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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237화 (237/505)

00237  여측이심(如?二心, 화장실 들어갈 적 마음 다르고, 나올 적 마음 다르다.)  =========================================================================

237.

“오빠! 여우불 이름 바꿔야 하는 거 아니에요.”

“뭐로?”

“구미호요. 털도 은은한 금색이고, 꼬리도 세 개나 되잖아요.”

“색은 그렇다고 해도 구미호는 꼬리가 아홉 개잖아.”

“계속 진화하면 아홉 개가 될 수도 있잖아요.”

“아~ 정말 그러네.”

“이제부터 구미호로 부를게요. 괜찮죠?”

“예쁜 아영이가 그러자면 그렇게 해야지.”

“헤헤헤~”

수놈 황금원숭이의 간에서 꺼낸 레드주얼은 황금빛 물결이 넘실거리는 지름 3cm의 황금구슬이었다.

황금구슬을 양손에 꼭 쥐고 떨리는 마음으로 거대화 스킬이 나오길 간절히 기원하며 포스를 불어넣었다.

레드주얼이 포스에 반응해 스킬을 알아내는 순간 여우불이 잽싸게 달려들어 황금주얼을 꿀꺽 삼켰다.

그리곤 가슴으로 스르륵 스며들더니 10분쯤 지나자 길이 30cm의 금빛 여우가 되어 나타났다.

한동안 멍한 눈으로 녀석을 바라봤다. 황금원숭이처럼 순간적으로 급격히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상급 레드몬을 잡는 것도 꿈은 아니었다.

손에 잡혔던 꿈이 여우불의 행동에 산산이 부서지자 커다란 해머로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충격에서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여우불이 또 다른 내 자아 중 하나니 결국 내가 한 일이네. 허허허허~”

허탈한 웃음으로 씁쓸함을 달래고 바뀐 녀석을 찬찬히 훑었다. 황금원숭이주얼을 흡수한 여우불주얼은 크기가 3cm에서 4cm로 커지며 능력치도 크게 향상됐다.

최대 10km까지 정찰이 가능했고, 사거리도 2km로 늘어났다. 레이저 위력도 한층 업그레이드돼 B급 엘리트 레드몬을 상대로도 충분한 타격을 가할 수 있었다.

색깔이 은은한 황금색으로 변한 여우불은 꼬리가 3개로 늘어나며 기존 입에서 뿜어대던 레이저를 꼬리에서 발사했다.

발사대가 한 개에서 세 개로 늘어나자 발사속도가 세 배로 늘어나며, 전투력이 전보다 최대 세 배 이상 향상됐다.

하지만 데미지가 A급 엘리트 레드몬을 제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서 세 배라고 말하긴 조금 아쉬웠다.

“오빠! 이러다 구미호가 레드주얼 다 먹는 거 아니에요?”

“그건 아닌 것 같아. 그랬다면 염화주얼, 냉기주얼, 전류주얼, 연리지주얼도 모두 흡수했겠지.”

“아 맞다. 그럼 황금원숭이에서 나온 레드주얼은 왜 흡수한 거죠?”

“성향 때문인 것 같아.”

“성향요?”

“응, 황금원숭이주얼은 능력치를 올려주는 열매라고 할까? 대충 그런 기능이었어. 그래서 흡수가 가능했던 것 같아.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황금원숭이주얼은 기대하던 거대화 스킬이 내장돼 있었다. 그렇다고 원숭이처럼 몸이 커지는 건 아니었고, 많은 포스를 소모해 일정 시간 동안 능력치를 뻥튀기해주는 기능이었다.

강릉에서 먹은 기이한 산삼처럼 먹고 능력치를 영구히 올려주는 효과는 없지만, 포스만 충분하면 언제든 능력을 순식간에 끌어 올릴 수 있어 형태는 달라도 기능은 비슷했다.

그런 귀한 레드주얼을 구미호가 삼켰을 땐 열이 받다 못해 허탈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자 생각이 바뀌었다.

24시간 내내 나와 아내들을 지켜줄 변치 않는 아군이 두 배 강해졌는데, 아쉬워할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구미호의 엄청난 성장을 확인한 후 좀 더 성장시킬 방법이 없을까 고심하게 됐다.

