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30 불타는 벳푸... 일본원숭이 =========================================================================
230.
“벳푸 시를 근거로 활동하던 능력자 60명 중 38명이 사망했고, 수비대 3,000명도 전원 사망했습니다. 민간인 사망자 집계는 6,789명, 부상 42,894명, 실종 32,111명으로 이중 상당수가 관광객들로 건물에 숨어 구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사망, 부상, 실종 집계는 일본 정부 발표로 신뢰성은 높지 않습니다.”
“숨어 있는 관광객과 시민을 구하는 게 일이겠군요?”
“후쿠오카 현 가스가 시에 주둔 중인 서부방면대 4사단이 기쓰키 시로, 구마모토 현 구마모토 시에 주둔 중인 8사단이 오이타 시로 속속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벳푸 시를 감싸 추가피해를 막기 위해 동원한 병력입니다. 고립된 관광객 구출은 규수에서 활동 중인 능력자 600명을 오이타 시로 모아 내일 중으로 실행한다는 계획입니다.”
“1월 1일 발표한 일본 능력자 수가 3,369명인데, 규슈에 있는 600명만 불러 모으는 이유가 뭡니까? 일본 정부가 그들만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겁니까?”
“3,369명 중 2,200명이 흑룡회, 겐요샤, 일본회의의 소속으로 일본 우익의 지배자 아베 마사히코 회장 소유라 일본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능력자는 1,100명이 전부입니다. 이 중 600명이 규슈에 활동하고, 나머지 500명은 시코쿠와 홋카이도에 흩어져 있습니다. 시코쿠와 홋카이도에 있는 능력자까지 모두 불러들일 경우 국민 불안이 커져 규슈에 있는 능력자만 동원한 것 같습니다.”
“일본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능력자를 전부 동원했다는 뜻이군요?”
“그렇습니다. 600명도 대부분 하급 능력자로 중급 능력자 33명 중 28명은 흑룡회, 겐요샤, 일본회의의 소속으로 동원하지 못했고, 나머지 5명도 혼슈에서 활동 중이라 이번 레드마카크 사태엔 한 명도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일본 정치인도 우리 정치인과 별반 다른 게 없군요. 자신만 생각하는 모습이 똑 닮았어요. 아주 마음에 듭니다. 하하하하~”
우익의 총수 아베 마사히코는 위험한 일에 수족이나 다름없는 사무라이들을 절대 동원하지 않았다.
놈은 김일권처럼 달콤한 열매만 따먹으려 했지, 국민의 안위는 관심도 없었다. 놈의 모습은 우리 정치 지도자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닮은 게 아니라 놈의 모습을 대한민국 위정자들이 모방한다 할 수 있었다.
36년간 놈들에게 철저하게 배운 놈들이 지금 이 나라를 쥐고 흔드는 놈들이니 아베 마사히코와 다르면 그것이 이상한 일이었다.
해방 후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제헌국회는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反民族行爲特別調査委員會), 약칭 반민특위(反民特委)를 설치했다.
반민특위는 일제 강점기 일본 제국주의에 협력한 반민족적 행위자들을 조사하기 위한 기구로 국권강탈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자, 독립운동가와 그 가족을 악의적으로 살상, 박해한 자 등을 처벌할 목적으로 제헌국회는 1948년 9월 7일 반민족행위처벌법을 통과시켰다.
반민특위는 특별경찰대를 활용, 악질기업가 박흥식, 일제를 옹호하여 조국의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내몰았던 최남선, 이광수 등을 검거해 재판에 회부하는 등 민족정기를 흐리게 했던 많은 친일분자를 색출했다.
그러나 일제 잔재세력을 규합해 정권을 유지하던 이X만은 자신에게 충성하는 관리와 경찰들이 반민특위에 검거되자 그들이 정부수립의 공로자이며 반공주의자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석방을 종용하며, 노골적으로 반민특위의 활동을 방해했다.
이X만과 친일파들의 방해로 반민특위의 활동은 지지부진하다가 1949년 6월 6일 특별경찰대가 강제 해산당하며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
식민지 잔재세력을 청산하려던 노력이 반공이라는 이름 아래 무산되며, 친일분자들은 양의 탈을 쓴 채 위정자와 재벌이 되어 떵떵거리며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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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부터 조금씩 내리던 눈이 새벽이 되자 강한 바람과 함께 눈보라로 변해 나진시를 하얀 눈의 도시로 변모시켰다.
