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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444화 (444/505)

00444  고토회복  =========================================================================

444. 고토회복

“미안해! 정말 미안해!!!”

“뭐가 미안해?”

“피곤한데, 잠도 못 자게 괴롭혀서.”

눈을 뜨자 소연이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미안한 마음에 잠도 못 자고 뜬눈으로 밤을 샜는지 눈이 빨겠다.

“그게 괴롭힌 거야? 걱정한 거지.”

“네가 힘든지는 생각도 않고, 내 생각만 했어.”

“내가 걱정돼서 그런 거잖아. 그런 걱정은 앞으로도 계속해도 돼. 그러니 울지 마.”

“흑~”

바보처럼 또다시 눈물이 터진 소연을 품에 안고 다독였다. 밤새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어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소연만 그런 게 아니라 아내들도 모두 같은 모습이었다. 고마움과 함께 미안함에 마음이 무거웠다.

훌쩍이는 아내들의 눈물을 닦아준 후 품에 안아 일일이 재웠다. 그리곤 다시 소연을 품에 안고 잠을 청했다.

‘이런 마음 약한 울보들을 데리고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걱정이다. 후유~“

꼬박 하루를 잠으로 보낸 후 다시 안개 앞에 섰다. 소연의 공포 면역과 철갑 스킬을 몸에 두르고 파멸의 창을 소환했다.

4단계 정화수와 레드스톤으로 재빨리 소모된 포스를 보충한 후 아내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준 후 파멸의 창을 던졌다.

하얀 안개에 터널이 뚫리자 기감으로 주변에 레드몬이 있는지 확인하며 다시 파멸의 창을 소환했다.

C급 엘리트 레드스톤으로 포스를 채우고 바람 스킬을 사용해 순식간에 미스트 존 안으로 이동했다.

미스트 존 안은 생명력이 더 짙어서 그런지 끈적끈적하게 느껴졌다. 마음 같아선 좀 더 안에 오래 머물며 관찰하고 싶었지만, 애타게 손을 흔드는 아내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손에 든 파멸의 창을 옆에 던지자 똑같은 터널 하나가 더 생겨났다. 혹시 몰라 레드스톤으로 포스을 채운 파멸의 창을 다시 하나 소환했다.

정확히 10분 후 터널이 사라지자 손에 든 파멸의 창을 던져 새로운 터널을 뚫고 밖으로 나왔다.

밖에 나와 새로 뚫은 터널의 시간을 확인했다. 안과 밖에 상관없이 10분 후 터널이 사라졌다.

이로써 미스트 존을 출입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찾았다. 좀 더 많은 것을 알아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만큼 미련이 남진 않았다.

이제 미스트 존을 출입할 방법을 찾아냈으니 아내들 말처럼 세밀한 준비를 갖춰 공략하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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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5월 2일

상반기 원정을 무사히 끝내고 39일 만에 집에 돌아오자 아주 재미난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4월 30일을 기해 12개 소수민족과 9개 호족 세력이 중화인민공화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12개 소수민족은 광시좡족자치구와 광둥 성을 차지한 좡족을 필두로 만주족·후이족·먀오족·위구르족·투자족·이족·티베트족·부이족·동족·야오족·바이족이었다.

이들은 티베트자치구와 신장웨이우얼자치구처럼 함께 모여 있는 곳도 있었고, 여러 개로 흩어져 있는 민족도 있었지만, 단일 정부 수립을 목표로 함께 봉기했다.

9개 호족 세력은 푸젠 성, 장시 성, 후난 성, 구이저우 성, 후베이 성, 산시 성, 헤이룽장 성으로 소수민족 독립에 맞춰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각각 독립을 선언했다.

소수민족과 호족이 독립을 선언하자 중국 정부는 이를 불순세력으로 규정하고 군대를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다.

그러나 남부와 서부를 담당하던 광저우·청두·란저우 군구가 예전 전력의 10분에 1에도 미치지 못해 진압은커녕 간신히 주둔지를 도망쳐 나왔다.