또한, 구미호와 같은 기능을 가진 레드주얼을 찾아 아내들에게 하나씩 선물하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았다.

구미호와 같은 녀석들이 아내들에게 한 마리씩 있다고 생각해보라. 레드마우스 100만 마리가 덤벼도 무서울 것이 없었다.

물론 녀석들을 움직일 충분한 포스가 있을 때 가능한 일이었다. 포스가 부족하면 방전된 휴대 전화기처럼 쓸모가 없었다.

결국, 레드주얼이란 희대의 기보를 손에 쥐고도 그걸 움직일 그릇이 갖춰지지 않으면 바둑이 목에 여의주를 단 것이나 다름없었다.

보검이 빛날 땐 주인을 제대로 만날 때로 성검 엑스칼리버도 아이 손에 들리면 장난감만도 못했다.

“지금 수준으론 많이 부족해. 좀 더 많이 굴려야겠어. 그래야 구미호와 같은 레드 주얼을 구해도 쓸 수 있지. 안 그래?”

“오.오.오빠! 그.그.그 말씀은 지.지금보다 후.후.훈련양을 훨씬 많이 늘리겠다는 뜻 아닌가요?”

“당근이지.”

“컥!”

경악에 찬 상아와 아영의 가슴을 만지작거리며 내일부터 훈련 강도를 얼마나 높일지 고민했다.

훈련을 빙자해 아내들의 예쁜 엉덩이를 두드릴 행복한 고민에 빠지자 일본 때문에 생긴 울화가 눈 녹듯 사라졌다.

‘역시 스트레스는 음담패설로 풀어야 제격이야.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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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시위가 열흘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처음 10만 명이던 시위 군중이 삼일 만에 50만 명으로 늘어났고, 열흘째인 오늘은 100만 명으로 늘어났다.

시위 군중이 이처럼 늘어난 건 일본 정부의 점점 심해지는 억지도 있었지만, 우리 정부의 놀라운 반응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일본 정부는 일반인인 자위대원을 상급 능력자인 내가 스킬로 공격해 반병신으로 만들었다며 병상에서 누워있는 자위대원 500명을 매일 방송에 내보내는 심리전을 폈다.

자위대원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TV에 출연시켜 눈물 콧물 다 짜내는 신파극을 연출하며, 동정표를 얻기 위해 몸부림쳤다.

또한, 내가 레드마카크를 상대하며 고의적으로 건물을 부숴 재산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우겼다.

이틀 전엔 전투지역에서 죽은 지 3~4시간밖에 안 된 시체가 발견됐다며 나 때문에 죽었다고 억지를 부렸다.

일본의 반응은 예상했던 일이라 놀랄 것도 없었다. 오랜 시간 옆에 두고 봐온 짓거리라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문제는 우리 정부의 행태로 일본이 저 지랄을 떠는 동안 입을 굳게 다물고 남의 일 인양 행동했다.

독도 문제를 이번 기회에 끝내야 한다고 열을 올렸던 정부의 행동은 배신행위나 다름없었다.

정부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닫자 여당인 자유당과 찌라시 신문, 공영 방송들도 연예기사만 줄줄이 쏟아내며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이뿐만 아니라 일본 대사관에 앞에서 평화적으로 항의하던 시민들을 연행하고, 일본규탄 대회를 불법 시위로 규정해 무력으로 강제 해산시켰다.

심지어 미래사랑 팬클럽 고광재 회장과 간부들을 불법 집회 주동자로 몰아 긴급 체포하는 등 일본보다 더한 짓으로 국민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그냥 내가 사주했다고 하지 그래.”

“마음이야 백번 그러고도 남았겠지. 하지만 눈치 볼 곳이 많아 차마 그럴 순 없잖아.”

“그렇다고 팬클럽 회장과 간부들을 연행해? 그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연행한지 하루 만에 풀려났어. 너무 열 받지 마.”

“긴급 체포하고 다음 날 풀어줘?”

“우리에게 나대지 말라는 경고한 거야.”

“정말 가지가지 한다. 대체 이놈의 정권은 어느 나라 정권이냐?”

