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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325화 (325/505)

00325  블랙스톤과 씨앗  =========================================================================

325.

“이게 뭐야? 레드스톤이 아니라 블랙스톤이잖아.”

“어? 정말이네요.”

“색깔이 까맣다 못해 빛이 나네. 검은 광택은 많이 봤지만, 검은빛은 처음이다. 아영이도 처음 보지?”

“네. 그런데 특이해서 그런지 예쁘다는 느낌이 들지 않네요.”

“나도 그래. 들고 있다고 이상한 느낌은 없지만, 생소한 빛 때문인지 기분은 정말 별로야.”

“은비 언니! 이러다가 에너지 스톤 색깔별로 다 나오는 거 아닐까요?”

“현재 분위기로 봐선 충분히 그럴 수 있지. 노란색, 핑크색, 연두색 뭐가 나올지 알 수 없어.”

죽은 북극 늑대의 심장에서 뽑아낸 레드스톤은 지금까지 봐왔던 붉은색이 아닌 검은색이었다.

모양과 크기는 레드스톤과 같지만, 색깔은 전혀 달라 새까맣다 못해 까만빛을 뿜어냈다.

돌연변이 동물에 레드몬이란 이름을 붙인 이유는 심장에서 나온 레드스톤 때문이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오직 그것 하나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향후 블랙스톤, 옐로우스톤, 핑크스톤 등이 나온다면 계속 레드몬이란 불러야 할지 그것부터 논란거리가 될 것 같았다.

더 큰 문제는 에너지 스톤의 색상에 따라 북극 늑대처럼 특별한 능력을 갖춘 레드몬이 나올 수 있어 위험이 한층 커질 수 있었다.

“이 녀석들 정체가 뭐야?”

“그야 나도 모르지. 처음 잡은 놈들이니까.”

“달에서 온 놈들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은비의 얘기는 전혀 신빙성이 없지만, 지금은 다른 곳에서 왔다는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북극 늑대의 심장에서 나온 블랙스톤 에너지는 36,994로 전투력 7671에 해당하는 정확한 양이지만, 실제 전투력은 +1534이 붙어 A급 엘리트 레드몬이라고 해도 될 만큼 아주 뛰어났다.

놈을 잡고 혹시나 하는 걱정으로 중급 북극 늑대에게 살기를 투사해 전투력을 알아본 결과 놈들도 역시 B급 엘리트 레드몬처럼 등급과 전투력에 +가 붙어 있었다.

+중급 레드몬 북극 늑대

전투력 : 1645+165

지능 : 95

상태 : 극심한 공포에 움직임이 현저히 느려짐. 적대감 최대치 상승

효과 : 순발력·민첩성·전투력 75% 하락

에너지양 : 1645

스킬 : 알 수 없음

“중급은 10%, B급 엘리트 레드몬은 20% 전투력이 추가로 붙은 거네?”

“응.”

“하울링, 버서커처럼 일시적으로 능력치를 올리는 버프 스킬을 사용해서 그런 거 아닐까?”

“버프형 스킬을 사용한 레드몬을 많이 잡아봤지만, 등급과 전투력에 +가 붙은 적은 없었어.”

“그렇다면 새로운 종이라고 봐야겠네?”

“그럴 가능성도 크지.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의 영향을 받았거나.”

“숙주라는 뜻이야?”

“숙주는 아니고, 말 그대로 레드몬이든, 공기든, 땅이든, 부모든 다른 무언가의 영향을 받아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된 것 같아.”

“주변에 영향을 준 레드몬이나 땅이 있는지 헬기 탐색해보는 건 어때?”

“사체 수습하고 한 번 둘러보자.”

“알았어. 그런데 이건 뭐라고 불러야 하지?”

“으음~ 씨앗?”

B급 엘리트 레드몬 북극 늑대의 심장엔 블랙스톤 말고도 복숭아 씨앗과 흡사한 모양의 물건이 하나 더 있었다.

레드주얼의 다른 형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포스를 주입해본 결과, 블랙스톤과 같은 에너지 결정체였다.

