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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402화 (40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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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 삼두육비(三頭六臂)

이키 섬이 정리되자 미래 레드포스 지상경비대 6여단을 이키 섬으로 불렀다. 미래 레드포스는 그동안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 총 9,120명으로 인원이 늘어났다.

미래 레드포스는 지상경비대와 해안경비대, 공중경비대, 레이저·방공경비대, 정비·행정·보급대, 5개 부대로 나뉘었고, 이들의 행동을 관리·감독하는 김도형 대장 직속의 감찰단이 있었다.

지상경비대는 1여단, 2여단, 3여단, 5여단, 6여단, 7여단, 경호부대로 각각 700명의 병력을 휘하에 두고 나진시 방어와 경호업무를 수행했다.

해안경비대는 미사일 고속정과 구축함, 순양함을 이용해 해상 경비와 동시에, 레이저·방공경비대와 함께 미사일 공격을 방어했다.

공중경비대는 KA-25 호컴 헬기와 MI-26 헤일로를 운영해 공중 공격과 정찰, 수송 업무를 맡았고, 정비·행정·보급대는 기계 수리와 정비, 물자 보급과 행정지원, 의료지원을 맡았다.

부대규모는 미래 레드포스 지상경비대가 3,500명, 해안경비대 2,500명, 공중경비대 1,200명, 레이저·방공경비대 1,100명, 정비·행정·보급대 700명, 감찰단 120명이었다.

이키 섬으로 지원 나온 6여단은 나진시에 들어올 때부터 함께 했던 해군 특수전여단(UDT/SEAL) 출신 최광수 대령(1961)이 부대장으로 부대원 700명을 모두 데리고 한동안 이곳에 머물며 우리를 도울 예정이었다.

신기전과 카쉬탄을 한데 묶어 방어탑을 만들어 300m 간격으로 단위로 방어벽에 설치하고, 연구소·항만·공항·경비부대·저택 등 주요 시설에도 설치하며 다소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규슈 일부와 대마도를 얻으며 땅이 몇 배나 커져 경비할 인력조차 모자랐다.

인원을 두 배로 늘려도 모자란 실정이지만, 신기전과 방어탑을 적절히 활용하면 거점을 지키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엘리트 레드몬 가죽으로 방어력을 대폭 강화한 MI-26 헤일로를 타고 폭발지점인 오무라 시와 나가사키 현을 돌아봤다.

체르노빌을 생각해 방사능 돌연변이 레드몬이 수두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살아있는 동식물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소연아! 아무것도 없는데.”

“그래?”

“응, 체르노빌하곤 상황이 많이 다른 것 같아.“

“아~ 우리가 간과한 게 있었네.”

“그게 뭔데?”

“체르노빌은 원자로가 폭발한 거고, 오무라 시는 수소 폭탄 4기가 동시에 터진 거잖아. 수소폭탄 4기가 동시에 터지며 반경 20km 이내에 있는 물체는 모두 증발해 남은 것이 없고, 40km 이내도 강한 열과 방사선에 어 생물 대부분이 죽었을 거야.”

“아주 간단한 걸 잊었네.”

“미안해! 내가 체르노빌과 연관 지어 생각하다가 착각을 했어.”

“괜찮아.”

상급 레드몬인 하람마저 죽음 직전까지 몰아가 4기의 수소폭탄이 지상에 있는 모든 것을 깡그리 날려버리고, 태워버리자 나가사키 현엔 남은 게 거의 없었다.

천운으로 목숨을 건진 곤충과 잡초도 강력한 방사선에 모두 죽었고, 폭심 반경 20km밖에 있던 레드몬들은 예민한 감각에 재빨리 달아나며 나가사키 현은 생명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변했다.

“이런 땅을 우리에게 넘긴 거야? 자기들은 레드몬도 없는 깨끗한 홋카이도를 차지하고, 우린 풀 한 포기 없는 죽은 땅을. 애새끼들 정말 양심 없네.”

“죽음의 땅이 아니었다면 우리에게 돌아오기나 했겠어?”

“하긴, 쓸모없는 땅이니 줬겠지.”

“앞에선 온갖 아양을 다 떨어도 우리 위치가 결국 이것밖에 안 된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지.”

“이것들이 사람 오기 발동하게 하네.”

“너무 열 받지 마. 발전을 위한 채찍질이라고 생각해.”