“일본 정권!”

“그 중요한 걸 잠시 잊고 있었네. 하하하하~”

정부가 미래사랑 팬클럽을 탄압하고 전투경찰대와 기동순찰대, 방법순찰대를 동원해 집회를 해산하자 여당의 견고한 지지층인 중장년층에도 정부를 비난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러자 내가 일본군을 공격해 이런 일이 생겼다며 일본을 옹호하는 조일, 대동, 합동 일보 등 찌라시 신문들의 기사가 쏟아졌다.

이들은 내가 사체를 보호하는 일본군을 공격해 벳푸협정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공영 방송에서도 자위대 야마노우에 데쓰로 대대장의 무례한 행동과 자위대원들의 비웃음은 편집한 채 자위대원들이 괴로워하며 쓰러지는 것만 집중으로 보도해 내가 놈들을 죽이려 했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그래도 단국 방송국과 대한 일본, 단군 일보에서 독도 문제, 배타적 경제수역, 문화재 반환 등 벳푸협정에 대한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일본이 고의로 협정을 파기하기 위해 자위대를 동원해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걸 국민에게 알렸다.

공영 방송으로 위장한 관영 방송사와 찌라시 신문만 있었다면 내가 돌발적인 행동으로 협정을 파기단계로 몰아갔다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공정한 뉴스와 다양한 볼거리로 무장한 단국 방송국과 대한, 단군 일보의 등장으로 고등학생, 대학생, 20대, 30대의 지지층이 형성되며 언론을 이용한 친일파의 국민 바보 만들기는 예전만큼 큰 성과를 내진 못했다.

“일본 특사 일행 전원 추방해.”

“그럼 일본에서 그걸 핑계로 벳푸협정을 파기할 수도 있어.”

“이미 파기된 거나 다름없잖아.”

“결국 그렇게 되겠지만, 아직 결정된 건 아니야.”

“상아가 겐조 고이치미 외무성 장관의 마음을 읽었어. 처음부터 지킬 생각도 없이 우리를 이용하기 위해 협정을 체결한 거야. 자위대는 핑계거리를 만들기 위해 던져준 미끼고.”

“그렇다 해도 빌미를 제공하지 않는 게 좋아. 지금 상황에선 일본도 협정을 파기하긴 부담스러워. 그래서 우릴 자극하는 거야. 빌미를 제공해 달라고.”

“빌미는 무슨...”

“화가 날 땐 잠시 참고 다시 한 번 생각한 다음 행동하는 게 좋아.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면 후회만 남아.”

“후유~ 알았어.”

“대신 돌아다닐 수 없게 연금할 거야. 통신 수단도 모두 끊고.”

소연의 말이 백번 옳았다.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면 순간은 만족할 수 있어도 나중엔 후회만 남았다.

참을 인(忍)자 세 번이면 살인을 면한다는 말처럼 화가 날수록 마음을 가다듬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다시 생각하고 생각해야 했다.

하지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서 소연처럼 옆에서 다독여주고, 이해시켜주는 사람이 있지 않으면 지키기가 쉽지 않았다.

“중국은 어떻게 됐어?”

“아직도 그대로야.”

“저러다 청풍단이 이춘시를 본거지로 삼는 거 아니야?”

“그 때문에 어제 아침부터 폭격기를 동원해 이춘시를 맹폭했어.”

“도시를 없애버리려고?”

“청풍단에 넘겨주느니 없애버리게 낫다고 생각하나봐.”

“따뜻한 봄이 오면 어련히 알아서 돌아갈 텐데, 뭐하는 그 딴 짓을 해? 시간과 돈이 남아도나?”

“안 그래도 그 일 때문에 말들이 많아. 죽은 사람만 5만 명이 넘고, 살아남은 사람도 도시를 파괴해 돌아가 곳이 없어졌으니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고 딱 그 꼴이네.”

“소문엔 쩡칭훙 국가부주석이 차오스 주석의 폭격 명령을 철회해 달라고 했다가 숙청당했다는 말도 있어.”

“어디나 바른 말하면 살아남기 힘드네.”

“그러게 말이야.”

============================ 작품 후기 ============================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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