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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476화 (476/505)

00476  히드라(Hydra)  =========================================================================

476.

“삐용삐용~ 삐용삐용!”

구미호가 히드라의 눈을 공격하는 사이 안개 같은 독무를 피해 왼쪽으로 빠져나가며 뇌전탄과 냉기탄을 연속으로 발사했다.

독무를 피해 달아나며 공격하자 히드라가 뒤를 쫓으며 독무 대신 원형의 독탄을 쏘아냈다.

“쩌저저정~”

“지지지지직~”

아홉 개의 머리에서 일제히 독탄을 쏘아내자 뇌전탄과 냉기탄이 가까이 접근하지도 못하고 공중에서 폭발했다.

그것만으론 화가 풀리지 않는지 연신 입을 뻐끔대며 빠르게 독탄을 쏟아냈다. 독탄도 혈기탄처럼 유도 기능이 있는지 포위하듯 좌우에서 날아들었다.

바람 스킬로 거리를 벌리며 혈기탄으로 독탄을 요격했다. 독탄은 독무를 원형으로 뭉쳐놓은 것에 불과해 혈기탄에 맞자 연기를 내며 터졌다.

“펑펑펑펑펑~”

북쪽으로 방향을 틀며 가시창으로 히드라를 공격했다. 날카로운 예기가 5m나 솟아난 가시창이 독탄을 뚫고 날아들자 빠르고 유연한 몸놀림으로 요리조리 피하며 따라붙었다.

히드라를 끌고 북쪽으로 올라가자 숨어있던 하람이 은밀히 쫓아와 꼬리를 향해 화염탄을 발사했다.

“쾅! 화르륵~”

가시창을 피하느라 신경이 분산된 틈을 노린 하람의 공격이 꼬리를 정통으로 맞추자 불길이 확 치솟으며 불이 붙었다.

“캬아아악~”

머리는 각자 따로 놀아도 몸이 느끼는 고통은 함께 느끼는지 머리 아홉이 일제히 주둥이를 벌리고 비명을 토해냈다.

“파파파팍~”

아영에게 빌린 가시덩굴을 사용해 불붙은 꼬리를 미친 듯이 흔들어대는 히드라를 묶었다.

가시덩굴은 사용하는 능력자에 따라 효과가 다른 레드주얼로 아영과 아리가 사용할 때보다 두 배나 두꺼운 가시덩굴이 자라나 히드라를 묶었다.

다친 꼬리에 가시를 박고 생명력을 흡수하자 놀란 히드라가 사정없이 몸을 흔들었다.

놈이 당황한 사이 파멸의 창을 소환했다. 파랗게 빛나는 파멸의 창을 가운데 머리를 향해 던졌다.

아홉 개의 머리 중 가장 중요한 머리가 어느 것인지 기감으로 살펴봤지만, 외형은 물론 내형도 똑같아 어떤 놈이 약점인지 알 수 없었다.

재생 능력이 있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가운데 머리를 노리는 게 우습고 한심했다.

그러나 선입견이 무섭다고 머리 아홉 개인 블랙맘바도 물뱀 히드라처럼 재생 능력이 있다고 굳게 믿고 공격했다.

“쒸우웅~”

거친 바람 소리를 내며 날아간 파멸의 창이 가운데 머리와 양옆으로 머리까지 세 개를 한꺼번에 잘라냈다.

조금 더 아래에 맞았다면 한 방에 몸통까지 날려버릴 수 있었는데, 위험을 감지한 히드라가 필사적으로 가시덩굴을 끊어내며 피하는 바람에 아쉽게 가운데 머리 세 개만 날아갔다.

[화염탄!]

[알았어!]

도망가지 못하게 가시덩굴을 계속 소환해 몸을 휘감으며 하람을 불렀다. 기다리고 있던 하람이 화염탄을 연달아 쏘아 까맣게 탄 머리를 다시 한 번 태웠다.

재생 능력이 있어도 소멸의 힘이 깃든 파멸의 창에 맞은 이상 머리가 다시 생겨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사 불여튼튼이라고 만약을 대비해 한 번 더 불로 지져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젠장!”

히드라의 잘린 목을 신경 쓰는 사이 파멸의 창에 잘려 바닥에 떨어진 머리가 죽지 않고 사라진 몸통을 재생했다.

