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드문 진화의 시작-306화 (306/505)

00306  김종서함(金宗瑞艦)과 신기전(神機箭)  =========================================================================

306.

“일본은 어찌 지내고 있습니까?”

“니가타, 군마, 후쿠시마, 야마가타 현으로 달아난 키쿠리히메 공대를 잡기 위해 일본 정부는 가미카제 공대와 2,000명이 넘는 사무라이를 동원했습니다. 또한, 육상 자위대 중 도호쿠 지방을 지키는 동북 방면대와 호쿠리쿠 지방을 지키는 중부 방면대를 동원했습니다.”

“자위대까지 동원했습니까?”

“네, 규모는 대략 4만 명 수준입니다.”

“피해만 늘어날 뿐 도움이 안 될 텐데요?”

“포위망 구축, 검문·검색, 수색 등에 동원해 대략 2,000여 명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아까운 젊은이들만 죽어 나가는군요. 하아~ 성과는 있었습니까?”

“10명을 사살했습니다.”

“일본 능력자들도 피해가 컸겠군요?”

“정확한 건 비밀이라 알 수 없지만, 50여 명이 죽고, 200여 명이 다쳤다는 소문입니다.”

“그래도 용케 잡아냈습니다.”

“미국 엠코사에서 레드몬 에너지 측정기를 500대 도입한 성과입니다.”

“모기 레드몬이 측정기에 잡혔습니까?”

“네. 지난해 엠코사가 무인항공기용으로 개발한 측정 장비의 성능이 개선돼 최대 300m 거리에서 레드몬 에너지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특이한 건 에너지 100 이상만 검출할 수 있는 장비로 니가타에서 사살한 한 명을 뺀 9명 모두 엠코사의 측정기에 걸려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상하군요. 모기 레드몬은 에너지양이 75밖에 안됐는데?”

“변종이라 에너지양이 오른 것 같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군요.”

“일본 정부는 대당 100억 원에 총 5조 원을 들여 측정기를 구매했습니다.”

“그러고도 15명을 놓쳤다?”

“그렇습니다.”

“피해는 피해대로 보고, 돈은 돈대로 들고 진퇴양난이군요.”

일본이 모기 레드몬으로 천문학적인 피해를 보자 태평양 바다 건너 미국의 엠코사가 떼돈을 벌었다.

그뿐만 아니라 키쿠리히메 공대 사태로 치안이 불안해지자 관광객이 급감하고, 수출과 수입도 크게 감소하며 일본 경제 전체가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

황당한 건 일본이 휘청거리자 우리나라 경제까지 동반해 하락했다. 특히 일본과 깊은 연관을 맺은 산업 분야가 바닥을 치며 하향 곡선을 그렸다.

그나마 벳푸 협정 파괴로 미래 레드몬이 거느린 회사는 거래처를 미국과 유럽으로 바꿔 타격이 거의 없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사태가 장기화해 경제 상황이 나빠지는 것도 문제지만, 모기 레드몬이 일본 밖으로 유출될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어 그게 더 걱정입니다.”

“우리도 엠코사의 에너지 측정기를 몇 백대 사야 하겠군요.”

“조진호 박사님이 신기전에 사용할 레이더를 변형해 모기 레드몬을 찾을 실마리를 찾은 것 같습니다.”

“그래요? 근데 왜 알리지 않았습니까?”

“박사님이 연구에 관해 물어보는 걸 극도로 싫어하셔 연구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강승원 국장과 헤어진 후 곧바로 미래 연구소 신기전 개발팀으로 이동해 조진호 박사를 만났다.

록히드마틴 레이더 연구팀에 근무하다 애국심에 끌려와 폐인이 됐던 조진호 박사는 정화수와 레드몬 은행 나뭇잎으로 건강을 되찾고, 원하는 연구를 마음껏 하며 예전의 유쾌한 모습까지 되찾았다.

“모기 레드몬을 찾을 수 있는 레이더를 개발했단 소식을 듣고 급히 찾아뵀습니다.”

“아직 개발한 건 아니고... 이제 겨우 실험 단계입니다.”

