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드문 진화의 시작-319화 (319/505)

00319  늑대인간  =========================================================================

319.

웨어울프(Werewolf) 또는 라이칸스로프(Lycanthrope)로 불리는 늑대인간은 밤이면 늑대로 변해 동물이나 사람, 시체를 먹어치우고 낮이면 인간으로 모습을 바꾸는 사람을 말했다.

늑대인간이 존재한다는 믿음은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고대 그리스 헤로도토스의 저서에 따르면 스키타이 북동부의 네우리(Neuri) 족은 매년 며칠 동안 늑대로 변했다가 인간으로 바뀐다고 언급했다.

프랑스는 늑대인간을 루가루(loup-garou)라 부르며, 마녀사냥과 연관지어 처형하는 등 유럽 곳곳엔 늑대인간의 전설이 만연했다.

“늑대인간이라... 재밌겠네.”

“재밌지 않아요.”

“왜?”

“늑대인간이 나타나고서 로물루스 무리의 전투력이 급상승해 블러디 나이트들이 꽤 많은 피해를 보았어요.”

“하울링이야?”

“네, 근데 일반적인 하울링보다 상승폭이 매우 커요. 체감지수라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두 배쯤 올랐다고 했어요.”

“엘리트 레드몬이야?”

“아직 그것까진 몰라요.”

“지금 어디 있어?”

“우수리스크 18km 동쪽 호수를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3시간 전 방어벽으로 몰려와 전투 중이에요.”

“피해는 얼마나 되는데?”

“블러디 나이트 27명 사망, 80여 명 부상, 극동군구 제5군 제127기관총포병사단 소속 군인 700여 명 사망, 제35군 제128기관총포병사단 600여 명 사망, 부상자는 집계가 안됐네요. 그리고 이것도 30분 전 집계라 지금은 사상자가 훨씬 많이 늘어났을 거예요.”

우수리스크 공항은 도시 밖에 있어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전용기로 이동한 다음 헬기로 갈아타고 우수리스크로 날아가야 해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

또한, 12월부터 우수리스크 근방에서 활동하며 간헐적으로 방어벽까지 다가와 이번에도 그렇게 놀다 돌아갈 것으로 생각하다 늦게 알리며 피해를 키우는데 한몫했다.

먼지를 일으키며 덩치 큰 MI-26 헤일로가 우수리스크 시청 광장에 내려앉자 이고르 푸쉬카료프 블라디보스토크 시장, 유리 니콜라예비치 야쿠보프 러시아 극동군관구 사령관, 이고르 지지카인 우수리스크 시장 등 많은 사람이 몰려와 우리를 진심으로 환영했다.

“회장님! 정말 고맙습니다. 단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죽을 때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남인가요? 서로 돕고 살아야죠.”

“고맙습니다. 흐윽~”

전화 한 통에 군소리 없이 달려와 준 게 많이 고마웠는지 지지카인 시장이 눈물을 글썽였다.

평소 점잔을 빼던 푸쉬카료프 시장과 옆집 아저씨 같은 야쿠보프 사령관도 마음이 짠한지 눈이 붉어졌다.

피를 나눈 가족도 아니고, 죽고 못하는 애인도 아닌데, 도와달라는 말 한마디에 선뜻 응하자 크게 감격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에 온 이유는 옐친 대통령과의 친분, 연해주에 투자한 돈, 레드몬 사냥 계약, 앞으로 이용가치 등 손익계산 때문에 온 것이었다.

목적이야 어쨌든 위기에 처한 우수리스크 주민과 군인들에겐 우리는 하늘에서 보낸 준 정의의 사도처럼 보였는지 연호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진심에서 묻어나오는 환호성과 기쁨의 눈물을 손을 흔들어주는 것으로 대신하고, 급히 레드울프 무리가 공격 중인 동쪽 방호벽으로 이동했다.