히드라처럼 머리가 여러 개 있는 형태가 아닌, 길이 10m의 블랙맘바로 몸통에서 분리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몸을 만들었다.

A급 엘리트 레드몬 블랙맘바

전투력 : 9955

지  능 : 141

상  태 : 적대감 최대 상승

효  과 : 순발력·민첩성·전투력 0% 하락

에너지 : 59,995몬

스  킬 : 알 수 없음

잘린 머리도 무려 A급 엘리트 레드몬으로 순식간에 몸을 회복한 놈들이 세 방향으로 흩어져 독탄을 쏘아댔다.

왼쪽에 있는 놈에게 번개 같이 다가가 턱밑에 가시창을 찔러 넣었다. 놈이 비명도 지르지 전에 냉기탄으로 날려 뒤로 돌아간 놈을 얼리고, 오른쪽 놈은 뇌전탄으로 마무리했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고 놈들은 아직도 자신들을 상급 레드몬으로 착각하고 겁 없이 덤비다 황천행 기차를 탔다.

내가 상급 레드몬을 상대로 고전한다고 엘리트 레드몬까지 우습게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몹시 불쾌했다.

그러나 불과 1분 전까지 상급 레드몬이었다가 엘리트 레드몬으로 수직 낙하한 놈들도 나만큼 어이없는 죽음이긴 마찬가지였다.

[이놈의 새끼! 정말 욕 나오게 하네.]

[지홍아! 몸통을 노려봐. 그게 나을 것 같다.]

[알았어.]

블랙맘바 히드라는 신화 속 물뱀 히드라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잘린 머리가 살아서 움직이는 건 신화엔 없는 내용이었고, 잘린 부위에서 머리가 다시 생겨나는 건 같았다.

두 개가 아니라 하나라는 것이 다행이었지만, 파멸의 창과 염화탄으로 태운 상태에서도 신화 속 내용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다시 자라나 짜증을 불러왔다.

“캬아아악~”

머리가 다시 자란 히드라가 비명을 지르자 몸에서 까만 액체가 흘러나왔다. 까만 액체는 독무보다 더욱 지독한 독인지 가시덩굴이 흐물흐물 녹았다.

4단계 정화수를 들이키고 가시창과 뇌전탄을 쏘아내자, 하람도 화염탄을 양손으로 번갈아 퍼부으며 히드라를 공격했다.

그러나 독탄과 빠른 움직임에 막혀 공격이 모두 막히고 빗나갔다. 히드라의 빠른 다리를 묶지 않고는 잡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놈을 물가로 유인할 테니까, 잠시 공격을 멈추고 숨어 있다가 따라와.]

[알았어. 조심해!]

[너나 많이 걱정하세요. 도움도 안 되는 게 누굴 걱정하고 지랄이야?]

[하하하하~]

하람에게 한 마디 까칠하게 뱉어주고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며 B급 엘리트 레드주얼을 꺼내 포스를 흡입했다.

포스가 가득 차자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허둥지둥 달아났다.

어설픈 연기에 히드라가 걸려들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포악한 성격만큼 자신감도 하늘을 찌르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따라왔다.

그러면서도 조심성이 전혀 없지는 않아 머리 아홉 개 중 3개는 하람을 견제하고, 6개는 독탄으로 나를 공격하며 추격전을 벌였다.

50km를 달고 도망치자 폭이 10m 정도인 작은 강이 나왔다. 깊이도 겨우 무릎 정도 오는 수준으로 강폭이 가장 넓은 곳을 찾기 위해 강을 따라 달렸다.

그러면서 가시창과 혈기탄을 드문드문 하나씩 날려 화를 돋웠다. 구미호도 똥파리처럼 주위를 맴돌며 히드라의 화를 부채질했다.

태어날 때부터 성질이 더러운 블랙맘바는 10년 넘게 왕으로 군림하며 눈에 거슬리는 건 가차 없이 죽였다.

얼쩡대도 죽였고, 깝죽대도 죽였고, 근처에 다가와도 죽였다. 자신의 영역 안에 들어온 것들은 신경을 조금만 거슬려도 남김없이 죽였다.

