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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398화 (398/505)

00398  열도 해체  =========================================================================

398. 열도 해체

로스앤젤레스 군에 출몰한 수놈 A급 엘리트 레드몬 코요테 1마리와 암놈 B급 2마리를 가볍게 잡고, 캐나다로 넘어가 B급 엘리트 레드몬 비버 가족 5마리를 사냥했다.

늑대보다 크기가 작고 가벼운 코요테(Coyote)는 몸무게가 9~23㎏, 몸길이 1~1.3m, 꼬리 길이 30~40㎝로 야행성이었다.

최대 시속 64㎞의 속도를 내는 코요테는 주로 설치류와 멧토끼류를 잡아먹었고, 때로는 썩은 고기도 먹었다.

재빠르며 영리하고 총명한 동물로 가끔 가축을 잡아먹어 유해동물로 낙인이 찍히며 집중적으로 사냥당해 한때 숫자가 크게 줄었다.

현재는 레드문과 함께 숫자가 크게 불어나 늑대와 함께 아메리카 대륙에선 가장 많은 수의 포식자 중 하나였다.

천사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진 로스앤젤레스는 세계 도시 순위 6위로 영화, 드라마, 비디오 게임, 음악 산업 등 세계를 선도하는 할리우드를 품은 명품 도시이자, 1932년과 1984년에 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였다.

뉴욕에 이어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도시로 당연히 문스톤으로 보호받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대도시라 도시 전체가 보호받진 못했다.

6개월 전 로스앤젤레스 군에 나타난 코요테 가족은 수놈인 A급 엘리트 레드몬 1마리와 암놈인 B급 2마리, 중급 7마리, 새끼 8마리의 대식구로 한동안 주변을 돌며 레드몬과 동물을 잡아먹었다.

위험한 레드몬을 잡아먹어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3개월이 지나자 먹이가 떨어졌는지 점점 도시로 다가왔다.

그러다 한 달 전 로즈 보울 스타디움(Rose Bowl Stadium)에서 서쪽으로 7km 떨어진 돌산에 집을 짓자 로스앤젤레스 군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녀석들이 보금자리를 마련한 곳은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북쪽으로 10km 떨어진 글렌데일(Glendale) 시의 바로 머리 위로 문스톤의 보호막이 도달하지 않는 지역이자, 방어벽 안쪽이었다.

방어벽 안쪽으로 감쪽같이 들어온 녀석들을 잡기 위해 로스앤젤레스 토박이들로 구성된 연합 레드몬 사냥팀 200명이 급히 결성돼 사냥에 나섰다.

결과는 62명 사망, 75명 부상으로 살아남은 나이트들도 코요테들이 놔줬기에 살았지 죽이려 마음먹었다면 글렌데일까지 폐허가 됐을 것이다.

연합팀이 사냥에 실패하자 아랍의 석유재벌들과 미국 부호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세계 3위 페가수스 레드몬 사냥팀이 나섰다.

아폴로와 링컨 공대에 밀려 만년 3위라는 수식어에 진절머리를 치던 로버트 브라운 단장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중급 피지컬리스트 12명, 중급 멘탈리스트 8명, 하급 멘탈리스트 153명, 하급 피지컬리스트 811명을 동원했다.

페가수스 공대는 A급 엘리트 레드몬 사냥을 통해 세계 최고 공대란 타이틀과 세계 진출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거머쥔다는 전략을 갖고 최강의 라인업을 구성했다.

그러나 결과는 연합팀과 마찬가지로 참담한 패배였다. 수놈 A급 엘리트 레드몬 코요테의 환각 스킬에 걸려 중급 피지컬리스트 7명과 하급 멘탈리스트 39명, 하급 피지컬리스트 258명을 잃었다.

또한, 전투가 글렌데일로 번지며 도시가 절반 가까이 부서졌고, 인명 피해도 수천 명에 달했다.

다행히 인간을 공격할 뜻이 없는지 그날 밤 어미들이 새끼들을 데리고 조용히 사라졌다.

놈들이 사라져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음 날 저녁 원래 있던 자리에서 동쪽으로 15km 떨어진 마운틴 월슨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것에 지나지 않았다.

코요테 가족이 로스앤젤레스를 떠날 뜻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불안을 느낀 주민들이 모두 짐을 싸 도시를 떠나자 캘리포니아 주 전체가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

만찬 다음 날 50억 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곧바로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내려 코요테 가족을 사냥했다.

새벽에 도착해 하루 쉬고 다음 날 사냥할 것으로 예상한 미국 정부와 언론의 예상을 깨고 마운틴 월슨으로 이동해 10분 만에 놈들을 도륙했다.

