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드문 진화의 시작-207화 (207/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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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오빠, 이 서류는 어떻게 하죠?”

“무슨 서류?”

“김아리 힐러님이 응시원서를 냈어요.”

“정말?”

“네!”

“으음... 지금 어디 있어?”

“아정이네 집에 있어요.”

“아정이네 집에? 그건 왜?”

“미래 호텔과 초동 전원주택은 불편하다고 하셔서 소연 언니가 당분간 아정이네 집에 있으라고 했어요.”

“아영이 불러와. 함께 가보자.”

“네!”

은행나무 사냥 이후 화요일과 목요일만 사냥하고, 월·수·금은 각자 맡은 일을 처리했다.

소연은 미래 레드몬 부회장으로 나 대신 공장 짓고, 회사 설립하고, 직원들 채용하는 등 업무 폭주로 정신없이 뛰어다녔고, 은비는 나진시 시장으로 늘어나는 건물과 인구, 법규 정비 등 골치 아픈 문제로 매일 씨름 중이었다.

한숙은 사냥에 관련된 업무는 물론 대외적인 창구 역할까지 맡고 있어 얼굴 볼 시간도 없었고, 서인은 미래 재단 설립 이후 대형 도서관 스무 개와 종합대학 두 개, 일자라 30만 개 창출 건으로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미래 아이 사랑 재단을 맡은 아영과 문화체육 진흥을 맡은 상아는 직접 움직일 일이 거의 없어 나와 함께 온종일 붙어 다니며 레드몬 지도 작성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은행나무 이후 감시의 눈이 많아져 아직 나진시 반경 40km밖에 지도를 작성하지 못했다.

“미래 2공대 모집에 응시원서를 냈다고 들었습니다.”

“네, 맞아요.”

“미래 2공대는 대다수가 졸업 예정자들입니다.”

“얘기 들었어요.”

“근데 왜?”

“오성 공대를 나와도 갈 곳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나오니 연락하는 곳이 한 군데도 없네요. 공짜 밥 먹는 것도 미안하고 계속 놀 수도 없어 지원하게 됐어요.”

“허허~”

“우습죠?”

“정말 어처구니가 없군요. 회사를 그만뒀다고 그런 식으로 수작을 부리다니... 초일류 기업이란 말이 무색하군요.”

“편법과 불법으로 정상에 차지한 거지, 실력으로 그 자리를 차지한 건 아니에요. 그런데도 초일류란 말을 쓰다니, 부끄러운지도 모르는 것 같아요.”

“그 사람들은 그게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권력과 야합해 세금을 적게 내고, 국민에게 바가지를 씌워 폭리를 취하고, 정치와 법을 농단해 각종 이권을 빼앗는 걸 정당한 노력의 결과로 생각하죠.”

“그동안 같은 울타리에 있으며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는 게 정말 창피해요.”

“누구나 안에선 실체를 볼 수 없죠. 그리고 군중 심리에 휩쓸려 바른 판단을 내리기도 쉽지 않고요.”

“그 말이 더 찔리네요.”

“죄송합니다.”

“박지홍 회장님!”

“네.”

“우리 1970년생 동갑내기 아닌가요?”

“맞습니다.”

“그럼 말 편하게 하죠. 동갑끼리 존대하는 건 너무 어색하고 불편하잖아요.”

김아리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좌우에 달라붙은 상아와 아영의 눈이 가늘게 떠졌다.

[오빠! 김아리 힐러 좋아해요?]

상아의 텔레파시에 깜짝 놀라 고개를 흔들어 아니라고 말했다. 상아가 텔레파시 스킬을 습득한 이후 편리한 것이 아주 많아졌다.

영어와 일어를 통역해줘 마치 알아듣는 것처럼 행동할 수 있게 해줬고, 진실과 거짓도 바로바로 알려져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줬다.

또한,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도 레드몬에 대한 정보와 중요 전달 사항을 들을 수 있어 여간 편한 게 아니었다. 단, 이렇게 갑자기 말을 걸어와 사람을 놀라게 할 때도 있었다.

