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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300화 (300/505)

00300  하반기 원정  =========================================================================

300.

“그럼 우리 쇼핑 갔다 와도 돼?”

“밖에 나가려고?”

“응!”

“라스베이거스 기억 안 나? 깔려 죽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

“우쒸!”

“은비 언니!”

“응?”

“여기 호텔에 명품관 있던데, 거기 가면 되잖아요. 종류는 많지 않아도 밖에 나가는 것보단 나을 것 같은데.”

“오우~ 그럼 거기 가자. 오빠도 같이 가.”

“난 누워서 TV나 볼래. 천천히 다녀와.”

“알았어. 헤헤헤헤~”

소연, 은비, 한숙, 아리, 서인, 상아, 아영, 마샤, 소희까지 명품관에 깡그리 몰려가자 리모컨을 찾아 TV를 켰다.

영어라 한마디로 알아들을 수 없지만, 삼 일 전 일어난 워낙 큰 사건이라 내용을 대충 알고 있어 화면만으로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일본 혼슈 니가타 현(新潟?) 동쪽 끝에 있는 다이니치 산에 레드몬을 사냥하러 들어갔던 키쿠리히메 공대가 한 달 전 소식이 끊어졌다가 5일 전 멀쩡하게 니가타 시로 돌아왔다.

1,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하쿠산신사(白山神社)에 모셔진 키쿠리히메는 부활과 은혜의 여신으로 일본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레드몬 사냥팀이자 겐요샤의 얼굴이기도 했다.

키쿠리히메 공대와 소식이 끊기자 겐요샤는 소속 사무라이 500명이 동원해 다이니치 산과 이이데 산, 에보시 산 등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땅으로 꺼진 것처럼 작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어 일주일 전 수색을 포기하며 사실상 죽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그랬던 키쿠리히메 공대가 멀쩡히 짠하고 나타나자 집 나갔던 개새끼가 살아 돌아온 것처럼 대대적으로 환영파티를 여는 등 일본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그랬던 것이 이틀 만에 피의 축제로 바뀌며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죽고, 5만 명이 넘게 다치는 등 니가타 시는 피와 화염, 연기만이 가득한 도시로 변했다.

일본 정부가 발 빠르게 능력자를 파견하고 군대를 출동시키는 등 상황에 맞게 대처했지만, 키쿠리히메 공대가 옷을 바꿔 입고 시민들 속에 섞여 분탕질을 쳐대는 바람에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더구나 키쿠리히메 공대원 25명 중 단 한 명도 잡지 못하고 모두 놓치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생길지 알 수 없어 일본 국민 전체가 전전긍긍이었다.

강승원 국장에게 물어볼 것도 없이 이번 사태는 모기 레드몬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후쿠시마를 벗어난 모기 레드몬이 다른 레드몬과 결합해 변이를 일으키며 사고를 낸 게 분명했다.

“일본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밖으로 나오면 골치 아파지는데. 근데 찾아낼 방법이 없으니... 큰일이네.”

모기 레드몬으로 일본이 큰 타격을 입게 되면 그것만큼 기쁜 일도 없었다. 연일 나와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를 일본인으로 매도하는 개 같은 놈들이 모기 레드몬에 깡그리 사라진다면 그것만큼 통쾌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그걸로 일이 끝나면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 마냥 기뻐할 순 없었다.

변이한 모기 레드몬이 번식했을 가능성이 거의 확실했고, 수명도 크게 늘어난 게 분명해 키쿠리히메 공대 사건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었다.

앞으로 얼마나 크게 확산할지 알 수 없을 만큼 아주 위험한 사태로 일본 내에서 마무리 짓지 못하면 지구 전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

“미국과 러시아가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 대체 무슨 꿍꿍이속인지 정말 신경 쓰이네.”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미국, 러시아, 영국,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등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을 보유한 그들이 모를 수가 없었다.

나보다 정보 취득 능력이 수십 배나 뛰어난 그들이 일본의 모기 레드몬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건 지나친 유아적 발상이었다.

