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드문 진화의 시작-320화 (320/505)

00320  늑대인간  =========================================================================

320.

“소연아! 공격해.”

“알았어.”

명령을 내리자 현무와 딩고가 로물루스를 향해 날아갔다. 비사는 보호막 밖으로 나가 독을 레이저처럼 발사해 레드울프들을 잡았다.

그와 동시에 소연과 은비가 데스 필드와 라이트닝 스톰을 날렸다. 소연의 데스필드가 좌측으로 날아가 보호막을 때리던 레드울프를 덮치자 30마리가 바닥에 쓰러져 눈을 까뒤집고 몸을 바들바들 떨어댔다.

우측을 맡은 은비는 작심했는지 포스를 잔뜩 모아 반경 500m를 덮는 초대형 라이트닝 스톰을 날렸다.

강력한 돌개바람과 함께 벼락이 연속으로 떨어지자 회색늑대 1,000여 마리와 레드울프 100여 마리가 전기에 감전돼 비명을 질러댔다.

황당한 건 놈들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니었다. 500m 반경 안에 들어온 나무와 돌, 심지어 아리의 보호막까지 포스를 머금은 돌풍과 번개에 몸살을 앓았다.

“아이고~ 레드몬 잡으라고 했더니 아리 잡고 있네.”

“아리 언니! 미안해요.”

“.......”

“너 때문에 말할 기운도 없나 보다. 쯔쯔쯔쯔~”

“히잉~”

“아우우우우~”

숲에서 나타난 늑대인간이 하늘을 향해 울어대자 레드울프들의 몸이 붉게 빛나며 속도와 전투력이 급상승했다.

늑대인간의 하울링에 영향을 받은 레드울프들은 전투력 2500의 C급 엘리트 레드몬만큼 강해져 로물루스를 공격하는 현무와 딩고에게 달려들었다.

? 레드몬

전투력 : ?

지능 : 123

상태 : 심한 공포로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음

효과 : 순발력·민첩성·전투력 75% 하락

에너지양 : ?

스킬 : 알 수 없음

“이건 또 뭐야?”

“왜요?”

“늑대인간에게 살기를 투사했는데, 물음표만 잔뜩 나왔어.”

“물음표요?”

“응, 레드몬에 물음표가 나오면 레드몬이 아니라는 얘기지?”

“그렇다고 봐야죠.”

상아에게 확인하듯 물어보고 바닥에 쓰러져 두려움에 벌벌 떠는 늑대인간의 몸을 기감했다.

늑대인간 : 힘-169 민첩-215 체력-175 총합-559 멘탈포스-564 듀얼리스트

늑대인간의 실체를 파악하자 여우 채찍을 꺼내 들고 바람 스킬을 최대로 가동해 로물루스에게 달려갔다.

움직였다고 느낀 순간 놈의 뒤에 접근해 여우 채찍으로 단번에 가슴을 꿰뚫었다. 현무와 딩고에 시선이 빼앗긴 로물루스는 내가 접근한 것도 모른 채 허무하게 죽었다.

로물루스가 죽자 살아남은 레드울프와 회색늑대들이 꽁지가 빠지게 숲으로 달아났다.

100m 상공에서 주변을 감시하던 구미호에게 레드울프만 모조리 죽이라고 명령하고 늑대인간에게 다가갔다.

B급 엘리트 레드몬을 상대로 전투에 참가한 건 혼전 중 늑대인간이 죽을 수도 있어서였다.

나 이외에 처음 본 듀얼리스트를 죽게 할 순 없었다. 듀얼리스트라는 건 장래가 촉망받는다는 뜻으로 내 편으로 만들어 죽을 때까지 이용 해먹어야했다.

여우 채찍으로 뒤집어쓴 늑대 가죽을 벗기자 앳되고 마른 체형의 남자아이가 누워 있었다.

나처럼 눈이 찢어지고, 코가 낮은 못난이 남자아이는 몽골, 중국, 일본, 한국 네 나라 중 하나로 눈이 부리부리하고 코가 큰 러시아 사람은 절대 아니었다.

공포에 부들부들 떠는 녀석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자 전투를 끝내 아내들이 옆에 다가와 소년을 요모조모 살폈다.

“털이 없네.”

“그러게요.”

“늑대인간은 늑대처럼 털이 많다고 했는데.”

“다쳐서 변신이 풀린 게 아닐까요?”

“아아~ 그러네. 맞네. 역시 아영이는 똑똑해.”

