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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420화 (420/505)

00420  중국의 흑심  =========================================================================

420.

아영이 상급 멘탈리스트로 승급하며 얻은 스킬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스킬이 아닌 한 차원 높은 정화 스킬이었다.

5단계 정화 스킬은 피로물질을 제거하고, 활력을 북돋으며, 상태 이상 스킬을 방어하던 기존 정화 스킬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5단계 정화 스킬은 살아있는 생명체면 누구나 갖고 태어나는 생명에너지 선천지기(先天之氣)를 고양하는 효과가 있었다.

선천지기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생명에너지로, 사람의 건강과 수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였다.

음식물을 섭취해 생긴 후천지기와 결합해 생명을 유지하는 생기를 생산하는 선천지기는 일생 동안 몸 안에 머물며 사라지지 않았다.

아무리 잘 먹고 뛰어다니는 사람도 선천지기가 뛰어난 사람보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하기 어려웠다.

씨가 좋다는 어른들 말처럼 좋은 선천지기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후천적으로 노력한 사람보다 건강하고, 튼튼해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했다.

이는 형제자매 사이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같은 부모를 둔 형제자매도 키 차이가 있었고, 공부를 잘하고 못 했다.

물론 선천지기를 제대로 가꾸지 않고, 후천지기를 등한시하면 건강할 수도 없고, 큰 신장을 가질 수도 없다.

아영의 5단계 정화 스킬은 선천지기를 북돋워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주는 것으로 당장 눈에 띄는 효과는 없지만, 이를 꾸준히 받으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모하게 된다.

“어른에겐 효과가 없겠네요?”

“아기 때 사용하는 것만큼 효과가 크진 않겠지만, 꾸준히 사용하면 충분한 효과를 볼 거야.”

“멘탈 포스가 250이나 들어 누구는 해주고, 누군 안 해줄 수도 없고... 제 능력이 너무 낮아 속상해요.”

“선천지기를 매일 북돋워 줄 필요 없어. 한번 북돋워 주면 최소 한 달은 갈 거야.”

“한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해요?”

“응!”

“다행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 모두에게 선천지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아영의 찌푸렸던 얼굴이 환하게 펴졌다.

아영이 한 달에 한 번 선천지기를 고양해주고 지금처럼 아내들이 열심히 노력하면 1년에 능력치가 최소 10%는 추가 향상할 것이다.

갓난아기에게 사용하면 능력자가 될 확률이 50% 이상 향상하고, 능력자가 못 돼도 평생 무병장수할 수 있었다.

새끼 레드몬에게 사용하면 부모의 등급보다 한 단계 높게 성장하고, 엘리트 레드몬이 될 가능성도 훨씬 커졌다.

근원적인 생명력이 충만한 것은 밥을 많이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해 힘이 세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이는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 튼튼한 기초가 필요한 것처럼 생명체의 뼈대와 생명력을 강화해 큰 나무가 될 수 있게 해줬다.

“한숙 언니, 소연 언니, 아리 언니, 은비 언니, 제니퍼 언니, 소희의 부모님도 효과를 보실 수 있을까요? 연세가 많으신데.”

“정화수와 함께 복용하면 어느 정도는 효과를 볼 거야.”

“오빠! 언니들과 동생 부모님께 보내드려도 되죠?”

“록펠러 회장님 빼고 모두 보내 드려. 거긴 나진시에 오면 주고.”

“감사합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아영은 언니들과 동생 부모님을 자기 부모처럼 챙겼다. 특히, 나진시에 함께 사는 아리와 소희 부모님은 자주 찾아뵙고 딸처럼 지냈다.

워낙 착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자신 때문에 엄마·아빠가 일찍 돌아가셨다고 생각해 더욱 그랬다.

굶주린 자신과 동생들을 위해 먹을 것을 구하러 숲에 들어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이 가슴에 사무쳐 사라지지 않았다.

이런 건 타인이 도와줄 수 없는 문제로 아영 스스로 이겨낼 때까지 참고, 위로하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평생 이겨낼 수 없는 상처로 남겠지만, 그런 상처는 아영만 있는 게 아니었다.

소연도 있고, 은비도 있고, 서인도 있고, 상아도 있고, 마샤도 있고, 소희도 있고, 나 역시 커다란 돌덩이처럼 가슴에 안고 살았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나쯤은 안고 살아가는 상처이자 짐으로 스스로 내려놓기 전에는 절대 치유할 수 없는 아픔이었다.