그렇게 자기 멋대로 살며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런데 하찮은 인간에게 상처를 입고, 하루살이 같은 여우에게 놀림까지 당했다.

머리 세 개가 날아가며 살짝 두려움을 느꼈지만, 두려움보다 더한 분노와 짜증에 심장에 터질 것 같았다.

히드라가 흥분하도록 잡힐 듯 말 듯 거리를 벌리며 가장 폭이 넓은 강가까지 유인했다.

더 올라가 봐야 이만한 곳이 없어 크라켄 주얼에 포스를 불어넣었다. 크라켄 주얼이 활성화되자 바로 물의 지배자를 사용했다.

반경 1km 내의 물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물의 지배자가 발동되자 주위의 물이 모두 모여들어 히드라를 감싸며 소용돌이쳤다.

물의 지배자는 히드라를 죽이진 못해도 B급 상급 레드몬까진 잡아둘 수 있어 물이 있는 강가로 유인했다.

‘물만 있으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건가?‘

바다와 강이 아니라도 물의 지배자를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깐이지만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물의 양이 매우 적어 히드라가 빠져나오려는 모습을 보자 생수 몇 통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충분한 물이 없는 한 물의 지배자를 사용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것으로 만족하고 파멸의 창을 소환했다.

피의 저주를 사용하자 가방에 든 B급 엘리트 레드스톤 10개에서 에너지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와 순식간에 포스를 채웠다.

소용돌이를 빠져나오려 발버둥 치는 히드라의 몸통을 향해 파멸의 창을 던졌다. 번개같이 날아간 창이 아슬아슬하게 오른쪽 몸통을 스치며 머리 두 개를 날렸다.

재빨리 파멸의 창을 소환해 또다시 몸통을 노렸다. 이번에도 역시 물이 부족해 히드라를 완벽히 잡아주지 못해 왼쪽을 치고 나가며 머리 세 개가 날아갔다.

그래도 소멸의 힘이 몸을 태우자 가운데만 살짝 남아서 그런지 잘린 부위에서 머리가 다시 생겨나진 않았다.

블랙맘바는 재생 능력이 물뱀 히드라와 달리 머리가 아닌 몸통에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머리를 공격했으니... 이래서 선입견이 무서운 것이었다.

간신히 붙은 몸통을 향해 파멸의 창을 던지자 옆에 다가온 하람과 구미호가 A급 엘리트 레드몬으로 추락한 블랙맘바 다섯 마리를 처리했다.

“캬아아아악~”

파멸의 창이 얼마 남지 않은 몸통을 끊어내며 멀리 사라지자 바닥에 떨어진 머리 네 개가 비명을 질러댔다.

비명과 함께 몸에서 떨어진 머리들이 각자 살길을 모색하려는지 몸을 회복하자 약속이나 한 듯이 네 방향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그러나 뿌리를 남겨둘 만큼 마음이 너그럽지 못했다. 한 마리는 구미호가 쫓아가 죽이고, 두 마리는 하람이 하염탄으로 태웠다.

나머지 한 마리는 뇌전탄과 가시탄을 연달아 쏘아 익힌 후 잔인하게 머리를 꿰뚫어 죽였다.

“하람아! 사체 수거해 출발 지점으로 가져와. 나부터 간다.”

“알았어.”

하람에게 뒷일을 맡기고 아내들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사냥에 성공했다고 자랑하기 위해서가 달려간 것이 아니라 들끓는 욕정을 해소하기 위해서 눈썹이 휘날리게 뛰었다.

[상아야! 오빠 피의 저주 썼다. 준비해!]

[알았어요! 오빠! 다친 곳은 없으시죠?]

[응! 긁히지도 않았어.]

[후유~ 다행이네요. 빨리 오세요.]

[알았어.]

“언니들! 오빠 피의 저주를 썼다고 빨리 준비하래요.”

“누굴 또 죽이려고 그걸 써?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오빠 오면 아리 언니가 물어보세요. 정말 그랬는지.”

“그랬다간 밤새 나만 괴롭힐 텐데, 미쳤어? 상아야! 너 언니 죽이려고 작정했어?”

“농담이에요! 헤헤헷~”

============================ 작품 후기 ============================

오늘도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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