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62 재앙신 타타리가미 =========================================================================
362. 재앙신 타타리가미
“정말 맛있어요.”
“그래?”
“네, 끝내줘요.”
“많이 먹어~”
“네에~”
‘많이 먹어야 가슴이 더 커지지. 흐흐흐흐~’
이제 얼마 후면 20살이 되는 소희는 키가 170cm로 자라며 가슴도 75C컵에서 75D컵으로 무럭무럭 자라났다.
검은 눈동자, 검은 생머리, 개미처럼 가는 허리, 쭉 뻗은 다리까지 마샤만큼 볼륨감 넘치는 몸매로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를 만큼 예쁘게 자랐다.
아직 미성년자라 포옹과 키스밖에 하지 않았지만, 안을 때마다 느껴지는 탄력적인 가슴에 고추가 자동으로 서며 소희의 아랫배를 쿡쿡 찔렀다.
이럴 때면 소희는 아무 거리낌 없이 고추를 만지작거렸다. 아내들과 사랑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봐서 그런지, 고추를 수도 없이 봐서 그런지, 나와 결혼하기로 해서 그런지, 소희는 고추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었다.
언니들처럼 당연하다는 듯이 가운 속에 손을 넣어 고추를 만지작거렸다. 쪼그만 게 밝힌다고 은비가 뭐라고 하면 콧방귀를 뀌며 더욱 품에 달라붙어 만져댔다.
“이런 자상한 면이 있는지 정말 몰랐네요.”
“밥 해주는 게 자상한 거야?”
“그럼요. 밥은 사랑이잖아요.”
“사랑인지는 모르겠고, 애정은 확실한 것 같아.”
“애정이나 사랑이나 그게 그거죠.”
하얀 고깃국에 흰 쌀밥이 마음이 드는지 은하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음식 맛도 마음에 들어 했지만, 그보다는 음식을 만든 정성을 더 고맙게 생각했다.
음식은 정성이 없으면 맛이 없었다. 남이 먹는다고 생각해 대충 만든 음식점은 음식 본래의 맛보다 돈이 적게 드는 조미료로 맛을 냈고, 재료도 대충대충 사용해 먹는 순간 맛은 물론 정도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와 반대로 손님을 가족이라 생각하는 식당은 재료 하나에도 정성을 쏟고, 국물을 내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아 한 숟가락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와 함께 고마움이 절로 우러나왔다.
내가 아내들을 위해 준비한 아침은 고깃국에 하얀 쌀밥, 매콤한 두루치기, 집에서 가져온 밑반찬 몇 개가 전부였다.
그러나 그 안에 든 노력은 실로 대단해 산에 올라가 고기를 잡고, 깨끗이 손질하고, 세 번 끓여 기름을 제거하고, 푹 끓여 맛을 더한 정성 가득한 음식이었다.
아내들도 시시콜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 정성을 느끼고 맛있다, 멋지다, 자상하다 등등 찬사가 쏟아냈다.
소연, 은비, 서인, 아영, 상아는 이런 모습을 자주 접해 이상해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은 이런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해 낯설어했다.
세심하게 보살펴주긴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뒤에서 하는 편이라 나를 마초적인 남자로 생각하는 아내들도 있었다.
“다들 정말 좋아하고 있어. 네 덕분이야. 고마워!”
“뭐가 고마워?”
“네가 이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줬잖아.”
“나는 밥하고 설거지한 것밖에 없어. 분위기는 너하고 은비, 은하가 잡았잖아. 진짜 고생은 내가 아니라 너희가 했지. 고마워!”
소연에겐 항상 고마웠다. 한 집에 열 명이 넘는 여자들이 함께 사는데 불만이 없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불만을 해결하는 게 소연의 몫으로 가장 머리 아프고 힘든 일을 언제나 슬기롭게 처리해 집안을 화평하게 이끌었다.
“이번 여행 정말 잘 온 것 같아. 나에 대해 모두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전혀 그렇지 않네.”
