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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346화 (346/505)

00346  사자동맹(四者同盟)    =========================================================================

346.

“제가 사냥한 레드스톤을 풀지 않는 것도, 사들이는 것도 탐탁지 않게 생각하겠군요?”

“그렇지. 자기들이 차린 멋진 식탁에 나이프를 꽂았다고 생각하겠지. 더구나 신기전까지 나오면 큰 피해를 본다고 난리를 칠걸세. 특히 로스차일드가 설립한 엠코사는 회사가 무너질 정도는 아니지만, 심각한 피해를 당하게 될 테고, 그럼 더욱 자네를 미워하겠지.”

“신기전이 나오면 공급 물량이 늘어나 지금보다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겠군요?”

“레드스톤은 앞으로 쓰일 곳이 많아 오르면 올랐지 떨어질 염려는 없지만, 본스틸과 가죽, 부산물은 무조건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네.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레드스톤 만큼 커 가격이 20%만 떨어져도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되지.”

“레드몬이 많이 공급되면 산업 전반에 쓰이는 곳이 많아져 더 많은 이득을 남기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적당한 수준에서 가능한 일이지 여기 적힌 신기전의 성능이 사실이라면 최하급과 하급 레드몬은 100% 과잉 공급될 것이 확실하네. 그렇게 되면 가격은 무조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신기전은 나날이 증가하는 레드몬의 위협을 막고자 만든 무기지 누군가의 돈벌이를 위해 만든 무기가 아닙니다.”

“자네의 성향과 능력으로 봤을 때 그건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일이지. 하지만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지. 왜 그런지는 자네도 잘 알고 있지 않나.”

“사람은 이기적인 존재라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존재니까 그렇겠지요.”

“바로 그것이네. 그들은 인류의 안전 따위는 관심도 없네. 오직 자기 주머니에 채워 넣을 금화에만 관심이 있지. 그리고 창피한 이야기만, 나 역시 그렇다네. 물론 자네와 함께하기로 한 이상 손해는 얼마든지 감수할 생각이지만.”

“감사합니다.”

“아닐세. 솔직히 말해 나야 손해날 일도 없지. 가장 먼저 신기전을 공급받으면 큰 이익을 남길 테고, 남들은 꿈에서나 그릴 정화수와 은행 열매를 마음껏 맛볼 수 있으니 엄청난 이득을 취하는 것이지. 안 그런가? 하하하하~”

자본의 윤리에 따라 행동하는 이들은 이익에 따라 움직일 뿐 도덕과 윤리 따위는 잊은 지 오래였다.

돈만 된다면 사람들이 굶어 죽고, 질병으로 죽고, 재난으로 죽는 것 따위는 관심도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해선 전쟁도 일으키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들로 매년 수백만 명이 이들의 돈벌이에 희생됐지만, 이들을 심판하는 사람도, 신도 없었다.

영화와 책 속엔 권선징악(勸善懲惡)이 반드시 실현됐지만, 현실에선 권선징악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존 록펠러 회장도 내가 도움된다고 생각해 내 손을 잡은 것이지 도움이 안 된다면 볼품없는 동양인을 사위로 맞아들이진 않았을 것이다.

“제가 살아있는 것 자체가 그들에겐 엄청난 손해군요?”

“나도 자네와 한편이 되지 않았다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네. 장사꾼은 어디나 다 똑같다네. 그러니 너무 기분 나빠하진 말게.”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이 생각하기에 기업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뚫어 이익을 남긴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가장 저차원적인 돈벌이 방법이었다.

금융 시장을 지배하는 부호들은 상품을 생산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돈놀이로 돈을 벌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을 거머쥔 록펠러와 로스차일드, 모건 등을 보면 아주 극명하게 알 수 있는 사실로, 이들은 달러 발행권을 무기로 미국 정부와 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다.

이들이 하는 일이라곤 종이에 달러를 찍어 빌려주고 원금과 이자를 받는 것으로 생산, 영업과는 하등 관련이 없었다.

그런데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돈을 벌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일로 이런 일은 제2의 화폐인 금, 석유, 레드스톤, 다이아몬드 등에서도 비일비재로 일어났다.

이들은 화폐 발행권을 가진 것처럼 금, 석유, 레드스톤의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해 엄청난 시세 차익을 남겼다.

