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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294화 (294/505)

00294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존 록펠러  =========================================================================

294.

“길들여도 너무 오래 떨어져 있으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잖아?”

“길들이는 방법을 달리해야지.”

“세뇌하게?”

“응.”

“어떻게?”

“살기투사로 길들이며 소희의 암시로 세뇌할 생각이야.”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나진시로 데려와 검사하고, 영국에 갈 때마다 확인하면 괜찮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녀석들을 제어할 강력한 능력자가 곁에 없으면 언제 맹수로 돌변할지 몰라. 놈들은 레드몬이야. 그걸 잊으면 안 돼.”

풍산개들은 나를 사신보다 더 두려워해 도망치거나 날뛴다는 건 생각도 못했고, 상아의 텔레파시로 아내들을 가족이라 생각해 내가 없어도 사고 칠 염려가 없었다.

웰시 코기도 우리와 함께하면 풍산개만큼 영리해 나진시와 아내들을 지키는 첨병이 되겠지만, 여왕에게 돌려보내야 해 방법을 달리해야 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살기투사와 소희의 암시 스킬로 녀석들의 뇌리에 주종관계를 강제로 각인시키는 것이었다.

1순위는 당연히 나였고, 다음은 주인인 여왕 그리고 평소 웰시 코기를 돌볼 사육사나 능력자를 3순위로 등록할 계획이었다.

“3순위는 2순위에 밀리고, 2순위는 1순위에 밀려. 그럼 어떻게 되겠어?”

“네가 죽이라고 하면 여왕과 가족을 물어 죽이겠지. 한 명도 남김없이.”

“빙고!”

“그뿐만 아니라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길들여진 레드독을 돌려주면 금세 소문이 돌아 너도나도 레드독 새끼를 구해올 테고.”

“그럼 난 친한 사람에겐 공짜로 길들여주고,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왕창 돈을 뜯어낸 후 레드독을 길들여 다시 돌려보내는 거지.”

“레드독을 받은 사람들은 완벽한 보디가드를 얻었다고 좋아하겠지. 하지만 사실은 턱밑에 비수를 달고 다니는 것과 같겠지.”

“바로 이런 걸 꿩 먹고 알 먹는, 도랑 치고 가재 잡는다고 하는 거지. 흐흐흐흐~”

“음흉하게 웃지 마. 정말 나쁜 사람 같단 말이야.”

음흉한 웃음을 터뜨리자 소연이 울상을 지었다. 눈이 반달로 변한 소연을 얼굴을 끌어당겨 달콤한 입술을 빨았다.

레드독 분양은 아주 그럴싸한 계획으로 생각대로만 진행되면 난다 긴다 하는 권력자들과 부호들의 복에 고양이 방울을 다는 것과 같았다.

그냥 방울도 아닌 언제든 목을 물어뜯을 수 있는 무시무시한 방울로 놈들은 그것도 모른 채 레드독을 얻었다고 어깨에 힘을 주며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을 것이었다.

“풍산개와 진돗개를 활용한다고 하지 않았어?”

“경비견으로 사용할 녀석들도 구하지 못하는 판에 분양을 무슨 재주로 해.”

풍산개는 엘리트 레드몬까지 진화시킨 후 새끼를 낳게 할 생각이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그렇게 해야 일일이 엘리트 레드몬으로 진화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었다.

“진돗개는 자연교배를 하지 않아 레드독이 나타나지 않는 거잖아. 새끼들을 데려다가 우리가 직접 키워 레드독을 얻는 건 어떨까?”

“한두 마리 키워선 어림도 없어. 수백 마리를 키워도 나온다는 보장도 없고.”

“풍산개와 진돗개를 최고의 명견으로 키우려면 그 정도 노력은 해야지.”

“알아서 해.”

“일단 50마리만 구해 키워볼게.”

“응.”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남긴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선생을 존경하는 소연은 일제에 의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일도 소홀함이 없었다.

또한, 힘들고 어렵게 사는 독립운동가 후손을 나진시로 이주시키고, 학업을 뒷바라지하는 등 매국노 정권이 저지른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애썼다.

