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14 혈랑 =========================================================================
314. 혈랑
크리스마스가 끝난 월요일 아침 스텔라와 셀리나, 루나가 한바탕 눈물을 쏙 빼고 브라질로 돌아갔다.
그동안 돌아가기 싫어 온갖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날짜를 미루다가 더는 뭉그적거릴 핑곗거리가 없자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눈물을 질질 짜며 비행기에 올랐다.
상반기 사냥 때 우리가 브라질에 들르면 같이 나진시에 오겠다는 이야기를 백번도 넘게 하고서야 떨어지지 않는 발을 간신히 떼어놓았다.
루나와 뜨거운 밤을 보낸 일주일 후 사냥에 내몰린 아내들이 지쳐 잠든 틈을 타 첫째 스텔라와 둘째 셀리나를 한꺼번에 품에 안았다.
모습은 같지만 내면은 전혀 다른 자매는 첫째 스텔라가 활활 타오르는 정염의 화신이라면, 둘째 셀리나는 수줍음 많은 소녀 같았다.
쌍둥이를 한꺼번에 안는 특별한 재미와 전혀 다른 느낌의 여자 둘을 안는 독특한 재미에 해가 뜨는 줄도 모르고 섹스에 푹 빠져들었다.
덕분에 천당과 지옥을 밤새 오간 자매는 만신창이가 되어 온종일 침대에서 끙끙 앓았다.
“세쌍둥이 다 데리고 노니까 좋아?”
“응!”
“어떻게 응이란 말을 할 수가 있어? 오빠는 양심도 없어?”
“흐~~~ 이리와~”
“꺄악! 아파! 그만해~”
은비의 고운 얼굴에 까칠한 수염을 마구 비벼대자 정말 따가운지 고래고래 비명을 질러댔다.
울상이 된 은비를 품에 꼭 끌어안고 입술을 포개자 내 입속에 혀를 넣고 능숙하게 타액을 섞었다.
미니스커트 속에 손을 넣자 음부만 간신히 가린 작은 C스트링(C-string) 일명 T팬티가 만져졌다.
야하다 못해 귀엽기까지 한 작은 T팬티 속에 손을 넣어 축축한 꽃잎을 더듬자 기분이 좋은지 비음을 토해냈다.
“흐응~”
유럽에서 여성들이 팬티를 입기 시작한 건 르네상스 시대로 베네치아의 거부 메디치 가문(Medici Family)의 귀부인들이 ‘엉덩이 고삐’라는 이름으로 착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당시 팬티는 몸에 달라붙는 형태로 바지와 아주 흡사해 지금과는 모습이 조금 달랐고, 우리나라 역시 단속곳, 고쟁이, 속속곳, 다리속곳 등 아주 오래전부터 팬티를 입었다.
재미있는 일화는 1925년 일본 제국 백화점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쇼핑 온 황족 여성 전원이 불에 타죽는 참사가 일어났다.
이유는 기모노 차림의 황족 여성들이 모두 노팬티라 구조용 사다리를 타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에서 팬티를 입도록 권유했다고 한다.
고추를 상아와 아영에게 맡긴 채 왼손으로 은비의 꽃잎을 희롱하고, 오른손으론 마샤의 빵빵한 가슴을 주무르며 침대에서 뒹굴었다.
크리스마스가 일요일이라 나진시 전체에 하루 더 휴식을 주며 아내들도 모두 침대에 누워 책을 보고, 고추를 희롱하고, TV를 보며 오랜만에 나른한 오후를 보냈다.
“집 나간 소가 또 돌아왔네.”
“무슨 소리야?”
“혈랑이 돌아왔어. 그것도 작년보다 훨씬 많이. 아주 심각할 만큼 많이~”
“그래서 혈랑을 처리해달라고 왕수영 특사가 뻔질나게 한숙을 찾았구나?”
“그럴 만도 하지. 지린 시와 선양 시까지 위험하니까.”
“심각하네.”
“그냥 심각한 게 아니라 아주 아주 심각해.”
아리의 말처럼 찬바람이 불자 올해도 어김없이 혈랑 무리가 준동해 동북 3성과 연해주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예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준동이 심해 혈풍단은 지린시 근방까지 진출했고, 흑풍단은 바이청시, 청풍단은 무장단시, 백풍단은 선양시, 황풍단은 이춘시 근방에 나타나 도시를 위협했다.
