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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238화 (238/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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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원정(遠征)

“미국에서 의뢰한 사막거북(desert tortoise)은 두꺼운 등껍질로 보호된 레드몬으로 크기는 등껍질만 6m에 목과 다리, 꼬리까지 합치면 10m, 무게는 5ton 정도에요. 거북이라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빠른 놈으로 땅도 엄청나게 잘 파고들어 가 붙은 별명이 닌자 거북이에요.”

“설마 두 발로 뛰어다니는 건 아니겠지?”

“그럼요. 만화에 나오는 그건 모습은 아니에요. 대신 순식간에 땅을 파고 깊숙이 숨으니까 대비책을 마련하셔야 해요.”

“얼마나 파고 들어가는데?”

“100m는 기본이에요.”

“젠장! 골치 아프네.”

기감력을 사용해 물체를 확인할 수 있는 땅속 깊이는 15m로 한 곳을 집중해도 30m를 넘지 못했다.

상아는 까치살무사주얼의 영향으로 최대 100m까지 숨은 레드몬을 탐지할 수 있지만, 두꺼운 돌이나 금속이 많이 포함된 지질은 탐지 거리가 절반으로 줄었다.

“원래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남쪽으로 130km 떨어진 모하비 국립보호지역에 있었는데, 얼마 전 동북쪽 밸리-피르 주립공원으로 옮겨갔다는 정보에요.”

“스킬은 알아봤어?”

“입에서 화염 탄환을 쏘고, 제한된 지역에 모레 폭풍을 일으키기도 해요. 등껍질을 활용한 높은 방어력과 꼬리를 이용한 공격, 땅 파고들기는 기본이고요.”

“A급 맞아? 상급 레드몬 아니야?”

“미국 엠코사에서 시험 개발한 신형 에너지 측정기로 닌자 거북이를 찍은 결과 에너지양이 58,366몬 나왔어요. A급 엘리트 레드몬이 확실해요.”

“먼 거리에서 레드스톤 에너지를 측정할 수 있어?”

“무인 항공기를 이용해 100m 이내의 근거리에서 측정한 거예요.”

“100m라도 성공했으니 조만간 상용화하겠네.”

“그게 생각처럼 만만치가 않은가 봐요.”

“왜?”

“신형 에너지 측정기를 탑재한 무인 항공기 23대를 잃고 간신히 성공한 거예요. 기체 가격이 우리나라 돈으로 100억 원이에요.”

“꼴랑 에너지양 하나 측정하겠다고 2,300억 원을 쓴 거야?”

“인력과 시간을 생각하면 두 배는 넘겠죠. 개발비까지 생각하면 세 배는 더 될 테고요.”

“효율 한 번 끝내주네. 에너지양 두 번 측정했다간 회사 망하겠다.”

엠코사가 개발한 신형 레드스톤 에너지 측정기는 접촉식에서 최대 100m 떨어진 거리에서 에너지양을 측정할 수 있었다.

혁신이라 할 만큼 대단한 기술의 발전으로 5년 안에 5km까지 측정 거리를 늘린다는 목표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무게가 100kg이라 휴대가 어렵고, 탐지하는 방식이 열영상장비를 활용한 적외선이라 레드몬 발견이 어렵고, 발견 후에도 레이저를 내리쬐는 조사(照射)식이라 풀어야할 난제가 한둘이 아니었다.

“3월 28일 월요일 아침 9시 나진 공항을 출발해 라스베이거스 매캐런 국제공항(McCarran International Airport)에 착륙할 예정이에요. 매캐런 공항까진 대략 13시간 정도 소요될 예정이고요.”

“도박과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

“네.”

카지노가 많아 관광과 도박의 도시로 불리는 라스베이거스(Las Vegas)는 미국 네바다 주 남동부 사막 가운데에 있는 도시로, 결혼과 이혼 수속이 간단한 것으로 유명했다.

이 지역에 처음 정착한 백인은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모르몬교)의 지도자 브리검 영으로 파이우트 인디언(아메리카 토착민)의 땅을 빼앗아 도시를 건설했다.

1931년 도박이 합법화되고, 1930년대 후버 댐이 건설되며 도시 발전이 촉진된 라스베이거스는 고급 호텔과 특이한 카지노 도박장이 즐비하고, 이국적인 화려한 쇼들로 인해 환락가로 알려졌다.