다른 점은 레드스톤이 매우 안정적인 에너지라 한꺼번에 많은 양을 뽑아내기 어려운 것과는 정반대로 씨앗은 버터처럼 열을 가하면 녹아내려 누구나 쉽고 빠르게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씨앗은 B급 엘리트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중급 레드몬 북극 늑대에도 씨앗이 있었다.

크기가 작다는 것만 빼면 모양과 성질 모두 같은 형태로 레드몬의 성장과 함께 씨앗도 자라나는 게 분명했다.

“씨앗을 일반인이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

“일반인도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어?”

“가능하지. 에너지는 생명력이니까. 문제는 너무 많은 에너지가 일시에 몸에 주입되면 심한 경우 죽을 수도 있다는 거지.”

“그걸 알면서 왜 일반인에게 사용하려고 그래?”

“인공 각성.”

“정말 인공 각성이 가능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각성은 대단한 게 아니야. 세포가 변이를 일으켜 일반인보다 포스를 잘 받아들이는 게 각성이야. 신의 선물 어쩌고저쩌고하는데 그건 다 헛소리고, 돌연변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아영의 각성을 통해 세포가 변이하는 과정을 지켜본 후 인위적 각성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방법을 찾았다.

아영은 강렬한 열기로 세포를 깨끗이 세탁한 후 세포에 대자연의 기운이 스며들어 능력자로 각성했다.

내 경우와 아영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다른 능력자들도 각성 방법이 우리와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과정이 조금 다를 순 있어도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같다고 봐야 했다.

“한숙 언니에게 사용하려고?”

“응.”

“위험하다며?”

“그동안 꾸준한 훈련과 포스 샤워로 충분히 단련됐고, 도와주면 생명이 위험하진 않을 거야.”

“씨앗만으로 인공 각성이 가능하겠어? 다른 게 더 필요할 게 있지 않을까?”

“시도해보면 필요한 게 있는지 없는지 알게 되겠지.”

사흘 동안 헬기를 타고 쿠글루크툭를 중심으로 반경 300km를 정밀 탐색했다. C급 엘리트 레드몬 두 마리와 B급 두 마리를 발견해 놈들도 북극 늑대와 같은 형태인지 확인했지만, 평범한(?) 레드몬이었다.

“그린란드의 미스트 존에서 나온 게 아닐까요?”

“그럴 수도 있지. 그러나 확신할 순 없어.”

“미스트 존이 생긴지 10년이 지났는데, 왜 이제야 레드몬이 나왔는지 그게 이해가 안 되는 거죠?”

“그렇지.”

미스트 존은 연무가 서서 짙어지는 게 아니라 울타리를 세워놓은 것처럼 영역만 짙은 안개에 휩싸여 있었다.

각국 조사단이 미스트 존 안으로 한 걸음만 떼어놓아도 블랙홀에 빨려들 듯 사라져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이 때문에 미스트 존이 전혀 별개의 영역, 다른 차원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아 학계에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다수 과학자는 상급 레드몬이 결계를 만들어 외부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것을 미스트 존으로 생각했다.

“각국이 위성으로 미스트 존을 감시하지만, 은신과 동화 스킬을 사용하면 위성과 카메라론 미스트 존을 빠져나오는 걸 잡아낼 수 없어요. 어두운 밤에 나와도 찾기가 쉽지 않고, 숲이 우거진 곳에 있는 미스트 존은 감시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미스트 존에 대해 알기 전에 빠져나왔을 수도 있잖아요.”

“내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건 미스트 존을 자유자재로 빠져나올 수 있다면 수시로 들락날락했을 텐데, 왜 아무도 모르냐는 거야.”

“지금 오빠와 제가 하는 말은 모두 가정이라 우리가 모르는 방법으로 나올 수도 있잖아요.”

“상아 네 말이 맞다. 괜한 추측으로 머리 쓸 필요 없지.”

미스트 존에 들어가 본적도 없고, 다가가 본적도 없으면서 이럴 것이다, 저럴 거라고 우기는 건 서울에 가보지도 못한 촌놈이 서울이 어떻다며 핏대를 세우는 것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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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멕시코 주 링컨 국유림에서 만난 A급 엘리트 레드몬 힐라 몬스터(Gila Monster)는 길이 3.96m, 몸무게 1,230kg으로 검은빛과 분홍빛의 얼룩 무늬에 방울 같은 비늘이 온몸을 뒤덮고 있었다.

