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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401화 (401/505)

00401  열도 해체  =========================================================================

401.

일본 규슈 지방 서쪽 끝에 있는 나가사키 현은 고토 열도, 쓰시마 섬, 이키 섬을 모두 포함한 현으로 면적이 4,132.32㎢였고, 사가 현은 규슈에서 가장 현으로 면적이 2,440.64㎢였다.

고토 열도는 나가사키 현 서쪽의 동해와 동중국해의 경계에 있는 섬들로 북쪽부터 나카도리 섬, 와카마쓰 섬, 나루 섬, 히사카 섬, 후쿠에 섬 등 5개의 섬을 중심으로 140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다.

이키 섬은 규슈와 쓰시마 섬 사이에 있는 섬으로 주위에 유인도 4개와 무인도 17개를 거느려 이키 제도라 불렸다.

나가사키 현과 사가 현을 합치면 6,573.96㎢로 경기도 면적 10,171㎢과 비교하면 한참 작지만, 대마도와 고토 열도, 오키 제도를 포함하고 있어 대한해협 전체를 얻게 된다.

여기에 배타적 경제수역까지 더하면 전라도와 경상도, 충청도를 합친 것보다 더욱 큰 땅을 얻은 것으로 시코쿠를 얻는 것만큼 대단한 가치였다.

“아영아, 가능하겠어?”

“폭발 중심지역은 3단계 정화 스킬로 정화하면 되고, 바깥은 2단계 정화 스킬로도 정화할 수 있어요.”

“그런 뜻이 아니라 규슈 전체를 정화하는 게 가능하냐는 말이야.”

“멀리 떨어진 지역은 자연이 스스로 치료할 테니 피폭이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정화 스킬을 사용하면 1년이면 될 것 같아요.”

“바다는?”

“바다는 최소 5~6년은 보고 정화해야죠. 물이 순환해 오염범위가 워낙 넓어 단기간에 정화하는 건 어려워요.”

“정화도 문제지만, 체르노빌 사건도 생각해야지.”

“체르노빌?”

“방사능에 오염된 레드몬 말이야.”

“아~ 방사능 돌연변이 레드몬!”

소연의 말에 인상이 구겨졌다. 방사능 오염을 정화해주는 대가로 나가사키 현과 사가 현을 넘겨주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방사능에 오염된 괴물 레드몬도 처리해 달라는 뜻이었다.

1986년 4월 26일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역사상 최악의 방사능 유출 사고로 발전소에서 누출된 방사성 강하물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러시아 등에 떨어져 심각한 방사능 오염을 초래했다.

소련 정부는 3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환경 보호단체 그린피스(Green Peace)는 10만 명이 넘게 사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사망자 수가 큰 차이를 보이는 건 소련 정부가 사고를 축소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으로 이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집계한 공식 사망자 수는 9,300명이었다.

그러나 방사능으로 인한 피해자와 사망자는 지금도 꾸준히 늘어나 2,00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고통받고 있었다.

“강릉에 있을 때 신문으로 봤어.”

“방사능 레드몬이 어떤 형태인지 모르지?”

“신문엔 워낙 짧게 나와서 기억에 남은 게 거의 없어. 신문도 고물상에서 날짜가 한참 지난 예전 것을 가끔 주워본 게 전부라 기사도 몇 개 보지 못했고. 조금 위험하다는 정도만 알고 있어.”

“너에게 위협이 될 수준은 아니지만, 가끔 아주 특이한 놈들이 있어 방심해선 안 돼.”

“특이해? 머리 세 개에 팔 여섯 개인 삼두육비야?”

“응.”

“정말?”

“대부분이 그래. 멀쩡한 녀석을 찾기가 어렵지. 발전소가 폭발하고 두 달이 지나자 방사능에 오염된 레드몬이 나타나기 시작했어. 놈들은 일반 레드몬보다 덩치가 평균 1.5배 크고, 팔다리와 머리, 꼬리가 두세 개 더 달린 형태부터, 어떤 동물인지 확인조차 할 수 없는 기괴한 형태의 레드몬도 있었어.”

“전투력은?”

“평균 두 배.”

“중급이면 C급 엘리트 정도 되겠네?”

“그렇지. 문제는 그게 다가 아니야.”

“또 있어?”

“심한 방사성 물질을 내뿜어 가까이 다가가면 피폭될 수도 있어.”

