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드문 진화의 시작-333화 (333/505)

00333  미스트 존  =========================================================================

333.

갑자기 미스트 존이 생기며 홋카이도 시민들만 피해를 본 게 아니었다. 급속도로 세력을 팽창 중이던 쇼타와 요코도 날벼락을 맞았다.

2월 5일 홋카이도에 도착한 쇼타와 요코는 메아칸 산으로 들어가 최하급 레드몬을 시작으로 숫자를 하나씩 늘린 후 충분한 숫자가 모이자 하급 레드몬을 잡아다가 부하로 삼았다.

그리고 다시 3개월에 걸쳐 중급 레드몬으로 갈아타 200마리가 넘는 중·하급 레드몬을 부하들을 만들었다.

그렇게 넉 달 동안 개고생하며 열심히 늘린 부하들이 구시로(釧路市) 시에 다녀온 사이 절반이나 미스트 존에 들어가 전력이 반으로 줄었다.

이런 걸 바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 하는 것으로 하소연할 곳도 없는 쇼타는 하늘만 바라보며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젠장! 어렵게 키워놨더니 이상한 놈이 채갔네.”

“구시로 시에 갔다 오지 않았으면 우리도 끌려갈 뻔했어. 그것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해야 해.”

“좋게 생각하려 해도 그동안 들인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어서 참질 못하겠어.”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야.”

“그럼 좋게 볼 일이야?”

“그런 뜻이 아니야. 홋카이도 주민들이 떠나고 있어. 그건 우리에게 큰 기회가 찾아왔다는 뜻이야.”

“기회?”

“미스트 존 근처만 가도 빨려 들어간다는 소문으로 인간들이 달아나고 있어. 인간들이 사라지면 그만큼 우리 영역이 넓어지는 거잖아.”

괴담의 진원지는 알 수 없지만, 미스트 존 근처에만 가도 빨려 들어가 다시는 나올 수 없다는 괴담이 홋카이도에 퍼지며 공포가 더욱 확산됐다.

이로 인해 홋카이도를 떠나는 사람이 더욱 늘어나자 일본 정부가 괴담 유포자를 잡아내 처벌하는 등 혼란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반대로 괴담 유포자를 잡아들이는 것이 진실을 감추려는 것이란 괴담이 퍼지며 정부를 신뢰하지 못한 주민들의 이탈 속도가 더욱 가속화됐다.

“인간이 모두 떠나 버리면 부하는 무슨 수로 늘려?”

“인간은 부하로 개조해도 한 달도 못 살고 죽잖아. 있어봐야 짐만 될 뿐 없는 것이 속편 해.”

“그래도 인간이 있어야 우리가 편하지. 레드몬은 인간처럼 알아서 움직이지 못해 일일이 일을 시켜야 해 여간 골치 아픈 게 아니야.”

“그건 조만간 사무라이들을 잡아다 쓰면 돼. 그리고 홋카이도에서 구할 이유도 없어. 날개가 다 자라면 혼슈에서 잡아와도 돼. 그럼 우리가 한 짓인지 아무도 모를 거야.”

“하긴 그러네. 그게 흔적도 없고, 깔끔해서 좋네.”

정신을 차리고 홋카이도로 들어온 지 한 달 후 쇼타와 요코의 몸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등에 날개가 자라나기 시작했고, 입안에 침이 생겨 이빨로 고기를 뜯어 먹지 않아도 됐다.

침은 입속에 숨겨진 형태로 최대 5m까지 뻗어 나가 살은 물론 뼈와 가죽까지 남김없이 빨아먹었다.

날개는 모기와 같은 형태로 접을 수 있어 옷을 입어도 표시가 나지 않았다. 다행히 외형적 변화는 그게 끝이라 마음 놓고 인간 마을을 드나들 수 있었다.

쇼타와 요코는 인간의 인성이 많이 희석돼 모기 레드몬과 같은 모습으로 변해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손발을 자유롭게 쓸 수 없다는 점과 도시에 잠입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인간의 모습으로 생활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구시로 시와 오비히로 시가 텅텅 비도록 아이들을 풀어 놔야겠어.”

“기다리면 알아서 빠져나갈 텐데 뭐하러 그래?”

“지금은 갑자기 미스트 존이 생겨 다들 제정신이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안정을 찾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거야. 그러면 우리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는 거야.”

“놈들이 돌아오지 못하게 레드몬으로 도시를 망가뜨리자는 말이야?”

“그렇지.”

쇼타가 무력은 요코보다 앞섰지만, 머리는 요코가 쇼타보다 월등히 뛰어났다. 포스 전문학교에서 요코는 전체 수석을 차지할 만큼 아주 뛰어난 학생이었다.

그러나 멘탈리스트가 아닌 피지컬리스트로 개 목에 진주목걸이란 소리만 들을 뿐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랬던 요코가 신인류(?)로 거듭나며 자신의 재능을 확실해 발휘해 세력을 빠르게 확장하며, 쇼타까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조종했다.

“어디부터 시작할까?”

“동쪽에 있는 도시와 마을은 모두 공격하자. 미스트 존이 생겨 레드몬이 살 곳을 찾아 도시로 쳐들어왔다고 생각할 거야.”

“알았어.”

“그리고 이 기회에 사무라이 부하들도 확보하는 게 좋겠어.”

“토벌대를 공격하게?”

“응. 일본 정부도 홋카이도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거야, 혼슈에서 올라온 사무라이와 홋카이도에서 활동 중인 사무라이들을 죽이지 말고 잡아오라고 해.”

“알았어. 그런데 도시와 마을을 모두 공격하기엔 우리 쪽 숫자가 너무 부족하지 않겠어?”

