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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278화 (278/505)

00278  마샤 구출  =========================================================================

278.

“아까워?”

“당연히 아깝지. 잘 사는 나라잖아.”

“버는 만큼 써야 해. 그래야 사람들이 좋아해.”

“좋아하긴... 욕이나 안 하면 다행이지.”

“맞아. 욕이나 안 하면 다행이야. 사냥 한 번에 13억 불을 벌었어.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돈을 몇 시간 만에 번 우리를 사람들이 마냥 부러워하기만 할 것 같아? 부러워하는 만큼 시기하고 미워할 거야. 그걸 해소하는 건 그 나라에서 번 돈의 일부를 그 나라에 다시 돌려주는 거야.”

“그런다고 사람들이 좋아하겠어?”

“사람들이 미워하는 외국 기업은 대부분 돈만 벌어갈 줄 알지 번 돈을 그 나라에 다시 투자하거나, 그 나라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지 않아. 우리도 그런 파렴치한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더 많이 기부하고 도와야 해.”

“사람들의 시선이 그렇게 중요해?”

“평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어. 하지만 평판이 앞으로 닥쳐올 커다란 위기를 극복하게 해 줄 수도 있어. 호의를 가진 사람은 자발적으로 도우려 해. 그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건 우리에게 아주 큰 힘이 된다는 뜻이야. 사람을 남기는 것이 진짜 장사꾼이란 말을 절대 잊어선 안 돼!”

“사는 게 왜 이렇게 복잡하냐? 단순하게 살 순 없어?”

“단순하게 살길 원하면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로 가야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살지 않는 한 단순한 삶을 꿈꾸는 건 꿈에 불과해.”

소연의 말이 백번 지당했다. 온종일 사람들과 부딪치는 사회에서 간단명료한 삶을 살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가장 가까운 부모, 형제, 부부, 자식과도 끊임없이 다투고 싸우는 게 인간의 삶이었다.

더군다나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 더 많은 내가 그런 삶을 원한다는 건 신이 되고자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하지만 가방끈이 몹시 짧고, 골치 아픈 일을 싫어하는 내게 소연의 말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로 들렸다.

“몰라 몰라! 난 널 낚은 거로 충분해. 그러니 사람들은 네가 알아서 낚아. 알았지?”

“나 물고기였어?”

“아니, 인어!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현명한 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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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색깔부터 바꾸자. 네 금발은 너무 탐스러워 보기만 해도 누구인지 알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눈에 띄어?”

“응, 찰랑찰랑 흔들리면 잘 익은 황금 밀밭을 보고 있는 것 같아.

“헤헤헤헤~ 고마워! 근데 무슨 색으로 하지?”

“검은색으로 하자. 그래야 조금이라도 동양인처럼 보이지.”

“코 때문에 될까?”

“선글라스와 마스크 착용하면 얼굴 드러날 일은 없어서 괜찮아. 신발도 키 높이 깔창을 깔고, 옷도 꽉 달라붙지 않는 것으로 입으면 넌 줄 모를 거야.”

상아가 마샤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머리를 검게 염색하고, 옷은 여성 경호원들이 입는 전투복으로 바꿔 입혔다.

‘뭘 입어도 어울리네. 옷이 날개가 아니라 사람이 날개네.’

180cm의 늘씬한 마샤가 칙칙한 검은색 전투복을 입자 화보를 찍기 위해 멋진 제복을 차려입은 모델 같았다.

작은 움직임조차 화보를 찍기 위해 자세를 잡는 것 같았고, 걷는 것조차 다이내믹해 카메라가 있다면 담아 놓고 싶을 만큼 욕심이 생겼다.

“비행기 정말 멋지다. 기회가 있어 에어포스원도 타보고 부호들 전용기도 여러 번 타봤지만, 편의 시설이 이렇게 잘 꾸며진 전용기는 처음이야. 특히 침실은 정말 압권이야.”

“일 년의 절반은 해외를 떠돌아야 한다고 오빠가 신경을 많이 썼어.”

“신경 정도가 아니라 비행기에서 살아도 되겠다.”

“오빠가 우리 편하라고 아주 사소한 것까지 세심하게 배려해서 그래.”

“오빠가 그렇게 좋아?”

“응, 세상 모든 것을 합친 것보다 더 좋아.”

“진짜?”

“그럼. 오빠는 내 생명이자 살아가는 힘이야.”

