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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467화 (467/505)

00467  호문쿨루스(Homunculus) 이브(Eve)  =========================================================================

467. 호문쿨루스(Homunculus) 이브(Eve)

다비드 로스차일드 회장의 명령으로 중국으로 날아간 쌍두독수리 공대는 써커 세 마리를 산 채로 생포해 스위스 베른 주에 아델보덴에 있는 로스차일드 비밀 연구소로 보냈다.

책임자는 헤니 테슬라 박사로 비밀 연구소는 키메라의 성능 개선과 영생을 꿈꾸는 다비드 회장의 꿈을 이루기 위해 호문쿨루스를 연구 중이었다.

헤니 테슬라 박사는 퇴화한 써커의 생식세포를 복원해 일반 남성의 생식세포와 결합시킨 후 총 100명의 여성에게 정자를 주입했다.

써커의 생식세포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은 건 제2의 요코와 쇼타가 태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대리모 100명 중 30명이 임신에 성공했다. 그러나 열흘도 지나지 않아 모두 유산하며 호문쿨루스 생산에 실패했다.

써커의 생식세포와 결합한 일반인의 생식세포가 시간이 지나며 써커의 생식세포 영향으로 파괴된다는 것을 알아낸 헤니 테슬라 박사는 일반인보다 우월한 하급 피지컬리스트의 생식세포를 결합시켜 다시 실험을 이어갔다.

그러나 하급 피리지컬리스트의 생식세포도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파괴됐고, 중급 피지컬리스트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상급 피지컬리스트 마이클 쿠삭의 생식세포와 결합시켰고, 마침내 원하던 호문쿨루스를 얻었다.

라틴어로 작은 사람을 뜻하는 호문쿨루스(Homunculus)는 정액 속의 소인간(小人間)을 의미하는 용어였다.

중세 유럽에선 정액에 완전한 형태로 작은 사람이 들어있고, 임신은 정액 속의 작은 사람이 여성의 태내에서 성장하는 것으로 믿었다.

이후 연금술사(Alchemist)들이 호문쿨루스를 여성의 몸을 빌리지 않고 인공으로 완성하고자 노력했고, 대표적인 인물이 연금술사 필리푸스 파라켈수스(Philippus Paracelsus)였다.

연금술사들은 남성의 정액과 각종 연금액을 플라스크에 넣어 말똥 속에 60일간 숙성시키면 호문쿨루스가 자란다고 믿었다.

또한, 호문쿨루스는 연금술로 태어난 존재로 세상의 진리를 모두 알고 있고, 원하는 기술을 갖고 있어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인공 각성 연구가 실패로 끝나자 헤니 테슬라 박사는 연구 방향을 틀어 변종 모스키토와 써커를 이용했다.

1단계는 변종 모기 레드몬을 개량해 모기의 특성을 없앤 후 다비드 회장의 생각과 기억을 옮기는 것이었다.

2단계는 써커와 인간의 장점을 결합해 그릇을 만드는 것이었다. 나이트보다 더욱 강력한 힘과 영원히 늙지 않는 육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그렇게 두 개의 실험이 성공하면 다비드 회장의 뇌를 흡수한 변종 모기 레드몬을 그릇에 옮겨 완벽한 영생을 얻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그러나 1단계 실험부터 벽에 부딪혔다. 변종 모기 레드몬의 특성을 지우고 온전한 생각과 기억을 갖은 상태로 뇌를 흡수하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각각의 생물이 가진 특성은 수천수만 년이 흐르며 DNA 속에 녹아든 것으로, 사람의 작은 버릇 하나를 고치는 일도 수개월이 걸린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2단계인 그릇을 만드는 실험이 성공을 거두며 사라질 뻔했던 호문쿨루스 프로젝트가 다시 탄력을 받았다.

상급 나이트의 마이클 쿠삭의 생식세포와 써커의 생식세포가 힘의 균형을 찾자 호문쿨루스는 대리모의 자궁에서 무럭무럭 자라났다.

30일이 지나자 호문쿨루스의 성장 속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인간의 3배가 넘는 속도로 자라났다.

급격한 성장과 함께 호문쿨루스를 품은 대리모는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렸고, 급기야 대리모의 생명력까지 흡수하며 착상에 성공한 30명 중 20명이 두 달을 넘기지 못하고 미라처럼 말라죽었다.