‘아이가 생기면 좀 나아지려나? 그렇다고 막내나 다름없는 아영이부터 임신시킬 수도 없고. 난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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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한 지 일주일 만에 병력의 절반을 잃은 중국은 청두 군구와 란저우 군구를 일본에 추가로 파병했다.

두 군구를 합쳐봐야 40만이 안 돼 예비군 20만과 소수민족 50만, 유민 100만을 추가로 동원했다.

소수민족과 유민의 반발이 아주 거셌지만, 한족이 군권을 쥐고 있어 반항할 힘이 없었다.

무려 200만 명을 동원한 중국은 고베 시와 오카야마 시 중간에 있는 히메지 시에 인민해방군을 내려놓았다.

오사카를 방어하는 것으론 변종 방사능 레드마우스를 퇴치할 수 없었다. 놈들이 번식할 시간을 주지 말고 양쪽에서 밀어붙여야만 싸움을 끝낼 수 있었다.

히메지 시에 교두보를 확보한 인민해방군은 부대를 세 개로 나눴다. 1군은 청두 군구와 예비군 20만, 소수민족 50만을 합쳐 전투가 가장 치열한 고베 시의 배후를 습격했다.

2군과 3군은 란저우 군구 21집단군과 47집단군을 축으로 유민 100만을 반으로 나눠 부대를 편성해, 2군은 도요나카 시와 다카쓰키 시로, 3군은 교토 시를 배후에서 공격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전선의 배후와 함께 미군이 레드몬 킬러로 확인한 보금자리를 동시 공격했다.

변종 방사능 레드마우스는 엄청난 번식력으로 숫자를 불렸지만, 새끼들을 전투에 계속 투입하며 15,000마리에서 늘어나지 않은 채 오르락내리락했다.

이 중 12,000마리가 전선에서 인간과 격렬하게 싸웠고, 나머지 3,000마리는 번식과 보금자리 수비에 동원됐다.

변종 방사능 레드마우스의 전투력과 방어력은 중급 레드몬에 필적할 만큼 뛰어났고, 생산력도 경악할 만큼 엄청났지만, 지능은 매우 낮았다.

보스인 B급 변종 방사능 엘리트 레드몬 포베로미스의 지능이 고작 60대에 불과했고, 변종 방사능 레드마우스는 50에 간신히 턱걸이하는 수준이었다.

1,000마리가 넘어가면 무조건 있는 중간보스이자 모사(謀士) 제리도 무리에 없어 효율적인 전투를 수행하지 못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산속에 자리를 튼 놈들의 보금자리와 전선의 배후를 공격하자, 일본 자위대도 온 힘을 다해 반격에 나섰다.

나이 든 아저씨와 아줌마, 앳된 소년과 소녀들이 총을 들고 레드마우스를 향해 돌격했다.

이들은 레드몬을 상대로 총검을 끼우고 욱일기까지 펄럭이며 반자이를 외치며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그러나 반자이 돌격은 이들이 원해서 한 일이 아니었다. 돌아서는 순간, 멈추는 순간, 주저앉는 순간 자위대 장교가 날카로운 일본도와 권총으로 무참하게 죽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달려간 것뿐이었다.

총알로 뚫지도 못하는 레드몬을 향해 총검과 욱일기를 앞세우고 돌격한 아저씨, 아줌마, 소년, 소녀들은 변종 방사능 레드마우스의 맛좋은 먹잇감이 됐다.

놈들은 인간의 고기에 맛이 들려 사람을 죽이면서도 팔다리를 뜯어먹었다. 특히 간과 심장을 좋아해 혼전 중에도 심장과 간은 꼭 챙겨 먹었다.

놈들의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 채찍 같은 꼬리가 지나갈 때마다 사지가 찢긴 육신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공포에 빠져 자리에 주저앉은 아저씨의 머리를 레드마우스가 한입에 삼켰고, 두려움에 바닥을 엉금엉금 기는 아줌마의 등을 파고든 꼬리가 포크가 되어 심장을 찍어냈다.

겁에 질려 악을 쓰며 총을 난사하는 소년을 꼬리로 꼬치처럼 꿴 후 다른 사람을 상대하며 간식처럼 씹어 먹었다.