“심각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일부는 아주 지독해 블러디 나이트들도 목숨을 잃었어. 그리고 드물긴 하지만 아주 특이한 스킬을 사용하는 놈들도 있어 블러디 나이트들이 큰 피해를 보았어.”

“근데 왜 나는 그런 레드몬이 있는지도 몰랐지?”

“너만 모르는 게 아니야. 대부분 몰라. 소련과 러시아가 치부를 숨기기 위해 전력을 다했으니까.”

국제보건기구에 따르면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떨어진 지역은 기괴한 모습을 한 식물이 아주 다양하게 발견됐다. 이런 지역은 새들도 들어가지 않아 침묵만이 감돌았다.

그중에서도 심각하게 오염된 지역은 종양 발생률이 급증했고, 면역 결여, 수명 단축, 조기 노화, 혈구 생성의 변화, 기형, 그리고 갖가지 건강상의 장애가 발견됐다.

레드몬의 경우 일반 동식물보다 면역력이 우수해 피해가 덜했지만, DNA의 변화까지 막진 못해 기형의 괴물이 됐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돌연변이에 익숙한 레드몬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았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각자 생각을 말해봐.”

“이런 사실을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모를 리가 없어요. 정식으로 답변을 요구하고 방사능 돌연변이 레드몬이 발생했는지, 발행했다면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위험성은 또 얼마나 큰지 확인 후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추가하면 지금은 방사능 레드몬이 없어도 정화하는 기간에 생길 수도 있어요. 이 부분도 계약조항에 넣어 일단 후쿠오카 현과 구마모토 현까지 확보하는 게 좋겠어요.”

“나도 언니들과 생각이 같아.”

“그럼 결정 났네. 한숙과 은하가 결정된 사항을 장인어른과 옐친 대통령, 클린턴 대통령에게 바로 전달해. 그리고 대마도와 오키 제도는 오늘 중으로 인계받고.”

은하와 한숙이 지시사항을 이행하려 서재를 나가자 벽면 한쪽을 모두 차지한 대형 지도로 걸어갔다.

“지난번에 얼핏 들은 것 같은데. 소연아! 나가사키 현에 하시마 탄광이라고 있지 않아?”

“있어. 거긴 왜?”

“일제 강점기 때 많은 조선인이 강제노역 당한 곳이란 소리를 들어서.”

“내가 아는 것만 규슈에 일곱 곳이야. 하시마 탄광, 다카시마 탄광, 나가사키 조선소, 미이케 탄광, 미이케 항, 야하타 제철소. 이곳에 끌려간 강제징용자가 57,900명이야. 그러나 남아있는 서류를 정부가 파악한 숫자라 실제 강제징용자는 몇 배는 많다고 봐야지.”

하시마 섬은 6.3ha의 작은 섬으로 이 섬 지하가 양질의 강점탄이 채굴된 하시마 탄광이다.

일본 정부는 '국가 총동원법'을 발령해 조선인을 강제 징용해 하루 12시간이 넘는 고된 노역에 동원했다.

먹을 것도 거의 주지 않고, 변변한 장비도 없는 상태에서 좁고, 어둡고, 땀이 줄줄 흐르는 지하 수백m 갱도에 가둬놓고 강제로 탄을 캐게 했다.

하시마 섬에는 탄광 시설 이외에도 주택, 초중학교, 점포, 병원, 사원, 영화관, 이발소, 미용실, 사교장 등 완벽한 도시 기능을 갖췄지만, 강제 징용된 조선인은 햇볕조차 들지 않는 어둡고 답답한 지하에서 생활했다.

조선인들이 배고픔과 두려움, 고통에 엉엉 울고 있을 때 일본인들은 영화관과 술집에서 가족들과 웃고 떠들며 술잔을 비웠다.

우리 정부가 파악한 규슈 강제징용자는 나가사키 조선소에 4,700명에 이르며, 다카시마 탄광 40,000명, 하시마 탄광 600명, 미이케 탄광 및 미이케 항 9,200명, 야하타 제철소 3,400명이었다.

그러나 일본이 강제 동원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서류를 조직적으로 훼손해 실제 동원한 조선인은 이보다 몇 배나 많았다.