영양제를 놓고 보양식을 먹이며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석 달을 넘기지 못하고 29명이 죽었다.

그래도 유난히 덩치가 컸던 대리모 한 명은 끝까지 실낱같은 숨을 이어가 호문쿨루스를 낳았다.

대리모를 잡아먹고 세상에 태어난 호문쿨루스는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져 한 달 만에 다 큰 아이처럼 뛰어다녔고, 두 달이 되자 인간의 언어를 모두 습득해 유창하게 말했다.

그리고 넉 달이 되자 18살 소녀로 자라났다. 이때부터 성장 속도가 둔화하며 최상의 상태를 유지한 채 더는 자라지 않았다.

호문쿨루스는 인형 같은 아름다운 외모와 다정다감한 성격에 붙임성도 좋아 연구원들을 잘 따랐다.

언제나 웃음 가득한 얼굴엔 애교가 철철 흘러넘쳐 연구원들은 호문쿨루스를 이브라 부르며 예뻐했다.

“박사님! 마이클 쿠삭의 세포가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습니다. 이 상태로 가면 한 달 안에 인간의 세포는 모두 사라지고 써커의 세포만 남게 될 것입니다.”

“흐음... 써커의 생식세포 비율을 좀 더 낮춰야겠군.”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능도 개선해야 합니다. 호문쿨루스의 뛰어난 신체를 활용해 키메라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은 바람직하지만, 사고 능력이 매우 뛰어나 통제가 안 될 수도 있습니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호문쿨루스가 완성되면 개선된 변종 모기 레드몬을 주입해 정신을 완벽히 통제할 수 있네.”

“이브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소각하게.”

“흐음... 알겠습니다.”

비밀 연구소 부책임자인 리처드 르원틴 박사는 헤니 테슬라 박사를 가코나(Gakona) 연구소부터 모신 수제자로 55살의 노총각이었다.

평생을 유전학 연구에 몸 바친 과학자로 연구와 관련된 일을 빼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애어른이었다.

오직 연구만이 유일한 목표로 함께 일한 지저분한 여성 연구원을 빼면 여자라곤 만나 본 적도 없었다.

모태솔로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수줍음도 많아 키스는 고사하고 여자 손목도 못 잡아본 숙맥이었다.

그런 박사에게 처음으로 사랑이 찾아왔다. 그녀는 이브라는 이름을 가진 호문쿨루스였다.

박사는 이브와 넉 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붙어 있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브를 사랑하게 됐다.

“이브!”

“네?”

“아니야.”

“오늘은 기분이 좀 언짢은 것 같네요. 무슨 일 있었어요?”

“아니. 없어.”

미라처럼 바짝 마른 대리모의 배를 가르고 이브를 꺼낸 사람이 르윈틴 박사였다. 이브를 처음 품에 안고 눈을 마주친 사람도 르원틴 박사였다.

그래서인지 이브는 르원틴 박사를 가장 잘 따랐다. 처음엔 아빠라고 생각해서 따랐고, 아빠가 아니란 것을 느낀 후엔 보호자라고 생각하며 따랐다.

이브는 태어난 순간부터 본스틸 합금과 특수 유리로 된 10평 남짓한 실험실에서 살았다.

이곳이 이브의 집으로 하늘이 무슨 색인지, 바다가 어떻게 생겼는지, 나무와 풀, 바람, 태양은 어떤 모습인지 알지 못했다.

비디오와 TV도 없이 오직 책으로만 배웠고, 실험실을 벗어난 적도 없어 그런 것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느껴본 적은 없었다.

이브가 하는 일은 연구원들의 지시에 따라 밥 먹고, 말하고, 움직이고, 배우고, 자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르원틴 박사로, 대부분의 시간을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살자 자기도 모르는 사이 정이 들었고, 정은 사랑으로 변했다.

“이브!”

“말씀하세요.”

“나랑 멀리 도망갈까?”

“네?”

“세상을 구경하고 싶다고 했잖아?”

“하고 싶어요. 넓은 바다도 보고 싶고, 푸른 초원도 달리고 싶어요. 높은 산에도 올라가고 싶고, 끝없이 펼쳐진 설원에도 가보고 싶어요.”

“나랑 갈래?”

“정말요?”

“응!”

