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83 조약파기(條約破棄) =========================================================================
283.
“이 정도면 편히 살아도 되나 했더니, 아직 멀었네?”
“1등 하면 집에서 놀고먹으려고 했어?”
“아니. 레드몬 잡아야지. 더 불어나기 전에.”
“근데 왜 최고 부자가 되길 원해?”
“폼 나잖아. 세계 최고의 갑부! 하하하하~”
일본이 벳푸 조약을 파기한 다음 날 한숙이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의 거짓말을 조목조목 반박한 후, 우리가 경영권을 가진 회사는 7월 2일부로 일본과 모든 거래를 끊는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미국, 러시아, 인도, 터키, 브라질, 영국, 독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총 30개국에 610억 불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미래 레드몬에 협조적인 국가와 기업에 대해선 언제든 추가 투자가 가능하다고 문을 열어 놨다.
작전이 통했는지 한숙의 기자회견 직후 일본을 비난하는 성명이 줄을 이었고, 우리에게 우호적인 나라에선 일본 제품 불매 운동까지 벌였다.
한숙의 기자회견이 끝나는 즉시 일본이 무역보복을 시작할 거란 예상을 깨고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쥐죽은 듯 조용했다.
예상보다 우리가 빠르게 움직이고, 엄청난 금액을 해외에 투자해 많은 국가를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자 부담을 느꼈는지 거창하게 벳푸 조약을 파기할 때와는 다르게 꼬리를 말고 조용히 숨어있었다.
그렇다고 일본 언론까지 조용한 것은 아니었다. 보수우익의 선두주자 산케이 신문을 시작으로 친정부 신문인 요미우리, 중도 성향의 마이니치, 보수 신문인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을 대표하는 언론들이 일제히 들고일어나 나와 미래 레드몬을 맹비난했다.
이들은 내가 자위대원을 공격해 일어난 사태를 마치 일본 때문에 일어난 일처럼 행동한다고 비난하며, 죽은 육상자위대 대원 37명의 목숨을 살려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웃기는 건 죽은 37명의 신원을 밝히라는 대한 일보와 단군 일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미국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등의 요청은 개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밝힐 수 없다고 헛소리를 지껄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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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중한 하급 사무라이를 3개월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게 정말 아쉽군.”
“하급이 상급 사무라이에 근접한 능력을 발휘한다는 걸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3개월 동안 상급에 필적할 능력을 얻는다면 30년을 사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긴 해도 아까운 건 어쩔 수 없네. 시간이 지나면 그들도 상급 사무라이가 될 수 있는 인재들이네.”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10년째 하급이면 30년이 지나도 운이 좋아야 중급 사무라이입니다. 그런 허약한 놈들에게 상급 사무라이의 꿈을 실현해 준 것만 해도 삼생의 영광으로 알고 죽어서도 감사해야 합니다.”
변종 모스키토의 알과 성체를 손에 쥔 731 생체병기 연구소 이시이 마사키 소장은 4개월 만에 변종 모스키토의 활용방법을 찾아냈다.
방법은 웃음이 나올 만큼 간단해 벳푸에서 생포한 엘리트 레드몬 일본원숭이의 피를 수혈해 모자란 피를 보충하며, 매일 레드몬의 심장을 먹여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이틀이면 미라처럼 바짝 말라죽던 일반인의 수명을 5배 늘려 열흘까지 생존하게 했고, 열흘이던 하급 피지컬리스트의 생명도 10배인 100일간 생존할 수 있게 했다.
모스키토 투입 전 : 힘-88 민첩-90 체력-83 총합-261 멘탈포스-13
모스키토 투입 후 : 힘-220 민첩-230 체력-208 총합-658 멘탈포스-3
하야시 리스케 : 힘-215 민첩-299 체력-236 총합-750 멘탈포스-11
이는 일본 최고의 실력자 가미카제 공대 하야시 리스케 공대장의 능력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능력이 좀 더 높은 하급 피지컬리스트에게 사용하면 하야시 공대장을 뛰어넘어 상급 피지컬리스트가 될 수도 있었다.
모스키토가 몸에 침입하면 숙주가 아주 난폭하게 변하던 문제도 마인드컨트롤 스킬로 간단하게 처리했다.
사용할 대상의 정신을 미리 마인드컨트롤로 제압한 후 모스키토를 투입하면 숙주는 정신을 지배당한 상태로 피지컬 수치만 향상됐다.