“처음에 함께한 우리는 잘 알아도 뒤에 합류한 사람은 모를 수밖에 없지. 사는 방법도 분위기도 달라졌으니까.”
“나는 변한 게 없어 소연이 너처럼 생각할 줄 알았어.”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는 거야.”
“그런 것 같다.”
“바빠도 일 년에 서너 번은 이렇게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모두 함께 오자. 그럼 너에 대한 오해도 그만큼 줄어들 거야.”
“알았어.”
이번 여행은 즉흥적이긴 했지만, 아주 뜻깊은 여행이었다. 그동안 나에 대해 잘 모르던 아내들에게 내 모습을 보여줄 기회였다.
또한, 소외될 수 있었던 지영, 연희, 민영, 희은, 은미, 선희, 진숙과도 더욱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녀들은 사랑이 아닌 이용할 목적으로 인질로 잡은 것으로 때가 되면 무조건 풀어줄 생각이었다.
나는 서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살고 싶지 않았다. 그건 서로에게 죄를 짓는 일로 그녀들은 나를 정말 사랑하는 게 아니라 조작된 기억으로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뿐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고통이 아닌 행복으로 기억되기를 바랐다. 그게 내가 그녀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속죄로 아픈 기억만 간직한 채 떠나보내고 싶진 않았다.
“오빠! 우리 밥 먹고 온천 가서 놀자.”
“그래.”
“그럼 빨리 상 치우고 설거지해. 시간 없어. 빨리해~”
“이런...”
모네론 섬은 해안가 일부를 빼면 모두 빼쪽한 산지로 사시사철 눈이 녹지 않는 만년설로 뒤덮여 있었다.
그래도 사할린 섬 바로 옆이라 온천이 군데군데 있어 동물들이 살기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섬 주인들을 쫓아내고 차지한 온천은 50명은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커다란 온천으로 3~4명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온천도 주위에 5개나 있었다.
아리에게 가시덩굴 주얼을 넘겨받아 반구형으로 온천을 덮고 빛만 들어오게 각도를 몇 군데 조절하자 아무도 간섭할 수 없는 우리만을 위한 훌륭한 온천으로 바뀌었다.
“이 안에서 무슨 짓을 해도 모르겠다. 그렇지 오빠?”
“무슨 소리야?”
“솔직히 말해. 홀딱 다 벗기고 싶지?”
“은비야! 너도 참 남자를 모른다.”
“오빠랑 같이 산 게 몇 년인데 몰라? 다른 남자는 몰라도 오빠는 속속들이 알고 있어.”
“정말 그렇게 생각해?”
“그럼.”
“남자는 말이야. 다 벗은 여자보다 지금 너희가 입고 있는 것처럼 중요 부위만 살짝 가린 비키니를 입고 있는 모습에 더욱 흥분해. 알긴 개뿔 뭘 안다고 떠들어? 입만 살아가지고.”
“그래서 고추가 가운 밖으로 튀어나온 것도 모르는 거야?”
“헉!”
따뜻한 온천에 누워 아내들이 뛰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세상 시름이 다 사라지는 것 같았다.
“오빠 표정 정말 압권이에요.”
“내 표정이 어때서?”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표정이에요. 사진으로 찍어놓고 싶네요. 평생 간직하게.”
“흐흐흐흐~ 빙고~”
“따르릉~ 따르릉~”
[네.]
[타타리가미가 고마쓰시마 시로 이동 중입니다.]
[타타리가미는 뭡니까?]
[일본 정부에서 호그질라에 붙인 이름으로 재앙신을 뜻합니다.]
[재앙신이라... 딱 맞는 말이군요.]
[일본 정부가 구레 시에 있는 해상자위대 제4호위대군을 아난 시 앞바다로 보내 타타리가미를 맹폭 중입니다.]
[호소카와 총리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겁니까?]