“언니! 우리 호텔 어디에 정했어?”

“윈 호텔(Wynn Hotel)”

“앗싸!”

“마음에 들어?”

“응, 고마워!”

은비가 한숙에게 고마워하는 이유는 3월 31일 세계나이트 격투 대회 결승전이 원 호텔 야외 특설경기장에서 열리기 때문이었다.

3월 1일 본선 토너먼트를 시작으로 한 달간 대장정에 돌입하는 라스베이거스는 이미 지난해 말에 호텔 예약이 끝나 방을 구할 수가 없었다.

결승전 입장권을 구매하기 위해 사흘 전부터 매표소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설 만큼 나이트 격투 대회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올해 1월 10일 세계포스협회는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프로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프로 출범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여전히 팽팽했지만,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돈의 파도를 막을 방법은 없었다.

“표는 구했어?”

“데이비드 액설로드 특사가 특실로 잡아줬지. 호호호호~”

“사냥 때문에 못 볼 수도 있잖아.”

“결승전 밤 9시에 시작해. 오빠가 일부러 그 시간만 잡지 않으면 무조건 볼 수 있어.”

“그래?”

“또 음흉한 표정 짓는다. 미리 경고하는데, 그 시간에 사냥 간다는 말만 꺼내기만 해봐. 다시는 내 몸에 손도 못 댈 줄 알아.”

“입하고 고추만 몸에 대면되지. 흐흐흐흐~”

“아흑~”

은비의 장난을 음흉한 웃음으로 받아주며 꽃잎과 항문에 손가락을 깊숙이 밀어 넣고 휘저었다.

침대에 누워 한숙의 원정 일정을 듣다 보니 눈과 귀, 입만 한숙에게 향하고 손은 은비와 소연의 꽃잎과 항문을 더듬느라 분주했다.

“다음은 브라질에서 의뢰한 보아 뱀의 일종인 자이언트 아나콘다예요. 매우 희귀종에서 몸길이가 최대 35m, 몸통 두께 2m, 무게가 4ton이나 나가는 지구에서 가장 큰 뱀이에요.”

“우와~ 레드몬으로 진화하지도 않은 뱀이 길이가 35m에요?”

“응, 크기가 워낙 커 아마존 원주민들은 이 뱀을 ‘블랙 보아(Black boa)’ 또는 ‘야쿠마마(Yacumama)’라고 불러. 야쿠마마는 ‘물의 지배자’라는 뜻으로 페루나 브라질 일부 부족 중엔 야쿠마마를 신으로 추앙하고 있어.”

“그럼 진화한 지금은 얼마나 큰 거예요?”

“길이는 100~130m, 몸통 두께는 7~8m, 무게는 20ton 이상으로 추정중이야.”

“헉!”

“야쿠마마는 이제까지 발견된 레드몬 중에서 길이가 가장 길어. 상급 레드몬인 아프리카 매머드보다 무게가 적게 나갈 뿐 크기는 압도적으로 크지.”

“스킬은요?”

“아직 스킬을 사용한 적은 없어. 하지만 힘이 엄청나 한 번 나타나면 피해가 극심하다고 알려졌어. 능력자 랭킹 9위에 오른 브라질의 세쌍둥이 자매 스텔라, 셀리나, 루나가 사냥에 나섰지만, 상처 하나 주지 못하고 죽을 뻔한 적도 있어.”

“그 정도면 상급 레드몬 아니에요? 길이가 100m가 넘는데 엘리트 레드몬이라고 하기엔 어울리지 않잖아요.”

“브라질에서도 A급 엘리트 레드몬으로 추정하지만, 확실하게 상급 레드몬이 아니라고 말하진 못해. 우리 내부에서도 말들이 많고.”

“그럼 거부해야죠. 안전이 가장 우선이니까요.”

“단순히 크기만으로 레드몬의 등급을 결정지을 순 없다는 건 아영이도 알지?”

“네. 포스로 인해 몸집이 작아도 충분한 파괴력을 낼 수 있으니까요.”

작은 고추가 맵다고 어른들이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다윗과 골리앗처럼 작은 사람이 큰 거인을 힘으로 이기긴 불가능하다.

백수의 제왕이라 거들먹거리는 사자도 만만한 초식 동물이나 잡아먹지 코뿔소, 하마, 코끼리 같이 덩치 큰 놈들에겐 깨갱거렸다.