이런 모습은 40km까지 비슷했고, 60km 떨어진 북동부의 구루메 시에 도착하자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하는 레드마우스들이 떼거리로 몰려있었다.

“있어요.”

“많아?”

“200마리가 넘어요.”

“레드마우스가 몇 마리나 되는데 200마리가 넘어?”

“2,000마리 정도요.”

“정확히 10%네.”

“그중에 포베로미스도 있어요.”

“이런....”

3일간 규슈를 돌아본 결과 반경 150km 이내의 도시엔 어김없이 방사능에 오염된 레드마우스가 있었다.

레드마우스 외에도 멧돼지, 토끼, 족제비, 뱀 등 여러 종류의 레드몬이 방사능에 오염돼 기괴한 형태로 모습을 바꿨다.

그러나 레드마우스만큼 많은 수는 아니었다. 인간을 따라 남극에도 정착한 쥐는 적응력과 생존력이 매우 뛰어난 동물로 방사능에 피폭된 레드마우스가 새끼를 낳으며 빠르게 숫자가 늘고 있었다.

“간몬 교와 간몬 터널을 폭파하라고 해. 그래야 혼슈로 방사능 레드몬의 유입을 차단하지.”

“시모노세키는 어쩌려고?”

“혼슈는 우리와 상관없잖아. 지지고 볶든 그쪽에서 알아서 하라고 해.”

“알았어. 벨 사령관에게 연락할게.”

150km면 간몬 해협 건너 시모노세키까지 해당하는 거리로 혼슈도 방사능 레드몬에 안전하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규슈로 넘어갈 생각으로 간몬 터널과 간몬 교를 그대로 내버려둔 상태로 방사능에 오염된 레드몬이 혼슈로 넘어갔을 수도 있었다.

“싫다거나 어렵다고 하면 두말 말고 전화 끊어. 방사능 레드몬이 혼슈로 넘어간다고 우리가 아쉬울 건 없으니까.”

“알았어. 통보만 할게. 판단은 미군이 알아서 하겠지.”

규슈를 모두 돌아본 결과 폭심 반경 40km 이내, 규슈 동쪽 끝의 일부, 규슈 남쪽 가고시마 현과 미와자키 현 일부만 방사능 레드몬이 없을 뿐 규슈 전체에 방사능 레드몬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었다.

녀석들은 소연의 말처럼 머리가 2개인 멧돼지, 다리가 6개인 사슴, 팔이 8개인 원숭이, 눈이 3개인 토끼 등등 아주 괴상한 모습이었다.

최하급 레드몬부터 엘리트 레드몬까지 등급도 다양했고, 포유류와 파충류 외에도 곤충인지, 양서류인지 모를 이상한 레드몬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걱정되는 건 레드몬은 체세포 돌연변이(Matic Mutation)가 아닌 정자와 난자를 만드는 생식세포 돌연변이(Germinal Mutation)로 후대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이는 히어로 레드몬처럼 강력한 레드몬의 출현을 의미하는 것으로 완전히 박멸하고 땅을 정화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골칫거리로 남을 수 있었다.

“후쿠오카 현과 구마모토 현을 양도하는 조건으로 혼슈까지 정리해 달라고 하네요.”

“레드몬을 사냥하면서 정화하려면 시간이 두 배로 걸려 그럴 여력이 없어. 그리고 방사능 레드몬이 수천 마리나 되는데, 고작 두 개 현을 더 얹어 주고 혼슈까지 처리해 달라고? 지금 장난해?”

“20개국이 달려들어 일본을 난도질하고 있어 더는 줄 땅이 없다고 하네요.”

“혼슈도 텅텅 비었잖아. 북쪽을 미국이 차지하고 규슈를 통째로 우리 주면 되겠네?”

“그거야 우리 생각이죠.”

“욕심이 과했나?”

“그럼요. 과유불급이에요.”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한숙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했다. 욕심을 부리면 주위에 적을 만들게 된다.

적이 많으면 신경 써야 할 곳도 많고, 분란도 끊이지 않아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았다.

친구는 많을수록 좋고, 적은 적을수록 좋다고 했다. 친구를 얻지 못할망정 적은 만들진 말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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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4월 20일

나가사키 현, 사가 현, 후쿠오카 현 3개 현을 받는 조건으로 규슈의 방사능 레드몬 소탕을 소탕하고 정화하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최종적으로 합의했다.

