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69 변종 모스키토 =========================================================================
269.
종한량과 민정은 둘 다 화이 공대 소속으로 중국 정부가 조만간 상급 피지컬리스트가 될 거라고 떠들어대는 수많은 선인 중 하나였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허풍이 심한 중국은 무려 30명을 상급 선인 후보로 세우고, 이 중 절반 이상이 늦어도 5년 안에 상급 선인으로 승급할 거라고 떠들어댔다.
이들 30명을 십대천왕·십대기인·십대기걸이라 부르며, 미국의 7대 천사처럼 거창한 이름을 붙였다.
종한량과 민정은 30명 중에서 가장 강한 십대천왕에 드는 인물로 광풍천왕과 금강천왕이란 불렸다.
종한량은 힘에 특화한 중급 공격형 피지컬리스트로 커다란 두 자루 쌍날도끼를 풍차처럼 휘둘러 레드몬을 난자하는 광풍도법을 사용했다.
민정은 체력에 특화한 중급 방어형 피지컬리스트로 소림 72종 절예 중 하나인 금종조를 익혀 레드몬의 공격을 방패가 아닌 몸으로 받아내는 특이한 능력자였다.
능력자 중엔 자국의 무술을 수련해 실력을 키우는 능력자도 많았다. 태국의 무에타이, 브라질의 카포에이라, 프랑스 사바테, 이집트 쉬빙겐, 북미 워카우트, 아프리카 스틱 파이팅, 러시아 삼보, 우크라이나 아그니켐포, 그리스 판크라티온 등 고유무술을 수련해 신체를 단련하고 자신에 맞는 스킬을 얻고자 했다.
특히 이런 행동은 동양 삼국인 대한민국과 중국, 일본에서 두드려졌고, 그중에서도 중국이 가장 심했다.
중국은 능력자를 도를 닦는 사람, 도사를 뜻하는 선인(仙人)이라 부르며 우리가 흔히 접하는 무협지에 나오는 무인(武人)으로 생각했다.
이 때문에 화이 공대를 비롯해 대다수 선인이 소림사, 무당파, 화산파, 아미파 등 명망 높은 문파의 무술을 수련해 자기만의 독특한 스킬을 얻고자 노력했다.
“변종 모스키토를 최대한 많이 준비하게. 효과가 입증된 만큼 앞으로도 계속 후방 교란용이나 테러용으로 사용해야겠어.”
“일본이 나머지 80개의 변종 모스키토를 모두 회수하거나 파괴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이를 모두 회수하거나 파괴하지 못하면 자연 상태에서 번식에 성공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그래봐야 국지적 피해로 끝날 일일세. 자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재앙 따위는 일어나지 않아.”
“결과보고 생산해도 늦지 않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황준지우 박사가 대책을 마련한다고 했으니 이제 걱정은 집어치우고 어서 준비나 하게.”
“흐음... 알겠습니다.”
“흐흐흐~ 모스키토로 박지홍을 잡을 선인을 만들어내진 못했지만, 그보다 더욱 강력한 무기를 손에 넣게 됐어. 이런 걸 바로 소가 뒷걸음치다 쥐를 잡는다고 한다지. 하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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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가 새나간 게 분명합니다. 모스키토를 보관한 냉동 캡슐에 원격을 장치를 달아 후쿠시마에 도착하자마자 깨어나게 한 건 우리가 탈취할 것을 미리 알지 못했다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가 모스키토를 빼내러 간다는 건 중국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야.”
“류시앙이 모스키토를 우리에게 넘겼으니 중국도 당연히 생각했겠죠. 하지만 300명이 넘는 선인이 매복한 건 많은 수의 사무라이가 침투한다는 걸 미리 알지 못하면 동원할 수 없는 숫자입니다. 한 명을 보낼지 두 명을 보낼지 모르는데, 300명이 넘는 선인을 함정에 묶어 둘 수는 없습니다. 선인이 남아돈다면 그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겠지만, 혈랑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걸 잘 아시잖습니까.”
“300명이 넘는 선인을 언제 올지 모를 침투조를 잡겠다고 대기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
“300명 중엔 중급 선인도 20명 넘게 끼어 있었습니다. 이건 너무나 명백한 작전 유출입니다.”
