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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347화 (347/505)

00347  사자동맹(四者同盟)    =========================================================================

347.

“그런 기계장치도 있었습니까?”

“자네는 아직 한 번도 안 써봤나?”

“그런 장치가 있는지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장치는 누가 만드는 겁니까?”

“정밀포스측정기를 만든 곳이 로스차일드 가문이고, 가장 많은 사병을 거느린 곳도 로스차일드 가문이니 당연히 장치도 그곳에서 나와야 하는 것이 맞겠지. 그래야 흔적을 남기지 않고 세계를 멋대로 돌아다닐 수 있지 않겠나.”

“말씀하신 장치를 구할 수 있습니까?”

“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지만, 놈들이 수시로 정밀포스측정기를 업데이트해 구해도 얼마 사용하지 못하고 버려야 하네.”

“장인어른도 사용하고 계십니까?”

“아직 그걸 쓸 만큼 급한 일이 없어 써보지 않았네.”

“혹시 구하시면 저도 하나 주십시오.”

“그야 어렵지 않지.”

우리는 공항과 항만 검색대를 이용하지 않고 우회해서 통과해 정밀포스측정기를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대형 건물과 관공서 심지어 지하철과 백화점에도 설치된 곳이 있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그래도 지난 7월 사냥한 상급 레드몬 매머드의 가죽으로 방호복을 바꾸며 열영상감시장비와 정밀포스측정기를 포함해 현존하는 어떤 장치로도 능력치를 측정하거나 찾을 수 없어 지금은 한시름 놓은 상태였다.

매머드 가죽을 가공해 만든 방호복은 전신을 완벽히 감싸면 재래식 무기론 피해를 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방어구로 가격으로 치면 한 벌 당 수천억 원을 호가하는 돈 덩어리였다.

수천억 원이나 한다고 이걸 입고 있으면 절대 죽지 않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었다.

폭발 데미지와 물리 데미지는 막아줘도 날아가는 충격까지 완벽히 흡수하진 못해 일반인이 입고 있으면 목이 부러지거나, 내장이 파열돼 죽을 수도 있었다.

“장인어른께서 생각하기에 저들이 저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무력 사용을 말하는 것이라면 가능성은 충분하지.“

“장인어른이라면 어떤 방법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자네 전용기를 폭파하겠네. 자네를 죽여야 한다면 그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으니까.”

맞는 말이었다. 수만 미터 상공에서 떨어지면 최상급 피지컬리스트도 살아날 수 없었고, 운 좋게 살아남아도 바다 한가운데 떨어지면 힘도 못 써보고 해양 레드몬의 밤이 될 가능성이 컸다.

“내가 이렇게 생각할 정도면 전용기에 안전장치를 여럿 해놓았을 것이고, 지키는 부하들도 믿을 수 있고, 밖에 나오면 풍산개가 지키고 있어 다가갈 수도 없어 비행기 테러는 어렵다고 봐야겠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라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러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자네를 노리는 건 현명한 방법이 아니지. 지난 지리산 테러 때 충분히 능력을 보였고, 지금은 상급 레드몬까지 잡는 실력으로 발전해, 중급 능력자 수백 명이 달려들어도 처리한다는 보장이 없고, 핵미사일을 쏜다고 해도 달아나면 그뿐이라 긁어 부스럼만 만드는 꼴이니, 남은 건 자네 아내들을 노리는 것밖에는 없겠지.”

“저도 그게 가장 걱정입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게. 그건 전쟁을 하자는 것으로 상대도 죽을 각오가 아니면 자네와 아내들을 건드리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네. 더구나 내 딸도 조만간 결혼식을 올릴 건데 나도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지.”

“감사합니다.”

“이건 감사할 일이 아니네. 식구니까 당연히 도와야지.”

비정한 사업가인 존 록펠러 회장이 딸 제니퍼는 정말 사랑하는지 제니퍼와 관련된 말을 할 때는 심장이 빠르게 뛰며 격하게 반응해 거짓이 아님을 알려줬다.

“아내들과 저를 공격하지 못한다면 저들이 취할 방법은 어떤 게 있습니까?”

“지금으로선 중국과 일본을 이용해 나진시를 공격해 미래 레드몬 사냥팀이 외부로 진출하는 걸 막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약점을 이용해 수출을 막아 숨통을 조일 가능성이 가장 크지.”

