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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378화 (378/505)

00378  네쌍둥이 버섯구름  =========================================================================

378.

타타리가미가 죽기를 바라진 않았다. 타타리가미가 죽으면 일본은 절체절명(?體?命)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홋카이도에서 세력을 확장 중인 요코와 쇼타가 있었지만, 타타리가미처럼 상대 못할 적은 아니었다.

요코와 쇼타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당하였지만, 힘을 집중하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적이었다.

자위대와 사무라이의 피해가 걱정된다면 또다시 수소폭탄을 사용하면 된다. 상급 레드몬을 상대로 수소폭탄이 통할지 전문가들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엘리트 레드몬을 상대론 확실한 효과를 장담했다.

미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의 서슬 퍼런 눈에 반입이 쉽게 않지만,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그렇다고 시간이 많은 건 아니었다. 레드몬과 능력자를 부하로 거느리는 놈들에게 시간을 주면 타타리가미보다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었다.

타타리가미가 정리되면 일본은 홋카이도에 전력을 집중할 수 있었다. 이는 일본이 다시 일어설 기회를 얻는 것과 같았다.

“소연아! 마카로프 국장이 알려준 내용, 공식적인 거야?”

“아니.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이번 핵무기 사건과 자신들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어. 절대 외부에 발설하면 안 돼.”

“핵무기가 일반 가전제품도 아니고 돈만 주면 살 수 있다니, 정말 큰 일이다.”

“옐친 대통령도 머리가 많이 아픈가봐. 군인들 월급 줄 돈도 모자란 실정이라 핵무기 관리가 쉽지 않을 거야.”

“소총 만들 듯 마구잡이로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관리가 안 된다고 하면 어쩌라는 거야?”

“그러게 말이야.”

소련은 미국과 군비경쟁, 팽창정책 등으로 국내 총생산의 25% 이상을 국내 안보와 외교 예산으로 사용했다.

그와는 반대로 의료 시설과 복지 수준은 매우 열악해 선진국 가운데 사망률이 증가한 유일한 나라였다.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과 전략적 오류, 자유를 억압하는 권위주의 체제와 비효율적 사회주의 경제 체제 등이 원인이 되어, 1991년 12월 25일 저녁 7시 15개 국가로 분리되며 냉전 시대가 막을 내렸다.

그러나 소련을 계승한 러시아의 경제력은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이 때문에 부정부패는 끝을 알 수 없는 늪처럼 커져만 갔고, 핵무기를 비롯한 전략 무기들이 생선가게 고등어처럼 팔려나갔다.

“만약을 대비해 정화수 생산을 늘려야겠어. 방사성 물질 낙진으로 남부 지방에 갑상샘 암 환자가 발생할 확률이 대폭 증가했어.”

“피해자는 무료로 치료해줘. 일본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이 고통받는 건 이제 그만 보고 싶다.”

“알았어. 그런데 방사선 피폭자들은 어떻게 하지?”

“얼마나 되는데?”

“최소 500만 명, 최대 1,000만 명.”

“헉! 1,000만 명?”

“3F 폭탄이라 방사선 피폭량이 많았고, 한꺼번에 4기를 터뜨려 피해 범위도 더욱 넓어졌어. 간몬 해협 넘어 시모노세키도 다량의 방사선이 검출됐어.”

“무카이가 일을 제대로 했네.”

“해도 너무 심하게 제대로 했어. 한 달 안에 최소 100만 명이 목숨을 잃고, 삼 개월 안에 최대 300만 명이 죽을 거야. 그리고 10년 동안 1,000만 명 이상이 고통에 시달리겠지.”

“희대의 살인마가 됐네?”

“히틀러와 같은 반열에 오르겠지. 그건 그렇고 어떻게 할 거야?”

“뭘?”

“방사선 피폭자들.”

“흐음...”

“인도적 차원에서 도와줘야지. 일본인 모두가 적은 아니잖아.”

“그 많은 사람을 무슨 수로 도와줘?”

“아이들이라도 살려야지. 그게 어른이 해야 할 일이잖아.”