바람 스킬을 사용해 다가가자 놀란 수놈이 천지에 악귀가 뛰어다니는 환각 스킬을 사용했지만, 스킬 저항력이 워낙 높아 살짝 맛만 보고 목에 여우 채찍을 꽂아 놓았다.

허무할 정도로 싱겁게 수놈이 죽는 사이 환각에 걸리지 않는 구미호와 현무, 설표가 B급 암놈 2마리를 묶고 나머지는 중급과 새끼 코요테를 사냥했다.

구미호의 레이저와 현무의 회전 돌격, 설표의 얼음 수정에 큰 상처를 입은 암놈들의 머리를 꿰뚫는 것으로 사냥은 끝났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 피스 리버 (Peace River)로 날아갔다.

초식성으로 성격이 유순한 비버(Beaver)는 나뭇가지·돌·진흙으로 댐을 만들어 그 안에 집을 짓고 살았다.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 비버를 캐나다에서 사냥 의뢰한 건 놈들로 인해 피스 강이 막혔기 때문이었다.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 비버도 집을 부수는 건 용납하지 않아 댐을 폭파하려 시도할 때마다 인명피해만 늘어났다.

1년 넘게 물길이 막히자 주변으로 물이 넘치며 주변 농경지가 물에 잠겨 피해가 급증했고, 물길마저 바뀌어 피스 리버까지 위험에 놓였다.

B급 엘리트 레드몬 비버 부부와 중급 새끼 비버 3마리를 잡는 것도 어려움이 없었다.

파멸의 창이 봉분처럼 커다랗게 쌓은 댐을 뚫고 들어가 암컷과 새끼들을 한 방에 죽이고, 다리와 꼬리가 날아간 수컷도 혈기탄으로 목숨을 빼앗으며 싱겁게 끝이 났다.

하람을 꺾는 순간 엘리트 레드몬은 이제 내 적수가 아니었다. 히어로 레드몬이라면 모를까 A급 엘리트 레드몬 2마리가 함께 덤벼도 가볍게 상대할 만큼 나는 강해져 있었다.

“300명이 넘는 나이트를 죽인 코요테 가족을 10분 만에 잡았다고 미국이 난리가 났네요.”

“실력을 보여줬으니 당분간은 조용하겠지?”

“우리가 꼭 필요하다고 기사를 쓴 신문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위험하다고 쓴 신문도 있어요. 안심할 순 없겠는데요.”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거야? 잡으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도움은 되지만, 믿을 수 없다. 그런 뜻이겠죠.”

“우리가 미국에 바란 게 있었어?”

“아니요.”

“그런데 믿을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야?”

“칼로 일어선 자 칼로 망한다고 무력으로 일어선 나라라 자신보다 강한 무력을 가진 존재가 나타나는 게 두려워서 그렇겠죠.”

“개인이 가진 무력과 국가가 가진 무력이 같아?”

“개인도 개인 나름이잖아요. 오빠의 무력을 누가 개인이 가진 힘으로 보겠어요.”

“그런가?”

“그럼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남들은 오죽하겠어요.”

“힘이 있어도 문제네.”

“힘에 있어서 문제가 아니라, 가진 게 없는 자가 힘이 있는 게 문제겠죠.”

“그 말이 정답이다. 아영이 네가 나보다 생각하는 게 백 배 났다.”

“이게 다 언니에게 배운 거예요.”

“정말?”

“그럼요!”

“역시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너밖에 없구나. 음하하하하~”

은비의 웃음소리에 잠이 깼다. 어찌나 크게 웃는지 품에 안긴 스텔라, 셀리나, 루나도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비버 사냥이 끝나자 이번에도 쉬지 않고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브라질, 독일, 핀란드, 리투아니아, 이란, 터키, 차드, 말리까지 단숨에 달렸다.

8개국 모두 B급과 C급 엘리트 레드몬 2~3마리가 섞인 형태로 사냥 시간보다 이동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8개국을 도는데 걸린 시간은 총 12일로 이동과 사냥을 1개국당 1.5일로 끊는 엄청난 스피드를 보이며 마지막 행선지 영국으로 향했다.

이렇게 급하게 움직인 건 엘리트 레드몬이 더는 내 적수가 아닌 것도 있지만, 일본 사태가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 장시간 자리를 비울 수 없어서였다.

2월 12일 레드몬의 습격에 엉망이 되어버린 일본은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점점 커져 이제는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를 뺀 전 지역이 레드몬에게 넘어갔다.

