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36 상급 레드몬 매머드(Mammoth) =========================================================================
336.
원래 코끼리 수놈은 암놈 무리와 같이 지내지 않는다. 코끼리는 일반적으로 30~40마리의 무리를 짓고, 무리는 암컷과 새끼로 구성되며, 나이 먹은 암컷이 무리의 우두머리였다.
수컷은 성체가 되면 가족과 떨어져 다른 수컷들과 다소 자유로운 무리를 이루며 살다 가끔 가족을 찾아올 뿐이었다.
그러나 매머드는 A급 엘리트 레드몬으로 진화하며 무리에 남아 가족을 지켰다. 매우 특이한 놈으로 어쩌면 나처럼 마누라가 바람피우는 꼴을 못 봐 그런 것일지도 몰랐다.
내가 놈을 유인해 끌고 가자 아내들도 3단계 정화수를 단숨에 들이마시고 빠르게 다가가 아리의 지킴이와 마샤의 수호자의 토템을 방패 삼아 코끼리 무리를 공격했다.
서인이 침묵 스킬로 매머드와 코끼리 가족을 완벽히 분리하자, 아리가 가시덩굴을 소환해 놈들이 빠져나갈 수 없게 가뒀다.
구미호와 딩고, 현무가 달려가 혼란에 빠진 코끼리 가족을 공격하자, 아리가 꼭두각시 인형 스킬을 사용해 C급 엘리트 레드몬을 사로잡았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코를 높이 쳐들고 울어대던 놈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옆에 있던 B급 엘리트 레드몬을 공격했다.
구미호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싸우는 언니를 빼쪽한 상아로 옆구리를 들이받아 넘어뜨린 동생이 발로 얼굴을 마구 밟아 피투성이로 만들었다.
그 정도론 성이 차지 않는지 코가 고무줄처럼 늘어나 어린동생들을 정신없이 후려쳤다.
간신히 중급 레드몬으로 성장한 어린 동생들을 때려죽인 녀석이 정신을 차리려 하자 구미호가 다가가 레이저를 난사했다.
그렇게 언니와 동생들을 죽인 C급 엘리트 레드몬은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지도 못한 채 숨을 거뒀다.
아수라장이 된 코끼리 무리를 향해 은비가 반경 500m짜리 초대형 라이트닝 스톰을 크게 한 방 날리고, 체인 라이트닝으로 중급 코끼리들을 지졌다.
중급 레드몬 15마리가 라이트닝 스톰에 빠져 몸을 떨어댈 때, 체인 라이트닝에 감전된 놈들은 까맣게 살이 타들어 가며 비명을 질러댔다.
“뿌우우우우~ 뿌우우우우~”
서인이 심장의 박동수를 3분의 1로 줄인 고동 스킬과 죽음의 비명으로 엘리트 레드몬을 공격해 전투력을 왕창 떨어뜨리자, 딩고와 현무가 주워 먹듯 놈들을 처리했다.
호주를 다녀온 이후 기감력, 각종 보약과 보양식, 포스 샤워, 훈련까지 동참한 스텔라와 셀리나, 루나도 실력이 빠르게 향상돼 중급 코끼리들을 괴롭혔다.
스텔라 : 힘-198 민첩-275 체력-213 총합-686 멘탈포스-27
셀리나 : 힘-197 민첩-274 체력-212 총합-663 멘탈포스-26
루 나 : 힘-197 민첩-273 체력-212 총합-682 멘탈포스-28
특히, 연리지주얼과 보약의 효과로 체력 수치가 빠르게 향상해,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생기던 심한 충격에서 벗어나며 빠르게 성장했다.
활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세쌍둥이는 심한 통증을 유발해 이동속도와 공격속도를 떨어뜨리는 고통의 화살, 화살 5발을 연속으로 쏘아내는 속사, 10초 동안 화살에 포스를 실은 다음 쏘는 저격, 이렇게 세 가지 스킬을 보유했다.
이 중 유일하게 엘리트 레드몬에 피해를 주는 스킬은 저격으로 C급에겐 상당한 충격을 줬지만, B급부터는 충격이 4분의 1로 떨어졌고, A급은 아무런 충격을 주지 못해 강한 레드몬을 상대하기엔 부족한 스킬이었다.
또한, 저격 스킬을 사용할 땐 무방비 상태로 방어형 피지컬리스트가 막아주지 않으면 스킬을 사용하다 죽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유도 능력이 없어 명중률이 크게 떨어져 그리 좋은 스킬이라 할 수 없었다. 데미지는 낮아도 속사와 고통의 화살이 무빙샷으로 사용할 수 있어 레드몬을 상대론 효과는 더 뛰어났다.
하지만 위력이 약해 이를 보완하고자 속사와 고통의 화살에 빠르게 포스를 담는 방법을 연구 중이었다.
시랑도 하울링을 사용해 전투력을 2배로 높인 후 단검 두 자루를 들고 환영검을 구사해 엘리트 레드몬을 상대했다.