르윈틴 박사는 연구소 부책임자로서 이브의 상태를 보고했다. 보고하는 순간 이브가 어떻게 될지 알면서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게 30년간 테슬라 박사를 보조하며 해온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자신의 손으로 이브를 죽여야 한다는 생각에 박사는 미칠 것 같았다.

수많은 실험체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처음 품에 안긴 순간 반짝이는 눈동자로 쳐다보던 눈과 18살의 아름다운 숙녀로 변해서도 변함없이 자신을 바라보며 웃는 아름다운 눈을 잊을 수가 없었다.

온종일 머리를 쥐어뜯던 박사는 처음으로 일대신 사랑을 택했다. 이브가 없는 세상은 생각할 수 없었다.

평생 자신을 믿어준 헤니 테슬라 박사에겐 미안했지만, 사랑에 눈이 먼 르원틴 박사는 세상 모두와 적이 된다고 해도 이브를 포기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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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Ⅳ에 문제점은 없는가?”

“모기 레드몬의 지능을 조작해 키메라에 주입한 후 중급 멘탈리스트인 마인드컨트롤러가 완벽하게 제어하는 방식을 사용해 현재까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다행이군. 고생 많았네.”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그렇지 않아. 박사가 오기 전까진 아무것도 한 게 없었네. 박사가 오고 나서야 일이 제대로 풀리고 있어. 이점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네.”

“감사합니다.”

다비드 회장의 말은 공치사가 아니었다. 헤니 테슬라 박사가 오기 전까지 로스차일드 생체무기 연구소는 프로토타입도 개발하지 못했다.

박사가 오고 나서야 프로토타입을 시작으로 키메라Ⅰ, 키메라Ⅱ, 키메라Ⅲ, 키메라Ⅳ까지 순풍에 날개를 달 듯 연이어 걸작들이 탄생했다.

그 이면엔 무고한 사람이 수없이 많이 죽었지만, 인자한 다비드 회장과 연구밖에 모르는 헤니 테슬라 박사가 그런 것까지 신경 쓰진 않았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결과물로 목적을 위해 수단은 얼마든지 정당화할 수 있었다.

“키메라Ⅳ는 언제부터 사용할 수 있나?”

“생산단계가 복잡해 내년 3월은 돼야 사냥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성능이 크게 향상된 만큼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건 당연하겠지.”

<키메라Ⅳ 생산 계획서>

1. 능력치(평균) : 힘-150 민첩-140 체력-35 총합-325 멘탈-0

2. 전투력 : 중급과 상급 피지컬리스트의 중간에 해당하는 속도와 힘

3. 수명 : 영양보충에 따라 달라짐

4. 생산방법 : 인간의 몸(집시와 난민, 사형수에서 조달)에 엘리트 레드몬 파나마 두꺼비의 체세포를 이식해 키메라Ⅲ를 만든 후 변종 모기 레드몬 주입. 마인드컨트롤러가 정해진 명령 입력해 정신제어 후 사용.

5. 생산기간 : 250일

6. 장점 : 명령에 절대복종, 두려움이 없음.

7. 단점 : 체력이 약해 장시간 사용할 수 없음. 사고능력이 없어 스스로 전투를 이끌어갈 수 없음(이 때문에 A급과 B급 엘리트 레드몬 사냥에 방패 대용으로 사용 가능 중)

8. 특이사항 : 최소 6개월에 한 번 몸에 이상이 있는지 점검 요망.

변종 모기 레드몬을 입수한 헤니 테슬라 박사는 나이트의 몸을 숙주로 삼는 대신 키메라에 주입해 능력을 향상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로스차일드 가문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이트를 보유했어도 키메라Ⅳ를 만들기 위해 써커의 재료로 사용할 수는 없었다.

스스로 사고하는 나이트와 간단한 명령밖에 수행하지 못하는 키메라는 활용도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비뚤어진(?) 사고 능력으로 가끔 배신자가 나오기도 했지만, 빈대가 무서워 초가삼간을 태울 순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일반인으로 키메라Ⅲ를 만든 후 조작을 통해 지능을 떨어뜨린 변종 모기 레드몬을 투입해 키메라Ⅳ를 만들게 됐다.

변종 모기 레드몬의 지능을 조작하는 일은 호문쿨루스를 연구하며 축적한 기술로 해결하며 키메라Ⅳ를 개발할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늦어서 죄송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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