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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진화의 시작-211화 (211/505)

00211  습격(襲擊)  =========================================================================

211.

빗속을 뚫고 빠르게 날아간 암기 3개가 추적 스킬을 사용해 길 안내를 하던 멘탈리스트와 척후조의 두 놈의 허벅지를 커다란 구멍을 뚫어 놨다.

“퍽! 퍽! 퍽!”

“으악~”

비명과 함께 은비의 손을 떠난 뇌우가 얼음덩이에 놀라 허둥대는 놈들의 머리 위로 떨어져 쉴 새 없이 번개를 쏟아냈다.

“지지직~ 지지직~”

소연이 데스 홀드를 날려 나머지 척후조 두 명을 사로잡자, 서인이 가시덩굴주얼을 사용해 뇌우를 피해 옆으로 빠져나온 놈들을 공격했다.

“으아아악~”

번개 폭풍을 간신히 벗어났다 생각하는 순간 땅에서 솟구친 가시덩굴이 팔다리를 옭아매자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비명만 질러댔다.

얼음에 이어 암기와 번개 그리고 땅속에서 솟아오른 가시덩굴의 연속 공격에 중급 능력자들이 힘도 못 써보고 픽픽 쓰러졌다.

중급 능력자라도 완벽한 기습에 걸리면 어쩔 수가 없었다. 그것도 그냥 기습이 아니라 상급 능력자와 중급 멘탈리스트 그리고 레드주얼을 사용한 기습이라 반항도 못 해보고 순식간에 15명이 쓰려졌다.

그래도 허접스러운 놈들만 있는 건 아니었는지 피지컬리스트 4명이 멘탈리스트 한 명을 가운데 두고 소연의 데스 홀드와 은비의 벼락 스킬을 예기를 사용해 칼로 쳐내고 있었다.

“가운데 있는 멘탈리스트는 약화 계열 능력자야. 스킬의 위력과 속도를 심하게 감소시키는 능력이 있어. 그래서 피지컬리스트들이 소연과 은비의 스킬을 칼로 쳐낼 수 있었어.”

“약화 계열?”

“상대의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부터 지금 보는 것처럼 적군의 스킬만 약화하는 방식까지 몇 가지 있어. 흔하진 않아.”

아리는 나와 나이는 같아도 경력으로 따지면 한참 선배였고, 간파 스킬이 있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스킬을 알고 있었다.

멘탈리스트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놈들이 길을 막은 뇌우와 가시덩굴을 향해 천천히 다가섰다.

약화 스킬을 사용해 뇌우와 가시덩굴을 걷어내고 동료들을 구할 심산이었다. 블링크를 사용하자 신형이 쭉 늘어나며 순식간에 놈들을 스치고 지나갔다.

“스걱~”

살을 베어내는 섬뜩한 소리가 나자 선두에 섰던 중급 피지컬리스트의 허리가 잘리며 몸이 두 개로 분리됐다.

“헉!”

동료의 죽음에 헛바람을 들이키는 순간 ‘스걱~ 스걱~’ 소리가 연달아 울리며 두 토막으로 잘린 시신이 늘어났다.

멘탈리스트를 보호하던 피지컬리스트 4명이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모두 허리가 잘려 바닥을 뒹굴자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손발을 벌벌 떠는 놈을 향해 살기를 투사했다. 배후만 캐내면 되는 일이라 강도를 살짝 높이자 빨간 핏물에 코를 처박고 몸부림을 쳐댔다.

“으악~”

공포에 질려 오줌을 질질 싸대는 놈의 목덜미를 잡아 협곡 밖으로 던진 뒤 500m 후방에서 다가오는 감시조를 향해 살기를 투사했다.

폭우로 인해 이쪽 상황을 전혀 모르고 걸어오던 놈들이 심장을 쥐어짜는 극심한 고통에 사지를 부들부들 떨며 바닥을 뒹굴었다.

놈들을 간단하게 제압한 후 척후조 곁에 나란히 던져놓고 뇌우와 가시덩굴에 갇힌 놈들에게 다가갔다.

“뭐야 이거?”

“왜?”

“가까이 오지 마.”

“무슨 일인데 그래?”