“늑대인간이 나타나기 전까진 방어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방벽도 높고 튼튼해 놈들도 쉽게 넘어오지 못했습니다. 늑대인간이 나타나면서부터 레드울프의 움직임이 두 배로 빨라졌고, 파워도 두 배로 강해져 그때부터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알겠어요. 이제 이곳은 미래 레드몬 사냥팀에 맡겨두고 우리는 뒤로 물러나는 게 좋겠어요.”

“알겠습니다.”

우리 뒤를 바짝 쫓은 야쿠보프 사령관이 현재 상황을 한숙에게 일러바치듯 설명하자, 한숙이 말을 끊고 병력을 뒤로 물리도록 했다.

망루에서 바라본 모습은 방호벽 곳곳이 부서지고, 까맣게 그슬려 조금 전까지 치열한 벌어졌음을 알려줬다.

우리가 도착하기 30분 전 맹공을 가하던 레드울프들이 썰물이 빠지듯 갑자기 뒤로 물러 숲으로 들어갔다.

숲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는 것인지, 2차 공격을 위해 정비하는 것인지, 완전히 물러난 것인지 알 순 없었지만, 블러디 나이트와 군인들에겐 숨통이 트이는 천금 같은 시간이었다.

때마침 우리까지 도착하며 병사들의 얼굴엔 살았다는 기쁨과 죽은 동료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겹치며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기묘한 표정이었다.

“3km 떨어진 숲 안에서 휴식 중이에요.”

“몇 마리나 남았어?”

“로물루스로 추정되는 B급 엘리트 레드몬 한 마리와 중급 레드울프 190마리요.”

“겨우 20~30마리 잡았네.”

“동원된 블러디 나이트들이 하급과 최하급 능력자란 걸 고려하면 그것도 대단한 성과에요.”

“흐흐~ 늑대인간은?”

“없어요.”

“그래?”

“네, 혹시 몰라 세 번이나 확인했지만, 반경 20km 안에는 잡히지 않아요.”

“죽었나?”

”야쿠보프 사령관이 유유히 걸어서 숲으로 들어갔다고 했어요. 다쳤다는 말도 없는 것으로 보아 죽진 않은 것 같아요““

“그럼 은신이나 동화 스킬을 사용할 수도 있겠네?”

“그럴 가능성도 있죠.”

“풍아와 풍영이 옆에 꼭 붙어 있어.”

“네.”

진실의 눈은 시야가 미치는 곳에서만 은신, 동화 스킬을 간파할 수 있어 지형지물에 숨거나, 거리가 멀면 상대를 찾을 수 없었다.

에너지양이 적고, 특이한 물체도 곧잘 찾아내는 풍아와 풍영은 뛰어난 후각으로 숨어 있는 상대를 찾을 수 있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많은 비가 내리면 후각 기능이 떨어지고, 상대가 후각까지 숨긴다면 도움이 안 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 최악의 상황이라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었다.

“숲으로 들어가서 싸울 거니까 정신 바짝 차려.”

“네에~”

백호와 풍산개 등에 올라타고 멋지게 방호벽을 뛰어내리자 구경하던 사람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관광객이 사진을 찍어대는 통에 백호와 풍산개의 인기가 하늘로 치솟아 유명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우수리스트에서도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던 시민들이 시간이 지나자 녀석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다음부터 사진 찍을 때 돈 받고 찍어줘.”

“그게 무슨 소리야?”

“동남아시아에선 호랑이하고 사진 찍으려면 돈 내야 하잖아. 그러니 우리도 돈 받아야지.”

“오빠! 돈독 올랐어? 코 묻은 돈까지 뜯어내고 싶어?”

“코 묻은 돈?”

“아이들이 가장 많이 찍는데 돈 받고 찍어줘? 사람들이 참 좋아하겠다. 원정 한 번에 수조 원씩 벌면서 몇천 원까지 챙기면 사람들이 뭐라 하겠어?”

“.......”

“인간도 아니라고 말할 거야. 짐승! 인간말종! 황금충! 자린고비라 불러주면 그나마 양반이지.”

숲에 들어가자 재빨리 구미호를 소환해 레드울프 무리를 정찰하러 보냈다. 소연과 은비, 상아도 현무와 비사, 딩고를 소환해 상황에 맡는 임무를 주었다.