“중국은 이해가 가는데, 일본은 그럴 여력이 없을 텐데요?”

“일본이 모스키토 레드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반대로 내부 불안이 가중되면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했던 것처럼 밖으로 불만을 돌리려 할 것이네. 그 대상이 자네와 한국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니 유념해야 하네.”

일본은 자국 내 문제가 생기면 불만을 주로 외부에서 풀려 했다. 대표적인 사건이 임진왜란과 조선침략, 간토 대학살 등이었다.

이중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關東大地震 朝鮮人 虐殺事件)은 1923년 일본 민간인과 군경에 의하여 무차별적으로 자행된 조선인 학살 사건으로 희생자가 무려 6,000명이 넘었다.

도쿄 일대가 지진으로 민심이 흉흉해지자 일본 내무성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재난을 틈타 이득을 취하려는 무리가 있다. 조선인들이 방화와 폭탄에 의한 테러, 강도 등을 획책하고 있으니 주의하라.’라는 내용을 각 지역의 경찰서에 내려보냈다.

이 내용은 사실 확인도 없이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 여러 신문에 실렸고, ‘조선인들이 폭도로 돌변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약탈을 하며, 일본인을 습격하고 있다.’는 거짓 소문이 나돌았다.

이를 근거로 자경단을 조직한 일본인들은 조선인이 발견되면 일본도, 죽창, 몽둥이, 돌로 가차 없이 조선인을 살해했다.

더 끔찍한 일은 일본 치안 당국은 조선인 폭동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 혼란 수습과 질서 회복의 명분으로 자경단의 만행을 수수방관했고, 일부는 적극적으로 가담해 조선인을 학살했다.

더욱 화가 나는 건 사건 이후, 일본 당국은 이 사실이 알려질 경우 조선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날 것을 우려해 한동안 일본 내 조선인 입국을 금지했고, 조선인 사상자가 2~3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등 아직도 사실을 은폐하며,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해댔다.

장인어른 말씀처럼 놈들은 모스키토로 인해 혼슈가 혼란에 빠지면 불만을 나에게 돌리기 위해 내가 그런 짓을 했다고 거짓말을 하며, 공격해 올 수 있는 파렴치한 놈들이었다.

“장인어른도 모스키토에 관해 알고 계셨군요.”

“우리처럼 정보가 돈인 사람은 당연히 알아야 하는 내용이지.”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 그리 놀라울 것도 없었다. 대한민국보다 정보력이 더욱 뛰어난 록펠러 가문이 일본 사태를 모른다면 그건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모스키토가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알고 계십니까?”

“숙주의 능력치를 최소 두 배 이상 끌어 올려준다고 하더군. 대신 빠르게 수명을 단축해 얼마 못 산다는 것까지 들었네.”

“정확히 알고 계시군요.”

“정보조직을 가진 단체는 다 아는 내용이지.”

“장인어른도 모스키토를 구하고 계십니까?”

“나는 생물학무기, 생화학무기, 생체병기엔 관심이 없네. 가격대비 효과는 가장 뛰어날지 몰라도 피해가 나와 가족까지 미치는 무기라서 절대 가까이하지 않네.”

매우 현명한 생각이었다. 생물학·생화학무기는 비용 대비 효율 면에서 가장 뛰어난 무기일진 몰라도 불특정 다수를 공격하고, 변종의 발생으로 치료제가 무력화될 수 있어 핵무기와 함께 인류를 파멸로 몰아갈 가장 위험한 무기였다.

그걸 알면서도 개발하는 건 상대를 죽여 내가 원하는 것을 기필코 얻겠다는 인간의 이기주의와 탐욕의 결과였다.

“로스차일드와 미국에선 모스키토를 구했습니까?”

“일본 후쿠시마 사태 때 십여 곳에서 모스키토를 구하기 위해 능력자를 파견했지만, 구하질 못했네.”

“다행이군요.”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네. 올 초 중국에서 레드울프를 박멸한다고 동원한 병력에서 확보할 수도 있으니까.”

“90만 명 모두 수거해 소각했다고 들었습니다.”

