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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439화 (439/505)

00439  전장에 피는 사랑  =========================================================================

439.

폭발이 지나가자 잠시 멈춰 섰던 포베로미스들이 악을 쓰며 달려들었다. 동족의 죽음 따윈 놈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했다.

변종 방사능 포베로미스는 모두 한 가족이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공격적이라 제어할 존재가 사라지면 언제든 서로 죽일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놈들이 서로 잡아먹지 않는 것만으로도 가족애를 다했다고 할 수 있었다.

포베로미스들이 다가오자 민첩형 피지컬리스트들이 활과 석궁, 총을 쏘았고, 멘탈리스트들은 화염과 얼음, 바람 등 각종 스킬로 공격했다.

방패 뒤에 서 있던 파워형 피지컬리스트들도 창과 도끼 등 투척무기를 던지며 피해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공격력과 비교하면 방어력이 형편없이 낮은 포베로미스는 중급 레드몬보다 방어력이 조금 나은 수준으로 3,500명이 쏘아낸 무기와 스킬에 고슴도치가 됐다.

그러나 목숨을 잃은 놈은 300여 마리에 불과했고, 900여 마리는 몸에 무기를 주렁주렁 달고 방패로 뛰어들었다.

포베로미스와 방패가 부딪치자 체력형 피지컬리스트들이 뒤로 날아갔다. 신장, 힘, 몸무게에서 한참 앞서는 놈들을 상대로 혼자 막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뒤에 있던 공격형 피지컬리스트들이 재빨리 달라붙어 체력형 피지컬리스트의 등을 받치며 포베로미스의 머리를 공격했다.

민첩형 피지컬리스트과 멘탈리스트들도 높은 곳으로 올라가 방패에 달라붙은 놈들을 공격했다.

전투력은 엘리트 레드몬인 포베로미스가 훨씬 앞섰지만, 숫자에서 앞서는 다윗 공대는 진형을 앞세워 조직적으로 대항하며 딸리는 전투력을 상쇄했다.

“공대장님! 우측에 보스와 B급 엘리트 세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디디에 부관! 무슨 일이 있어도 B급 세 마리를 물고 늘어져야 해. 우리가 보스를 처치할 때까지 별동대가 버텨주지 못하면 전멸이야.”

“걱정하지 마십시오. 기필코 놈들을 막겠습니다.”

다윗 공대의 핵심 멤버는 하워드, 아이작, 엘리자베스와 중급 능력자 100명으로 이들이 보스를 처리하는 동안 디디에 부관과 별동대 300명이 B급 세 마리를 잡고 늘어져야 했다.

보스와 B급 세 마리를 동시에 상대한다면 상급 능력자 3명과 중급 능력자 100명이 있어도 필패로 혼슈에 파견된 다웟 공대는 전윈 이곳에 뼈를 묻어야 했다.

하워드가 커다란 대검을 들고 앞으로 뛰어나가자 중급 능력자와 별동대가 뒤를 따랐다

뒤를 따르던 아이작이 달리며 보스를 향해 빠르게 화살을 쏘았다. 아이작의 장기인 번개 화살로 화살도 없이 예기를 화살대용으로 쏘아내는 스킬이었다.

화살 20발이 번개처럼 날아들자 보스의 꼬리가 수십 개로 늘어나며 화살을 모두 퉁겨냈다.

“팅팅팅팅팅~~~”

화살을 쳐낸 보스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무리를 바라봤다. 그리고 자신이 찾던 놈들이란 걸 알아채고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달려나갔다.

변종 방사능 포베로미스는 일반인의 심장과 간도 좋아했지만, 능력자의 심장과 간을 더 좋아했다.

그건 포스가 심장에 몰려있기 때문이었다. 하급보단 중급이, 중급보단 상급 능력자의 심장에 더욱 많은 포스가 쌓여 있어 성장에 도움을 줬다.

보스가 달려가자 B급 엘리트 레드몬 3마리도 다윗 공대의 심장과 간을 노리고 득달같이 달려갔다.

보스가 달려오자 하워드는 방향을 옆으로 틀어 달아났다. 보스가 하워드를 따라 움직이자 뒤따라오던 디디에 부관과 별동대 300명이 B급 포베로미스 세 마리를 공격했다.

전력을 다했지만 네 발로 뛰는 보스의 빠른 주력에 500m도 가지 못하고 뒤를 잡혔다.

그러나 뒤따르던 세 마리와 떨어뜨린 것만으로도 작전은 성공이었다. 몸을 돌린 하워드가 강하게 땅을 차고 뛰어오르며 몸을 회전하자 한 줄기 빛이 되어 날아갔다.

하워드의 공격에 깜짝 놀란 보스가 공중으로 펄쩍 뛰어오르자 뒤따라온 엘리자베스와 중급 멘탈리스트들이 스킬을 난사했다.