소환수는 집과 사냥터에선 항상 꺼내놨지만, 사람이 많은 곳에선 웬만해선 소환하지 않았다.

소환수는 크기부터 남달라 레드몬이라고 우길 수도 없었고, 구미호와 비사는 날아다녀 보이는 즉시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레드주얼에서 나온 소환수라는 것은 알 수 없지만,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어 노출을 최대한 자제했다.

“소연아! 회색늑대는 최대한 살려주고 레드울프만 잡아.”

“알았어.”

“서인아! 침묵!”

“네!”

회색늑대를 최대한 살려주라고 했지만, 소연의 데스 필드와 은비의 라이트닝 스톰이 펼쳐지면 살아 돌아갈 놈들이 거의 없었다.

레드몬과 함께 있다는 이유로 동물들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 레드몬 사냥은 놈들이 죄가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었다.

단지 미래의 가능성에 집착해 동물을 죽이는 건 불가피한 선택보다 더 큰 변명이었다.

동물을 모두 죽여 레드몬이 늘어나는 걸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생각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자는 것과 같았다.

동물이 있어야 인간도 살 수 있다. 동물이 모두 사라지면 생태계에 큰 변화가 생겨 인간도 결국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레드몬이 숲과 초원에 사는 포유류만 있는 게 아니라서 지구를 몽땅 불태우면 모를까 눈에 보이는 동물 몇 마리 잡는다고 해결 될 일이 아니었다.

휴식 겸 대열을 정비하던 레드울프 주위로 서인이 침묵 스킬을 걸자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으며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했다.

이상함을 느낀 늑대들이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불안해하자 무리의 우두머리인 로물루스가 목을 길게 쳐들고 하늘을 향해 울어댔다.

“아우우우우~”

B급 엘리트 레드몬 회색늑대 로물루스

전투력 : 7852

지능 : 114

상태 : 적대감 최대치 상승

효과 : 순발력·민첩성·전투력 10% 하락

에너지양 : 37,995

스킬 : 알 수 없음

몸길이 7.5m, 꼬리 길이 2.4m, 몸무게 1,068kg의 거대한 회색늑대가 있는 힘껏 울어대자 침묵 스킬이 깨지며 충격을 받은 서인이 주저앉았다.

놀란 소연과 은비가 부축하자 아리와 아영, 마샤가 스킬을 퍼부었다. 최고의 힐러 세 명이 힐링과 정화를 쏟아붓자 창백한 얼굴에 금세 홍조가 돌아왔다.

로물루스가 우리를 향해 내달리자 2,000마리 늑대와 190마리 레드울프가 숲을 가득 메우며 질주했다.

아리가 지킴이를 소환하자 10m 크기의 느티나무가 생겨나 반경 10m를 덮는 반구형 투명 보호막을 만들었다.

“깡깡깡깡깡~~~”

회색늑대들이 보호막에 달라붙어 날카로운 발톱으로 보호막을 두드리자 유리를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캉캉캉~ 캉캉캉~”

뒤에서 잠시 상황을 지켜보다 레드울프들이 달려들어 보호막을 내려치자 쇠몽둥이로 강화 유리를 두드리는 것 같은 날카롭지만, 둔탁한 소리가 났다.

“튼튼하지?”

“로물루스가 전력을 다해 때려야 튼튼한지 알 수 있지.”

“B급 엘리트 레드몬에겐 깨질 만큼 약하지 않아.”

“그건 일반적인 얘기고. 안 보여. 놈의 입에 빨간빛이 잔뜩 모여 있는 거.”

“으악!”

아리의 비명과 동시에 로물루스의 입에서 붉은색 광선이 날아와 보호막을 때리자 충격과 함께 보호막이 흔들렸다.

“쿠웅~”

아리가 지킴이에 손을 얹고 포스를 주입하자 흔들리던 보호막이 안정화되며 진동이 멈췄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는 게 로물루스의 입에서 늘어진 엿가락처럼 붉은 레이저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 한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 작품 후기 ============================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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