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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369화 (369/505)

00369  상처받은 영혼  =========================================================================

369.

상아가 생각한 방법은 실현 가능성이 크고, 위험성도 내가 생각한 방법보다 현저히 낮았다.

미국을 이용해 일본 정부 모르게 다녀오는 것도 기발했고, 비행기를 이용하면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다.

우리가 타타리가미를 조사한 사실이 밝혀져도 지구의 안녕을 위해 녀석의 수준을 확인하러 갔다고 하면 욕먹을 일도 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클린턴 대통령이 증인이라 딴죽을 걸 놈들도 거의 없어 성사만 되면 원하는 대로 타타리가미를 만날 수 있었다.

“상아야!”

“네?”

“너 오빠 버리고 다른 놈 찾아가면 안 된다.”

“절~대 그럴 일 없어요. 알잖아요. 저에게 유일한 남자는 오빠밖에 없다는 거.”

“아무래도 전생에 좋은 일을 많이 한 것 같아. 그렇지 않다면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참한 상아를 나처럼 못난이가 어떻게 얻었겠어. 안 그래?”

“그렇지 않아요. 저 같은 못난이를 사랑해줄 사람은 마음씨가 세상에서 가장 넓은 오빠밖에 없어요.”

“말하는 것도 어쩜 이렇게 예쁘냐. 아이고~ 내 보물!”

“까르르~~~~”

한국 나이로 22살인 상아는 16~17살로 보였다. 키 170cm에 아주 착한 몸매를 갖고 있지만, 워낙 날씬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고등학교 1~2학년으로밖엔 보이지 않았다.

이는 여성 능력자의 공통된 특징으로 노화가 매우 느려 능력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34살 여성 능력자도 많아야 20살로 보였다.

그러나 생김새와 피부에 따라 여성 능력자도 더 어려 보이는 사람이 있었고, 살짝 나이 들어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아내들은 가장 어려 보이는 부류로 어디를 가든 선글라스를 끼고 다녀서 그렇지 맨얼굴을 보면 다들 고등학생인 줄 알았다.

정화수와 은행 열매, 익수영진고, 레드몬 심장 등 몸에 좋은 것을 매일 주식처럼 먹자 다른 여성능력자들보다 피부가 훨씬 곱고, 주름 하나 없는 팽팽한 얼굴로 아기처럼 어려 보였다.

일반 여성들이 능력자가 되길 갈망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여성에게 생명보다 더 귀중한 건 예쁜 미모와 젊음으로 처녀의 피로 목욕한 바토리 에르제베트처럼 젊음을 지키기 위해선 못할 짓이 없었다.

그러나 능력자는 원하고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간절히 기도해도 이룰 수 없는 꿈으로 수많은 여성이 여성 능력자를 부러워하면서도 미워했다.

남성이 능력자가 되고 싶어 하는 이유는 강함을 원하기 때문이었다. 첫 번째 강함은 육체의 강함이었고, 두 번째 강함은 정력이었다.

모든 남성은 수컷의 본능에 따라 다른 수컷보다 신체적으로 우월하기를 바랐고, 고추 크기에 매우 민감해 강한 정력과 함께 대물을 원했다.

화장실에서 자기 고추보다 작은 고추를 보면 흐뭇해하고, 대물을 보면 부러워하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었다.

이렇듯 남녀의 이유는 달랐지만, 모든 이의 꿈은 능력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이 20살까지 몸에 변화가 없다면 꿈만 꿀 수 있을 뿐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어 이룰 수 없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인간과 레드몬을 결합하는 극악한 실험이 오늘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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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S 조지 워싱턴(CVN-73) 니미츠급 항공모함(Nimitz class aircraft carrier)의 함교에서 바라본 미 해군 7함대의 위용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대단했다.

니미츠급(Nimiz Class) 항공모함의 6번 함이자 미 해군 7함대의 핵심전력인 조지 워싱턴호는 길이 333m, 폭 78m, 높이 74m, 배수량 99,000ton, 승조원 6,250명의 초대형 항공모함으로 약 80기의 항공기를 수용했다.

주위엔 지휘 통제함인 USS 블루리지(Blue Ridge, LCC-19)와 타이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 USS 안티에탐(Antietam, CG-54), USS 샤일로(Shiloh, CG-67)을 비롯해 구축함 7척, 상륙함 4척, 원자력잠수함 3척, 프리깃함, 보급선, 병원선, 운반선, 소해함 등 수십 척의 배가 호위하듯 조지 워싱턴 함을 에워싼 채 바다를 질주했다.

“겨우 김종서함(키로프급 미사일 순양함)과 우달로이급 구축함, 타란툴급 미사일 고속정을 가졌다고 어깨에 힘주고 있었으니... 아우 창피해.”