연해주의 레드울프 무리도 극성을 부려 로물루스 무리가 우수리스크 근방까지 진출하자 블러디 나이트들이 대거 출동하는 등 일촉즉발(一觸卽發)의 긴장상태였다.
그나마 연해주는 우두머리도 B급 엘리트 레드몬이었고, 무리도 2,000마리밖에 안 돼 상대적으로 중국보단 위험이 덜했다.
또한, 우수리스크가 공격받으면 우리가 도와주기로 약속해 크게 불안에 떨진 않았다.
그러나 중국은 5개 도시가 혈랑 무리의 공격에 언제 함락될지 모를 매우 급박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새로 나진시 특사로 온 왕수영 특사가 종일 한숙에게 매달려 도와달라고 사정사정하며 한숙을 괴롭혔다.
동북 3성 전체에 피바람이 불며 차오스 주석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위기에 봉착했다.
차오스 주석의 잘못된 혈랑 정책이 부른 참화라며 반대파인 상하이방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며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이러다 차오스 주석 실각하는 거 아닐까?”
“차오스 주석이 실각한다고 중국이 바뀌는 게 있어?”
“아니. 없지. 그 뒤를 이를 사람도 다를 게 없으니까.”
“누가 되든 달라질 게 없는데, 신경을 왜 써? 차오스 주석하고 친해? 차오스 주석하고 사귀어?”
“아니!”
“그럼 쓸데없는 일에 신경 끄고 올라오기나 해.”
“아직 해도 안 떨어졌는데?”
“남녀가 사랑하는데 낮과 밤이 어디 있어? 사랑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하는 거지. 내 말이 틀려?”
“그런 건 아니지만... 너무 환해서 창피해.”
“싫으면 서인이 올라오라고 한다?”
“아니야. 내가 할게.”
대답을 마친 아리가 재빨리 반바지를 벗어 던지고 올라타 타액에 흠뻑 젖은 성기를 꽃잎에 맞추고 예쁜 엉덩이를 내리눌렀다.
“아응~”
“기분 좋지?”
“응.”
“앞으로 딴 놈 걱정하면 죽어~”
“알았어. 흐응~”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숙주로 쓸 30만 명을 소수민족에서 모집하게. 그들을 이용해 혈랑 무리를 박살을 내버릴 테니까.”
“모스키토Ⅱ를 사용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래.”
“안정성이 완벽히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자칫 일본처럼 큰 피해를 당하는 것은 물론 두고두고 화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일본에 보낸 변종 모스키토와 이번에 성능을 개선한 모스키토Ⅱ는 차원이 달라. 모스키토Ⅱ는 번식이 불가능하고, 숙주가 죽으면 10분 내로 따라 죽게 돼 있어. 일본처럼 번식할 가능성은 없네.”
“숙주가 죽은 다음에도 죽지 않고 24시간 가까이 살아있던 모스키토도 있었습니다. 만약 놈이 죽은 숙주를 버리고 레드몬을 숙주로 삶으면 일본처럼 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개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건 1만 마리 중 고작 1마리였어.”
“일본의 변종 모스키토도 그런 확률을 뚫고 지금과 같은 사태를 만들었습니다. 무카이 오사마 내각정보실장이 알려준 정보에 따르면 계속 변이가 진행돼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건 애초 변종이기 때문에 그래. 그래서 돌연변이가 계속 일어나는 거야.”
“순종과 변종은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또한, 완벽한 순종은 세상에 없습니다. 이번에 성능을 향상한 모스키토Ⅱ도, 원형인 모스키토Ⅰ도 모두 변종입니다.”
중국 스파이 무카이 실장이 731 생체병기 연구소 이시이 마사키 소장이 찾아낸 모스키토 생명 연장법을 중국으로 빼돌리자 황준지우 박사가 모스키토Ⅱ에 이를 적용하며 생존 기간을 세 배로 늘렸다.
피는 C급 엘리트 레드몬 흰손긴팔원숭이 두 마리를 잡아 사용했고, 심장은 가장 흔한 레드마우스의 심장을 이용하자 일반인은 7일에서 최대 21일까지, 하급 능력자는 30일에서 최대 90일까지 생명이 연장됐다.