“여덟 명 모두 죽었어. 그것도 시체가 심하게 부패한 상태로. 아무래도 독약을 먹은 것 같아. 젠장!”

놈들을 모아둔 곳으로 번개같이 몸을 날렸다. 데스 홀드와 암기에 맞아 다친 놈들이 내가 다가서자 눈을 질끈 감고 이빨을 꽉 깨물었다.

무언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고통이 심한지 몸을 부들부들 떨어대더니 눈이 까맣게 변했다.

3초도 지나지 않아 눈, 코, 입, 귀에서 검은 진물이 흘러내리며 삽시간에 살이 썩어갔다.

살기 투사에 쓰러진 놈들을 재빨리 끄집어내 뒷목을 쳐 기절시킨 후 놈들의 상태를 세심히 관찰했다.

까치살무사의 신경독보다 더욱 지독한지 30초도 지나지 않아 몇 년 지난 시신처럼 부패해 뼈조차 온전히 남아있지 않았다.

살아남은 4명의 입을 벌려 자살용 모조 이빨을 찾아내 뽑아냈다. 혹시 몰라 팬티만 남기고 옷을 모두 벗겨 숨겨둔 독약이 있는지 찾았다.

“이거 원격폭파장치 같은데?”

“부숴버려.”

은비가 원격폭파장치를 부수는 동안 놈들의 몸을 기감으로 샅샅이 훑었다. 혹시 은밀한 곳에 독약을 숨겼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것들 대체 정체가 뭐야? 사람이야? 레드몬이야?”

“왜 그래?”

“몸속에 레드몬이 있어.”

“뭐?”

소연에게 살아남은 놈들을 끌고 가게 한 후 땅을 파고 죽은 시신을 묻었다. 독이 지독해 임시라도 묻어둬야지 그대로 둘 경우 2차 피해가 우려됐다.

시신을 임시 매장하고 얼음덩이 갇힌 두 놈에게 다가갔다. 숙주가 죽으면 기주도 함께 죽는지 둘 다 숨이 끊어져 있었다.

놈들도 얼음덩이에서 꺼내 임시로 묻어주고 아내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사람이 19명이나 죽고 순식간에 시체가 썩는 모습까지 목격하자 분위기가 착 가라앉아 있었다.

모닥불을 활활 피워 긴장된 몸을 녹이게 한 후 포스를 사용해 부드럽게 등을 쓰다듬었다.

포스 마사지로 긴장된 몸을 풀어주자 표정들이 한결 밝아졌다. 조은영과 아리까지 포스 마사지로 긴장을 풀어 준 후 기절한 놈들에게 다가갔다.

“레드몬에 조종당한 거야?”

“꺼내보면 알겠지. 아영아! 정화수 한 병만 줘.”

“네.”

살아남은 4명 중 감시조로 따라붙은 놈에게 다가갔다. 서인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가시덩굴이 솟아나 사지를 단단히 결박했다.

소도로 가슴을 갈라 활짝 열어 제치자젖히자 모기와 모습이 아주 흡사한 길이 10cm 크기의 작은 레드몬이 심장에 빨대를 꽂고 피를 빨고 있었다.

최하급 레드몬 ???

전투력 : 75

지능 : 35

에너지양 : 0

스킬 : 알 수 없음

숙주에서 영양분을 공급받아 살아가는 기생 레드몬은 전투력, 지능 둘 다 매우 낮아 위험해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그건 겉으로 드러난 모습일 뿐 인간의 몸속에 들어앉아 무슨 짓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놈을 살아 있는 채로 가져가고 싶었지만, 살기투사가 워낙 강해 레드마우스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모기는 찔끔 맛만 보여줘도 죽고 말았다.

죽은 놈을 정화수에 넣고 마개를 닿았다. 이놈을 보면 최정준 박사가 좋아 환장할 게 분명했다.

기생 레드몬을 닮는 동안 아리가 놈의 몸에 치유의 바람과 재생의 바람을 함께 사용해 쩍 벌어진 가슴을 치료했다.

치유의 바람은 원기를 북돋워 체력을 4배 빠르게 회복해주는 스킬로 상처의 회복속도를 4배 향상해주는 재생의 바람과 함께 사용하면 상처치유 속도가 2배 빨라져 작은 상처는 눈에 보일 만큼 빠르게 치료됐다.