“흐음...”
“모스키토 탈취 작전을 아는 사람은 여덟 명밖에 없습니다. 아베 마사히코 회장님, 호소카와 모리히 총리님, 이시이 마사키 731 생체병기 연구소 소장, 가미카제 공대 공대장 하야시 리스케, 부공대장 쿠사나기 츠요시, 실장님, 저 그리고 국제부 중국반 과장 가토 사부로입니다. 가미카제 공대원들은 중국에 도착한 다음 작전내용을 들었습니다. 전화기도 없고 함부로 나다닐 수도 없는 가미카제 공대원들이 중국에 정보를 넘겼을 확률은 없습니다.”
“가토 과장을 의심하는 건가?”
“이걸 보십시오.”
“10억 엔?”
“입금 날짜가 2월 19일로 가미카제 공대가 스키모토를 탈취한 바로 다음 날입니다.”
“가토 과장은 지금 어디 있나?”
“어제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어 찾고 있는 중입니다. 실장님께 미리 말씀드리지 않고 내사에 들어간 점 깊이 사죄드립니다. 하지만 가토 과장은 실장님과 오랜 세월 함께한 직원이라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어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해해주십시오.”
무카이 오사무 국제부 부장의 말에 에비스 겐이치 실장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모스키토 탈취 작전의 실무를 맡은 가토 사부로 과장은 에비스 실장과 10년 넘게 동고동락한 사이로 내각정보조사실에서 에비스 실장의 직계라인이었다.
만약 가토 과장이 무카이 부장의 조사대로 중국 스파이가 확실하다면 자신도 한패로 엮일 수 있었다.
“10년 넘게 같이 일했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것이었군. 요원들을 최대한 동원해 가토의 행방을 찾게. 꼭 살려서 데려와야 하네.”
“알겠습니다.”
다음날 가토 사부로 과장은 도쿄 외곽의 허름한 아파트 옥상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미안하다는 단 한 줄의 유서만을 남긴 가토 과장의 옆에 청산가리를 타 마신 음료수병 하나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가토 과장의 죽음은 미심쩍은 부분이 한둘이 아니었지만, 통장과 집에서 나온 증거들로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이 사건으로 결국 에비스 겐이치 실장은 좌천되어 한직으로 밀려났고, 스파이를 잡아낸 무카이 오사무 부장이 내각정보조사실 실장으로 승진했다.
에비스 겐이치 실장은 그동안의 공적과 호소카와 모리히 총리의 배려로 그나마 한직으로 물러나는 것에 끝났지만, 에비스 실장을 따르던 많은 부하 직원은 모두 파직되어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됐다.
[에비스 실장도 조만간 처리하겠습니다. 네. 네. 요원들도 조만간 주요 직책으로 끌어 올리겠습니다. 한 번에 많은 수를 요직에 앉힐 순 없지만, 2~3년이면 충분합니다. 네. 네.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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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에서 2월부터 발생한 각종 살인 사건이 모기 레드몬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뜻이군요?”
“그렇습니다. 죽은 시신 중 상당수가 미라처럼 바짝 말라 있는 상태로 모기 레드몬에 당한 상태와 조금 다르긴 하지만 현상은 비슷한 것으로 최정준 박사님이 사진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지난번 지리산 테러는 일본이 배후군요?”
“그럴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하지만 확신할 순 없습니다.”
“확신할 수 없다? 왜 그렇게 생각하죠?”
“외부에서 유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731 생체병기 연구소가 후쿠시마에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네.”
“그렇다면 731 연구소에서 사고나 실수로 모기 레드몬이 유출돼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지 않을까요?”
“한두 명도 아니고 한꺼번에 수백 명씩 전파됐다는 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확률이 희박해도 가능성은 있잖습니까?”
“정확한 건 아니지만, 가미카제 공대가 중국을 다녀왔다는 첩보를 입수했습니다. 중국을 다녀온 후 사고가 났다는 첩보도 함께 입수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사건을 유추하면 가미카제 공대가 중국에서 가져온 모기 레드몬이 사고로 후쿠시마에 퍼졌을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흐음... 중국이라... 피해가 얼마나 됩니까?”
