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드문 진화의 시작-426화 (426/505)

00426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

426.

“복종의 낙인은 한 마리밖에 찍을 수가 없어. 그리고 낙인을 찍은 레드몬이 죽으면 일 년간 낙인을 찍을 수 없고. 모르고 있었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찮은 황풍 따위에 복종의 낙인을 찍으라고?”

“주인님이 혈풍단을 염두에 두신 건 압니다. 그러나 혈풍단은 우리 전력으론 상대할 수 없는 규모입니다. 두목인 혈풍도 상급 레드몬에 육박해 주인님의 능력으론 복종의 낙인을 찍을 수 없습니다.”

“소교! 내가 총애한다고 말을 함부로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

“저는 주인님의 종으로 주인님이 바른길을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죽이시면 됩니다.”

“하하하하~”

진회는 사람형상을 했지만, 사람이 아닌 레드몬이었다. 토벌대로 끌려왔다가 죽은 유민 출신 진회의 겉껍데기를 뒤집어쓴 것으로 속은 변종 모기 레드몬 2호의 돌연변이였다.

그렇다고 속에 모기 레드몬이 숨어있는 건 아니었다. 땅속에 묻힌 시체 수만 구를 모두 흡수하며 인간과 완벽히 동화돼 반은 인간이라 할 수 있었다.

수많은 시체를 흡수하며 A급 엘리트 레드몬으로 진화한 진회는 전투력이 9500에 달했다.

이는 황풍보다 월등한 능력이지만, 소교의 말처럼 혈풍에는 조금 못 미치는 실력이었다.

종속의 낙인과 복종의 낙인은 진회가 상대를 복종시키는 스킬로 종속의 낙인은 숫자에 상관없이 상대를 복종시킬 수 있지만, 극소수의 여성만 가능하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복종의 낙인은 진회가 원하는 레드몬을 성별, 종류에 상관없이 한 마리를 영구 복종시킬 수 있지만, 진회보다 전투력이 뛰어나면 낙인이 찍히지 않았고, 복종한 레드몬이 죽으면 1년간 사용할 수 없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종속과 복종 스킬 이외에도 손발, 팔다리 등 신체 부위 대부분을 촉수처럼 마음대로 늘리고 줄일 수 있는 진회는 신체 어느 부위든 입을 대신해 생기를 흡수할 수 있어 중급 레드몬도 순식간 앙상한 뼈만 남았다.

“원래 좋은 말은 입에 쓴 법이지. 네 말대로 할 테니 완벽한 작전을 짜도록 해. 황풍이 달아날 수 없도록.”

“알겠습니다.”

“보고가 끝났으면 그만 침대로 올라와. 널 보고 있으면 참을 수가 없어.”

“하악~”

고무줄처럼 늘어난 진회의 팔이 허리를 감아 당기자 기다렸다는 듯이 소교가 진회의 품에 안겼다.

진한 키스와 함께 굴곡이 드러난 원피스를 벗기자 눈부시게 아름다운 나신이 나타났다.

실핏줄이 보일 것 같은 뽀얀 살결과 탱탱한 가슴, 탄탄한 배, 앙증맞은 배꼽, 쭉 뻗은 다리, 작고 통통한 엉덩이까지 소교의 나신은 미의 결정체였다.

진회의 흥분한 성기가 독이 바짝 오른 독사처럼 소교의 다리 사이를 파고들어 촉촉이 젖은 꽃잎 속으로 힘차게 전진했다.

“아흑~”

소교의 간드러진 비음에 흥분한 성기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빠르게 움직이자 소교의 신음도 박자를 맞춰 더욱 빠르게 리듬을 탔다.

여와가 된 여성들은 진회의 정액으로 새롭게 태어나며 월나라의 두 미녀 서시(西施), 정단(鄭旦)처럼 아름답게 변했다.

눈이 돌아갈 만큼 아름다운 미모와 몸매로 단번에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대단했지만, 지능은 미모만큼 따라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지능이 떨어진 건 아니었다. 평범한 수준으로 생활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문제는 진회에게 완벽히 종속되며 생각의 폭이 좁아져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피동적으로 행동했다.

소교는 이런 공식에서 유일하게 벗어난 여와로 일반인이 아닌 잠능자였다. 잠능자와 선인 중 유일하게 진회의 유전자와 부합한 여성으로 종속의 낙인을 찍는 순간 단번에 2급 여와로 승급했다.

멘탈리스트인 소교는 선인이라 그런지 진회 앞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자기 뜻을 끝까지 피력했다.