단재 선생은 계몽운동과 항일무장 독립투쟁에 앞장섰던 독립투사로 임시정부에 참여했으나, 1919년 국제연맹에 위임통치를 청원한 이승만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이완용은 있는 나라를 팔아먹었지만, 이승만은 없는 나라를 팔아먹으려 한다.’고 크게 호통치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임시정부와 결별했다.

1929년 5월 조선총독부 경찰에 체포 1936년 2월 18일 뤼순 감옥 독방에서 뇌일혈 및 동상, 영양실조, 고문 후유증 등의 합병증으로 죽을 때까지 오로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열사셨다.

단재 선생의 아들 신수범은 이승만 정권 시절 단재 선생이 자신을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죽을 고비도 수없이 넘기며 넝마주이·부두 노동자 등 떠돌이로 살아야 했다.

대한민국은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지사의 가족은 거지처럼 살았고, 일제에 빌붙어 호의호식하던 매국노들이 정권을 잡고 떵떵거리며 살았다.

그것도 모자라 신수범처럼 온갖 핍박 속에 힘겹게 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심지어 낙사, 교통사고 등으로 죽는 독립투사들도 있어 과연 대한민국이 일본으로부터 독립한 나라인지 의심마저 들게 했다.

“사인 한 장만 해주시면 안 될까요?”

“사인?”

“네.”

엘리자베스 2세 여왕보다 하루 늦게 존 록펠러(John Rockefeller) 회장과 막내딸인 제니퍼 록펠러(Jennifer Rockefeller)가 도착했다.

돈이면 돈, 영향력이면 영향력 어느 것 하나 빠질 것이 없는 세계적 가문으로 현재 로스차일드 가문보다 조금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록펠러 가문 앞에서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일부에선 록펠러 가문을 로스차일드 가문과 같은 유대인으로 생각하는데, 이건 잘못된 것으로 시조인 데이비드 존 록펠러는 유대인을 극도로 싫어했다.

록펠러를 유대인으로 생각하는 건 같은 독일 출신 때문으로 미국인 중 독일계가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음모였다.

록펠러는 개신교에서도 가장 엄격한 남침례교로 평생 술 한 잔도 마시지 않아 카네기가 록펠러를 놀리기 위해 술병을 선물했을 정도였다.

더구나 유대인은 수천 년간 혼혈화해 인종이나 혈통은 의미가 없었다. 풍습과 유대교를 믿는지에 따라 유대으로 분류했다.

“고맙습니다.”

“사인해본 적이 없어서...”

“그럼 제가 처음이에요?”

“네.”

“우왕! 평생 가보로 간직할게요.”

제니퍼 록펠러가 수줍게 내민 손수건에 매직으로 이름을 적어줬다. 사인은 소연이 내미는 결재 서류에 이름을 적는 것 빼곤 해본 적이 없어 박. 지. 홍. 이렇게 세 글자를 큼직하게 적었다.

연예인들처럼 멋있지도, 세련되지도 못한 투박함 그 자체로 글자를 반듯하게 쓴 게 전부였다.

초라한 사인에 머쓱한 나와는 달리 제니퍼는 유일하게 자신만 내 사인을 손에 거머쥐었다는 사실에 기분이 한껏 들떠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딸애가 박 회장 팬이라 직접 보고 싶다고 난리를 쳐 이렇게 결례를 무릎 쓰고 찾아왔습니다.”

“아닙니다. 바쁘신데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늦었지만, 지난번 일은 참으로 안 됐습니다. 인류를 위해 세계를 떠도는 박 회장의 노고를 생각하면 그런 파렴치한 행동을 할 순 없을 겁니다. 나도 범인 검거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걱정하진 않지만, 거짓은 없어요. 존 록펠러 회장은 괴한들과 관련이 없을 가능성이 커요.)

독심술로 록펠러 회장을 관찰한 소연도 상아의 말에 동조하는지 내게 고개를 살짝 끄덕여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표현했다.

상아와 은비만 록펠러 회장이 테러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아니었다. 나 역시 기감으로 혈류의 흐름, 심장 박동, 체온 등을 면밀히 관찰해 관련이 있는지 세심히 살폈다.