“그중에서 3~4구 빼돌리는 건 일도 아니지. 그리고 일을 허술하게 하는 중국이 사체를 모두 수거했다는 말도 믿을 수도 없고. 그곳이 아니더라도 부패한 중국 관리를 통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네. 돈 몇 푼에 나라를 팔아먹을 놈들은 길거리 돌멩이처럼 많으니까.”

부패한 중국 관리를 통해 모스키토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말에 뒷골이 뻐근했다.

인류를 파멸로 몰아갈 수도 있는 곤충 레드몬의 관리가 대체 어느 정도이기에 록펠러 회장이 자기 주머니 속에 든 물건처럼 쉽게 말한단 말인가?

설령 과장되게 표현했다고 해도 허투루 말하는 사람이 아니란 걸 생각하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빼낼 수 있다는 뜻이었다.

“신기전으로 감염자를 찾아낼 수 있나?”

“예,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중국과 일본에서 장난질을 쳐도 큰 어려움이 없이 막아내겠군.”

“잡아낼 순 있지만, 장애물에 숨으면 처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약점은 모든 무기가 공통으로 갖고 있네. 물량만 충분하면 약점을 보완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네.”

“나진시는 방어시설이 잘돼 있어 큰 어려움이 막을 수 있지만, 서울이나 대도시에 모스키토가 풀린다면 신기전이 있어도 잡아내는 게 쉽지 않습니다. 특히 복잡한 도심이나 주택가로 숙주가 숨어들면 인명 피해가 얼마나 날지 그것조차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으음~ 그런 문제가 있었군.”

작년 11월 조진호 박사가 모기 레드몬 탐지 레이더를 개발하고, 5개 공대가 합류하면 나진시는 큰 위험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는 모스키토에 무방비 상태로, 신기전을 배치해도 도시가 워낙 넓고 복잡해 완벽한 방어는 불가능했다.

대한민국이 공격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았지만, 미래에 일어날 일은 누구도 알 수 없어 마음을 놓을 순 없었다.

“모스키토에 관해 나보다 잘 아는 것으로 보아, 사위는 살아있는 모스키토를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아닌가?”

“지리산 테러 때 입수했습니다.”

“중국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내 생각이 맞았군.”

“일본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본은 지리산 사건 이후인 작년 2월 중국에서 모스키토를 빼내 왔네. 시기적으로 맞지 않지.”

“그럼 후쿠시마 사태는 뭡니까?”

“중국이 만약을 대비해 원격으로 가방을 열리게 덫을 놓았네. 거기에 일본이 걸려들어 피해를 본 것이지.”

한 차원이 아니라 두 차원 높은 정보력을 갖춘 록펠러 회장이 궁금했던 것들을 자세하게 말해주자 중간중간 끊어졌던 고리가 이어졌다.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최신장비를 도입하고, 국정원과 기무사 등 정보부서에서 활약하던 베테랑들을 영입했지만, 미국의 중앙정보국·국가안보국, 이스라엘의 모사드, 영국의 M16 등 첩보기관은 물론 록펠러 가문에서 운용하는 정보조직조차 따라가지 못했다.

정보를 취득하고 조합하는 일은 돈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뛰어난 인재와 시스템, 매뉴얼이 필요했다.

우리는 이중 단 한 가지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인재는 CIA와 모사드보다 한참 떨어졌고, 시스템과 매뉴얼도 구닥다리에 다른 나라에서 쓰던 것을 대충 가져다 쓴 것이라 새로 만들어야 할 지경이었다.

“숙주에 감염되지 않은 모스키토를 처리할 방법이 있는지 내가 한 번 알아보겠네.”

“도움을 줄 곳이 있습니까?”

“미 국방성 산하 곤충 레드몬 연구소에서 문의해보면 답이 있을 것이네. 그쪽도 오랜 기간 곤충 레드몬을 무기로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했으니 퇴치대책도 세워놨겠지.”

“미국도 중국, 일본처럼 생체병기를 개발 중입니까?”

“개발하지 않는 국가가 없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네. 차세대 병기로 레드몬을 이용한 생체병기 만하게 없으니까.”

“그렇긴 하죠. 가격대비 성능이 최고니까요.”

“그중에서 가장 선두는 로스차일드 가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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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펠러 가문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많이 다른 소설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 작품 후기 ============================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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