겨울이면 눈이 많이 오는 나진시는 바닷가라 날씨가 비교적 온화해 겨울도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기상 이변인지 날씨마저 매서워 1월 내내 한풍에 돌아다니기도 쉽지 않았다.
아침이 되자 일본 자위대 서부방면대는 원숭이들이 벳푸 시를 벗어나지 못하게 도로를 차단하고, 북쪽 기타칸나와를 헬기로 공격했다.
원숭이들의 시선이 기타칸나와로 몰린 사이 50명씩 무리를 이룬 사무라이 10개 조가 바닷가로 접근해 숨어 있던 관광객과 시민들을 구조했다.
하지만 구출된 건 고작 2,000명으로 원숭이들이 건물에 숨은 관광객과 벳푸 시민들을 집요하게 찾아 죽이고, 구출 작전도 해안가 위주로 진행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구출 과정에서 남쪽으로 진입한 사무라이들이 곳곳에서 원숭이들을 만나 63명이 죽고 13명이 크게 다쳤다.
“밤새 눈이 200mm나 내렸어요. 체감온도도 영하 20도고요. 내일모레까지 최소 500mm는 더 내린대요.”
“이런 날씨에 사냥 나갔다간 얼어 죽기 딱 알맞겠다. 주말까지 집에서 쉬는 게 났겠다.”
“소연 언니하고, 은비 언니, 한숙 언니 들으면 화내겠어요. 우리만 쉰다고.”
“어쩌겠어. 일복 터진 사람은 일하고, 우리처럼 백수건달은 놀고먹어야지. 그게 하늘이 내려준 섭리야. 흐흐흐흐~”
“오빠! 그렇게 웃지 마세요. 사악해 보여요.”
“나 원래 사악한 사람이야. 흐흐흐흐~”
“에휴~ 점점 아기가 되시네요.”
상아의 한숨을 칭찬으로 들으며 은행나무와 풍산개들이 괜찮은지 둘러본 후 침실로 돌아와 서인과 아영을 괴롭혔다.
미래 재단 이사장을 맡은 서인도 일이 많지 않아 나와 붙어 다니는 시간이 많았다.
정부와 약속한 대형 도서관 스무 개와 종합대학 두 개 건설, 일자라 30만 개 창출 건은 현재 활발히 진행 중이었다.
작년 10월 토지 매입인 끝난 대형 도서관 스무 곳은 서울을 뺀 20대 도시를 선정해 한창 건설 중이었고, 종합대학 두 곳도 나진과 제주에 터를 다지고 있었다.
일자리 30만 개도 20만 개는 나진시에, 10만 개는 도서관과 대학에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었다.
이렇듯 정신없이 일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정작 이사장인 서인은 할 일이 많지 않았다.
실제 업무는 미래 재단 직원들이 하는 거라 이사장인 서인은 가끔 일이 잘 진행되는지 관리·감독만하면 됐다.
대기업 회장들도 일이 엄청나게 많을 것 같지만, 서인처럼 일이 많지 않아 세계경영 어쩌고저쩌고하며 해외로 싸돌아다니는 건 순전히 돌겠다는 말이었다.
그걸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사진 찍고 포즈취하며 똥폼을 다 잡는 것이지 언제나 일은 머슴인 직원들의 몫이었다.
물론 한숙처럼 매일 특사들을 만나 일정을 논의하고 고충을 들어줘야 하는 사람도 있었고, 소연처럼 자금부터 미래 레드몬 산하 계열사를 모두 관리하느라 허리가 휘는 사람도 있고, 은비처럼 도시를 정비하기 위해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눈과 한파로 나진시가 꽁꽁 얼어붙으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과 달리 중국과 일본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피해에 초상집을 방불케 했다.
특히 일본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여행 왔다 행방불명된 사람들로 각국 대사들이 난리를 치는 통에 부뚜막에 앉은 송아지처럼 전전긍긍 어쩔 줄을 몰랐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일본은 우리나라는 발꿈치의 때만도 못하게 여기지만, 미국과 유럽의 강대국엔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설설 기며 꼬리를 흔들어댔다.
그런 미국과 유럽의 존귀한 국민이 수천 명이나 행방불명되자 겁에 질린 일본 정부는 그들만이라도 구해보겠다고 능력자와 군대를 벳푸 시에 진입시켰다가 피해만 더욱 커지며 방법 찾기에 고심 중이었다.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어요.”