그러나 보스는 날개가 달린 것처럼 공기를 차며 우측으로 쭉 빠져나가며 스킬을 모두 피해냈다.

재빨리 방향을 바꾼 하워드가 보스를 향해 다시 몸을 띄우자 중급 피지컬리스트들이 무기를 들고 달려들었다.

땅에 내려선 보스가 입을 크게 벌려 중급 피지컬리스트들을 향해 푸른 액체를 뿜어냈다.

안개처럼 흩어진 액체가 확 퍼지자 방독면과 방호복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놀란 피지컬리스트들이 급히 뒤로 물러섰지만, 방호복과 방독면을 뚫고 들어온 액체가 살을 파고들었다.

“으아악~”

엄청난 고통에 비명을 질러대며 급히 방호복과 방독면을 벗었다. 그러나 피부를 파고든 액체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후미에 있던 민첩형 피지컬리스트를 제외한 50명의 몸에 물집이 생기듯 커다란 종기가 생겨났고, 10초도 지나지 않아 모두 바닥에 쓰러져 숨을 거뒀다.

중급 피지컬리스트 50명이 공격다운 공격도 한 번 못 해보고 죽자 남은 사람들의 눈에 공포가 어렸다.

독가스와 꼬리 공격만 피하면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착각이자 과신이었음을 전투가 시작된 지 1분도 안 돼 깨달았다.

“모두 정신 차려! 도망갈 곳도 없고, 물러설 곳도 없어. 겁을 먹고 달아나는 순간 죽음뿐이야. 엘리자베스! 아이스 스톰!”

하워드가 두려움에 떠는 공대원들을 일깨우며 얼음폭풍을 주문하자 엘리자베스가 두려움을 떨쳐내며 보스를 향해 양손을 뻗었다.

그러자 날카로운 수정과 같은 얼음이 보스를 향해 날아갔다. 수천 개가 넘는 얼음이 날아오자 보스가 개구리처럼 폴짝폴짝 뛰어 피해냈다.

활이 끊어질 듯 당기고 있던 아이작이 있는 힘껏 쏘아내자 팔뚝만 한 크기의 예기 화살이 바람처럼 날아가 옆구리에 파고들었다.

“캬악~”

아이작의 충격 화살에 보스가 휘청거리자 멘탈리스트들과 민첩형 피지컬리스트들이 화살과 스킬을 난사했다.

충격 화살에 맞는 순간 놈을 잡았다고 생각했지만, 보스는 몸을 웅크린 상태에서도 날아오는 화살과 스킬을 꼬리로 몽땅 쳐냈다.

“카악~~~”

하워드의 몸이 빛이 되어 보스의 등을 치고 지나가자 뼈가 보일 만큼 커다란 상처에서 녹색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충격 화살에 움츠린 사이 재빨리 뒤로 돌아간 하워드가 등에 커다란 상처를 만들자 신이 난 다윗 공대원들이 스킬을 난사했다.

그러나 꼬리의 현란한 움직임을 뚫지 못하고 모두 튕겨 나갔고, 등에 난 상처도 푸른 연기와 함께 부글부글 끓어오르자 피가 멈추고, 새살이 돋아나 감쪽같이 사라졌다.

“놈을 둥그렇게 포위하고 공격해.”

다윗 공대원들이 낙담한 기색이 역력하자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하워드가 진형을 바꾸도록 명령했다.

신속히 간격을 벌린 공대원들이 보스를 반쯤 포위하자 영악한 보스가 방어력이 취약한 멘탈리스트들에게 달려들었다.

하워드가 전속력으로 따라가 광휘 스킬로 앞을 막았지만, 놀리듯 교묘하게 방향을 튼 보스가 꼬치를 꿰듯 멘탈리스트 세 명을 꼬리에 꿰어 뒤로 물러났다.

놀란 공대원들이 동료를 구하기 위해 스킬을 날렸지만, 보스는 장난치듯 펄쩍펄쩍 뛰어 피하며 꼬치를 빼먹듯 꼬리에 꿰어 신음하던 멘탈리스트를 통째로 입에 넣고 씹었다.

세 명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지 보스가 하워드를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공대원들을 잡아먹었다.

아이작과 엘리자베스가 보스의 발을 묶으려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빠르고 변칙적인 보스를 따라잡지 못했다.

살아남은 16명이 한곳에 뭉치자 보스의 이마에 난 뿔이 빛났다. 녹색 뿔이 음침하게 빛나자 민첩형 피지컬리스트 세 명이 옆에 있는 동료의 옆구리에 칼을 쑤셔 박고, 놀란 동료의 목을 그었다.

눈이 돌아가 흰자위만 남은 민첩형 피지컬리스트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비명을 질러대는 동료를 공격했다.

“으아악~”

하워드가 절규를 토해내며 현혹에 걸린 동료들을 죽였다. 보스는 그 모습이 재미있는지 흉측한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바라봤다.