“아~ 그렇습니까. 죄송합니다. 마음이 급해서 그만...”

대한민국 정부에 실컷 이용만 당하다 버려진 조진호 박사는 트라우마가 생겨 연구에 관련된 내용을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급격해 위축됐다.

그 때문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스스로 말하기 전까진 근처에 다가가지도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경황이 없어 불문율을 깨며 박사를 불안하게 했다.

아무 말 않고 조용히 기다리자 찡그려지던 박사의 얼굴이 서서히 펴졌다. 박사도 일본 사태로 내 마음이 몹시 급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최정준 박사의 모기 레드몬 연구팀과 함께 올 1월부터 합동연구를 진행해 며칠 전 작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성과라고 하면 어느 수준을 말하는 겁니까?”

“에너지 50 이상의 레드몬을 측정할 레이더를 만들었습니다.”

“그 말씀은 모기 레드몬을 탐지할 수 있다는 뜻이군요?”

“그렇습니다.”

“죄송하지만... 탐지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현재 반경 500m까지 탐지할 수 있습니다.”

조진호 박사는 상아의 탐지 능력을 레이더 접목시켜 레드몬을 탐지, 추적, 요격하는 신기전을 개발 중이었다.

최정준 박사의 구원 요청에 따라 신기전에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한 레이더에 수십 만 번의 파장 변화를 준 끝에 상아도 찾을 수 없는 전투력 100 이하의 최최하급 레드몬을 탐지·추적할 수 있는 레이더를 개발했다.

“신기전의 탐지 레이더 목표는 5km로 이에 한참 모자라 아직 실험 중입니다.”

신기전(3대가 1개 분대) 분대 기준 성능

명중률(거리 1km 이내)    타격률(거리 1km)   처리능력

최하급 레드몬 : 50% 이상     100% 이상    100마리 이상

하급   레드몬 : 30% 이상      70% 이상     20마리 이상

중급   레드몬 : 20% 이상      50% 이상      5마리 이상

엘리트 레드몬 :  1% 이상       5% 이상      1마리 이상

특이사항 :

1. 탄환 : 쌍봉낙타의 산성용액주얼에서 생산한 산성용액을 날개안정분리철갑탄 탄두에 장착한 탄환 사용.

2. 시야가 확보된 개활지 기준(탐지거리 5km)

조진호 박사가 목표로 세운 신기전 성능은 탐지거리, 명중률, 타격률, 처리능력, 기동속도, 탐지 및 추적 속도 등 모든 것이 완벽에 가깝다고 할 만큼 매우 까다로운 기준으로 도배됐다.

박사가 원하는 성능은 중위권 레드몬 사냥팀의 실력을 능가하는 것으로, 정말 꿈이 현실이 된다면 레드몬 사냥팀 중 절반은 휴가를 떠나도 됐다.

“박사님의 완벽을 추구하는 마음은 깊이 이해하지만, 모기 레드몬이 언제 나진시에 들어올지 모를 급박한 상황입니다. 일단 급한 대로 항구와 공항, 주요 시설에 설치할 수 있도록 레이더를 만들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으음... 회장님이 걱정할 만큼 그 정도로 문제가 심각합니까?”

“언제 모기 레드몬이 나진시에 들어올지 모를 상황입니다. 한시가 급합니다.”

“알겠습니다. 대신 며칠만 시간을 더 주십시오. 모기 레드몬을 포함한 모든 레드몬을 최대 1km 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구비도 내가 다 대면서 감사까지 한다는 게 조금 우스웠지만,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순 없었다.

돈은 결과를 얻기 위한 기본 밑바탕이었고, 그 위에 최정준 박사, 조진호 박사 같은 뛰어난 인재가 있어야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그것을 알기에 이들을 극진히 대우하며, 언제나 상관 모시듯 성심을 다했다.

유비도 제갈량을 얻기 위해 삼고초려(三顧草廬) 했다는 유명한 고사가 있듯이, 뛰어난 인재를 부리고 쓸려면 머리를 숙이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박사님! 죄송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그러세요.”