시랑의 전투력은 하울링과 정화수의 도움을 받으면 C급 엘리트 레드몬은 무난히 상대했고, B급은 간신히 평수를 유지했다.
기본 능력치가 낮아 전투력이 2배가 올라도 상승폭이 크지 않아 A급 엘리트 레드몬을 만나면 무조건 달아나야지 덤벼들었다가는 그날이 제삿날이었다.
하울링의 영향을 받은 백호와 풍산개들도 겁에 질려 도망치는 중급 코끼리들을 사냥하며, 자기 몫을 다했다.
아내들이 신바람 나게 싸우는 동안 나는 매머드를 유인하며 가시창과 살기투사로 놈의 이성을 인도양 바다 건너 호주로 보내버렸다.
뚜껑이 열리다 못해 폭발한 매머드는 30분 넘게 전속력으로 달리며 오버페이스로 빠르게 지쳤고, 흥분해 가시창을 몸으로 받으며 피가 낭자했다.
처음 계획은 적당히 끌고 가 피해 면역과 파멸의 창으로 끝장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상처를 돌보지 않고 달려드는 행동에 작전을 바꿨다.
파멸의 창이 100%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어 최대한 놈의 체력을 빼놓고 공격하는 것이 성공확률을 높이는 길이었다.
‘가족이 몽땅 죽은 걸 알면 더 흥분해 쉽게 지치지 않을까?’
‘아니야.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어. 누가 알아? 자폭 스킬이 있을지.’
쉽게 흥분하는 놈에게 가족의 죽음을 보여줘 마지막 남은 이성까지 송두리째 날려버리면 손쉽게 잡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재빨리 포기했다.
성을 공략할 때 한쪽 성문은 남겨두고 공략하는 건 궁지에 몰린 적이 배수의 진을 치면 아군도 큰 피해를 보기 때문이었다.
달아날 곳을 열어놓고 추격해야 살려는 욕심에 강렬하게 저항하지 못했다. 나약한 인간도 그러한데 절대적 강자인 상급 레드몬이 죽음을 도외시하고 덤벼들면 나 역시 큰 피해를 볼 수 있었다.
대신 놈을 더욱 지치도록 가시창과 혈기탄을 섞어서 사용했다. 또한, 온몸에 골고루 내던 상처를 왼쪽 앞다리에 집중했다.
연달아 가시창 다섯 개와 혈기탄 다섯 방이 다리에 박혀들자 허연 뼈가 드러나며 피가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놈도 상처가 점점 커지자 어쩔 수 없는지 광역 힐링과 방어력 강화 스킬을 사용해 다친 상처를 치료하고 가시창 공격에 대비했다.
스킬을 사용하자 몸에 난 상처가 고속으로 화면을 감듯 금세 아물었다. 방어력도 두 배 이상 올랐는지 다리에 쑥쑥 박히던 가시창이 피부에 상처만 내고 튕겨 나갔다.
혈기탄도 피부로 스며들지 못하고 표면에서 터지며, 별다른 충격을 주지 못했다.
“지지지지직~”
공격 스킬을 뇌전탄으로 바꾸자 방어력 강화로도 상태 이상 공격은 막을 수 없었는지, 전류가 몸을 타고 흐를 때마다 마비 증상과 함께 뜨거운 열탕에 빠진 듯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매머드는 방어력과 체력이 A급 엘리트 레드몬과는 비교도 안 되게 높은 대신, 방어형 레드몬이라 순발력이 매우 낮았다.
공격력이 어중간한 녀석들을 상대하거나 자신보다 약한 상대를 떼거리로 상대하면 탱커로 강력함 힘을 발휘하겠지만, 강한 공격력과 빠른 발을 가진 상대와 싸우면 심각한 약점을 드러냈다.
더구나 내가 사용하는 스킬은 대부분 목표물을 따라가는 유도 방식이라 날리는 족족 명중하며 피해가 더욱 컸다.
놈이 몸을 부르르 떠는 사이 4단계 정화수를 급히 들이키고 다시 살기를 투사해 성질을 최대한 돋우고 냉기탄을 발사했다.
물리 방어 위주로 성장한 매머드는 각종 상태 이상 공격에 매우 취약해 스킬을 날리는 족족 걸려들었다.
그래도 상급 레드몬 타이틀을 딱지지치기로 따진 않았는지, 길어야 1~2초면 마비와 동결 상태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고수들의 싸움에서 1초는 매우 긴 시간으로 상대의 목숨을 빼앗고도 남는 시간이었다.
30분을 더 끌고 다니자 지쳐 따라오기도 벅찼는지 씩씩거리며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매머드도 많이 지쳤지만, 나 역시 스킬을 계속 사용하며 숨이 턱 밑까지 차올라 더 지키기 전에 끝을 봐야 했다.
