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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279화 (279/505)

00279  마샤 구출  =========================================================================

279.

1994년 6월 30일 뉴욕 나이트사무국

미연방 정부 산하 나이트사무국은 6월 15일 이후 행방을 감춘 마샤와 막심을 찾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몬태나 주 블랙피트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세스나 208을 타고 사라진 이후의 종적을 찾지 못했다.

마약 밀수업자들이 사용하던 세스나 208 경비행기의 항속거리가 최대 3,000km로 캐나다, 멕시코, 알래스카까지 이동한 후 연료를 채워 남미나 러시아로 넘어갔을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목격자도 없고, 레이더에도 걸리지 않아 추측만 할 뿐 어디로 갔는지, 정말 미국을 떠났는지도 알 수 없었다.

“러시아보단 남미로 넘어갔을 확률이 높습니다.”

“시베리아에서 연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 그쪽일 가능성이 크겠지.”

“캐나다와 그린란드를 걸쳐 영국이나 노르웨이로 넘어갔을 수도 있습니다.”

“그랬다면 몬태나가 아니라 동쪽 끝인 메인이나 버몬트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크네.”

“저희에게 혼란을 주려 일부러 몬태나 주에서 출발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디서 출발했건 그건 중요하지 않아. 지금 중요한 건 어디로 갔느냐 그걸 찾는 것이네. 그걸 알아내지 못하면 마샤를 영영 잃을 수도 있어. 그건 자네와 나의 몰락을 뜻해. 자리에서 쫓겨나 실직수당을 받으러 다니지 않으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마샤를 찾아야 하네.”

“알겠습니다.”

존 파이크 국장의 말에 레이 라후드(Ray LaHood) 차장이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했다.

존 파이크 국장이 빌 클린턴 대통령의 심복이라 해도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나이트 마샤 타이엘나가 타국으로 망명하면 자리를 보존할 수 없었다.

공화당과 네오콘들이 벌떼같이 일어나 클린턴 대통령을 질타할 게 뻔했고, 그럼 누군가 책임을 져야 했다.

누가 봐도 나이트를 관리·감독하는 나이트사무국의 책임이라 순순히 물러나든, 선혈이 낭자한 채 쫓겨나든 실업자 신세를 면할 길이 없었다.

존 파이크 국장의 몰락은 그를 따르는 레이 라후드 차장과 수많은 직원의 몰락으로 무슨 짓을 해서라도 마샤를 찾아야 했다.

“러시아가 이 일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요?”

“흐음... 그럴 수도 있지. 5년 째 마샤를 우크라이나로 다시 돌려보내야 한다고 떠들고 있으니까.”

마샤가 에오히푸스를 잡는데 큰 공을 세우자 우크라이나의 큰형 러시아가 마샤와 그녀의 가족을 우크라이나로 다시 돌려보내야 한다고 핏대를 세웠다.

이유는 우크라이나 사람이니 당연히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는 게 맞는다는 억지로 다민족 국가인 미국에선 헛웃음밖에 안 나오는 이야기였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콧방귀를 끼며 웃기지 않는 소리라고 일축하자 감언이설로 사람을 몰래 빼돌렸다며 핏대를 세웠다.

이런 식으로 한방씩 잽을 날리다 감정싸움으로 번져 5년째 틈만 나면 이 일로 으르렁거렸다.

“러시아를 빼고 마샤의 망명신청을 받아줄 나라는 없습니다. 그리고 탈출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 러시아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게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마샤와 막심 둘만으론 미국을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러시아 쪽 동향은 어떤가?”

“이렇다 할 반응이 없습니다.”

“요원들을 더 붙이게.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선 가장 의심 가는 쪽부터 뒤지는 게 원칙이니까.”

“알겠습니다. 세계포스협회를 통해 요원들을 침투시키겠습니다.”

세계포스협회는 미국이 세계의 모든 능력자를 감시·관리한다는 계획에 따라 야심차게 출범시킨 범세계적인 기구였다.