“신기전은 언제쯤 상용화할 수 있을까요?”

“으음... 빨라도 내후년 초는 돼야 할 겁니다. 그 안에는 무리에요.”

“생각보다 매우 빠르군요. 전 최소 2~3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생각보다 사양이 높던데.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조금 전 설명해 드린 신기전 사양은 레드몬 사냥을 위한 사양이 아니라 탑승자와 사냥팀이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양입니다. 최소한의 사양을 맞추지 못하면 엄청난 희생이 따릅니다. 레드몬을 잡자고 만든 무기가 도리어 탑승자를 죽음으로 내몰 수 있습니다. 마음이 급해도 무고한 희생을 줄이기 위해 좀 더 시간을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박사님 됐다고 할 때까지 참고 기다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내후년 초면 최소 1년 2개월은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박사가 원하는 신기전을 개발할 수만 있다면 1년 2개월이 아니라 3년, 5년도 기다릴 수 있었다.

달랑 신기전 장갑차 3대로 중위권 레드몬 사냥팀에 필적하는 무기를 개발하는데, 3년이면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촌각의 시간이나 다름없었다.

연구비와 연구원을 무제한으로 지원한 덕분이긴 했지만, 조진호 박사와 연구팀의 노력이 없었다면 절대 이룰 수 없는 성과였다.

천재와 돈 그리고 피나는 노력이 만들어낸 산물로 신기전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면 정화수만큼이나 세상이 발칵 뒤집힐게 분명했다.

“상여금 100% 지급하고, 정화수도 지원해줘.”

“신기전 연구팀?”

“아니.”

“미래 연구소 연구원 전체?”

“응.”

“상여금이야 문제 될 게 없지만, 정화수는 그럴만한 여력이 없어.”

“아영이 중급 멘탈리스트로 승급했잖아. 가시덩굴주얼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할 텐데?”

“연구원이 몇 명인지 알아?”

“아니.”

“5,000명이 넘어.”

“헉! 그렇게 많아?”

“연구 분야가 문스톤, 레드몬, 레드스톤, 신소재, 레드몬 탐지장비, 레드몬용 무기, 능력자용 무기와 방어구, 인공위성이야. 이것도 연구소 단위로 분류한 것이고, 그 안에 각각의 프로젝트까지 열거하면 수백 개도 넘어.”

“김일섭 연구원 달랑 한 명이 엊그제 같은데, 언제 그렇게 많이 늘어났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오고 싶다는 사람이 줄을 잇고 있어. 원하는 대로 다 받아줬다면, 만 명도 넘었을 거야.”

최고의 대우, 최고의 시설, 최고의 지원,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까지 연구원들이 꿈에서 그리던 모든 것을 현실화하자 미래 연구소에 들어오고 싶은 사람이 줄을 이었다.

최정준 박사와 차영철 박사의 도움도 한몫해 이제는 해외에서 활동 중인 대한민국 석학들도 속속 미래 연구소에 합류하며 국내에선 따라올 곳이 없었다.

“정화수가 안 되면 은행 나뭇잎으로 만든 환약을 공급해줘. 그것만 해도 도움이 될 거야.”

“알았어.”

은행잎도 효능이 대단해 약초와 섞어 환약을 만들어 먹으면 혈액순환, 뇌경색, 시력장애, 류머티즘, 심장병, 노인성 치매에 효과가 있어 야근을 밥 먹듯 하는 연구원들에겐 꼭 필요한 약이었다.

만드는 방법도 익수영진고를 만드는 것처럼 5일에 걸쳐 중탕하고 다시 배합하고 숙성하는 그런 어려운 과정이 필요 없었다.

은행잎과 인삼, 각종 약초를 건조해 곱게 빻아 가루로 만든 후 물로 반죽해 환으로 만들면 끝이었다.

이걸 일주일에 한 알만 먹어도 코피를 쏟고 쓰러지는 일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

문제는 5,000명을 먹일 은행잎으로 잎밖에 생산하지 못하는 수놈을 족치면 그 정도는 충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작품 후기 ============================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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