“헤헤헤헤~”

작년에 개봉한 덤 앤 더머(Dumb and Dumber)도 아니고 은비와 아영이 엉뚱한 소리를 해댔다.

“아영아!”

“네, 오빠!”

“너 앞으로 은비하고 놀지 마.”

“네?”

“너 그러다 은비처럼 바보 된다.”

“헉!”

“내가 왜 바보야?”

“그럼 멀쩡한 아이보고 늑대인간이라고 말하는 게 정상이야? 늑대 가죽 뒤집어쓴 거 안 보여?”

“어? 정말이네.”

“하아~ 은비야! 정신 좀 차리자. 제발~”

“우씌~”

늑대 소년을 C급 엘리트 레드몬 호그질라의 심줄로 꼬아 만든 포승줄로 안전하게 꽁꽁 묶은 다음 아영의 정화와 마샤의 치유로 정신이 들게 했다.

녀석이 사람인줄 모르고 살기를 강하게 투사해 한동안 후유증이 심하겠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라서 한동안 치료하면 괜찮아질 것이었다.

“상아야! 늑대 무리와 어쩌다 같이 지내게 됐는지 물어봐.”

“네.”

상아가 늑대 소년과 교감하는 동안 죽은 레물루스에게 다가가 입천장에서 레드주얼을 뽑아냈다.

B급 엘리트 레드몬에서 아주 오랜만에 얻은 레드주얼은 초원을 질주하는 늑대들의 모습으로 마샤가 사용하자 몸길이 5m의 커다란 레드울프 3마리가 소환됐다.

소환된 늑대는 30분간 마샤의 명령에 따라 상대를 공격하는 형태로 전투력은 중급 레드울프 수준으로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쳤다.

“당분간 쓰고 있어. 조만간 진짜 소환수 구해줄게.”

“전 이것도 괜찮아요. 한 번에 늑대를 세 마리나 소환하잖아요.”

“정말 마음에 들어?”

“히히히히~ 저도 딩고 갖고 싶어요.”

이빨을 드러내고 귀엽게 웃는 마샤를 품에 안고 입을 맞추어준 후 상아에게 돌아왔다.

상아와의 대화가 제법 마음에 드는지 늑대 소년이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상아와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15~16세로 보이는 늑대 소년은 아기 때 늑대 무리에 합류했는지 말 비슷한 것도 못했다.

개처럼 ‘우우’ ‘왈왈’ 등 짖어댈 뿐 사람이라 생각할 수 있는 ‘아!’ ‘음!’ 같은 소리도 내질 못했다.

“말이 통해?”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아 쉽진 않지만, 흥미를 느끼고 있어 늦어도 2~3일이면 어쩌다 늑대 무리에 들어가게 됐는지, 어떻게 능력자로 각성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다행이네.”

“집에 데려가실 거죠?”

“그래야지.”

“길들이실 거예요?”

“말 잘 들으면 사람으로 대우하고, 늑대로 살길 원하면 그렇게 해야지.”

“제가 사람으로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오빠도 도와주세요.”

“알았어.”

늑대 소년의 모습에서 지난날 자신의 모습을 본 상아가 소년에게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다.

소년은 늑대와 모여 살았고, 상아는 토굴에서 혼자 살아 환경은 크게 달랐지만, 소년의 눈에서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외로움과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물어보지 않아도 소년이 늑대 무리에서 살아남기까지 숱한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소년을 보듬어준 고마운 늑대 어미가 있어 살아남았겠지만, 그 어미가 영원히 소년을 보호할 순 없다.

늑대는 서열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로 어미가 로물루스라고 해도 도전과 시련이 끊이지 않았다.

소년은 늑대가 아니라는 이유로, 약하다는 이유로 더 많은 도전을 받았을 것이고,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했을 것이다.

또한, 시베리아의 칼바람과 열악한 환경을 견뎌내며 흘렸을 눈물을 생각하면 안쓰럽기까지 했다.

“와아아아~~~”

로물루스의 사체를 끌고 숲을 나오자 방어벽을 가득 메운 블러디 나이트와 군인들이 함성을 질러댔다.

야쿠보프 사령관을 불러 사체를 모두 거둬들여 전사자에게 골고루 나눠주도록 하자 환호성이 더욱 커졌다.

러시아의 열악한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전사자에게 돌아갈 위로금은 한 푼도 없었다.

조국을 위해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바치고도 남은 가족이 굶주린다는 사실을 알면 전사자의 마음이 어떻겠는가?