그 모태는 당연히 미연방 정부 산하 나이트사무국으로 건물만 따로 쓸 뿐 세계포스협회는 나이트사무국 지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각국 포스협회를 통해 매주 능력자 동향 보고서가 미국 뉴욕에 있는 세계포스협회에 전달되면, 세계포스협회는 이 보고서를 간추려 나이트사무국에 보고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와 유럽,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선 자국 포스협회의 권한을 대폭 제한해 세계포스협회로 자국 능력자의 자료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았다.

반대로 대한민국처럼 세계포스협회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매일 동향 보고서를 제출하는 헌신적인 국가도 있었다.

“요원들 입단속 잘하게. 네오콘인 국가안보국 키스 알렉산더 국장이나, 중앙정보국 포터 고스 국장, 연방수사국 존 에드거 후버 국장의 귀에 들어가면 절대 안 되네.”

“안 그래도 내부 스파이를 걱정해 믿을 수 있는 수하들만 동원했습니다.”

“최대한 조용하고 은밀하게 해야 하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아폴로 윌리엄스도 잘 관리하게. 놈이 마샤를 찾아 돌아다니면 마샤가 사라진 일이 들통 날 수도 있어.”

“안 그래도 그 일로 삼 일 전 만나 입단속을 했습니다.”

“그래도 한 번 더하게. 워낙 입이 싼 놈이라 언제 일을 낼지 몰라. 살다 살다 그렇게 입이 싼 사내놈은 처음이었네.”

“알겠습니다. 함부로 입을 놀릴 수 없게 다시 조치하겠습니다.”

“하아~ 마샤의 부모 일도 그렇고, 윌리엄스와 짝지으려는 했던 계획도 그렇고, 너무 무리하게 일을 처리했어.”

“그건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전 대통령과 전임 나이트사무국 국장 폴 보커의 작품이었지, 국장님이 한 일이 아닙니다.”

“잘못된 작전인 줄 알면서 중단하지 않은 것도 잘못이네.”

“중단하기엔 골이 너무 깊이 파인 상태였고, 손쓰기엔 너무 늦은 상태였습니다.”

“그렇다 해도 마샤를 만나 이야기는 한 번 나눠봤어야 했어. 내가 너무 안일했어. 그런 안일한 태도가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거야.”

”후유~ 지금은 마샤를 찾는 게 우선입니다. 자책은 나중에 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그래. 지금은 마샤를 찾을 때지.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알 순 없지만, 지금은 무조건 찾는 게 급선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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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샤야! 왜 그래?”

“누가 나를 애타게 찾는 것 같아서? 아니었나?”

“나이트사무국 존 파이트 국장이 찾나 보지? 보고 싶어서. 아니면 아폴로 윌리엄스가 널 찾아 눈물을 흘리며 뛰어다니던가?”

“손상아! 내가 싫어하는 사람 이름으로 계속 놀릴 거야?”

“아야! 아파! 꼬집지 마.”

“또 그럴 거야?”

“아니! 다시는 안 그럴게.”

“한 번만 더 해봐. 그땐 피나게 꼬집을 거야. 알았어?”

“헉!”

오스트레일리아 연방정부가 사냥 의뢰한 딩고는 몸길이 7.21m, 꼬리 길이 3.15m, 무게 1.65ton으로 A급 엘리트 레드몬이었다.

중급 레드몬을 78마리나 거느린 암컷으로 나타난 지 1년 만에 퍼스에서 동쪽으로 340km 떨어진 서던 크로스(Southern Cross)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서서히 서쪽으로 진출해 인구 70만의 퍼스를 위협 중이었다.

“마샤는 아영과 함께 언니들 잘 도와주고.”

“네!”

“토템은 가시덩굴 안에 하나 만들고, 놈과 싸우는 근처에 하나 만들어.”

“네!”

마샤의 치유 스킬은 아리의 치유의 바람, 재생의 바람보다 2배나 빠르게 다친 상처와 소모된 체력을 회복시키는 광역 스킬로 이름은 ‘수호자의 토템’이었다.