전기와 물, 석유, 식량마저 공급이 중단되며 도시는 순식간에 기능을 상실했고, 자위대와 수비대도 먹을 것을 찾아 뿔뿔이 흩어지거나 도적으로 변했다.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도 식량이 풍족한 것이 아니라서 국민 전체를 먹여 살릴 능력이 없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세 도시 모두 대형 항구와 공항이 있어 외국으로부터 식량과 석유를 실어오면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었다.

그러나 세상인심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이번 기회에 일본을 속옷까지 몽땅 벗겨 먹을 생각으로 레드몬 퇴치와 도시 재건을 대가로 혼슈를 뺀 나머지 섬 홋카이도와 규슈, 시코쿠를 요구했다.

4개 섬으로 이루어진 일본에 섬 3개를 요구하는 건 매우 가혹한 요구로 일본 정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였다.

다른 살길을 찾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산유국에 석유 수출을 요구했고, 카길, 얼스미들랜드, 벙기, 루이 드레퓌스 등 곡물 메이저 회사에도 식량 수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도 단단히 한몫 챙길 요량으로 시세의 10배를 요구했고, 일부는 미국처럼 땅을 요구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값이 가장 싼 사료용 곡물 옥수수와 보리를 수입했지만, 이마저도 가파르게 가격을 올리며 수입량이 급격히 줄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시이 소장이 도쿄로 싣고 오던 변종 모기 레드몬 알 5,000개가 레드몬의 습격으로 분실되며 더욱 많은 숙주 레드몬을 양산했다.

후쿠시마 731 생체병기 연구소의 전력 공급이 끊기며 보관된 알을 모두 운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지며 일본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었다.

요코가 생산한 알과 달리 최초의 변종 모기 레드몬은 숙주가 죽으면 알을 낳고 죽는 일을 반복해 숫자가 잘 줄어들지 않았다.

이 상태로 3개월만 지속되면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도 버티기 힘들어 결국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우리도 이 기회를 빌려 일본 땅 한 자락을 왕창 뜯어낼 생각으로 장인어른, 옐친 대통령과 긴밀히 협조 중이었다.

“아오~ 시끄러워. 잠 좀 자자.”

“누가 잠 안 자고 언니들 괴롭히래. 남들 잠 못 자게 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난리야.”

“너는 그런 적 없어?”

“나는 어제 안 했어. 그제 했지.”

“아~ 어제와 그제는 날이 다르다 이거지?”

“당연한 거 아니야.”

“그래 두고 보자. 언젠가 오늘 한 말을 후회하게 해줄 테니까.”

“흥! 두고 보자는 사람치고 무서운 사람 없다고 했어. 마음대로 해!”

“이런.... 우두둑~”

은비의 악담에 이를 바득바득 갈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생각을 수십 번도 더하며 창밖을 보자 발아래 맨 섬(Isle of Man)이 보였다.

맨 섬은 브리튼 제도에 있는 영국 왕실령(王室領) 섬으로 말리의 수도 바마코(Bamako)을 출발한 비행기가 스코틀랜드 테이사이드 주 던디(Dundee) 시를 가기 위해 5시간째 하늘을 날고 있었다.

레드몬 사냥에 쫓겨 몇 달 만에 만난 세쌍둥이와 제대로 회포도 풀지 못해 어젯밤 사냥이 끝나자 비행기에서 3시간 넘게 찐한 사랑을 나눴다.

그 때문에 잠을 설친 은비가 꼬투리 잡아 힐책했다. 이런 일을 우리 사이에 아주 흔한 일로 매일 새벽 아내들을 덮쳐 특별할 것도 없었다.

은비가 짜증을 내는 건 매일 사랑을 나누다 빡빡한 일정 탓에 원하는 만큼 사랑을 나눌 수 없어 투정을 부린 것이었다.

그걸 알면서 계속 화를 낼 수 없어 애꿎은 이빨만 갈았다. 내가 은비와 말다툼을 하는 사이 브라질 세쌍둥이는 씻으려 샤워장으로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창밖을 보며 멍하니 앉아 있자 제니퍼가 시원한 벌꿀차를 가져왔다. 한 번에 들이키자 잠이 깨며 몽롱했던 머리가 맑아졌다.

“고마워!”

“많이 피곤하죠?”

“아니, 괜찮아.”

“아무 도움도 안 돼 죄송해요.”

“이렇게 옆에 있는 것만 해도 큰 도움이야. 그리고 이렇게 맛있게 꿀차도 타줬잖아.”

“정말 맛있어요?”

“그럼. 끝내줘! 입에서 살살 녹아.”

“헤헷~”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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