“공식적으로 발표된 건 1,698명 사망, 12,881명 부상입니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 확인한 결과 2만 명이 넘는 시민과 경찰, 군인이 죽었고, 부상자도 10만 명 이상 발생했습니다.”
“2만 명이 죽어요?”
“모기 레드몬이 번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번식이요?”
“네. 그 때문에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아직도 지속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바로바로 보고하세요.”
“알겠습니다.”
강승원 국장의 브리핑에 놀라 급히 최정준 박사를 만나러 미래 레드몬 연구소로 이동했다.
다행히 살기투사 능력이 향상해 한 번에 동시 투사할 수 있는 숫자가 40마리로 늘어났고, 투사 거리도 1km로 늘어나 모기 레드몬에 감염된 레드몬이나 능력자, 일반인을 상대하긴 훨씬 수월해졌다.
모기 레드몬은 전투력이 75로 최하급에도 못 미치는 최최하급이라 살기를 살짝만 투사해도 바로 숨이 끊겨 발견하면 잡는 건 누워서 떡먹기였다.
그러나 1년 중 절반은 집을 비우고 해외로 떠돌아 우리가 없을 때 나진시가 공격받으면 위험하긴 마찬가지였다.
미래 2공대원 30명을 뽑아 맹훈련 중이지만, 중급으로 능력을 뻥튀기한 놈들이 들어오면 자기 목숨을 지키기도 힘겨웠고, 모기 레드몬에 감염된 상대를 찾아낼 능력도 없어 등에 칼 맞고 죽기 딱 알맞았다.
거리마다 동물이나 독립투사의 동상을 벽사목으로 만들어 레드몬 공격에 대비했고, 주요 시설물 출입구도 벽사목으로 만들었지만, 안전거리가 고작 30m라 근본적인 방어책은 아니었다.
“소희야!”
“네.”
“모기 레드몬을 암시로 조종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자.”
“알았어요.”
“서인이하고 상아도 준비해.”
“네.”
백호 쉬어 칸에서 나온 레드주얼은 파란 하늘에 무수히 많은 별이 반짝거리는 모습으로 사람의 기분, 심성, 에너지 레벨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아우라 스킬을 기대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무참히 기대를 저버리고 마인드컨트롤 능력을 50% 향상해주는 레드주얼이 나왔다.
많이 아쉽긴 했지만, 불만을 토로했다간 좋아서 방방 뛰는 소희에게 평생 원망을 들을 게 뻔해 원하는 레드주얼이 나온 것처럼 소희를 품에 안고 만세 삼창을 불렀다.
평소 마누라들의 비위를 잘 맞추고, 싫어도 절대 싫은 내색을 보이지 않아야 인생이 편안했다.
한사람 비위를 맞추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여덟 명 눈치를 보며 사는 내 팔자도 그리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다.
“현재 초음파와 음파를 이용해 모기 레드몬을 퇴치하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개발된 제품이 있습니까?”
“연구소가 대장간입니까? 만들어 달라고 하면 뚝딱뚝딱 만들게. 아니면 금 나와라, 은 나와라, 외치면 뚝딱뚝딱 나오는 도깨비방망이를 숨겨놨다고 생각하십니까?”
“죄송합니다.”
“연구원 30명이 달라붙어 밤낮으로 방법을 찾고 있지만, 광범위한 지역에 초음파와 음파를 쏘아 놈들만 골라 죽이는 무기를 만드는 건 현재의 기술론 불가능에 대한 도전입니다. 크기는 작아도 놈들은 엄연한 레드몬입니다.”
“그렇죠.”
“그래도 너무 낙담하진 마십시오. 이런 노력이 쌓이고 쌓이면 언젠간 결실을 볼 날이 있을 겁니다.”
한시가 급해 죽겠는데 언제일지도 모를 그 언젠가를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그렇다고 최정준 박사를 닦달할 수도 없었다.
언제 감았는지도 모를 만큼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머리로 연구에 매진하는 박사를 괴롭혀봐야 더 나올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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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