내가 고개를 흔들자 제안을 거절했다고 생각하는지 김아리의 목소리가 조금 냉랭해졌다.

“제가 그렇게 부담스럽게 말했나요?”

“네? 무슨 말씀이신지...”

“지금 싫다고 고개 흔드셨잖아요.”

“아.아.아닙니다. 버.벌레가 귀에 들어가서 쫓아내느라 그만... 죄송합니다.”

“그럼 응낙하신 거죠?”

“음... 그러시죠.”

“알았어. 그럼 이제부터 말 편하게 할게.”

“그.그래.”

대인 관계가 원만하단 평을 들어 싹싹한 줄 줄 알았지 은비처럼 거침없는 성격인 줄 몰랐다. 그렇다고 은비 같은 악동스타일은 아니라서 사람을 곤란하게 하진 않았다.

“응시원서 낸 거 진심이야?”

“그럼. 나이가 몇인데 그런 일을 장난으로 해. 나 그렇게 생각 없는 여자 아니야.”

“2공대 들어가 봐야 할 일도 없어. 경비팀으로 뽑은 거지 사냥팀으로 뽑은 거 아니야. 실력도 최하급이라 못해도 1~2년은 가르쳐야 해.”

“그럼 너희 공대에 넣어줘.”

“우리 팀에?”

“응!”

“.......”

“힐러 필요 없어?”

“필요하지. 하지만 규칙이 있어서...”

“규칙이 아내 되는 거야?”

“날 어떻게 보고 그런 말을...”

“여자 좋아한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아니었어?”

“남자니까 당연히 여자를 좋아하지. 하지만 공과 사를 구분 못할 만큼 분별력이 없진 않아. 이상한 사람 만들지 마.”

말은 그렇게 했지만, 대화 내내 기감으로 김아리의 몸을 구석구석 더듬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다.

173cm에 50kg인 김아리는 날씬하고 청순한 외모와는 달리 75B의 빵빵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 작지만 사과 같은 예쁜 엉덩이로 남자 마음에 불을 지피는 완벽한 몸매의 소유자였다.

이 때문에 만날 때마다 은밀히 속살을 더듬으며 같이 산 부부만큼 속속들이 알게 되었다.

아내들이 김아리보다 못해 훔쳐보는 건 절대 아니었다. 상아는 김아리와 쌍벽을 이루는 완벽한 몸매로 흠잡을 곳이 없었고, 소연과 은비, 서인, 아영은 가슴이 조금 작은 것만 빼면 뒤질 것이 없었다.

한숙은 김아리와 같은 75B로 볼륨감이 상당했지만, 일반인이라 피부가 살짝 떨어지는 것이 흠이었다.

정화수와 익수영진고, 각종 보양으로 한숙의 피부도 빙기옥골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것만 먹고, 좋은 것만 발라도 능력자의 무결점 피부는 따라갈 수 없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아내를 6명과 함께 살며 다른 여성의 몸매를 훔쳐보는 건 남자의 본능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

변명 같지만 내가 다른 여성의 몸매를 훔쳐보는 건 저 여자를 자빠뜨려야겠다고 음심을 품어서 그런 건 절대 아니었다.

이건 예쁜 여자가 지나가면 남성들의 고개가 돌아가는 것과 같은 이치로 시각에 민감한 남자의 특징일 뿐이었다.

TV에 나오는 여자 아이돌을 보고 저걸 어떻게 해보겠다고 생각하는 남자의 거의 없었다.

그냥 눈이 즐거워 정신없이 바라보는 것으로 남성이 지닌 원초적인 본능에 반응하는 것이었다.

[오빠! 심장 터지겠어요. 적당히 하세요.]

「헉!」

“규칙이 뭔데 그래?”

“아주 간단해. 비밀 엄수!”

“그야 당연한 거잖아.”