부하가 많아지고 세력이 커질수록 의견을 나눌 사람이 필요했지만, 주위에 있는 사람은 모두 종속된 부하들로 진회의 그림자만 봐도 두려워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러나 소교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또박또박 말했다. 이런 모습은 자신을 신이라 생각한 진회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자신을 황제 헌원의 환생이라 믿는 진회는 그토록 찾아 헤맸던 진짜 여와를 만났다는 생각에 밥도 같이 먹고, 잠도 같이 자며, 어디든 데리고 다니며 끔찍이 총애했다.

3일 후 이춘 시, 허강 시, 지무쓰 시에서 수비대 병력 3만 명이 탕왕허 구로 출동했다.

중앙 정부는 물론 헤이룽장 성 성장과 공산당 서기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탕왕허 구로 이동한 수비대는 다음 날 아침 황풍단을 둥그렇게 포위했다.

소교의 공격 명령에 소총과 기관총, 수류탄으로 무장한 경비대가 황풍단을 공격했다.

경비대의 무장 수준은 회색늑대를 상대하기엔 충분했지만, 혈랑을 상대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바로 코앞에서 쏴도 간지럽기만 한 소총과 경기관총으로는 절대 중급 레드울프를 죽일 수 없었다.

숭어가 뛰면 망둥이도 뛴다고 같잖은 인간들의 공격에 화가 난 황풍이 부두목과 부하들을 보내 수비대를 모두 쓸어버리게 했다.

부하들이 수비대를 쓸어버리는 모습을 느긋하게 지켜보던 황풍의 등 뒤로 진회가 소리 없이 다가섰다.

그래도 만주의 5대 재앙이란 타이틀을 땅바닥에서 거저주운 건 아니었는지, 진회의 촉수가 다가오자 재빨리 물러나며 황색 돌개바람을 쏘아냈다.

지름 10m의 돌개바람 3개가 거친 바람과 함께 빠르게 다가오자 진회의 팔다리가 고무줄처럼 쭉 늘어나 옆으로 빠지며 돌개바람을 가볍게 피했다.

황풍이 2개를 추가해 돌개바람 5개가 진회를 뒤쫓았지만, 기다란 팔다리를 이용해 40~50m씩 쭉쭉 뻗어 가는 진회를 따라잡기엔 돌개바람의 속도는 역부족이었다.

“아우우우~~~”

돌개바람으론 진회를 잡을 수 없자 황풍이 머리를 쳐들고 길게 울음을 토했다. 그러자 황품의 몸에서 황색 안개가 퍼져나가 주위를 뿌옇게 물들였다.

반경 100m가 뿌연 먼지에 휩싸이자 그 안에 있던 곤충들이 몸을 바르르 떨다가 숨이 끊어졌다.

황풍의 주특기는 황색 안개와 황색 돌개바람으로 산소를 빼앗아 상대를 질식해 죽이는 스킬이었다.

숨을 참아도 몸속의 산소를 빼앗아 금세 정신을 잃고 쓰러져 길이야 20~30초면 사망했다.

그러나 상대는 황풍보다 한참 윗줄로 재빨리 황색 안개 밖으로 빠져나온 진회는 양팔과 양손을 쭉 뻗어 황풍을 잡았다.

순식간에 다가온 열 개의 촉수에 사지가 잡히자 놀란 황풍이 벗어나려 맹렬히 발버둥 쳤다,

하지만 가느다란 촉수는 마법 족쇄 글레이프니르(Gleipnir)처럼 끊어지지도 빠져나갈 수도 없었다.

글레이프니르는 신을 잡아먹는 늑대 펜리르(Fenrir)를 잡도록 난쟁이들이 만든 족쇄로 비단 같이 가늘고 부드럽지만, 그 어떤 쇠고랑보다 튼튼해 빠져나갈 수 없었다.

진회의 육체는 글레이프니르처럼 부드럽고 매끈했지만, 탄력이 넘치고 매우 질겨 같은 A급 엘리트 레드몬이라도 끊기가 쉽지 않았다.

진회의 촉수가 생기를 빨아들이자 황풍의 반항도 금세 잦아들었다. 축 늘어진 황풍에게 다가간 진회의 눈이 붉게 빛나자 황풍의 눈도 덩달아 붉게 빛났다.

10초쯤 지나자 황풍의 이마에 눈이 하나 생겼다. 이 눈은 진회가 황풍의 육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으로 황풍이 보는 것을 진회에게 모두 보여줬다.