100% 확신할 순 없지만, 셋 다 의견이 일치해 록펠러 회장의 나진시 방문을 일단 호의적인 뜻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빠와 둘만 와야 하는데 죄송해요. 어릴 적부터 항상 붙어 다니는 친구들이라 떨어지지 않으려 해 어쩔 수 없었어요.”

“괜찮습니다.”

“저... 부탁이 하나 있어요.”

“말씀하세요.”

“솔피와 풍산개를 가까이에서 볼 수 없을까요?”

“오늘 저녁은 푹 쉬고 내일 아침 아내들을 따라 솔피와 해달, 풍산개를 구경하십시오. 원하면 태워드릴 수도 있습니다.”

“정말요?”

“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제니퍼 록펠러와 함께 온 친구들은 아만다 사이프리드, 캐서린 헤이글, 리버 피닉스, 조지 찰스로 다섯 명 모두 미국을 대표하는 중급 능력자였다.

제니퍼 록펠러     : 힘-40  민첩-38  체력-75  총합-153 멘탈포스-695

아만다 사이프리드 : 힘-39  민첩-36  체력-73  총합-148 멘탈포스-685

캐서린 헤이글     : 힘-41  민첩-40  체력-75  총합-156 멘탈포스-657

리버 피닉스       : 힘-215 민첩-209 체력-278 총합-702 멘탈포스-22

조지 찰스         : 힘-303 민첩-289 체력-256 총합-848 멘탈포스-30

제니퍼와 아만다, 캐서린은 1971년생 동갑내기로 제니퍼가 잠능자가 되자 존 록펠러 회장이 붙여준 잠능자로 이제껏 헤어지지 않고 우정을 쌓아온 친구들이었다.

리버와 조지는 6살 많은 1965년생으로 5년 전 보디가드로 붙어 다니다 의기투합해 홍염의 기사단을 만들어 함께 몰려다녔다.

홍염의 기사단은 홍염의 마녀 제니퍼의 별명에서 따온 이름으로 총 50명의 능력자로 구성된 레드몬 사냥팀이었다.

제니퍼는 화염구를 사용해 홍염의 마녀로 불렸고, 아만다는 디버프 스킬을 사용해 절망의 마녀로 불렸다.

캐서린은 바람의 칼날을 사용해 폭풍의 마녀란 별명을 얻었고, 리버는 방패를 귀신같이 쓴다고 제우스의 방패 이지스라 불렸다.

마지막으로 불의 검을 사용하는 조지 찰스는 7대 천사 중 의로움의 천사 우리엘(Uriel)로 미국 TTC 방송이 선정한 10대 나이트엔 들지 못했지만, 능력으로 따지면 아폴로 윌리엄스보다 한참 윗줄로 미국 내에서 손에 꼽히는 능력자였다.

다음 날 아침부터 솔피의 등에 올라타 바다를 질주한 제니퍼와 아만다, 캐서린은 해달을 구경하고, 오후에 풍산개를 구경하고 말을 타듯 신나게 달리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저녁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일행과 함께 외부인으로 처음으로 우리 집에 초대받아 근사한 저녁을 즐겼다.

“하얀 호랑이도 있던데 혹시... 백호도 레드몬인가요?”

“그렇습니다.”

“헉!”

5개월 만에 몸길이 2.1m, 꼬리 길이 1.02m, 무게 151kg, 지능 89, 전투력 948로 급성장한 백호는 덩치는 꽤 커졌지만, 아직은 새끼라 장난치고 노는 것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틈틈이 나와 다니며 두려움에 떠는 것과 상아를 통해 인간과 교감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녀석의 일과로 한 달 전부터 풍산을 괴롭히며 예전에 당했던 보복을 소일거리로 삼고 있었다.

“백호를 길들일 수 있나요?”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최선을 다해봐야죠.”

“풍산개에 이어 백호까지 길들이면 세상에 있는 레드몬을 모두 길들일 수 있겠네요?”

“인간과 교감할 수 있는 레드몬은 일말의 가능성이 있지만, 나머지는 새끼 때부터 매우 공격적이라 다가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정말 아쉽네요. 오빠가 모든 레드몬을 길들일 수 있다면 인류도 그만큼 안전할 수 있을 텐데.”

‘오빠?’

============================ 작품 후기 ============================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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