“개 같은 놈의 새끼! 내가 죽여주마~”

악에 받친 아이작이 보스에게 달려가며 빠르게 화살을 쏘아댔다. 지금까지 예기로 쏘던 화살 대신 등에 멘 화살통에서 꺼낸 화살로 B급 엘리트 레드몬의 송곳니가 박힌 화살이었다.

그러나 놈의 빠른 움직임에 화살이 빗나가며 아까운 화살만 낭비했다. 보스가 입을 씰룩이며 아이작을 비웃자, 아이작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캬악~~~”

빗나갔다고 생각한 화살들이 눈이 달린 것처럼 재빨리 방향을 틀어 보스의 등과 옆구리에 틀어박혔다.

몸을 파고든 화살은 그것으로 생명을 다한 게 아니었다. 촉이 튕겨나가며 화살대에 숨겨둔 B급 엘리트 레드몬 블랙맘바의 신경독 덴드로톡신을 뿜어냈다.

아이작의 숨겨둔 비기이자 최후의 무기인 다섯 발의 독화살이 보스의 몸에 박히자 하워드가 하늘 높이 뛰어올라 있는 힘껏 검을 내려쳤다.

“쿠앙~”

보스는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도 앞발을 엑스자로 교차해 하워드의 대검을 막아냈다.

그러나 충격까지 완벽히 막아내진 못해 다리가 1m나 땅속에 파고들었다. 기회를 잡은 하워드가 신속하게 다가가 주특기인 연속 찌르기로 오른쪽 다리를 난자했다.

“캬아아아악~~~”

찌르기 속엔 고통과 출혈을 동반하는 분쇄 스킬이 함유돼 있어 피가 솟구치고 비명이 터져 나왔다.

보스가 비명을 지르며 꼬리를 흔들자 환영 수십 개가 생겨나 몸을 감쌌다. 하워드가 꼬리를 피해 뒤로 물러나자 살아남은 공대원들이 끝장을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 스킬을 난사했다.

그러나 보호막을 친 것처럼 현란하게 움직이는 꼬리에 막혀 단 하나도 몸에 적중하지 않았다.

“쏴아아~”

빈틈이 보이자 보스가 푸른 액체를 품어냈다. 놀란 공대원들이 황급히 뒤로 물러났지만, 50명을 죽였을 때보다 더욱 빠르게 퍼지며 멘탈리스트를 잡아먹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디디에 부관이 이끈 별동대가 전멸하며 살아남은 B급 엘리트 두 마리가 다가왔다.

한 마리는 팔이 한쪽 날아갔고, 한 마리는 등과 가슴이 너덜너덜했지만, 6명밖에 남은 하워드 일행에겐 매우 치명적인 숫자였다.

그뿐만 아니라 900마리를 상대한 다윗 공대원 5,000여 명도 500여 명만이 간신히 살아남아 150여 마리에 둘러싸인 상태였다.

500여 명 모두 심하게 지치고 다친 모습으로 길어도 10분을 버티긴 어려웠다. 마지막 순간이 코앞에 다가오자 아이작이 하워드와 엘리자베스를 불렀다.

“하워드! 엘리자베스를 데리고 도망가!”

“뭐라고?”

“내가 시간을 끌 테니 그사이 엘리자베스를 데리고 도망가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죽어도 함께 죽고 살아도 함께 살아야지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너 때문에 하는 소리 아니야. 십오 년간 벤저민에게 이용당한 엘리자베스가 불쌍해서 그래.”

“그래도...”

“자기 여자도 보호하지 못한 주제에 뭐가 그래도야? 네가 양심이 있다면 단 하루만이라도 엘리자베스를 기쁘게 해줘. 엘리자베스도 행복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란 말이야. 그래야 죽어도 억울하지 않지.”

“후유~”

“엘리자베스! 미안해! 나도 하워드처럼 용기가 없었어. 너를 구해주고 싶었지만, 벤저민이 무서워 그러질 못했어. 용서해줘!”

“흑~”

“어서 빨리 데려가. 꾸물거릴 시간이 없어.”

“같이 가자.”

“정신 차려 이 병신아~ 셋이 함께 도망치면 1시간도 못 가 따라잡혀. 보스가 신경독에 중독된 지금만이 달아날 유일한 기회야. 어서 가~”

“아이작! 고마워!”

“엘리자베스! 행복해야 해.”

“흑~”

“하워드! 다테야마론 가지마. 미군의 도움을 받으면 로스차일드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어. 이거 받아. 북쪽으로 올라가며 1번을 눌러. 그럼 미래 레드몬 정한숙 단장과 연결될 거야.”

“박지홍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그래! 그만이 너와 엘리자베스를 보호할 수 있어. 어서 가~ 빨리!!!”

하워드와 엘리자베스가 눈물을 흘리며 돌아서자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문 아이작이 보스를 향해 달려갔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모두 즐거운 하루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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