또한, 사망자 명단도 모두 소각해 어디서 몇 명이 죽었는지, 왜 죽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더욱 화가 나는 건 미국이 투하한 원자폭탄에 하시마 탄광, 다카시마 탄광, 나가사키 조선소에서 근무하던 조선인들이 수만 명이 사망했고,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해 피폭으로 후유증으로 또다시 수만 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일본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발뺌하며 대동아 공영권은 동아시아 지역에 구미의 식민지 지배를 타파하고 아시아 민족의 해방을 위한 투쟁이었다고 떠들어댔다.

“이것들은 우리나라 사람을 사람으로 안 봤네. 개·돼지처럼 끌고 가 부려 먹다가 마음에 안 들면 죽이고, 총알받이로 쓰고. 집에서 키우는 개도 밥은 제때 주는데, 먹을 것도 제대로 안 주고, 일만 시키다가 죽이고, 심지어 13~14세 아이들까지 강제로 끌고 가 좁은 갱도에서 일 시키다 죽이고.... 이러고도 인간이라고 할 수 있어?”

“강제노역으로 끌려가 죽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그들이 무슨 짓을 당했는지 파악하려 노력하지 않는 우리 정부도 다를 게 없어.”

“대체 누구를 위한 나라야? 누구를 정부고?”

“그건 그들만이 알겠지.”

“하아~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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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4월 10일

4월 1일 대마도와 이키 제도를 인수한 수 미국에 이키 섬과 대마도 주민을 이주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낙진으로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혼슈로 달아나 나이 많은 노인들만 남아 있어 일이 많진 않았다.

그러나 강제로 이주당하며 울고불고 난리 칠 일본인들을 대원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큰 비용을 부담하며 미군에 도움을 청했다.

“은비야! 많이 시끄러웠다며?”

“강제로 쫓겨 가는데 조용하면 그게 이상한 거지. 안 그래?”

“피해보상 충분히 해줬잖아.”

“돈이 있으면 뭐해? 갈 데가 없는데.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는 이미 만원이고, 주변 위성 도시들도 꽉 들어차 사람을 밟고 다닐 지경이야.”

“그래서 어디로 보냈어?”

“오키나와로 보냈어. 그나마 거기가 살기가 가장 나으니까.”

“그 사람 처지엔 고향을 떠나야 하는 일이니 날벼락을 맞은 것이나 다름없겠지. 씁쓸하네.”

“그대로 있으면 굶어 죽거나, 병들어 죽었어. 놈들이 과거에 한 만행을 생각하면 바다에 몽땅 처넣어 죽여도 분이 풀리지 않지만, 똑같은 놈이 되기 싫어 화를 억지로 참고 주지 않아도 될 돈까지 챙겨줬어. 먹고 살 만큼 충분히 챙겨줬으니 더는 동정할 필요 없어.”

은비의 말처럼 일본 제국주의와 같은 놈으로 취급받기 싫어 가장 비쌀 때 금액으로 집과 농지 등을 모두 계산해 이주비용으로 안겨줬다.

나름 양심적인 행동이었지만, 대마도와 이키 제도 주민들에게 나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원수가 기억될 것이었다.

“아영아! 이키 섬에 한 달 이상 머물 거니까 여기부터 정화하고, 그다음 규슈로 들어가자.”

“네!”

수소폭탄이 터진 오무라 시에서 이키 섬까지는 대략 100km로 산에 막혀 방사능이 거의 도달하지 않았고, 폭탄이 터질 때 바람의 방향도 남동쪽으로 불어 죽음의 재도 거의 날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도 4개월이 지나 공기오염도 많이 감소해 이틀 만에 방사성 물질을 모두 정화했다.

문제는 바다 오염으로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욱 심각해 4~5년이 아니라 10년이 지나도 어려울 것 같았다.

그나마 레드문과 함께 왕성해진 자연 치유력에 일말의 기대를 건다면 20년 후엔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규슈에 생겨난 방사능 레드몬은 모두 사냥하고 정화하면 끝이지만, 바다에 있는 방사능 레드몬은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이세요?”

“그걸 내가 어떻게 처리해. 서로 싸우다가 없어지기 바라야지.”

“수수방관하고 있다가 크라켄 같은 초대형 괴물이 나오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소희야! 말이 씨가 된다고 했다.”

“헉! 그럼 벌써 씨가 뿌려진 거네요?”

“이런....”

============================ 작품 후기 ============================

감기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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