“언니들과 아영이도 그렇게 생각해?”

“당연하지. 다 똑같아. 자기 목숨보다 오빠를 더 사랑해.”

“한 남자를 여럿이 사랑하는데 그게 가능해?”

“사랑은 나눈다고 줄어들지 않아. 사랑은 사랑할수록 더 커지는 거야.”

“질투하거나, 싸우거나 그러지 않아?”

“왜 싸워? 그런 일 없어.”

“나 같으면 더 많은 사랑을 얻기 위해 싸울 것 같아.”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거야. 주면 줄수록 더 큰 사랑이 돌아와. 받으려고만 하면 사랑이 오지 않아.”

“하아~ 난 잘 모르겠다. 사랑을 한 번도 안 해봐서.”

“너도 조만간 알게 될 거야. 사랑하면 마음이 어떻게 변하는지.”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방문한 필리핀과 베트남에선 물소 카라바오(CARABAO)와 소형 곰의 일종일 말레이 곰(Sun Bear)을 사냥했다.

카라바오는 필리핀 농민들의 동반자라 불리는 물소로 무게가 800kg이나 나가는 거구지만, 매우 온순해 아이들이 매달려 노는 놀이기구이자, 듬직한 일꾼, 서민들의 소중한 재산이었다.

수명은 대략 20년 정도로 죽을 때까지 인간을 위해 일하고, 죽어선 가죽과 뿔, 고기를 남기는 헌신적인 동물이었다.

그런 헌신적인 카라바오가 B급 엘리트 레드몬으로 변이하자 성격이 포악해져 사람만 보이면 달려들어 커다란 뿔로 들이받아 죽였다.

수천 년간 인간에게 당한 한을 풀기라도 하듯 카라바오가 길길이 날뛰자 피해가 속출 수차례 토벌에 나섰지만, 단단한 가죽과 전차처럼 모든 것을 다 깔아뭉개는 저돌적 돌격에 피해만 늘어났다.

B급 엘리트 레드몬 : 카라바오

전투력 : 7121

지능 : 99

상태 : 적대감 최대치 상승

효과 : 전투력 0% 하락

에너지양 : 34,117

스킬 : 알 수 없음

몸길이 8.1m, 뿔 길이 3.1m, 무게 6.12ton의 거구를 창 두 자루로 간단하게 잡고, 놈의 가족 21마리도 모두 잡아 피해가 가장 큰 민다나오 섬(Mindanao) 파가디안(Pagadian)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무료 사냥에 피해를 입은 가족들까지 도와주자 거리로 몰려나온 파가디안 주민들이 우리 이름을 연호하고, 자신들의 신께 축복을 기원했다.

주민들의 열렬한 환송 속에 베트남 하노이로 넘어가 말레이 곰(Sun Bear)을 사냥했다.

말레이 곰은 몸길이 105cm, 어깨높이 60cm, 몸무게 27~87kg의 소형 곰으로 보르네오와 미얀마, 라오스, 말레이반도, 중국 남부, 수마트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분포했다.

B급 엘리트 레드몬 : 말레이 곰

전투력 : 7096

지능 : 121

상태 : 적대감 최대치 상승

효과 : 전투력 0% 하락

에너지양 : 33,188

스킬 : 알 수 없음

신장 5.2m, 무게 1.3ton으로 대형 레드몬인 다른 곰과 비교해 덩치는 작지만, B급 엘리트 레드몬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살짝 애를 먹였다.

몸을 공처럼 말아 앞으로 빠르게 회전하며 통통 튀어다니는 통에 혈기탄으로도, 창으로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어디로 튈지 모를 럭비공처럼 튀어다니는 놈을 잡기 위해 소연, 은비, 서인, 구미호,  현무까지 달려들었지만, 천지사방으로 뛰어다니는 놈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아리가 가시덩굴로 포위망을 조금씩 좁혀 가둔 다음 바람으로 빠르게 다가가 참격으로 간신히 잡아냈다.

“앗싸! 나왔다.”

“뭔데?”

“이제 확인해봐야지. 하하하하~”

B급에서 오랜만에 구한 레드주얼은 놈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놓은 듯 작은 곰이 재주를 부리며 뛰어다니는 모습이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레드주얼을 양손에 쥐고 효과를 알아보려는 찰나 현무가 뛰어들어 말레이 곰의 레드주얼을 홀랑 삼켜버렸다.

