야 할 것 같아.”

“왜요?”

“놈의 수준을 알아봐야 하니까.”

보스인 버드나무를 내버려둬도 될지, 아니면 제거해야 할지 일단 부딪혀 보고 결정해야 했다.

놈이 계속 성장해 미스트 존이 넓어질 수도 있었고,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나무 정령 엔트처럼 걸어 다닐 수도 있었다.

그리고 첫 번째 미스트 존 공략이라 보스의 수준을 알려면 싫든 좋든 버드나무를 공략해야 했다.

“일단 결계인지, 새끼인지 그것부터 확인하고 상대할 거니까 여기서 모두 기다려.”

”혼자 다가가는 것보다 주위에서 놈들의 시선을 끌어주는 게 낫지 않겠어?“

“시선을 끌다가 다칠 수도 있어.”

“시선만 유도하는 거라 괜찮아. 그리고 접근하는 게 위험하다면서 혼자서 가려는 게 맞는 일이야? 그게 더 위험한 거 아니야?”

살기투사로 보스와 나머지 열 그루의 전투력과 상태를 정확히 알려면 최소 2km까진 접근해야 했다.

2km가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상급 레드몬에겐 바로 코앞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상황에서 하람의 말처럼 혼자 다가가는 건 매우 어리석은 짓이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주위에서 놈들의 시선을 끌어주면 위험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대신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안 돼.”

“알았어.”

하람이 좌측을, 혈풍이 우측을, 이브가 공중에서 뒤쪽을 맡아 놈들을 공격하면 그사이 재빨리 다가가 살기투사로 정보를 빼내기로 했다.

이브가 뒤로 돌아가 자리를 잡자 하람과 혈풍이 상아의 신호에 맞춰 버드나무를 향해 달려들었다.

+B급 상급 히어로 버드나무

전투력 : 28953 +14476

지  능 : 127

상  태 : 적대감 최대 상승

효  과 : 순발력·민첩성·전투력 0% 하락

에너지 : 354,118

스  킬 : 알 수 없음

+A급 히어로 버드나무 결계

전투력 : 9565 +2869

지  능 : 60

상  태 : 적대감 최대 상승

효  과 : 순발력·민첩성·전투력 0% 하락

에너지 : 58227

스  킬 : 알 수 없음

하람과 혈풍, 이브가 놈들을 공격하기 직전 바람 스킬로 재빨리 다가가 살기를 투사했다.

B급 상급 히어로인 보스는 추가 전투력이 무려 50%나 붙었고, 보스를 둘러싼 새끼이자 결계인 버드나무 열 그루도 모두 A급 히어로로 추가로 전투력이 30%나 붙어 C급 상급 레드몬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그렇다고 진짜 상급 레드몬은 아니었다. 티코에 차보다 큰 광폭타이어를 갈아 끼운다고 배기량이 커지지 않는 것처럼 놈들도 기본 전투력이 상급 히어로 레드몬에 도달하지 못해 어미만큼 큰 힘을 발휘할 순 없었다.

놈들의 정보를 알아내자 화염탄과 붉은 레이저가 날아들었다. 잠깐 반응을 살피는 것도 나쁘지 않아 뒤로 조금 물러나 놈들을 관찰했다.

화염탄과 레이저가 날아들자 축 처져있던 버드나무 가지가 단단한 쇠꼬챙이로 변해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날을 세웠다. 그것도 길이가 다섯 배로 늘어나 긴 가지는 300m나 뻗어 나갔다.

“쾅쾅쾅~”

화염탄과 레이저가 가지에 부딪히자 안으로 파고들지 못하고 풍선이 터지듯 요란한 소리를 내며 터졌다.

화염탄은 물체와 접촉하는 순간 폭발하는 형태로 풍선처럼 터지는 게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러나 레이저는 기다란 막대사탕처럼 직선 날아가 물체를 타격하는 방식으로 화염탄처럼 터지는 일이 없었다.

이것으로 보아 가지 끝에 전차의 반응 장갑처럼 물체가 접촉하면 터지도록 기폭 장치가 있는 것 같았다.

[됐어. 모두 물러서.]

명령을 받은 하람과 혈풍, 이브가 뒤로 물러나자 일부 가지가 2km나 늘어나 허리와 다리를 감으려 했다.

셋 다 상급 레드몬이라 여유 있게 피해냈지만, 다가오는 속도가 총알처럼 빨라 거리가 가깝다면 위험할 수도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공격하는 건 너무 위험해. 속도도 빠르지만 가지가 한꺼번에 덮쳐오면 빠져나오기 힘들어.”

“그렇다고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것도 실효성이 없잖아. 봤잖아. 지뢰를 제거하듯 화염탄과 레이저를 터뜨리는 거.”

“오늘은 전초전이니까 놈들의 스킬이 뭔지 알아보는 것으로 하자.”

“알았어.”

A급 엘리트 레드몬 은행나무도 피톤치드, 흡기, 회복, 단풍잎 공격, 보호막 이렇게 다섯 가지 스킬을 갖고 있었다.

조금 전 보여준 방어 능력은 맛보기에 불과한 것으로 보스인 버드나무를 제외해도 새끼인 열 그루도 모두 은행나무보다 강했다.

최대한 안전하게 원거리에서 놈들을 두들겨 스킬과 능력을 알아내며 공략할 필요가 있었다.

하람, 혈풍, 이브가 서쪽을 맡고, 소환수인 구미호, 히드라, 족제비, 현무, 설표, 딩고, 퓨마, 불곰이 동쪽을 맡아 공격했다.

나는 아내들을 보호하며 버드나무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파멸의 창을 사용해 새끼이자 결계인 버드나무를 한 마리씩 잡아도 됐다.

그러나 진짜 싸움은 미스트 존의 주인이자 어미인 가운데 있는 놈이라 비장의 무기는 마지막을 위해 숨겨두는 게 유리했다.

두 방향에서 화염탄과 레이저, 신경독, 눈보라, 얼음수정, 불꽃 탄환, 악몽의 씨앗이 폭우처럼 쏟아지고, 불곰과 딩고가 빠르게 주위를 맴돌며 시선을 끌었다.

어린 버드나무들은 우리가 공격을 퍼붓자 아까와 마찬가지로 가지를 가시처럼 세워 방어에 나섰다.

화염탄과 레이저가 가시 끝에 걸리자 폭발과 함께 반경 10m가 날아갔다. 그러나 가지는 고무줄처럼 늘어나 금세 사라진 부위를 복구했다.

하지만 눈보라가 가지를 얼리고, 신경독이 가지를 타고 들어가 본체를 공격하고, 악몽의 씨앗이 달라붙어 전투력과 속도를 떨어뜨리자 아까와는 다르게 움직임이 둔화되며 피해 범위가 더욱 커졌다.

흰 족제비가 눈보라로 한 구역을 몽땅 얼리자 기회를 엿보단 불곰이 강력한 돌진 스킬로 한방에 100m가 넘는 길을 만들었다.

그 뒤를 딩고가 따라 들어가 중력장을 이용해 내려치자 어린 버드나무 한 그루의 가지가 몽땅 부서졌다.

빈틈이 생기자 구미호가 번개같이 다가가 꼬리 7개를 하나로 모아 찬란한 황금색 레이저를 퍼부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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