미국독도마뱀인 힐라 몬스터는 미국 남서부와 멕시코 북부에서 볼 수 있는 파충류로 최대 80㎝까지 자라는 도마뱀으로 물리면 심한 통증과 부기, 부종, 현기증, 구역질,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레드몬만 보면 북극 늑대처럼 특이한 존재가 아닌지 가자미눈으로 쳐다봤다.

힐라 몬스터는 물방울 비늘을 발사하고, 사방 100m에 독 안개를 내뿜었지만, 다행인지 아주 정상적인(?) 레드몬이었다.

A급 엘리트 레드몬 힐라 몬스터(미국독도마뱀)

전투력 : 9169

지능 : 98

상태 : 적대감 최대치 상승

효과 : 순발력·민첩성·전투력 0% 하락

에너지양 : 51,628

스킬 : 알 수 없음

A급 엘리트 레드몬으로 강력한 공격력과 철통 같은 방어력을 갖췄지만, 최상급 피지컬리스트, 최상급 멘탈리스트에 오르며 엘리트 레드몬은 더는 내 상대가 아니었다.

30분간 링컨 국유림을 엉망으로 만든 녀석을 냉기탄으로 얼리고, 뇌전탄으로 지진 후 가시창으로 목을 꿰뚫어 죽였다.

사냥이 끝나자 클린턴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백악관으로 우리를 정중히 초대했다.

그러나 지금은 브라질 사냥을 끝내고 최대한 빨리 집으로 돌아가 한숙을 각성시켜야 해 하반기 사냥 때 꼭 들린다고 거듭 양해를 구하고 브라질로 넘어갔다.

“지홍씨~”

브라질 혼도니아 주 포르투 벨류(Porto Velho) 공항에서 만난 스텔라, 셀리나, 루나는 아내들보다 내게 먼저 달려와 빵빵한 가슴으로 가녀린 내 가슴을 마구 문질러대며, 입술이 부르트도록 키스를 퍼부었다.

그 모습은 고스란히 기자들의 카메라에 담겨 30분 후 특종으로 브라질은 물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최근 인터넷이 빠르게 보급되며, 신문기사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빠르게 업데이트됐다.

1994년 검색 서비스 업체 야후(Yahoo)의 등장으로 인터넷 활용도가 급속히 오르자, 올해 컴퓨서브(CompuServe), 아메리카 온라인(America Online), 넷스케이프(Netscape)가 새롭게 선보이며 세계를 하나로 묶는 인터넷이 점점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

“스텔라 언니! 너무한 거 아니야? 어떻게 나를 두고 오빠 먼저 찾을 수 있어?”

“미안.”

“오빠가 좋아도 그렇지 이건 배신이야.”

“은비야! 내가 잘못했어. 다음부턴 무조건 너부터 찾을게.”

“정말이지?”

“그럼~ 내가 너를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 알잖아.”

4개월간 떨어져 있으며 나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커졌는지, 은비, 상아, 아영이 아닌 나부터 찾으며 아내들이 살짝 삐졌다.

함께한 시간은 나보다 아내들이 수십 배 길었지만, 아내들에게 없는 신기한 물건이 내겐 있었다.

여자는 절대 가질 수 없는 길고, 딱딱하고, 부드럽고, 맛까지 좋은 도깨비방망이를 가지고 있어 단 하룻밤에도 만리장성을 쌓을 수 있었다.

이래서 20년 동안 붙어 다닌 친구도 남자와 여자가 생기면 한동안 연락이 뚝 끊기는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친구를 찾게 돼 크게 섭섭할 일은 아니었고, 섭섭해 하던 연놈들도 짝이 생기면 친구가 했던 짓을 똑같이 해 욕할 것도 없었다.

남자가 여자를 찾고, 여자가 남자를 찾는 건 인류가 생겨나기 이전부터 존재해온 절대적인 자연의 섭리로 인력으론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

그런 절대적인 자연의 섭리에 따라 스텔라와 셀리나, 루나 세쌍둥이가 내게 매달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접속장애로 늦게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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