분명 모기 레드몬을 빼돌려 생체무기 개발 중일 게 분명했다. 이로써 가장 우려하던 생체무기 연구가 본궤도에 진입하게 됐다.

‘우리도 모기 레드몬을 사용할 방법을 연구해야 하나? 정말 골치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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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건가?”

“그렇습니다. 키쿠리히메 공대원 노보루 스즈키의 몸에서 나온 모스키토는 기존에 우리가 알던 레드몬과 확연히 달랐습니다.”

“어떻게 다르단 말인가?”

“모양부터 모기와 거미가 결합한 형태로 바뀌었고, 자리한 위치도 심장에서 뇌로 옮겨갔습니다.”

“뇌로?”

“네.”

“뇌로 옮겨갔다는 게 뭘 의미하는 건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모스키토의 지능이 높아졌다는 뜻인가?”

“그렇진 않습니다. 변종 모스키토는 숙주의 뇌에 자신의 뇌를 연결해 숙주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처럼 인식하게 하여 숙주를 완벽히 지배했습니다.”

“능력은 얼마나 올랐나?”

“능력치 상승폭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모스키토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사고하고 능동적으로 반응해 제가 개발한 모스키토와 비슷한 수준의 사무라이가 변종 모스키토에 감염된다면 싸워 이길 확률은 전혀 없습니다.”

“차이가 얼마나 나나?”

“최소 두 배 이상입니다.”

“허허허~ 그 정도면 사고수준이 우리와 같다고 볼 수도 있겠군?”

“그 부분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놈들이 니가타에서 했던 지능적인 행동을 생각하면 그럴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번식은 성공한 건가?”

“키쿠리히메 공대 25명이 모두 감염된 것으로 보아 번식에 성공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나 모기처럼 많은 수가 번식한 건 아닙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만약 그랬다면 겐요샤에서 보낸 사무라이들도 변종 모스키토에 모두 감염됐을 겁니다. 키쿠리히메 공대원 25명을 모두 감염시킬 능력이라면 그들을 놓아줄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스물다섯 마리가 전부라고 볼 순 없잖은가?”

“그렇습니다. 꼭 사무라이만 공격하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흐음... 큰일이군.”

“지금은 놈들을 잡는 게 우선입니다. 놈들을 잡아 변종 모스키토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어 대처할 방법을 마련해야 합니다.”

“달아난 놈들을 잡을 방법이 있어야 잡지.”

“다행히 돌연변이 모스키토는 포스 측정기에 탐지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스키토는 에너지양이 작아 레드스톤 에너지 측정기에 잡히지 않았지만, 변종 모스키토는 에너지가 100이 넘으며 측정기에 잡혔습니다.”

“측정 거리가 짧다고 들었는데?”

“올 1월 측정 거리가 300m로 늘어난 측정기를 엠코사에서 판매 중입니다. 크기도 좌우 50cm에 무게도 20kg으로 줄어 차량에 탑재하면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물체에 일일이 레이저를 발사해 에너지양을 측정하는 조사식이라고 하던데 그걸로 놈들을 잡아낼 수 있겠나?”

“레드스톤 에너지 측정기가 아니면 정밀 포스 측정기만이 레드몬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효율이 떨어져도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열상감시장비를 사용하면 굳이 에너지 측정기를 사지 않아도 된 것 같은데?”

“열상감시장비는 생물과 물체가 가진 복사에너지를 잡아내는 방식이라 뇌에 숨은 변종 모스키토를 찾아낼 수 없습니다.”

“비용이 상당하겠군.”

“지금은 비용을 생각할 때가 아닙니다. 놈들이 번식하면 그땐 답이 없습니다.”

“하아~ 알았네. 놈들을 막는 건 내가 할 테니 자네는 놈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방법과 이용할 방법을 하루 빨리 연구하게. 그것만이 위대한 일본을 위험에서 구하는 길이자, 천황폐하를 위하는 일이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호소카와 모리히로 총리의 명령에 이시이 마사키 소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동자세로 크게 대답했다.