[도쿠시마 현지사가 기미즈코 에이우 육상 막료장과 막역한 친구 사이로 전화를 걸어 현재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기미즈코 육상 막료장도 석연치 않은 생각에 도쿠시마 시에 나간 중부방면대 제14여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타타리가미의 상태를 확인하라고 지시했습니다.]
14여단장이 직접 헬기를 타고 돌아본 타타리가미가 지나간 마을과 아난 시는 상상했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처참한 모습으로 사진과 함께 기미즈코 육상 막료장에게 전달됐다.
다시 이 사진은 호소카와 총리에게 전달돼 생각보다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한 총리가 제4호위대군을 보내 타타리가미의 공격하게 했다.
[함포사격으로 효과를 봤습니까?]
[붉은 구슬 형태의 방어막이 타타리가미의 몸을 감싸고 있어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한 채 화만 돋우고 있습니다.]
타타리가미의 가족을 죽인 순간 일본과 타타리가미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지능이 뛰어난 상급 레드몬이라 대화라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말은 했지만, 지능이 높을수록 원한도 더욱 큰 법이라 타타리가미가 순순히 물러날 리가 없었다.
일본의 숨결 공대원 150명을 모두 내놓는다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지만, 한두 명도 아니고 아베 회장이 가장 귀중하게 생각하는 사무라이 150명을 희생하지는 않을 것이었다.
평소 아베 회장의 성격으로 봤을 때 시코쿠 주민 100만 명의 목숨을 내놓는 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겠지만, 자신의 권력을 지킬 사무라이는 한 명의 목숨도 아까워 절대 내놓지 않을 위인이었다.
그리고 죽은 사람이 수천 명이 넘어 서로 손을 잡고 없었던 일로 하기엔 원한의 골이 너무 깊이 파인 상태였다.
[모기 레드몬을 주입한 놈들은 언제 투입할 것 같습니까?]
[포격이 무위로 끝나면 곧바로 투입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별한 일 있으면, 시간에 주저하지 말고 바로 연락하세요.]
[알겠습니다.]
강승원 국장의 전화를 받고 오자 화기애애했던 분위기가 축 처져 있었다. 무슨 내용인지 알지는 못해도 어제 여행을 떠나는 아침부터 시작해 여행 내내 전화가 걸려와 심각한 일이 일어났다는 건 누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
여행을 망치지 말자는 의미에서 서재에서 같이 보고받은 사람 이외에는 타타리가미가 나타나진 몰랐다.
“안 놀고 뭐 해?”
“무슨 일인데 강승원 국장이 시간마다 전화해? 급한 일이야?”
“급한 일은 아니고... 홋카이도 일로 전화했어.”
“그게 전부야? 아닌 것 같은데.”
은비는 눈치가 100단이었다. 은비처럼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은 상대의 기분을 잘 파악하는 사람으로, 눈치가 없으면 친구를 사귀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왜 내 앞에선 눈치가 없는 것인지... 그만큼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존재라는 뜻이겠지만, 가끔은 주먹을 불렀다.
“시코쿠에도 하나 터졌고.”
“뭔데?”
“상급 레드몬이 나타났어.”
“뭐라고?”
“우리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온천욕이나 즐기자.”
한반도 바로 아래인 일본에서 상급 레드몬이 나타났다는 말에 놀란 은비와 아내들을 다독이며 땃땃한 온천에 몸을 담갔다.
“걱정돼?”
“가까운 일본에 나타날 정도면 우리 땅에도 나타날 수 있잖아.”
“나타나면 잡으면 되지.”
“매머드 잡았다고 너무 쉽게 말하는 거 아니야?”
“잡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데? 발광하도록 내버려 둬? 아니면 친구 하자고 손이라도 내밀까?”
“오~ 상급 레드몬과 친구하면 끝내주겠다. 건드리는 놈이 없겠어.”
“그래? 그럼 한반도에 상급 레드몬 나타나면 네가 가서 친구 하자고 해. 알았지?”
“우씌!”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