이런 행위를 상업행위라고 말하며 대단한 능력인 것처럼 으스대지만, 알고 보면 밀약과 독점으로 남의 돈을 가로챈 사기였다.

아무리 돈이 돈을 버는 자본시대의 흐름에 따랐다고 해도 이들이 하는 행위는 우리가 아는 상식과는 거리가 아주 멀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벌었으니 문제가 없다고 설명해 봐야 자기가 얻을 미래의 이익에 손해를 끼쳤다고 생각하지, 정당한 노동의 대가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일은 절대 없었다.

“문제는 로스차일드가 보유한 힘일세. 음지에서 활동 중인 나이트만 최소 3만 명이 넘고, 잠능자까지 합치면 6만 명에 육박하네.”

“6만 명이요?”

“프랑스 각지에 비밀리에 세운 훈련소가 수십 곳이 넘지. 그곳에서 매년 수천 명의 아이가 로스차일드 가문의 사병으로 길러져 나이트로 탈바꿈하고 있네.”

“수백 명도 아니고 수만 명이나 되는 잠능자를 어디서 구한단 말입니까?”

“처음엔 보육원과 저개발 국가에서 충당했네. 그러나 능력자가 국가의 중요한 전력으로 자리 잡으며 예전처럼 원하는 수를 충당할 수 없게 되자, 나이트 인공배양 연구소를 크게 확장해, 그곳을 통해 확보하고 있네.”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군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미 국무부가 나이트의 존재를 발표하기 전인 1974년부터 세계를 돌며 잠능자를 쓸어 담았네. 그게 가능했던 건 간이 포스측정기를 개발한 다국적 기업 엠코사가 로스차일드 가문이 설립한 회사였기 때문이지.”

“빠른 정보가 큰 이득을 안겨줬군요.”

“정보도 자본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네. 로스차일드 가문은 레드문의 도래와 함께 천문학적인 돈을 레드몬과 잠능자 연구에 쏟아 부었네. 이러한 노력으로 잠능자와 나이트의 존재도 가장 먼저 알아냈고, 레드몬과 관련된 연구도 가히 독보적이라 할 만큼 앞서있지. 중국, 일본, 미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가 나이트 인공 배양 연구에 몰두하고 있지만, 이 분야 역시 로스차일드 가문이 가장 앞서있네.”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가문과 세력들이 로스차일드 가문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오늘에서야 정확히 알게 됐다.

그전에도 상당한 무력을 갖췄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엄청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능력자 3만 명이면 미국과 러시아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숫자로 3,144명의 대한민국과 비교하면 10배나 많은 수였다.

모두 하급 능력자라고 해도 3만 명이면, 대한민국은 하룻밤이면 끝낼 무력으로, 미국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막강한 전력이었다.

“외람된 질문이지만, 록펠러 가문도 포스협회에 등록하지 않은 사병이 있습니까?”

“500명이 전부네. 로스차일드 가문과 비교하면 없는 셈이지.”

말이 500명이지 아폴로 공대와 홍염의 기사단까지 합치면 3,000명이 넘는 숫자로 로스차일드 가문과 몇몇 곳을 빼면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가문이었다.

“이름 있는 가문과 세력은 모두 사병을 거느리고 있겠군요?”

“규모만 차이가 있을 뿐 작든 크든 사병을 모두 갖고 있다네. 그리고 인공 배양 연구소도 모두 운용하고 있지.”

“세계 포스협회에 등록된 능력자보다 등록하지 않은 수가 더 많을 수도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로스차일드 가문에서 3만 명을 보유해도 그 정도까지는 안 되고, 절반에 조금 못 미칠 것이네.”

1995년 1월 세계 포스협회가 발표한 능력자는 188,054명으로 절반이면, 무려 90,000명이었다.

90,000명에 못 미쳐도 엄청난 숫자였고,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몇 년 후엔 음지에서 활동하는 능력자가 양지에서 활동하는 능력자보다 많아질 것이 분명했다.

이건 대단히 위험한 일로 레드몬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해야 할 능력자가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면 곳곳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나 군비경쟁을 가속화해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 수도 있었다.

“정말 아니러니한 건 나이트의 존재를 부정하던 교황청도 7,000명이 넘는 나이트와 10,000명이 넘는 잠능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지.”

“교황청도 상당한 전력을 보유했군요.”

“전 세계 가톨릭 신자가 10억 명인 걸 고려하면 많다고 할 순 없지.”