이런 체급 차이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준 것이 독, 화살, 칼, 총 등으로 인간이 지구의 지배자가 된 원인이 도구에 있었다.

그리고 이제 레드문과 함께 포스가 생겨나며 도구보다 더 큰 파괴력으로 생태계 질서기 재편 중이었다.

덩치가 아무리 작아도 에너지양이 크면 자기보다 덩치가 2배, 10배라도 가볍게 주물러 줄 수 있었다.

크기 18m, 무게 17ton의 거대한 아시아코끼리보다 크기 3.5m, 무게 100kg의 여우가 두 배나 강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리고 등급에 따라 크기가 커진다는 것도 알지?”

“그럼요.”

“100m면 세 배 정도 커진 거라 상급 레드몬이라고 말할 순 없어. 물론 등급에 따라 일정하게 커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레드몬은 등급에 따라 크기와 무게가 늘어났다. 한 등급 오를 때마다 2배, 3배 이런 식으로 크기와 무게도 비례적으로 커졌다.

특이한 건 몸집이 작을수록 급격하게 커졌고, 몸집이 큰 동물은 상대적으로 커지는 비율이 낮았다.

이를 토대로 단순하게 계산하면 야쿠마마가 상급 레드몬일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연의 법칙이 모든 동물에 같을 순 없어 등급이 향상할수록 레드몬의 크기가 커진다는 보장도 없었다.

크기가 일정 수준을 초과하면 장점보단 단점이 컸다. 속도, 유연성, 순발력, 적에게 노출될 확률, 과다한 에너지 소비 등등 단점이 무수하게 많았다.

이 때문에 일부 과학자들은 레드몬이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크기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명 최적화로 포스를 채워 넣을 그릇만 충분하다면 적당한 크기로 줄어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미국에서 사냥이 끝나면 곧바로 야쿠마마가 자주 출몰하는 북부 아마파 주의 주도 마카파로 이동할 거예요.”

아마존 강 하구에 있는 마카파는 항구도시로 적도에 자리 잡고 있어 매우 덥고 습한 도시였다.

도시 주변은 온통 열대우림으로 외부와 연결되는 도로가 없어 항공기와 선박이 아니면 벗어날 수 없는 고립된 도시였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사냥 끝나면 카지노도 가보고, 쇼도 보고, 쇼핑도 하자.”

“정말?”

“그럼. 이 기회에 바깥나들이 제대로 해야지.”

“뭐 살지 생각해 놨어?”

“아니. 이제부터 목록 작성해야지. 히히히~”

“그럼 빨리 시작하자. 며칠 안 남았어.”

은비의 쇼핑이란 말에 서인의 입이 귀까지 찢어졌다. 한숙과 소연, 상아, 아영도 마음이 들뜨는지 카탈로그를 잔뜩 들고 와 침대 위에 펼쳐 놨다.

“우리 놀러 가는 거야?”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하잖아. 간 김에 쇼핑도 하고, 관광도 해야지 언제 또 라스베이거스를 가보겠어?”

“앞으로 일 년에 최소 두 번은 가는데.”

“대도시에 간다는 보장 있어? 없잖아. 그리고 라스베이거스에 다시 간다는 보장도 없고.”

“라스베이거스가 그렇게 좋아?”

“좋은 게 아니라 명품 상점이 즐비하니까 그렇지?”

“명품? 가방 사려고?”

“왜? 우린 명품 가방 사면 안 돼?”

“아니.”

“돈 아까워?”

“아니라니까.”

“벽사목 팔아서 수십조 원이나 벌었으면서 그 흔한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 안 사주냐. 말을 안 하니까 정말 멋대가리라곤 눈곱만큼도 없어. 계속 그런 식으로 해. 나이 먹어 힘 빠지면 국물도 없을 줄 알아.”

“헉!”

“그만 만져~”

‘남들은 구경도 못 해본 A급 엘리트 레드몬의 가죽으로 방어구를 만들어주고, 푸지오에도 커다란 다이아몬드를 박아주고, 레드주얼을 차고 다니는 목걸이도 최고급으로 만들어줬는데, 준 게 없어? 손가락에 반지 끼워주지 않으면 준 게 없는 거야? 원하는 게 그거라면 해줄게. 나무토막으로 하나씩 만들어주면 되잖아. 젠장!’

============================ 작품 후기 ============================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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