“미 해군 7함대는 세계 최강이란 수식어가 붙은 함대예요. 조기경보기와 대잠초계기, 대잠헬기, 이지스 시스템을 갖춘 순양함과 구축함, 사정거리 2,500km 이상의 순항 미사일, 핵 잠수함, 해병 원정군까지 갖출 수 있는 건 다 갖춘 항모전단으로 웬만한 국가의 군사력을 능가해요.”

“들을수록 초라하네.”

“우리 전력이 한참 떨어지지만, 김종서함이 있는 한 만만한 상대는 아니에요. 키로프급 미사일 순양함을 만든 목적이 미 해군 항모전단을 상대하기 위한 것이니까요.”

“이지스 순양함과 구축함으로 막으면 되잖아.”

“이지스 시스템이 신의 방패라 불리지만, 마하 0.8 정도의 하픈 미사일을 요격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아요. 김종서함엔 사정거리 500km가 넘는 초음속 SS-N-19 대함미사일이 있어요. 속도가 마하 2.5가 넘는 미사일로 이지스 시스템으로 요격하긴 사실상 불가능하죠. 그리고 함대함 미사일 8기를 장착하는 서방 전투함과 달리 무려 20기나 장착했어요. 또한, SA-N-6 대공미사일 96기 등 무려 300여 기의 미사일이 배치돼 미 해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함이에요.”

“그래? 그럼 어깨 펴도 되는 거야?”

“안타깝게도 공중 전력이 없어 상대에게 큰 피해를 줄 순 있지만, 전투에선 질 수밖에 없어요.”

“그게 뭐야?”

“그렇다고 해도 동네 아이들 주먹다짐도 아니고 쏘면 절반 이상은 날아가 함부로 덤비질 못해요. 그리고 지홍씨가 있는 한 미국과 싸울 일도 없잖아요.”

“하버드 정치외교학과 교수 맞아? 밀리터리 전문가보다 수준이 더 높은 거 같아.”

“지홍씨 만나기 전까지 유일한 취미가 무기와 관련된 서적을 읽는 거였어요. 교수로 있을 때도 시간만 나면 책을 구해봐 안 본 서적이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남자도 만나고 데이트도 해야지 매일 책만 읽어?”

“아까운 시간을 왜 허비해요?”

“남자 만나는 게 시간 허비야?”

“이렇게 때가 되면 알아서 다 만나는데, 왜 쓸데없는 일에 정신을 낭비해요.”

“컥!”

한숙이 클린턴 대통령과 전화해 동의를 구하는데 걸린 시간은 1분이었다. 내가 타타리가미를 조사한다고 하자 클린턴 대통령은 흔쾌히 수락하며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약속했다.

주일 미군 버웰 벨 사령관과 7함대 사령관 존 에번스 중장 등 소수만 우리 존재를 아는 것으로 합의한 후 괌으로 날아와 7함대에 몸을 실었다.

세계 최강 7함대의 호의 속에 폐허가 된 도쿠시마 시로 이동한 후 MH-60S 시호크(Sea Hawk) 헬기를 타고 흉측한 모습으로 변한 세토 대교로 날아갔다.

“또 다리 위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거야?”

“네, 지난번 나루토 대교에서 했던 행동과 똑같은 모습으로 앉아 있어요.”

“레드몬이 너무 감성적인 거 아니야?”

“상급 레드몬인 타타리가미의 지성은 인간보다 뛰어나요. 일본 정부처럼 타타리가미를 동물로 생각하면 안 돼요. 동물이라고 무시한 것도 이번 사태를 키운 요인 중 하나에요”

“그런 뜻이 아니라 남자가 너무 감성적이라는 뜻으로 말한 거야. 머리가 나보다 좋은 녀석을 왜 무시해? 나는 단 한 번도 레드몬을 열등한 동물로 생각한 적 없어.”

상아의 말처럼 레드몬을 우둔한 동물이라 생각하고 상대하는 건 매우 위험한 짓이었다.

엘리트 레드몬부턴 인간보다 지능이 뛰어난 놈들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아 정공법만 고집하다간 사냥하는 게 아니라 사냥당할 수도 있었다.

포식자 중엔 레드몬 사냥팀보다 사냥기술이 월등히 뛰어난 놈들도 많았고, 기습과 매복에 능해 세밀한 작전이 필요했다.

엘리트 레드몬이 아니더라도 무리를 지어 다니는 놈들은 협동 사냥에 능해 등급에 상관없이 매우 위험했다.

최하급 레드몬인 레드마우스도 중간 보스인 미키가 있으면 훈련받은 군인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여 상대하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오빠도 타타리가미 이상으로 감성적이에요.”

“내가?”

“그럼요. 무슨 일이든 우리부터 생각하잖아요.”

“그건 당연한 거지. 죽도록 사랑하는 내 여자인데.”

“세상 모든 남자가 여자를 중심에 두고 있다고 생각하진 마세요. 성공을 위해 여자를 이용하고 버리는 남자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여자를 오직 섹스 상대로 생각해 데리고 놀다가 싫증 나면 버리는 남자도 많고요.”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싫증을 내? 말도 안 돼.”