“싸움을 멈추게 해.”

“끼잉~”

황풍이 낑낑대는 소리를 내곤 돌아서 힘차게 울부짖자 수비대를 공격하던 혈랑들이 공격을 멈추고 재빨리 황풍 곁으로 돌아왔다.

황풍 곁에 진회와 소교가 서 있자 혈랑들이 일제히 이빨을 드러내며 적대감을 표출했다.

그러자 황풍이 이빨을 드러내며 자신의 주인임을 알렸다. 중급 레드울프들은 무리의 두목인 황풍의 말에 순순히 고개를 조아리고 바닥에 엎드렸다.

하지만 부두목인 두 아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여전히 이빨을 드러내면 심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두 놈은 안 되겠는데요.”

“황풍에게 교육하라고 하면 되잖아.”

“무리를 이끌려면 본보기를 보여야 해요. 그래야 나머지 놈들이 순순히 따라오죠.”

“알았어.”

“깨갱~ 깨갱~”

소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진회의 손가락 열 개가 쭉 늘어나 황풍의 두 아들을 옭아맸다.

놀란 놈들이 버둥거리자 진회가 6m가 넘는 커다란 덩치를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혈랑 무리가 모두가 볼 수 있게 들어 올린 후 생기를 흡수했다.

집채만 한 엘리트 레드몬 두 마리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급격히 쪼그라들자 겁에 질린 혈랑들이 고개를 땅에 처박고 바들바들 떨었다.

황풍은 자신의 두 아들이 죽는 모습에 반항은커녕 겁에 질려 다리를 후들후들 떨어대며, 간신히 서 있었다.

이날 진회는 경비대 병력 3,600명의 희생을 대가로 황풍단의 두목 황풍과 중급 레드울프 121마리를 부하로 걷었다.

“이놈들을 이용해 무장단 시 남쪽에서 활동하는 청풍단을 없애버릴까?”

“아니요.”

“왜?”

“주인님이 만주를 일통하고 나아가 중국과 몽골, 한반도, 연해주, 시베리아를 모두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설하려면 레드울프 무리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쓰레기들이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중국을 흔들어 놓을 아주 요긴한 포석이니 당분간은 살려두는 게 나아요.”

“도움이 된다면 좀 더 살려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조만간 큰 소용돌이가 불어올 거예요. 우리는 그때를 이용해 헤이룽장 성을 완벽히 차지하고, 지린 성과 랴오닝 성을 노려야 해요. 지금은 폭풍우가 치기 직전의 잠시 찾아온 평화예요. 이럴 때일수록 고삐를 바짝 조이고 신경을 날카롭게 새우고 미래를 대비해야 해요.”

“중국의 혼슈 진출을 기회라고 보는 거야?.”

“그것도 소용돌이의 한 축이죠. 그러나 진짜는 멍청한 유방 주석이에요.”

“유방이 소용돌이의 축이라고?”

“네, 국가 시스템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자기가 무얼 잘못했는지 전혀 모르고 있죠. 관리들은 자리보전에만 혈안이 됐고, 부패는 날로 심해져 인민은 고통받고 있는데, 중앙 정부와 유방은 눈이 멀고, 귀가 막힌 채 태평성대라 자화자찬하고 있어요.”

“하긴 TV에 떠드는 걸 보면 웃음밖에 안 나와. 이춘 시만 해도 굶주리는 사람이 부지기수로 많은데, 모든 인민이 잘 먹고, 잘 산다고 떠들어 대는 걸 보고 있으면 내가 화가 날 지경이야.”

“더군다나 내부는 곪아 썩은 내가 진동하는데, 국력이 신장했다고 오판해 해외로 병력을 보냈어요. 그것도 한번 빠지면 절대 나올 수 없는 혼슈에 발을 담갔어요. 이건 패착 중에 최고 패착인 대마가 죽는 수죠. 욕심이 화를 부른다고 유방의 어리석은 행동에 중국은 큰 혼란에 빠져 결국 조각조각 부서질 거예요.”

“그럼 우리가 부서진 조각을 다시 맞추면 되겠군?”

“그렇죠.”

“잘해봐. 조각을 맞추면 네가 제국의 안주인이니까.”

“저는 주인님을 옆에서 보필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그 말 진짜야?”

“당연히 거짓말이죠. 호호호호~”

“하하하하~”

진회와 소교가 큰 소리로 웃어대자 황풍과 레드울프들이 더욱 겁에 질려 경배하듯 엎드려 꼬리를 말았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