“왜 이러지? 이상하다.”

“상처가 아물지 않아?”

“아물지 않는 정도가 아니야. 점점 심해지고 있어. 이런 적은 없었는데.”

“놈을 지탱해주던 기생 레드몬이 사라져서 그래.”

“그게 무슨 말이야?”

“기생 레드몬이 사라지는 순간 놈의 능력치도 빠르게 떨어졌어. 그건 기생 레드몬의 힘을 빌려 능력치를 올렸다는 뜻이야. 또한, 기주(寄主)가 사라지며 몸이 버티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아리의 강력한 힐링 스킬로도 기주가 사라진 놈의 몸은 급격히 쇠약해져 10분을 버티지 못하고 죽었다.

“원래 중급 능력자가 아닐 수도 있겠네?”

“확실한 건 최정준 박사님이 기생 레드몬을 확인해봐야 알겠지.”

“넌 이미 그렇게 확신하고 있잖아.”

“아니길 바랄 뿐이야. 만약 사실이라면 정말 골치 아픈 일이 생기니까.”

기생 레드몬이 숙주의 능력치를 두 배 올려준다고 가정하면 하급 능력자를 중급으로, 중급 능력자를 상급 능력자로 만들 수 있었다.

이건 능력자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으로 레드몬의 위협이 날로 가중되는 상황을 생각하면 크게 환영해야 할 일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건 자신의 처지였다. 전체의 이익이란 이름으로 내 권리가 침해되는 걸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거둔 성과가 아니라 타국에서 이룬 기술력이라면 정말 문제가 심각해졌다.

이는 균형의 추가 한쪽으로 완벽히 기울어지는 것으로 패권주의가 등장하는 순간 전쟁이 일어날 수 있었다.

몽고의 보르지긴 테무진이 그랬고,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그랬고, 후금의 누루하치가 그랬고, 일본 제국주의자들도 그러했다.

이는 인간의 역사를 통해 증명된 것으로 가령 중국이 현재 보유한 중급 능력자 145명 전원을 기생 레드몬을 사용해 상급 능력자로 탈바꿈시키면 세계가 하나로 뭉치지 않는 한 중국을 상대할 수 없었다.

중국이 아니라도 그런 힘을 보유하고 인의와 도덕, 평화를 부르짖을 세력은 지구에 단 한 곳도 없었다.

“기생 레드몬이 숙주의 영양분을 빨아먹는다고 했지?”

“응.”

“레드몬을 이용해 능력치를 올리는데 부작용이 없을까?”

“으음~ 그래서 체력 수치가 그렇게 낮았던 거군.”

< 멘 탈 리스트 1 : 힘-77  민첩-73  체력-13 총합-163 멘탈-785 >

< 피지컬리스트 2 : 힘-177 민첩-169 체력-38 총합-384 멘탈-7 >

< 피지컬리스트 3 : 힘-171 민첩-175 체력-35 총합-381 멘탈-6 >

살아남은 3명의 능력치는 체력을 빼곤 매우 높은 편으로 오성 공대 김일권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체력 수치가 너무 낮아 불균형이 극심했다. 이럴 경우 스킬을 사용하면 몸이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생명을 갉아먹게 된다.

서인이 오랫동안 고생한 이유가 체력 수치가 현저히 낮았기 때문이었다. 이건 기초공사를 하지 않고 맨땅에 63빌딩을 올릴 것과 같은 것으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아주 위험한 상태였다.

“체력이 너무 낮다. 이 상태로 가면 기생 레드몬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겠어.”

“그럴 가능성이 크지.”

“그렇다면 일회용이라고 봐도 맞을 것 같은데. 안 그래?”

“지금은 그렇지. 하지만 연구가 진행돼 체력 문제를 보완하면 상황이 달라질 거야. 그땐 누구도 막을 수 없어.”

“정화수가 그런 문제를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노화를 방지하고 세포를 건강하게 해 수명을 늘려주니까 효과가 있을 것 같은데.”

“정말 그러면 사태가 더 심각해지는데.”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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