피가 튀고 사지가 찢기는 모습에 놀란 소녀가 벌러덩 넘어지자 레드마우스가 잽싸게 올라타 이빨로 군복을 뜯어내고, 뽀얀 젖가슴이 드러난 가슴을 손톱으로 살짝 그었다.

“아아아아악~~~”

메스로 그은 것처럼 가슴이 쩍 벌어지자 고통에 소녀가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미의 기준이 다른 놈은 기다란 혀로 심장과 간을 삼키며 행복에 빠져들었다.

이날 일본 자위대의 무식한 반자이 돌격은 역사상 가장 막대한 전무후무한 피해로 기록됐다.

2차 대전 때 수많은 인명을 죽음으로 몰아간 반자이 돌격을 21세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그것도 총칼로 잡을 수 없는 레드몬을 상대로 자행한 자위대 지휘부의 만행은 죽지 않아도 될 수많은 죽음을 불러왔다.

그러나 반자이 돌격은 중국 인민해방군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손쉬운 먹잇감에 흥분한 변종 방사능 레드마우스들이 중국 인민해방군보다 일본 자위대를 공격하며 중국에 기회를 만들어줬다.

200만 명이 날리는 열화우라늄탄과 수류탄, 기관포, 야포, 함포 공격에 변종 방사능 레드마우스가 하나씩 쓰러지며, 다음 날 점심까지 꼬박 24시간 지속한 전투는 인간의 승리로 끝났다.

“무식하면 답이 없다고 했는데, 이것들은 무식한 행동으로 돌파구를 열었네. 참 대단한 민족이야.”

“국민 한 명 한 명이 국가의 장래이자 미래를 여는 열쇠라는 걸 생각하면, 이건 국가와 민족을 파괴하는 짓이에요.”

“그걸 알면 그런 짓을 했겠어?”

“초일류 강대국을 꿈꾸던 일본이 모를 리가 없죠. 알면서도 성과만 내면 그만이라는 아베 마사히코와 호소카와의 생각이 이런 결과를 낳은 거죠.”

“몇 명이나 죽었어?”

“일본은 아예 사망자 집계를 안 했어요. 부상자 명단도 감췄고요.”

“양심은 있나 보네?”

“양심이 아니라 은폐죠. 자신들이 저지른 만행을 영원히 묻으려는 수작이에요.”

“하긴 그놈들 주특기가 은폐지. 조선인을 강제로 동원해 일 시키고, 죽이고 동원한 문서를 불 질러 없앤 게 수백만 건은 될 거야. 그와 더불어 오리발도 특기 중 하나니까 오사카에서 한 짓도 그런 일 없다고 우기겠지.”

“그런 명령을 내린 아베 마사히코도 나쁘지만,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인 지휘관과 장교들이 더 나빠요. 그리고 역사를 왜곡하기 위해 증거를 없앤 사람들이 가장 나쁘고요.”

“화내지 마. 우리나라 사람 죽은 것도 아니잖아.”

“네.”

“미군은 집계했지?”

“미군 발표 따르면 300만 명 이상이 사망 또는 실종, 500만 명 이상 중상, 나머지 600만 명도 찢기고 부러져 멀쩡한 사람을 찾을 수가 없어요.”

“중국은?”

“36만 명 사망 또는 실종, 65만 명 중경상이요.”

“중국은 애초 예상보다 반도 안 되네.”

“일본이 반자이 돌격으로 시선을 끌어주는 바람에 중국은 예상보다 피해가 작았어요.”

“중국이 일본에 고맙다고 크게 한턱내야겠네.”

“한턱 쏘는 게 아니라 잡아 먹겠다고 달려들지나 않으면 다행이죠.”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강승원 국장님 말로는 중국이 오사카를 점령하는 분위기래요.”

“뭐라고?”

“정확히 말하면 변종 방사능 레드마우스 잔당 소탕을 위해 당분간 오사카에 인민해방군을 진주시킨다고 했대요.”

“기회가 생기니 바로 야욕을 드러냈네.”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했겠죠.”

“미국은 뭐라고 하는데?”

“아직 공식적인 논평은 없어요. 비공식적으로 군대를 히메지 시로 물리라고 하고 있어요.”

“이리를 쫓으려다 범을 끌어들인 격이네.”

“범도 그냥 범이 아니라 욕심이 하늘을 찌르는 범이에요. 절대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거예요.”

============================ 작품 후기 ============================

늦어서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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