모스키토Ⅱ를 일반인에게 사용하면 힘 13~20, 민첩 10~15까지 오르고, 체력은 3~5로 떨어졌다.
능력치가 오른 상태에서 아편과 레드바이퍼의 신경독을 섞어 만든 환각제를 투여하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상대를 죽이기 위해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차오스 주석은 소수민족 30만 명을 선발해 모스키토Ⅱ로 혈랑 무리를 처리할 생각이었다.
30만 명을 희생해 혈랑 무리를 완전히 섬멸한다면 단순 계산으론 엄청난 이익이지만, 개개인의 생명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공산주의 국가 중국이 아니면 생각할 수도 없는 끔찍한 일이었고, 13억 인구를 보유한 나라가 아니면 사용할 수도 없는 방법이었다.
차오스 주석이 30만 명 모집을 명령하자 홍천명 국가안전부 부장이 돌연변이 가능성을 제기하며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홍천명 부장은 차오스 주석을 오랜 기간 옆에서 모신 측근 중의 측근이자, 고난을 함께 이겨낸 피를 나눈 동지로 항상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홍천명은 차오스 주석과 달리 침착하고 사려 깊은 사람으로 작은 것도 허투루 보지 않는 매우 꼼꼼한 사람이었다.
오늘날 차오스 주석이 있는 건 홍천명의 공으로 홍천명이 없었다면 차오스 주석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다른 사람 같으면 이미 숙청당해 땅에 묻힐 직언을 홍천명은 스스럼없이 했다.
차오스 주석도 성격이 불같고 남의 말을 듣지 않지만, 홍천명의 말이면 최대한 들으려 노력했고, 직언이 입에 써도 화를 내지 않았다.
서로의 모자람을 채워주는 동지가 있었기에 차오스 주석이 아직 실각하지 않고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주석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고집을 꺾을 생각이 없는지 차오스 주석이 홍천명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어떤 일이든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네. 세상에 위험부담이 없는 일은 없어.”
“그건 저도 압니다. 하지만 심각한 위험이 따를 것을 알면서 일을 추진하는 건 옳지 못한 행동입니다.”
“진짜 위험은 혈랑 무리를 처리하지 못했을 때 우리에게 일어나네. 상하이방의 유방이 나와 자네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걸 자네도 알고 있지 않나?”
“네.”
“이번에 혈랑 무리의 준동을 막지 못하면 민심은 물론 군부까지 유방에게 돌아서네. 그럼 자네와 나만 목이 달아나는 게 아니야. 가족과 친지, 수십 년간 우리를 따른 공청단 동지들까지 죽거나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곳으로 유배 아닌 유배를 가게 될 걸세. 그래도 좋은가?”
“흐음...”
상하이방(上海?)은 유방(劉邦)이 만든 정치세력으로 중국 최대의 도시이자 막강한 경제력을 가진 상하이시를 배경으로 했다.
중국의 숨은 지배자 등소평(鄧小平)이 1989년 천안문 사태(天安門事件) 이후 유방을 지지하며 상하이 시장 시절 같이 일했던 인물들을 중앙 요직에 끌어드리며 2~3년 사이에 거대 세력으로 급부상했다.
급진 개혁파인 중국공산주의청년단(中國共?主義?年團), 일명 공청단 출신인 차오스 주석은 온건 개혁파인 태자당(太子?)과 손잡고 1988년 4월 8일 이강 주석을 몰아내고 중국 국가주석 자리를 차지했다.
태자당은 중국 공산당 혁명 원로 자제와 친인척들로 구성된 정치 계파로 등소평의 자녀와 사위를 비롯해 4,000여 명이 핵심 요직에 포진한 채 중국을 쥐고 흔드는 뿌리 깊은 기득권 세력이었다.
최근 차오스 주석의 실정이 잇따르자 태자당이 상하이방과 긴밀하게 접촉하며 다음번 주석에 유방을 앉힐 거란 소문이 돌았다.
차오스 주석과 유방은 물과 기름 같은 사이로 정치성향, 성격, 여자 취향까지 정반대로 사사건건 대립했다.
혈랑 문제로 실각하면 차오스 주석의 말처럼 살아남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고, 공청단도 주춧돌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질게 확실했다.
“그러니 이번에 자네가 고집을 꺾게.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살 수 있어.”
“하아~ 알겠습니다.”
============================ 작품 후기 ============================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