단, 정신을 제압당한 상태라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없어 가진 능력을 100%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래도 뛰어난 마인트컨트롤 스킬을 가진 중급 멘탈리스트 마에다 요코가 있어 주입된 명령은 확실히 이행했다.
“1단계 정화수만 있어도 생존 기간을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고, 2단계 정화수면 죽음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정화수 복제는 정녕 불가능한 일인가?”
“성분조차 분석할 수 없어 복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복제할 방법이 없다면 미래 정화수 병원에서 훔쳐오면 되겠군?”
“박지홍이 없을 때 정화수를 훔쳐오는 건 지금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평생 복용해야 죽음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어 정화 스킬을 가진 여자를 데려와야 사무라이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박지홍을 공격한다? 하급 사무라이들을 동원해봐야 낭비일 테고, 중급 사무라이들을 동원해야 한다는 말인데... 아베 회장님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네. 가미카제 공대는 회장님의 오른팔이나 마찬가지라 절대 가볍게 버리지 않아.”
“회장님 소속이 아닌 중급 능력자를 동원하면 되잖습니까?”
“그들도 소속만 다를 뿐 아베 회장님의 수중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네.”
“그럼 하급 사무라이를 100명 정도 동원하면 놈도 어쩔 수 없을 겁니다.”
“하급 사무라이와 중급 사무라이의 차이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나?”
“10:1이면 충분하겠죠.”
“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최소 30명은 있어야 평수를 유지할 수 있네.”
“생각보다 차이가 심하군요.”
“하급과 상급은 1,000대 1이네.”
“차이가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토끼가 호랑이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어림도 없는 소리지. 아무리 많이 모아도 잡을 수 없네.”
“그건 동물들 이야기입니다.”
“그렇지 않아. 지난번 모스키토 탈취작전에서도 이런 사실은 명확하게 드러났어. 중국은 300명이 넘는 선인을 동원하고도 하야시 대장을 잡지 못해 수십 명이 죽고 다쳤네. 우리가 가진 중급 사무라이 31명을 모두 동원해도 박지홍을 잡을 확률은 없어.”
“모스키토를 사용하면 모두 상급 능력자입니다. 그럼 충분히 잡을 수 있습니다.”
“그것 역시 확신할 수 없네.”
“같은 상급인데 왜 안 된다니 말씀입니까?”
“박지홍이 정말 상급 능력자라고 생각하나?”
“소문처럼 총리께서도 최상급 능력자라 생각하십니까?”
“확신하네. 그렇지 않다면 A급 엘리트 레드몬을 어린아이 손목 비틀 듯 그렇게 쉽게 잡아내진 못했을 거야. 이런 생각은 나만이 하는 게 아니야. 미국도, 러시아도, 영국도, 중국도 하고 있네. 그래서 그들이 박지홍에게 목을 매는 것이지.”
“납치할 방법이 없다는 말씀이군요?”
“하아~ 박지홍이 조선에 있는 것도 열불이 나는데, 정화 스킬을 가진 멘탈리스트까지 마누라로 끼고 있다니 이건 불공평해도 너무 불공평하군.”
“그러게 말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열등한 조센진에서 그런 인재가 태어난다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분명 자랑스러운 일본인의 피가 흐르고 있을 겁니다. 우리가 그들을 36년간이나 지배하며 얼마나 많은 씨를 뿌렸는지 아시잖습니까?”
“그렇지. 열등 민족인 조센징에 그런 대단한 인물이 태어날 순 없는 일이지. 박지홍의 조상이 누군지 철저히 파헤쳐봐야겠군. 우리 생각대로 자랑스러운 황국 신민의 피가 흐른다면 박지홍도 생각이 바뀔 테고, 만약 더러운 조센징의 피나, 짱꼴라의 피가 흐르면 조선과 박지홍을 이간질해 사이를 벌려놓으면 되지. 박지홍의 부모는 둘 다 고아라 조상을 바꿔치기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으니까.”
“아주 좋은 계책이십니다. 놈과 조선을 갈라놓을 수도 있고, 놈과 아내들을 갈라놓을 수도 있을 겁니다. 반역자의 피가 흐르는 민소연과 최은비는 박지홍이 일본사람이라면 기겁할 겁니다.”
“하하하하~ 일이 참 재미있게 돌아가는군.”
이시이 마사키 소장의 발언에 호소카와 모리히로 총리가 동조하며 박지홍의 조상을 일본인으로 둔갑하는 황당한 작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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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7월 3일
아침 일찍 충청남도 공주 계룡산의 B급 엘리트 레드몬 호그질라 수놈을 시작으로, 다음 날 강원도 철원의 C급 아무르표범(Amur Leopard), 그 다음 날은 전라남도 월출산의 C급 오소리까지 연달아 엘리트 레드몬 3마리를 사냥했다.