“그건 오빠도 장담 못해요. 우리가 나이 들고 늙어 봐요. 젊고 싱싱한 여자를 찾게 될 거예요.”

“상아야! 너 오빠를 어떻게 보고 그런 소리를 하냐?”

“안 그러면 다행이지만, 수십 년 후에는 그럴 수도 있어요. 젊고 싱싱한 여자를 좋아하는 건 남자들의 본능이니까요.”

“그런 일 생기지도 않겠지만, 죽을 때까지 늙지도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

“아영이의 정화수를 너무 맹신하는 거 아니에요? 아영이의 정화수가 인세에 다시없는 보물이지만, 영원한 생명과 젊음을 주진 못해요. 시간을 최대한 줄일 뿐 결국 늙어 죽을 수밖에 없어요.”

“정화수와 은행 열매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 가장 확실한 방법은 특급 이상의 능력자가 되는 거야. 그러면 수명도 자연히 늘어나고 세포도 활성화될 테니까.”

“우리 중에 최상급 능력자가 될 사람도 손에 꼽을 지경인데, 특급이라니요?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거 오빠도 알잖아요.”

“노력은 당연히 필수고 그 외에 다른 무엇이 필요하지. 나는 그걸 정화수와 각성의 씨앗에서 찾을 생각이야.”

“아영의 능력이 향상되면 정화수의 효능도 향상돼 더 큰 도움이 되겠죠. 그렇다고 신화에 나오는 생명의 돌이나 엘릭서가 될 순 없어요. 그리고 각성의 씨앗은 일반인을 능력자로 각성할 때 필요한 재료잖아요. 능력치를 올리는 것과 상관없잖아요?”

엘릭서(Elixir)는 현자의 돌과 함께 영원한 생명과 젊음을 주는 연금술 최고의 영약으로 중세 독일의 의사 파라셀수스가 현자의 돌(엘릭서)을 이용해 사람들을 고쳤다는 전설이 있었다.

파라셀수스(Paracelsus)는 연금술을 이용해 인공생명체 호문쿨루스(Homunculus)를 창조했다고도 전해지는 인물로 이것을 사실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게 전부가 아니야. 씨앗 에너지로 세포를 활성화해 젊음을 되찾게 해줄 수 있어. 그뿐만 아니라 포스를 향상하는 효과도 있어.”

“그렇다면 레드스톤으로도 가능하겠네요? 같은 에너지 결정체잖아요.”

“언젠가는 가능하겠지. 하지만 100년 후에 될지 1,000년 후가 될지 알 수 없어. 아니면 영원히 안 될 수도 있고.”

각성의 씨앗은 레드스톤과 같은 에너지 결정체였지만, 모양과 반응 형태는 정반대였다.

레드스톤은 가장 안정된 에너지원으로 전기·자동차·선박 등의 연료로 사용하기에 적당하지만, 지나치게 안정적이라 각성의 씨앗처럼 녹지 않아 먹어도 소화할 수 없었다.

흡기를 사용하면 레드스톤 에너지를 한 번에 흡수할 수 있지만, 이런 기술은 나에게만 있었고, 이 역시 씨앗처럼 세포에 작용하는 게 아니라 스킬을 사용하는 에너지원에 불과했다.

각성의 씨앗은 입에 넣는 순간 초콜릿처럼 녹는 형태로 누구나 흡수할 수 있지만, 준비가 안 된 사람이 먹으면 높은 에너지로 목숨을 잃게 됐다.

“오빠는 저희랑 떨어지는 게 싫죠?”

“응, 영원히 함께 있을 거야.”

“제 말이 맞잖아요. 지나치게 감성적인 거.”

“하하하하~ 그런 것 같다.”

타타리가미와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게 아니라서 MH-60S 시호크에는 나와 소연, 상아, 아리 이렇게 넷만 탔다.

안전을 위해 1,000m 상공에서 상아의 텔레파시와 교감 스킬을 사용해 대화할 계획이라 아내들을 모두 데려오지 않았다.

은비와 제니퍼, 소희가 따라오겠다고 성화를 부렸지만, 인원이 많을수록 지켜야 할 사람도 많아 조지 워싱턴호에 강제로 남게 했다.

만약 타타리가미가 우리를 적으로 판단해 공격하면 1,000m 상공은 바로 코앞이나 다름없었다.

상급 레드몬쯤 되면 원거리 공격 스킬은 기본적으로 한두 가지는 가지고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준 녀석의 성향으로 봤을 때 다짜고짜 공격하진 않을 것이었다.

그렇다고 확신할 순 없었다. 사람도 조석으로 마음이 바뀌는데, 녀석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그런 위험을 알면서 아내들을 모두 데려갈 순 없었다. 죽음도 함께하고 싶지만, 내 눈앞에서 아내들이 죽는 꼴은 죽어도 볼 수 없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모두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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