조국을 저주하고 미워할 것이다. 남은 가족 역시 다시는 조국을 위해 노력하고 싶지 않을 것이었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을 착취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서 국가가 존재했다.

그렇다면 조국을 위해 헌신한 사람에게 그에 합당한 조처를 해줘야 마땅했다. 그것이 더 많은 사람이 조국을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올바른 길이었다.

애타게 붙잡는 푸쉬카료프 시장과 지지카인 시장, 야쿠보프 사령관, 우수리스크 시민들, 군인들의 마음을 뿌리치지 못해 하룻밤 묵으며 술잔을 기울였다.

죽은 사람이 2,000명이 넘었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오늘은 그 어떤 날보다 기쁜 날이었다.

10년 넘게 우수리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위협한 로물루스 무리가 사라진 날로 슬픔보다 기쁨이 수십 배 컸다.

손을 씻고 나오자 옐친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거듭 고마움을 표하며, 조만간 크렘린 궁전으로 놀러 올 것을 거듭 부탁했다.

언제가 될지 알 순 없지만, 인사치레로 알겠다고 답했다. 돈 드는 일도 아닌 말로 하는 립서비스는 언제나 오케이였다.

러시아 관영방송 이타르타스 통신과 단국 방송을 통해 로물루스 소탕 소식이 속보로 보도되자 여기저기서 축하 전화가 걸려왔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시작으로 변병석 대한당 대표, 미국 클린턴 대통령, 호주 폴 존 키팅 연방총리, 캐나다 에이브릴 패이드러 캠벨 총리, 터키 할릴 투르구트 외잘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이 앞다투어 전화를 걸어왔다.

스텔라, 셀리나, 루나, 존 록펠러 회장, 제니퍼 록펠러 등 친분이 있는 사람은 모두 전화를 걸어와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이번 로물루스 사냥을 계기로 각국 정상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더욱 친근해졌어요.”

“왜?”

“위험에 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렇죠.”

“웃기고 있네. 내가 미쳤어. 도움도 안 되는 남을 돕게.”

“그러게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꼴이죠. 그래도 나쁠 건 없어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사람들의 기억 속에 위험에 처했을 때 나타나 도와주는 영웅의 이미지를 심어줬잖아요.”

“하하하하~ 우리가 영웅이야?”

“영웅이 별건가요? 남들이 그렇게 믿으면 영웅이죠. 우리가 아는 미국 영웅들은 모두 조작된 거예요. 그중 대표적인 사람이 천재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이에요. 천재가 아니라 희대의 사기꾼이죠.”

발명가이자 사업가인 토머스 에디슨(Thomas Edison)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발명품을 남긴 사람으로 기억됐지만, 사실은 성공한 CEO에 희대의 사기꾼이었다.

우리는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했다고 알고 있지만, 최초의 전구는 1802년 험프리 데이비가 아크방전을 이용해 발명한 데이비 램프였다.

에디슨은 많은 선배 발명가들의 꾸준히 개량한 전구를 상업화에 성공한 것으로 남의 연구를 가로챈 것이었다.

축음기 역시 1877년 샤를 크로스가 팔레오폰(Paleophone)이라는 축음기 설계를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에 제출한 것을 에디슨이 그대로 베낀 것으로 외형이 90% 이상 일치했다.

영사기도 쓸 수 없는 조악한 장난감을 만들어 놓고 위인전에 자신이 만들었다고 버젓이 이름을 올렸다.

더 심한 건 부하 직원의 발명품을 도둑질해 자기 이름으로 특허를 낸 것으로 무려 1,093개를 자기가 발명했다고 등록했다.

백미는 진정한 천재 과학자 테슬라를 모함한 일로 테슬라가 발명한 교류 전기가 위험하다며 자신의 연구소에 기자, 관계자, 관람객 등을 대거 모아 놓고 개, 고양이들을 고압 교류전류로 태워 죽이는 끔찍한 실험을 반복했다.

심지어 코끼리를 통째로 태워 죽이는 시범까지 보였고, 테슬라를 욕보이기 위해 사형집행기구로 전기의자까지 만들었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천재 과학자, 착한 사람으로 알고 에디슨 같은 착하고 위대한 과학자가 되라고 교육했다.

“남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런 건 관심 없어. 영웅 놀이에 빠져 낭비할 시간도 없고.”

“시간이 많이 들진 않아요.”

“여기저기 쫓아다니면 들 수밖에 없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만 도와주면 돼요. 그것만으로도 대다수 사람은 우리를 영웅으로 볼 거예요.”

============================ 작품 후기 ============================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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