사체를 팔아 번 돈 절반은 미래 아이사랑 재단에 기부하고, 나머지 절반은 유엔 아동 기금인 유니세프(UNICEF)에 기부해 144개 가난한 국가의 굶주리는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고 했다.
국내는 미래 아이 사랑 재단을 이용해 돕고 있어 상황이 많이 좋아졌지만, 세상엔 아직도 밥을 굶고, 질병에 시달리며, 기초 교육조차 못 받는 아이들이 숫자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세계를 상대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면서 국내만 생각하는 건 너무나 안일한 자세였다. 큰물에서 놀려면 수준에 맞게 크게 놀아야 했다.
이틀간 잠시 휴식을 취하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넘어갔다. 하반기 사냥은 8월 15일부터 시작으로 첫 사냥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쪽으로 70km 정도 떨어진 항구도시 나홋카(Naakhodka)의 B급 엘리트 레드몬 산양이었다.
2. 인도 카르나타카 주 쉬모가 A급 킹코브라
3. 터키 남동쪽 마르딘 주 마르딘 시 B급 당나귀
4. 수단 북쿠르두판 주 엘오베이드 B급 블랙맘바
5. 에티오피아 베일 마운틴스 국립공원 A급 수사자와 C급 암사자 두 마리
6. 독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 노이브란덴부르크 A급 유럽살쾡이
7. 영국 웨일스 주 스노우도니아 국립공원 B급 붉은 사슴
8.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프린스조지 B급 회색 곰
9.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A급 호저
10. 아르헨티나 비글해협 B급 바다사자와 중급 바다사자 무리
11. 브라질 아마조나스 주 마나우스 A급 전기뱀장어
하반기도 상반기와 같은 11개 국가를 돌아야 했다. 한 번에 다 돌지 2~3번에 나눠서 돌지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일정이 아주 빡빡했다.
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고자 지난 4월 러시아와 체결한 극동지역 사냥 계약에 따라 엘리트 레드몬 사냥과 함께 중·하급 레드몬도 한꺼번에 해치울 생각으로 러시아부터 찾게 됐다.
“옐친 대통령이 극동지역 사냥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이번 달부터 모든 무기가격을 20% 깎아주기로 했어요.”
“형편도 안 좋은데 웬 선심?”
“20%가 적은 돈은 아니지만, 우리가 잡은 레드몬 중 70%를 넘겨주면 수익과 일자리 창출로 상쇄하고도 꽤 많이 남거든요.”
“그래?”
“그럼요. 최소 만 마리는 잡을 텐데 몇 배는 기본으로 남는 장사죠. 그리고 장사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니고 지홍씨에게 잘 보여야 두고두고 혜택을 보조.”
“내가 그렇게 대단한 존재였어?”
“지홍씨 빼고 다 그렇게 생각해요. 한 방에 610억 달러를 투자하고, 수천억 원을 불우이웃 돕기에 쓰는데, 가볍게 볼 사람이 있겠어요?”
“로스차일드와 록펠러 있잖아. 그 외에도 많겠지만.”
“로스차일드 가문은 여러 분가로 나뉘어 있어 가진 돈은 우리보다 훨씬 많지만, 지홍씨처럼 자기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을 거예요.”
“5경이 넘는 재산을 가졌는데 설마 그러려고.”
“당대 가주이자 파리 분가인 파리 오를레앙 회장 다비드 로스차일드와 같은 파리 분가 출신인 에드먼드 드 로스차일드 그룹의 회장 벤저민 로스차일드, 영국 분가 출신으로 광물회사 Bumi의 창업자이자, 세계 최대 금광회사인 배릭골드의 이사인 필립 로스차일드까지 알력이 엄청나요. 서로 반목하고, 물고, 뜯고, 싸운다는 소문이 자자하거든요. 이외에도 십여 명 넘게 강력한 힘을 가진 로스차일드 가문 후손들이 유럽에 퍼져 있어요.”
“집안이 쑥대밭이네.”
“그래도 강력한 적이 생기면 똘똘 뭉쳐 대응해요.”
“강대한 제국도 내부분열로 망하는데, 그런 면은 본받을 만하네.”
“그렇지 못했다면 벌써 먼지처럼 사라졌겠죠.”
“하긴 그런 단결력이 있었으니 그 오랜 세월 가문이 지속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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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