커다란 나무를 돌며 흡기로 포스를 가득 채운 후 마지막 남은 4단계 정화수를 들이켰다.
흡기로 생긴 피로 물질이 제거되고, 활력과 차오르며, 능력치도 10% 오르자 지친 몸에 새로운 힘이 가득 차올랐다.
이래서 아영의 정화수를 마셔본 사람들, 특히 매일 입에 달고 다니는 흑사자, 청사자, 은하수, 발해, 홍염의 기사단이 정화수의 효능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마약처럼 끊지 못했다.
정화수는 아무리 많이 마셔도 몸에 이로우면 이로웠지, 절대 해가 되는 일이 없는 명약이었다.
그러나 정화수를 끊게 되면 마약을 끊은 것처럼 심각한 금단현상이 왔다. 손발을 떠는 마약성 금단현상이 아니라 정화수를 마시며 펄펄 날던 때를 잊지 못하는 의존적 금단현상으로 마약만큼이나 치명적이었다.
이들에게 이제 더는 당신들이 필요 없다고 나가라고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심한 경우 마약 중독자처럼 울며불며 매달릴 수도 있었다. 그만큼 정화수에 길들었다는 것으로 정화수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사냥 방법이 달라져 그들도 어쩔 수 없었다.
그들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정화수를 물 대신 음료수로 마시고, 목욕물로 사용해 피로를 푸는 우리가 가장 큰 중독자였다.
“펑펑펑~”
“우우우우우웅~~~”
냉기탄을 연달아 세 발 쏘아 두껍게 얼린 다음 파멸의 창을 소환했다. 파멸의 창이 완성되자 놈을 향해 힘껏 던지고 레드스톤 품에서 꺼내 흡기로 에너지를 재빨리 빨아들였다.
매머드도 파멸의 창에 담긴 거대한 힘을 느꼈는지, 몸이 쇳덩어리처럼 검게 변하며 충격에 대비했다.
빛의 속도로 날아간 파멸의 창이 매머드의 필사적인 움직임에 머리가 아닌 다리에 박혔다.
500m가 넘는 단단한 바위산도 단번에 관통하는 파멸의 창이 처음으로 막히며 허벅지에 반밖에 파고들지 못했다.
“지지지지잉~~~”
검게 변하며 방어력을 다시 한 단계 끌어올렸지만, 살 속까지 효과가 미치지는 못했는지, 파동 에너지가 쏟아져 들어가자 세포와 근육이 모두 망가져 서 있질 못하고 휘청거리다가 옆으로 넘어졌다.
“쿠웅~”
레드스톤에서 에너지를 보충하고 재빨리 파멸의 창을 다시 소환해 오른손에 움켜쥐었다.
그리곤 피해 면역 스킬과 하마주얼의 질주 스킬을 불러내 속도를 배가시킨 후 놈을 향해 바람처럼 달렸다.
매머드의 왼쪽 다리를 크게 망가뜨렸지만, 무시무시한 치유 스킬과 재생력을 생각하면 반드시 지금 죽여야 했다.
죽이지 못하면 분노한 놈이 나와 아내들을 죽이기 위해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올 게 분명했다.
“뿌우우우우~~~”
바람처럼 달려가자 놈이 모로 누운 채 입을 크게 벌리고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반경 500m가 붉게 변하며, 그 안에 있는 모든 생명체의 체력이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는 빠르게 빠져나갔다.
아름드리나무도 잎이 우수수 떨어지며 순식간에 고목으로 변했고, 벌레들은 픽픽 소리와 함께 바짝 말라 바스러졌다.
물리 공격과 상태 이상 효과를 모두 막아낼 수 있다고 확신했는데, 상급 레드몬의 저주는 온전히 감당할 수 없는지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다.
그러나 놈에게 다가가는데 필요한 시간은 1~2초면 충분했다. 땅에 발이 닿기도 전에 파멸의 창에 7.5m짜리 예기까지 실어 온 힘을 다해 집어 던졌다.
옆구리 바로 앞에서 던진 파멸의 창이 매머드의 몸을 꿰뚫고 들어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며, 재빨리 땅을 박차고 뒤로 물러나며 머리를 향해 뇌전탄을 연속으로 발사했다.
“지지지지잉~~~”
바로 앞까지 다가가 던진 노력이 빛을 발했는지 파멸의 창이 몸통 깊숙이 파고들어 가 파동 에너지를 뿜어냈다.
그와 동시에 놈의 머리에 떨어진 뇌전탄이 하얗게 빛나며 힐링 스킬을 사용할 수 없게 방해했다.
그것으로도 안심이 안 돼 왼손으로 냉기탄과 뇌전탄을 번갈아 쏘고, 오른손으론 가시창을 소환해 놈의 눈을 공격했다.
심장이 으스러지고도 힘이 남았는지 기다란 코를 채찍처럼 휘둘러 가시창을 막아내며, 뇌전탄과 냉기탄까지 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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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