“우리 애들은 앞에 세우지 않아도 되잖아. 중급 아이들을 이용해 최하급 레드몬을 도시로 몰아넣으면 우리는 아무런 피해 없이 도시를 접수할 수 있어.”

“아하~ 그러면 되겠네.”

“어때? 나 머리 좋지?”

“응! 끝내줘.”

“호호호호~”

6월 20일 새벽3시, 요코의 작전에 따라 구시로, 오비히로, 아사히카와, 후라노 등 홋카이도 동쪽에 있는 중소도시와 마을 20여 곳에 대규모 레드몬이 침공했다.

대부분이 최하급 레드몬이었지만, 3,000여 마리가 일시에 20여 곳을 공격하자 병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하룻밤 만에 20여 곳이 모두 레드몬에게 점령당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급히 혼슈에서 레드몬 사냥팀 500명을 홋카이도에 파견해 간신히 아사히카와를 수복했지만, 피해가 너무 커 나머지 도시는 되찾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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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이네?”

“그렇죠. 가뜩이나 미스트 존 때문에 시끄러운데, 레드몬까지 대규모로 준동하며, 사실상 홋카이도는 반 토막이 난 상태죠.”

“아까 강승원 국장이 몇 명이나 죽었다고 했지?”

“사무라이요?”

“응.”

“73명이 죽고, 중상자도 50명이 넘는다고 했어요.”

“많이도 죽었네.”

“병력을 분산하는 바람에 피해가 더 커졌어요. 저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나씩 정리해 피해를 줄였을 텐데, 왜 그런 작전을 썼는지 도통 이해가 안 돼요.”

“웃대가리들은 피해보다 성과를 중요시해. 성과를 내려고 부하들을 마구 밀어붙이다가 그렇게 됐겠지.”

일본 정부는 사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해 홋카이도를 안정시킨다는 목표에 따라 병력을 4개로 나눠 아사히카와, 후라노, 구시로, 오비히로를 동시에 공략했다.

이렇게 병력을 나눈 이유는 레드몬의 수가 3,000마리가 전부일 것이라는 예상과 모두 최하급만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전투가 시작되자 숫자가 두 배인 6,000마리였고, 하급과 중급 레드몬도 10%가 넘었다.

이 때문에 홋카이도 소속 사무라이로 구성된 후라노, 구시로, 오비히로는 막대한 피해만 당한 채 후퇴했고, 혼슈에서 파견한 사무라이 500명을 모두 투입한 아사히카와만 간신히 수복했다.

이런 황당한 결과가 나온 건 작전을 입안한 지휘관이 레드몬 사냥과 무관한 행정부 고위관료라는 것과 빨리 성과를 내라는 호소카와 총리의 닦달이 원인이었다.

전형적인 탁상공론으로 인한 불필요한 피해로 100여 명이 넘는 사무라이가 죽거나 다쳤다.

또한, 육상자위대 북부방면대(北部方面隊) 소속 2사단과 7사단, 5여단, 11여단은 병력과 장비 절반을 잃었다.

북부방면대는 러시아의 남하에 대응하기 위한 최전방 전략부대로 육상자위대에서 유일하게 기갑사단을 보유한 일본 최정예 부대였다.

“미스트 존이 생기고 공격받은 도시가 있었나요?”

상아의 질문에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그러나 미스트 존이 생긴 지역이 워낙 외진 곳이라 레드몬이 준동한다고 해도 주변에 침범할 도시가 없었다.

“없어. 있었다고 해도 주변에 도시가 없어서 피해가 없었겠지.”

“그렇다고 해도 한두 곳도 아니고 동시에 20여 곳이 공격당한 건 이상하지 않나요.”

“듣고 보니 그러네.”

“더 이상한 건 사망한 사무라이의 시신을 하나도 못 찾았다는 거예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레드몬이 다 먹었나 보지.”

“그래도 그렇지 73명의 시신을 한 구도 못 찾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레드몬 사냥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죽은 동료의 시신을 수습하는 것이었다.

괴멸적 피해를 당하거나 공대가 전멸하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죽은 동료의 시신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건 최소한의 예의이자 의무로, 레드몬 사체를 챙기는 것보다 우선시했다.

동료의 시신을 수습하는 일에 집착하는 건 자신도 같은 경우를 당할 수 있다는 생각과 시신만이라도 온전하게 남기자는 취지로 레드몬 사냥팀에선 암묵적으로 정한 불문율과 같은 일이었다.

상아가 이상하다고 말한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강승원 국장이 브리핑하는 내내 찜찜한 느낌은 있었지만, 의심하진 않았다.

하지만 남달리 통찰력이 뛰어난 상아의 말을 듣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존재가 홋카이도 사태에 개입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미스트 존과 관련이 있을까?”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죠. 누군가 이번 사태를 이용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사람이라 생각하는 거야?”

“사람 중에 레드몬을 움직일 수 있는 존재가 있었나요?”

“없지.”

“그렇다면 사람은 아니죠.”

“레드몬이라는 말이네?”

“저도 추측이라 확신은 없어요. 우연과 우연이 겹쳐 일어난 일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모르는 일이니 강승원 국장에게 홋카이도를 주의 깊게 살펴보라고 말해.”

“네!”

상아는 미래 레드포스와 미래 안전보장국 감찰위원으로 대원 선발, 감독, 내사 등 중추적인 업무를 맡고 있어 정보 회의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또한, 나와 소연이 없을 땐 김도형 대장과 강승원 국장에게 업무 보고를 받기도 했다.

“홋카이도에서 생긴 미스트 존 때문에 말들이 많네요.”

“그렇겠지.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곳에서 그런 일이 생겼으니까.”

“이러다가 우리나라도 미스트 존이 생기는 게 아닌지 걱정이에요.”

“그럴 수도 있지.”

============================ 작품 후기 ============================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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