이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곳은 헤이룽장 성으로 소수민족과 호족 세력이 인민해방군과 극심한 대립 상태에 놓인 것과 달리 독립 선언과 동시에 선양 군구(瀋陽軍區)가 요나라의 황제 진회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또한, 독립을 선포한 다음 날 지린 성과 랴오닝 성의 성주와 공산당 서기가 진회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중국 정부와 유방 주석을 맹비난했다.

성장과 공산당 서기가 충성을 맹세했다고 지린 성과 랴오닝 성이 통째로 진회에게 넘어간 건 아니었다.

그러나 군대와 지휘부가 동조하면 80%는 넘어간 것이나 다름없어 동북 삼성은 요나라의 수중에 떨어진 것과 같았다.

안 그래도 큰 충격을 받은 중국 정부와 유방 주석은 동북 삼성의 일로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남부와 서부의 소수민족과 호족세력의 준동도 심각한 문제지만, 동북 삼성 지도층이 모두 진회에게 붙었다는 건 심각해도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었다.

일차적 책임은 사전에 이를 파악하지 못한 정보부 수장인 장윈촨 국가안전부 부장에게 있었다.

그러나 인민의 민심은 물론 지도층의 마음마저 모두 떠난 건 중국 정부와 유방 주석에게 책임이 있었다.

이는 유방 주석의 정책이 실패했다는 걸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으로 지도력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지도층의 이탈은 향후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을 빠르게 확산하는 무서운 재앙이었다.

“군대로는 승산이 없자 지방 선인들을 동원해 독립을 선언한 소수민족과 호족 세력을 처단하려 했어요. 그러나 독립을 선언한 성의 선인들은 소수민족과 호족들에 모두 넘어가 북경과 허베이 성, 산둥 성, 장쑤 성, 저장 성, 안후이 성, 허난 성, 내몽골자치구의 선인들만 중앙 정부의 명령을 듣고 있어요.”

“소수민족과 호족에 붙은 숫자가 얼마나 되는데 그래?”

“대략 40%인 3,500명 정도에요.”

“나머지는 중앙 정부의 명령을 따르는 거야?”

“아직은 그렇죠.”

“바뀔 수도 있다는 뜻이네?”

“중앙 정부를 따르는 7개 성에 선인 5,000명을 3일 안에 북경으로 보내라고 지시했어요. 5,000명은 7개 성에 소속된 선인의 80%가 넘는 숫자로 반군 토벌을 염두에 둔 것도 있지만, 이들의 반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유방 주석의 심리도 크게 작용했어요.”

“동북 삼성의 성주와 공산당 서기들까지 넘어갔으니 아무도 믿지 못하겠지.”

은하 말대로 유방 주석은 뒤통수를 제대로 맞자 누구도 믿을 수 없어 내몽골자치구·허베이·산둥·장쑤·저장 성·안후이 성·허난 성의 선인들도 모두 화이 공대 휘하에 두려 했다.

이런 행동은 불신을 조장하는 것으로 유방 주석에게 충성하는 세력을 빠르게 이탈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렇다고 유방 주석만 탓할 수도 없어요. 화이 공대만으론 반란 세력을 진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니까요.”

“그렇다고 전력을 다 빼 가면 저들은 어떻게 하라고? 독립 세력이 쳐들어오면 속수무책으로 당하라는 말이잖아.”

“충분한 설명과 그에 합당한 조치가 취하면 좋겠지만, 유방 주석에겐 그럴만한 시간이 없어요.”

“왜?”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세력들이 독립 세력과 연계했어요. 시간을 끌면 국토가 갈기갈기 찢기게 생겼는데, 어느 세월에 상황을 설명하고, 조율하고, 동의를 얻겠어요? 그럴 시간이 없죠.”

“진퇴양난이네.”

“빼도 박도 못하는 완벽한 외통수에 걸린 거죠.”

소수민족과 호족 세력만 연계한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미국과 러시아 등 해외 세력을 끌어들여 독립을 공고히 하려 했다.