“말만 그렇게 하는 공대가 많지만, 우린 달라. 어떤 일이 있어도 꼭 지켜야 할 원칙이야. 네가 우리와 함께하다 더 좋은 곳으로 옮겨도 되고, 마음이 안 맞아 떠나도 상관없어. 그런 일로 문제 삼는 일은 없어. 하지만 우리 능력치와 스킬을 외부에 발설하는 건 절대 용서 못해. 그럴 경우 죽을 수도 있어. 그래도 들어 올 거야?”

살짝 겁 주기 위해 살기를 조금 투사하자 여유롭던 김아리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중급 멘탈리스트라 저항력이 높은 편인지 금세 살기를 풀어냈다.

“지금 날 겁주는 거야?”

“아니. 사실을 말한 거야.”

“들어오지 말라고 협박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 우리 팀에 한 가지 부족한 게 있어. 그게 바로 힐러야. 들어오지 않겠다고 거절해도 쫓아다니며 부탁할 만큼 꼭 필요해. 제 발로 오겠다는 막을 이유가 없지.”

“그런데 왜 내게 스킬을 사용했어.”

“어떻게 알았어?”

“내겐 남들이 모르는 스킬이 있어. 상대가 사용한 스킬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 간파 스킬이라 부르지.”

“아주 위험한 스킬이네.”

“알고 있어. 그래서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았어. 누군가 몰래 스킬을 엿보고 있다는 걸 알면 웃어넘길 사람이 없으니까.”

“그런 중요한 비밀을 왜 말하는 거야.”

“내 비밀을 털어놨으니 너도 이제 마음의 문을 열라는 거야. 어때? 이 정도면 대답이 되지 않았어?”

[진심이에요.]

“조금 전 일은 사과할게. 내가 경솔했어.”

“충분히 이해해. 사람을 무조건 믿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으니까.”

“언니! 축하해요.”

“앞으로 잘 부탁해요. 언니!”

“부탁은 내가 해야지. 지홍이랑 친구 먹었다고 나 미워하면 안 돼.”

“아유~ 그런 일로 미워하다니 말도 안 돼요. 지금 수준으로 지내시면 절대 미워하고 그런 일 없을 거예요.”

“그렇지 상아야?”

“그럼! 난 아리 언니 정말 마음에 들어. 우리 오빠만 넘보지 않으면. 헤헤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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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브라질이 보내온 자료에요.”

“벌써?”

“내년 3월부터 원정하려면 늦어도 이번 달 안에 자료 모두 받아야 해요. 그래야 자료가 맞는지 파악하고 일정 조율하죠.”

“할 일이 많아?”

“보내온 자료가 확실한지 현지에 대원들 파견해 확인해야 하고, 숙소, 이동 경로, 보안, 인원, 장비 등등 체크해야 할 일이 산더미에요.”

“난 자료만 넘겨주면 어디 어디 갈지 정하면 끝나는 줄 알았지.”

“연예인들이 왜 기획사에 들어가겠어요? 좋은 일거리 따다주는 것도 있지만, 이런 자질구레한 일을 대신해줘 기획사에 들어가는 거예요.”

“몰랐어. 미안해!”

“자료나 읽어보세요.”

한숙에게 제대로 한소리 듣고 두툼한 보고서 형식의 파일을 뒤적였다. 미국에서 의뢰한 레드몬은 A급 엘리트 레드몬 사막거북이었고, 브라질도 A급 엘리트 레드몬 아나콘다였다.

시작부터 만만치 않은 놈들로 미국과 브라질 모두 돈 값을 제대로 뽑아먹으려는지 강력한 놈들로 포문을 열었다.

“미국은 모하비 사막에 있는 사막거북을 의뢰했고, 브라질은 마카파 시 인근에 자주 출몰하는 대형 아나콘다를 의뢰했어요.”

“한쪽은 사막이고, 한쪽은 아마존 정글이네. 비교 극과 극이야?”

넓이 57,000km²의 모하비 사막은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 남동부를 중심으로 네바다 주, 유타 주, 애리조나 주에 걸쳐 있는 고지대 사막으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지역이었다.

브라질의 마카다는 아마존 강 삼각주의 북쪽 노르테 해협에 있는 도시로 적도 부근에 자리 잡은 열대의 밀림지대였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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