1994년 9월 27일 발생한 니가타 시 변종 모스키토 사태는 언론에 보도된 것보다 피해가 더욱 심해 3만 명이 넘는 시민과 군인이 죽고, 2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다쳤다.

또한, 사무라이 피해도 막심해 겐요샤 소속 사무라이 72명이 죽고, 198명이 크게 다쳤다.

수많은 인명피해 속에 키쿠리히메 공대원 25명 중 일본이 잡거나 죽인 공대원은 하급 피지컬리스였던, 노보루 스즈키 달랑 한 명이었다.

변종 모스키토의 영향으로 중급 피지컬리스트가 된 스즈키를 잡기 위해 겐요샤는 7명의 사무라이를 잃는 큰 피해를 보았다.

현재 니가타 시를 벗어난 키쿠리히메 공대원들은 니가타, 군마, 후쿠시마, 야마가타 현으로 달아난 상태로, 이들을 잡기 위해 가미카제 공대와 이지를 상실한 모스키토 부대 등 2,000명의 사무라이가 동원됐다.

하지만 수시로 옷을 바꿔 입고, 신분을 속이는 통에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였다.

‘이번 일만 잘 마무리하면 돼. 이번 일만 잘 처리하면 일본은 모스키토를 바탕으로 세상에 우뚝 설 수 있어. 그럼 나 역시 아베 마사히코 회장님의 신임을 얻어 더 큰 권력을 누릴 수 있고. 다 왔어. 이제 한 발짝만 더 나아가면 되는 거야.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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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쉬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무리였는지 시애틀에 도착한 저녁부터 찾아오는 손님과 만찬 초대로 아내들이 몸살을 앓았다.

마음 같아선 모두 물리치고 싶었지만, 상대는 초일류 강대국 미국이라 그럴 수도 없었다.

힘을 갖추기 전까진 마음대로 성질을 부릴 수도 없어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주지사를 상대하느라 아내들과 수행원들이 고생이었다.

내가 나설까도 생각했지만, 가봐야 인상만 쓰고 있을 게 뻔해 숙소에 남아 쉬는 게 도와준다는 한숙의 충고에 따라 삼 일간 꼼짝 않고 침대에 누워 TV만 봤다.

“침대에 누워만 있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네.”

“심심하면 바람 쐬러 스카이라운지에 가실래요?”

“거긴 사람 없어?”

“나이트 사무국이 우리가 머무는 동안 일반인 출입은 금했어요.”

“기자들은?”

“기자도 없어요.”

“마샤는 어쩌고?”

“쇼핑할 때 아무도 몰라봤어요.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사자, 하마, 유럽살쾡이를 잡고 구한 레드주얼은 각각 저항력 상승, 속도 상승, 형태 변화였다.

사자에서 나온 레드주얼은 높은 언덕 위에서 사자가 포효하는 모양으로 ‘사자의 포효’라 명명한 스킬을 사용하면 공대원 전체의 저항력을 두 배 높여줘 각종 상태 이상 공격에 저항할 힘을 키워줬다.

하마 가족이 초원을 빠르게 달리는 모양의 하마주얼은 공대원 전체의 이동속도를 30% 향상해주는 효과가 있어 레드몬이나 적을 쫓을 때 사용하면 매우 효과적이었다.

유럽살쾡이에서 나온 레드주얼은 1초 단위로 색이 변하는 구슬로 동화 스킬을 기대했지만, 그것에 한참 못 미치는 변신 스킬을 내장된 레드주얼이 나왔다.

이게 뭔가 하는 마음으로 레드주얼을 주무르다 마샤를 보는 순간 쓸모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변신주얼만 있으면 힘들게 변장하지 않아도 언제든 상대를 속일 수 있고, 기만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얼굴로 접근해 쥐도 새도 모르게 상대를 해치우거나, 억울한 누명도 씌울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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