4월 21일 아침 9시 이키 섬을 출발한 MI-26 헤일로 대형 수송헬기 20대가 후쿠오카 하카다 항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송헬기가 도착하기 전 마샤와 아리, 아영이 손을 잡고 포스를 모아 생명의 나무를 불러냈다.

지하여장군을 닮은 높이 15m의 느티나무가 나타나자 반경 300m가 온통 푸르게 빛나며 생명력이 들끓었다.

4단계 정화 스킬까지 포함한 생명의 나무가 순식간에 방사능을 정화하자 노랗게 타들어 가던 잡초가 녹색으로 되살아났고, 마지막 생명의 불꽃을 태우던 나무들도 힘차게 가지를 뻗으며 새롭게 태어났다.

생명의 나무를 연속으로 불러내 활동 공간을 최대한 넓히자 시랑이 백호와 풍산개들이 데리고 근처를 돌며 레드마우스를 처리했다.

주변이 정리되자 수송헬기들이 차례로 내려와 실전 테스트를 위해 싣고 온 신기전 장갑차를 내려놓고 이키 섬으로 돌아갔다.

테스트에 동원한 신기전은 2개 소대 18대로 연구원들의 명령에 따라 반원형으로 자리를 잡고 레드몬 탐지 레이더를 가동했다.

“상아야! 이번 신기전 명중률 개선한 거야?”

“조진호 박사님 말로는 원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지난번보다는 조금 나아졌다고 했어요.”

“조금 나아진 게 어느 정도야?”

“최하급 레드몬 기준으로 명중률이 40%까지 올라갔어요.”

“10%면 많이 올렸네.”

신기전(3대가 1개 분대) 분대 기준 성능 : 개활지 기준

명중률(거리 1km 이내)  타격률(거리 1km)  처리능력

최하급 레드몬 : 40% 이하     100%          50마리 이하

하급   레드몬 : 20% 이하      75% 이하     15마리 이하

중급   레드몬 : 10% 이하      25% 이하      3마리 이하

엘리트 레드몬 :  1% 이하       1% 이하       0    없음

“성능은 충분한데, 방어력과 사거리가 좀 아쉽네.”

“하급 본스틸 합금과 최하급 레드몬 가죽으로 방어력을 높였고, 유효 사거리도 3,500m에 분당 발사속도 3,000발로 성능이 나쁘진 않아요.”

“유효사거리에서 명중률은 얼마나 나오는데?”

“최하급 기준으로 2,000m에선 20% 이하로 떨어지고, 3,500m에선 10% 이하예요. 타격률도 50%, 20% 이하로 떨어지고요.”

“1,000m를 넘으면 성능이 너무 심하게 떨어지네.”

“신기전Ⅱ는 유효사거리를 5,000m로 늘리고, 명중률도 3km 거리에서 40%까지 올린다는 계획이에요. 첫술에 배부를 순 없잖아요. 이해하세요.”

“성능이 나쁘다는 뜻으로 말한 거 아니야.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해. 다만,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운용병력의 희생이 생각보다 클 수도 있어 그게 걱정이야.”

“그래서 레드몬 사냥팀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잖아요. 신기전에 접근한 레드몬을 능력자들이 처리해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거예요.”

“그럼 다행인데, 숫자가 많으면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서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면 만족할 만한 무기는 없죠.”

“이렇게 얘기하니까 내가 조진호 박사 같고, 상아가 나 같은데.”

“그런가요? 호호호호~”

신기전 장갑차 18대가 자리를 잡자 제법 모습이 그럴싸했다. 18대면 레드마우스 300마리를 상대할 수 있는 전력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최하 기준으로 레드마우스 300마리가 1km 거리에서 한꺼번에 공격했을 때 잡을 수 있는 성능이었다.

탐지 거리와 유효 사거리, 동시에 달려들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적어도 두 배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활지가 아닌 복잡한 도심이나 산악, 숲이라면 절반도 잡을 수 없었다. 상황에 따라 무기의 성능이 달라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신기전 장갑차도 지휘관의 능력에 따라 큰 성능 차이를 보였다.

그렇다고 해도 일본이 자랑하는 74식 자주 고사기관포와 미국이 만든 레드몬 타격용 M2A2-R 브래들리 장갑차 따위완 비교도 안 될 무기로 세계 3대 발명품인 종이, 화약, 나침반에 버금가는 혁신이었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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