“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행방불명된 나라에서 장관들이 일본 정부를 압박하고 있어요.”
“오노 특사로 안 되니까 우리 정부에 손을 벌렸네?”
“네!”
“정부가 우리를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나 보지?”
“거절하기 어려운 당근을 제시한 모양이에요.”
“그게 우리하고 무슨 상관이야. 당근을 제시했으면 받은 쪽에서 알아서 하라고 해. 정 안되면 오성 공대 김일권을 보내면 되겠네. 항상 자기가 최고라고 떠드는 놈이니 일본원숭이 정도는 가볍게 때려잡을 거야.”
“벌써 부탁을 한 모양이에요.”
“거절했지?”
“네.”
“겁은 많아가지고.”
“오성 그룹에서 김일권 공대장을 보내줄 수 없다고 대통령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했어요. 그 일로 대통령 심기가 상당히 불편하다는 소문이에요. 박용규 대장도 일본은 도울 수 없다고 거절했고요.”
“일본에서 제시한 당근이 뭔데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거야?”
“호소카와 총리와 대통령 단둘이서 통화한 내용이라 조건이 뭔지 알 수 없어요.”
“옆에서 들은 사람도 없어?”
“밀실에서 혼자 통화했데요.”
“가지가지 한다.”
“대통령이 아주 흡족해한다는 것만 알고 있어요. 소문에 통화 후 온종일 콧노래를 불렀다고 하네요. 대통령 당선 이후 그런 모습은 처음이라고 하니 꽤 구미가 당기는 제안을 받았다고 해야겠죠.”
김XX 대통령은 호소카와 총리가 제시한 당근이 무엇인지 밝히지도 않은 채 국가를 지킬 최후의 보루인 능력자들을 자기 멋대로 일본원숭이 퇴치에 동원하려 했다.
이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자신의 치적을 위해 국가의 안위를 뒤흔든 일대 사건이었다.
하지만 대통령은 자기 손가락 까딱하는 것도 애국이라 믿고 우기는 사람으로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손익계산만 따지고 있었다.
“우리 정부에만 도움을 요청하진 않았을 텐데. 미국과 유럽, 중국, 러시아에도 도움을 청하지 않았어?”
“물론이죠. 할 수 있는 곳은 다했다고 보시면 돼요. 아프리카에도 공문을 띄웠으니까요.”
“그런 상황인데도 아베 마사히코는 모른척한다?”
“정확한 건 아닌데, 사건이 터지자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는 말이 있어요.”
“하하하하~ 정말 대한민국 정치인 스승답다.”
“일본 정부는 레드마카크 처리 대가로 3억 불, 한화 2,400억 원(환율 800원/1달러)을 제시했어요.”
“응한 국가가 있어?”
“A급 엘리트 레드몬 사냥에 응할 국가가 있겠어요? 지홍씨 빼고! 억만금을 줘도 나설 사냥팀이 없죠. 목숨만큼 소중한 건 없으니까요.”
“우리도 일정이 꽉 차 안 된다고 해. 대신 호소카와 총리가 대통령에게 무슨 당근을 제시했는지 그건 알아봐. 이놈의 정부는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몰라 불안하기 짝이 없어.”
“알았어요!”
1월 20일부터 1월 26일까지 7일간 일본원숭이의 벳푸 시 침공으로 10만 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일본은 동요를 넘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관광객과 시민을 빼고도 200명이 넘는 능력자가 사망했고, 3만 명이 넘는 군인이 죽거나 다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원숭이들이 산으로 돌아가지 않고 벳푸 시에 머물며 간간이 오이타 시로 넘어오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오이타 시마저 원숭이들의 공격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퍼지며 겁에 질린 오이타 현 주민들이 미야자키 현과 가고시마 현까지 달아났다.
오이타 현에서 시작한 공포는 삽시간에 규슈 전체로 퍼져나갔고, 좀 더 안전한 혼슈와 시코쿠로 달아나는 사람들까지 생기며 그야말로 규슈는 아비규환이었다.
여기에 일부 정치인들이 해외로 도망친 사실이 알려지며 민심은 흉흉하다 못해 칼부림이 날 만큼 살벌했다.
전쟁이 나면 가장 먼저 도망갈 놈들이 정치인과 부자라더니 일본도 우리랑 별반 다를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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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