“병 주고 약 준다고 호소카와 총리가 받아들일까?”

“시도는 해봐야지.”

낙진으로 인한 피해는 2단계 정화수면 충분했다. 그러나 피폭량이 클 경우 3단계 정화수가 필요했다.

3단계 정화수 한 병(250㎖ 기준)을 생산하기 위해선 멘탈포스 100이 필요했다. 가시덩굴을 이용해도 하루 20병이 한계로 한 달 동안 치료에 전념해도 600명이 전부였다.

그것도 일본 정부가 동의해야 가능한 일로 소연의 따뜻한 마음을 호소카와 총리가 좋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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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뭔가?”

“아내들이 색다른 집을 갖고 싶어 해 짓고 있습니다.”

“이게 집인가?”

“네.”

“허허허~ 세상에서 가장 특이한 집이 되겠군.”

“전망은 좋을 것 같습니다.”

삼각동맹 체결을 위해 나진시를 방문한 존 록펠러 회장이 집에서 500m 떨어진 절벽에 짓고 있는 타워를 보고 혀를 내둘렀다.

그도 그럴 것이 300m 높이에 집을 짓는 일은 역사적으로 흔한 일이 아니었고, 형태도 전망대와 비슷해 집이라 생각하긴 쉽지 않았다.

“레이더는 잘 사용하고 계십니까?”

“덕분에 불안한 마음을 크게 덜었다고 함대 사령관이 칭찬이 자자하네.”

“신기전을 보면 깜짝 놀라겠군요?”

“놀라는 정도가 아니라 거품을 물고 쓰러지겠지. 1개 소대 9대면 최하급 레드몬 200~300마리는 너끈히 막을 수 있으니 이런 무기를 보고 놀라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일 아닌가?”

“그 정도로 위력이 뛰어나진 않습니다.”

“어제 위력을 내 눈으로 확인했는데 무슨 소리인가? 더 뛰어나면 뛰어났지 절대 그 아래는 아니네.”

“저는 분명 그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성능이 뛰어나다고 말한 건 형님입니다. 뒤에 가서 형편없다느니 그런 소리 하시면 안 됩니다.”

“그런 염려는 하지를 말게. 내가 이래 봬도 사람 보는 눈, 기계 보는 눈은 아주 정확하네.”

12월 15일 조촐하게 삼각 동맹을 맺고 깜짝 이벤트로 신기전을 공개했다. 시제품이 나온 건 올 중순으로 추적 레이더의 성능이 조진호 박사의 마음에 차지 않아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을 뿐 전체적 성능은 양산에 들어가도 충분했다.

신기전은 러시아의 명품 장갑차 BMP-3 차량을 차체로 사용했다. 승무원 3명과 보병 7명을 태울 수 있는 BMP-3 장갑차는 무한궤도로 중량 18.7ton, 전장 7.14m, 최고속도 70km/h, 항속 거리 600km로 크기와 성능이 신기전으로 사용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그렇다고 BMP-3 장갑차를 그대로 사용할 순 없었다. 레드몬을 상대하기엔 방어력과 공격력이 형편없어 하급 본스틸과 강철을 섞은 합금강을 사용해 방어력을 높였고, 무장은 소형 날개안정분리철갑탄(APFSDS)을 발사하는 6배럴 개틀링 기관포 2정을 장착했다.

기관포 뒤엔 포탑 대신 불룩하게 솟아오른 레이더를 장착해 레드몬을 탐지, 추적, 공격할 수 있었다.

탑승 인원은 지휘관, 레이더 운용병, 포수 세 명으로 보병을 태웠던 공간은 레이더와 탄약이 들어차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

아침 일찍 MI-26 헤일로 헬기가 15대 경원군으로 날아갔다. 신기전 9대를 마을 입구에 반원형으로 배치하고 시랑이 마을로 들어가 레드마우스를 유인했다.

신선한 고기 냄새에 100여 마리가 넘는 레드마우스가 몰려나오자 신기전의 포탑이 빠르게 움직이며 포탄을 쏟아냈다.