“그것도 그렇군요.”

레드문과 함께 능력자가 나타나자 교황청은 이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잠능자로 각성한 신도를 파문하는 등 신의 뜻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부정했다.

그러다 10년 전 새로운 교황 취임과 함께 태도를 바꿔 적극적으로 나이트들을 끌어 모아 교황청 직속부대를 창설했다.

팔라딘(Paladin)이라 불리는 능력자들은 전원이 남성으로 교황과 바티칸을 위해 평생 독신으로 살며 헌신할 것을 맹세했다.

팔라딘은 중세 및 초기 근대 유럽 국가에서 특정 고위기사를 일컫는 용어로 원래는 고대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의 시종과 친위대를 뜻하는 궁전 호위병이었다.

중세 초기에 교황을 섬기는 고관과 신성 로마 제국의 고위 귀족을 가리키는 용어로 의미가 바뀌었고, 이제는 교황청에서 능력자를 부르는 용어로 바뀌게 됐다.

이들 외에도 독실한 가톨릭 신자들의 적극적인 호응에 힘입어 10,000명에 달하는 잠능자들을 모아 교황을 위한 전투 병기로 양성 중이었다.

황당한 건 이들은 공식적으로 세계포스협회에도 등록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활동했다.

유력가문과 기업, 불손한 세력들이 비밀리에 능력자들을 양성하는 것과 달리 교황청은 신의 이름으로 대놓고 사병을 양성했다.

“팔라딘 중에서 가장 최정예부대는 중급 능력자 300명으로 구성한 인퀴지터(Inquisitor)네. 이들 외에도 500명이 넘는 중급 능력자가 있고, 상급 피지컬리스트도 2명 있네.”

“로스차일드 가문에도 6~7명은 있다고 들었으니, 교황청까지 하면 공개되지 않은 상급 능력자가 10명은 되겠군요?”

“더 많다고 봐야지. 숨겨놓은 놈들이 한둘이 아니니 적어도 15명은 될 것이네.”

“상상했던 것보다 정확히 두 배 많군요.”

“그래봐야 최상급 피지컬리스트인 자네와 비교하면 한참 아래지.”

“그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알았다기보단 늙은이의 예감이지. 그리고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하고.”

“공공연한 비밀이라도 모르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습니다.”

“알았네.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겠네.”

내가 최상급 피지컬리스트란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해도 사실인지 밝혀지기 전까진 최대한 숨기는 게 현명한 처사였다.

강호에 나가면 실력의 30%는 숨기라는 무협지 속 스승의 가르침은 잘난 체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상대가 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게 해 험난한 세상에서 목숨을 구하라는 깊은 뜻이 담겨있었다.

이건 현세의 강호를 살아가는 능력자들도 꼭 지켜야 하는 덕목으로 작은 힘에 도취해 자신의 능력과 스킬을 공개하는 건 벌거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었다.

“클린턴 대통령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각국 중요 정치인들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네.”

“알면서도 묵인하는 겁니까?”

“묵인하는 게 아니라 제재할 힘도 없고, 대다수는 그들이 내세운 꼭두각시들이라 방패가 되느라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작자들이지.”

정치는 돈이었다. 돈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사상과 꿈을 가졌어도 지도자가 될 수 없었다.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좋은 지도자를 뽑는 제도지만, 자본에 의해 악용되는 일이 잦아 국민이 원하는 정치지도자를 뽑지 못한 채 표류하는 일이 많았다.

이런 일은 지역, 학벌, 돈의 유혹에 넘어간 국민에게 더 큰 문제가 있어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다.

문제는 생각이 깨어있는 시민들도 덩달아 피해를 보는 것으로, 좋은 이웃을 만나는 것도 복이지만, 정신 똑바로 박힌 나라에 태어나는 것만큼 큰 복은 없었다.

“궁금한 게 있습니다. 공항과 항만, 주요 건물마다 정밀포스측정기가 설치돼 있어 능력자가 밀입국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걸리고 않고 통과했냐? 그것이 알고 싶은 건가?”

“예!”

“방법은 총 세 가지네. 돈을 주고 뒤로 몰래 통과하거나, 밀입국하는 것. 그리고 정밀포스측정기를 속이는 장치를 사용하는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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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펠러 가문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많이 다른 소설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 작품 후기 ============================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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