수호자의 토템은 가지와 잎이 없는 5m 크기의 기하학적 그림이 그려진 나무로, 우리나라로 치면 천하대장군이나 지하여장군의 장승 같은 모습이었다.

1시간 동안 반경 100m 이내의 아군을 모두 치료하는 스킬로 효과가 대단히 뛰어났지만, 멘탈포스가 500이나 들어 현재 마샤의 능력으론 최대 2개를 불러내는 게 한계였다.

그러나 아영의 3단계 정화 스킬을 받으면 3개까지 수호자 토템을 불러낼 수 있어 최대 반경 300m를 수호자 토템 영역으로 만들 수 있었다.

“아리는 방어에 힘쓰고, 소연이는 현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은비, 서인과 함께 중급 딩고를 처리해. 난 그동안 A급을 잡을 테니까.”

“알았어.”

“오늘은 A급이야. 모두 긴장해. 알았어?”

“네에~”

퍼스에서 93km 떨어진 멕키 강가에서 만난 딩고 무리는 귀가 쫑긋 선 진돗개와 아주 흡사한 모습으로 흉포한 야성만 없다면 한반도에선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개였다.

아리가 가시덩굴로 방어막을 치자 적갈색, 황갈색, 흰색, 검은색 등 다양한 색깔의 딩고도 달려들었다.

짖어대지 않는 딩고는 갯과 동물 중 하울링을 사용하지 않는 몇 안 되는 레드몬으로 일행을 발견하고 곧바로 달려들었다.

A급 엘리트 레드몬도 암컷이라 그런지 부하들이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지 않고 무리와 함께 곧바로 공격에 나섰다.

A급 엘리트 레드몬 : 딩고

전투력 : 8896

지능 : 121

상태 : 적대감 최대치 상승

효과 : 전투력 0% 하락

에너지양 : 48,555

스킬 : 알 수 없음

중급 레드몬 : 딩고

전투력 : 1266

지능 : 109

상태 : 두려움, 적대감 최대치 상승

효과 : 전투력 50% 하락

에너지양 : 1266

스킬 : 알 수 없음

딩고 무리에 살기를 투사하자 흉포하게 달려들던 놈들이 비루먹은 강아지처럼 낑낑대며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자 가시덩굴을 튀어나온 현무가 고속으로 회전하며 고무공처럼 딩고를 통통통 들이받으며 빠르게 돌아다녔다.

현무가 딩고 무리에 혼란을 주자 소연과 은비, 서인이 스킬을 난사해 중급 딩고를 빠르게 처리했다.

현무와 아내들의 공격에 중급 딩고들이 속절없이 죽는 사이 A급 딩고에게 혈기탄과 창을 연속으로 날리며 바람을 타고 번개같이 접근했다.

산들바람처럼 시원하고 경쾌한 바람이 몸을 감싸자 몸이 붕 떠오르며 놈의 코앞에 나타났다.

저 앞에 있던 내가 갑자기 코앞에 다가와 참격을 날리자 놀란 놈이 펄쩍 뛰어오르며 입을 크게 벌렸다.

“캬악~”

“쿠앙~”

괴성과 함께 거대한 압력이 생겨나 머리와 어깨를 내리눌렀다. 압력과 함께 생겨난 미세한 바람을 타고 재빨리 뒤로 물러나자 딩고를 중심으로 반경 50m가 10m나 내려앉았다.

바람을 타지 못했다면 꼼짝없이 정통으로 한 대 얻어맞았을 것이다. 그 한 방에 죽진 않겠지만, 충격을 받아 힘든 싸움이 될 수도 있었다.

(아리 언니가 그러는데 중력을 이용한 공격이래요. 압력이 상당히 강해 접근전은 최대한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대요.)

“알았어.”

(오빠! 조심하세요.)

“걱정하지 마! 우리 예쁜 상아 두고 오빠 먼저 가는 일은 없을 테니까! 알았지?”

(네!)

============================ 작품 후기 ============================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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