“드르르르륵~~~”

소리가 클 것이란 예상과 달리 소음을 최대한 죽인 6배럴 개틀링 기관포가 포탄을 쏟아내자 레드마우스의 가슴과 머리에 주먹만 한 구멍이 뻥뻥 뚫렸다.

최하급 레드몬을 상대하는 것이라 탄두엔 쌍봉낙타의 산성용액이 들어있지 않았지만, 대물 저격총으로도 사냥이 가능한 최하급 레드몬을 상대로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은 과해도 너무 과했다.

신기전 9대가 불을 뿜자 1분도 지나지 않아 레드마우스 100여 마리가 한 마리도 빠져나가지 못하고 모두 죽었다.

그 모습에 놀란 장인어른과 옐친 대통령이 동그래진 눈으로 나와 신기전을 번갈아 쳐다봤다.

나 역시 놀라기는 마찬가지로 성능이 어느 정도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막상 눈으로 보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오빠! 우리 이러다 실업자 되는 거 아니야?”

“조만간 그럴 것 같다.”

“좋아해야 하는 거야? 싫어해야 하는 거야?”

“나도 모르겠다.”

춤이라도 덩실덩실 추며 좋아할 일이었지만, 너무 과한 성능에 은비 말처럼 얼이 빠져 좋아하지도 못했다.

최하급 레드몬 레드마우스를 상대로 한 시범이었고, 1개 분대(3대)가 처리할 숫자를 1개 소개가 처리해 성능이 더욱 뛰어나게 보였지만, 생각보다 성능이 몇 배나 뛰어난 건 사실이었다.

이런 괴물을 만들어 놓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차일피일 양산을 늦춘 조진호 박사가 과연 제정신인지 의심들만큼 신기전의 성능은 압권이었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습니까?”

“명중률이 30%도 안 나왔습니다.”

“30%면 대단한 거 아닙니까?”

“3대가 상대할 숫자를 9대가 상대해 피해가 없는 겁니다. 3대였다면 절반도 처리하지 못하고 승무원 9명이 목숨을 잃었을 겁니다.”

“그럼 1개 분대를 9대로 늘리면 될 것 아닙니까?”

“회장님은 많이 팔아서 좋겠지만, 사는 사람 생각도 하셔야죠. 돈이 썩어나서 사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성능 기준을 너무 높게 잡은 것 아닙니까? 레드마우스가 최하급 레드몬이지만, 100마리면 상위권 공대가 감당할 수준입니다.”

“하위권 공대 기준으로 신기전을 개발했어야 한다는 말입니까?”

“그런 뜻은 아닙니다. 나무랄 곳 없는 아주 훌륭한 무기라는 뜻에서 말씀드린 겁니다.”

“회장님은 기계를 만드는 엔지니어 출신도 아니고, 처음 봐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제가 보는 관점에선 완전히 낙제점입니다.”

“욕심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그런 작은 욕심도 없이 어찌 인류를 위협하는 레드몬을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 호랑이는 작은 토끼를 쫓을 때도 최선을 다한다고 했습니다. 회장님은 아닌가 봅니다?”

“저도 언제나 최선을 다합니다.”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그러니 신기전은 제게 맡겨주십시오. 문제점을 완벽히 보완한 후 넘겨드리겠습니다.”

조진호 박사의 고집을 꺾고 양산할 생각으로 말한 건 아니었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느낌을 표현한 것뿐이었다.

그러나 받아들이는 박사는 기분이 매우 나쁜 것 같았다. 자신이 원하는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발명품을 옆에서 그만하면 좋다고, 괜찮다고 말하는 건 천재 과학자에겐 욕이나 다름없었다.

나 같은 둔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괴팍한 천재에겐 자기만의 기준이 있었다.

모차르트가 대충 휘갈겨 놓은 악보도 우리에겐 보물이었고, 뛰어난 명장이 망치로 사정없이 내려쳐 부수는 도자기도 국보급이지만, 천재에겐 한낱 실패작에 지나지 않았다.

‘젠장! 머리 나쁜 것도 서러워 죽겠는데, 살리에리의 심정까지 느껴야 하는 거야?’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모두 즐거운 추석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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