이런 움직임은 3월 1일 미국과 러시아가 중국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물밑에서 활발하게 접촉이 이루어졌고, 독립 선언과 동시에 환영과 지지 의사를 표하며 유착관계가 드러났다.

“언제쯤 공격할 것 같아?”

“늦어도 일주일 안엔 실행할 거예요.”

“독립 세력도 유방 주석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하는데, 뻔한 작전으로 성공할 수 있겠어?”

“독립 세력은 뿔뿔이 흩어졌고, 유방 세력은 한곳에 모여 있어 숫자 차이가 열 배 이상이라 진압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요. 그리고 실력도 화이 공대가 월등해 2:1로 붙어도 상대가 안 되죠. 문제는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이에요. 이들이 군대를 파견하면 중국 내 독립을 선언한 세력과 중국 정부의 싸움이 아니라 중국과 전 세계의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어요.”

“자칫 큰 싸움으로 번질 수 있고, 인명 피해가 생길 수도 있는데 병력까지 파견하겠어?”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반전 여론이 만만치 않아 아직은 군대를 파견진 못했어요. 러시아도 혼자만 움직이는 건 피해가 클 수 있어 눈치를 보는 중이고요. 그러나 그것도 시간문제로 늦어도 한 달 이내로 병력을 파견할 거예요.”

“그 안에 끝을 봐야 하네?”

“그렇죠. 유방 주석이 서두르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니까요.”

“요코와 쇼타의 움직임은 없어?”

“확실하진 않지만, 의심 가는 곳은 있어요.”

“어디야?”

“광시좡족자치구와 동북 삼성의 요나라요.”

“뭐가 의심스러운데?”

“다른 곳보다 규모가 몇 배나 커요. 소수민족과 호족 세력이라곤 믿기 어려울 만큼 휘하에 거느린 세력도 엄청나고요.”

“세력이 얼마나 되는데?”

“광시좡족자치구는 광저우 시가 있는 광둥 성까지 모두 차지했어요. 거느린 병력도 50만에 무장도 충실한 편이고요. 동북 삼성을 차지한 진회는 말할 것도 없죠. 베이징군구와 함께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갖춘 심양군구를 거느리고 있으니까요. 더구나 남부와 서부의 군구가 큰 피해를 입은 반면 심양군구는 전력이 온전한 상태로 랴오닝 성에 5개 항공사단까지 거느리고 있어요.”

심양군구는 유사시 한반도로 진격하기 위한 부대로 전차와 장갑차, 전투기까지 가장 최신 장비로 무장한 부대였다.

이 때문에 심양군구가 진회에게 붙자 유방 주석이 자리에 주저앉아 한동안 일어나지 못할 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

“그렇다고 우리를 가장 무서워하는 요코가 동북 삼성에 터전을 마련하겠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도 있는데.”

“안 그래도 거리 때문에 요나라의 진회보다는 광시좡족의 석달개가 더 의심스럽긴 해요. 그래도 등잔 밑이 어둡다고 방심할 순 없죠.”

은하의 말처럼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요코와 쇼타가 그사이 더욱 강해졌을 수도 있고, 영악한 요코가 우리 생각을 역으로 공략할 수도 있었다.

“당분간은 지켜만 봐야겠네?”

“그렇죠. 함부로 나서면 미친 유방이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어요.”

“일본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고 왜 우리를 미워하는 거야?”

“배도 아프고, 자기들을 도와주지 않아 얄밉기도 하고, 우습게 보는 한국에서 걸출한 인물이 나온 것도 짜증 나고 온갖 감정이 다 포함돼서 그런 거겠죠.”

“그 중에 좋아하거나 사랑하는 감정은 없겠지?”

“유방이 지홍씨를 사람으로 본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그럼 놈이 나를 뭐로 보는데?”

“으음~ 좋게 보면 기생오래비나 괴물 정도일 테고, 나쁘게 보면 주인을 배신한 멍멍이죠.”

“뭐라고? 멍멍이?”

“네, 멍멍~ 멍멍~ 짖는 바로 그 동물이요.”

“컥!”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모두 즐거운 하루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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