“이런!”

레드주얼을 삼킨 현무는 입에서 불꽃 탄환만 쏘아대는 단조로운 공격 형태에서 벗어나 팽이처럼 회전하며 날아가 몸통 박치기로 상대를 공격했다.

회전속도도 빠르고 박치기 파괴력도 대단해 중급 레드몬은 한방에 목숨을 빼앗았고, C급 엘리트 레드몬도 큰 상처를 입혀 좀 더 다양한 형태로 이용할 수 있었다.

크기도 30cm로 커지고 정찰 능력도 5km까지 늘어났고, 불꽃 탄환의 공격력도 소폭 향상돼 말레이 곰의 레드주얼이 아깝지 않았다.

상반기 마지막 사냥은 오스트레일리아로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의 주도인 퍼스(Perth) 시 근방에 나타난 딩고(Dingo)였다.

딩고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야생화한 개로 어깨높이 60cm, 몸길이 90cm, 꼬리 길이 30cm, 몸무게는 20kg 정도로 귀가 쫑긋하고 꼬리가 컸다.

적갈색·황갈색·흰색·검은색 등 다양한 털을 가진 딩고는 으르렁대기만 할 뿐 개처럼 짖지는 않았고, 새끼일 때 데려다 키우면 애완용으로 쓸 만 했다.

“남반구라서 그런지 여긴 선선하네.”

“낮 기온이 17~20도 사이라 사냥하기도 아주 적당해요.”

“한숙아! 근데 호주는 왜 넣어준 거야? 필리핀과 베트남처럼 가난하지도 않잖아.”

“딩고를 잡아주면 곡창 지대인 윗 벨트(Wheat Belt) 일부를 우리에게 팔기로 했어요.”

“윗 벨트? 그게 어디 있는 건데?”

“퍼스 북쪽에서부터 시작해 동쪽으로 골드 필드(Gold Field), 남쪽으로 그레이트 사우던(Great Southern)과 사우스 웨스트(South West) 접경까지의 아주 넓은 땅이에요. 연중 온화하고 풍부한 일조량 덕분에 농산물의 질과 양을 모두 충족하는 호주의 대표적인 곡창 지대 중 하나죠.”

“얼마나 파는데?”

“1만 에이커(acre)요.”

“그렇게 말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

“가로세로 40km로 생각하시면 돼요.”

“그거면 나진시 전체 먹고살 수 있어?”

“인구가 더 늘어난다면 모자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충분하다 못해 남아돌 거예요.”

“거기 뭘 심는데?”

“밀이요.”

“밀? 쌀이 아니라?”

“쌀을 원하면 밀을 팔고 쌀을 사면되죠. 없어서 문제지 있어서 문제겠어요?”

“그렇긴 하지.”

퍼스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로, 아프리카 남부지역과 동남아시아지역을 잇는 국제항만 및 항공교통의 요충지였다.

1606년 네덜란드 공화국이 오스트레일리아를 발견한 이후 1770년 그레이트브리튼 왕국이 오스트레일리아의 동쪽 지역을 자신들의 영토로 삼았고, 1788년 1월 26일부터 뉴사우스웨일스 주의 식민지로 죄인들을 수송해 정착시키며 호주 이민이 시작됐다.

이들이 오기 훨씬 전인 약 3만 8000년 전에 제4빙하기 때부터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는 원주민 애버리진(Aborigine)이 살았다.

대략 100만 명 정도로 영국의 이민이 시작된 지 200년 만에 인구가 늘어나기는커녕 4만 명으로 줄어들었다가 현재 45만 명 정도로 불어났다.

영국은 원주민이 사는 땅을 자기 땅으로 만들기 위해 미지의 땅이라고 우기며 멋대로 지명을 붙이고 원주민들을 대량 살해하는 ‘원주민 말살정책’을 무려 200년이나 취해왔다.

영국인이 호주 원주민을 학살하며 한 변명은 ‘암흑 같은 야만사회를 기독교의 빛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건하기 위함’이었다.

영국 기독교는 대영제국의 권력과 야합해 타민족을 악마로 여기며 끔찍한 원주민 학살에 동참했다.

하지만 진짜 악마는 석기 수준의 호주 원주민을 미개하다는 이유로, 땅을 빼앗기 위해 이유로 죽인 그들이 진정한 악마였다.

============================ 작품 후기 ============================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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